'힘찬 시동' 남자골프투어 양대산맥

PGA·유러피언투어 ‘스타트~’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힘찬 시동을 걸었다. 개막전의 사나이는 브렌던 스틸이었다. PGA투어와 쌍벽을 이루는 유러피언투어는 새 시즌을 코앞에 두고 있다. 오는 23일부터 첫 대회가 시작된다. 

지난달 9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나파밸리의 실버라도 리조트 앤드 스파노스(파72·7166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총상금 620만달러·약 71억원)에서 브렌던 스틸(미국)이 ‘개막전의 사나이’가 됐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배상문은 PGA 복귀전인 이 대회 2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시작된 여정

브렌던 스틸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2위 토니 피나우(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새 시즌 첫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11만6000달러(약 12억8000만원).

12, 14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한 스틸은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은 47세 베테랑 필 미켈슨(미국)과 피나우에게 1타 차로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틸 역시 16번홀 버디로 2타 차로 달아났다. 

미켈슨은 17번홀(파4)에서 2.5m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3타 차로 멀어졌다. 피나우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1타 차로 추격했으나 뒷조에서 경기한 스틸 역시 18번홀에서 한 타를 줄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2013년 7월 브리티시오픈 이후 우승이 없는 미켈슨은 마지막 18번홀 버디로 12언더파를 기록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개막전의 사나이라는 별명의 스틸은 지난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도 우승해 2년 연속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PGA투어 통산 3승 중 2승이 개막전이다. 재미동포 케빈 나(34)는 4언더파 284타로 공동 37위, 김민휘(25)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54위를 기록했다.

PGA 개막전 사나이 브렌던 스틸
2년 연속 우승…배상문은 컷탈락

배상문은 PGA복귀전으로 출전한 이 대회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로 공동 87위에 자리했고 2라운드 성적까지 더해 중간합계 4오버파 공동 121위로 컷 탈락했다. 이번 대회 컷 통과 기준은 1언더파다. 지난 8월 전역한 배상문이 국내, 미국 무대 모두에서 탈락하며 군 입대 기간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2라운드를 10번홀에서 출발한 그는 초반 5개 홀을 파 세이브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지만, 15번홀부터 연속 3개 홀에서 벙커에 고전하며 3연속보기를 범했다. 18번홀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았지만 마지막 9번홀에서 또 다시 보기를 범하며 무너졌다. 배상문의 2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57.14  %로 1라운드의 50%보다 나아졌지만 그린 적중률에서 61.11  %를 보여 전날 77.78%보다 크게 떨어졌다. 평균 비거리는 308.5야드였다. 

2015년 11월 군에 입대한 배상문에게 PGA투어 배상문의 시드권을 연장해줬다. 배상문은 전역 후 9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을 통해 컨디션을 점검한 뒤 2년 만에 PGA 2017-2018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에 출전했으나 신한동해오픈에 이어 세이프웨이 오픈에서도 컷 탈락했다.

유러피언투어는 오는 23일 막을 올린다. 30개국에서 개최되는 대회당 700만달러 이상 상금이 걸린 8개의 빅매치 롤렉스 시리즈는 올해와 내년까지 지속된다. PGA투어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큰 대회를 앞세운 것은 중소 대회를 넓혀 아시아와 기타 나라들로 침투하려는 포석을 깔았다.

2년째를 맞는 롤렉스 시리즈는 내년 5월에 2주간 연달아 2개(BMW PGA챔피언십, 이탈리안 오픈)가 열린다. 원래 이탈리안 오픈은 10월 중순에 열렸으나 일정을 5월 말로 당기면서 2주 연속 개최라는 시너지를 챙겼다. 그리고 7월에 3개(프랑스오픈-아이리시오픈-스코티시 오픈)이 디오픈 전주까지 쭉 이어진다.


마지막 대회는 올해로 10년째인 ‘레이스 투 두바이’로 중동에서 열린다. 시즌 마지막 3개의 파이널은 변동 없다. PGA투어의 플레이오프 페덱스컵에 해당하는 파이널 시리즈는 11월초부터 터키의 터키항공오픈을 시작으로, 남아공의 네드뱅크챌린지, UAE의 DP월드투어챔피언십으로 시즌을 마친다. 떨어져서 열리던 대회를 세 묶음으로 배치한 것은 PGA투어를 뛰는 우수 선수들을 끌어오려면 한 대회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러피언투어 30개국 개최
8개의 롤렉스 시리즈 지속

신설되는 대회로는 내년 2월부터 중동의 오만에서 NBO오만골프클래식(총상금 175만달러)과 아시아에서 필리핀골프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유럽에서 벨기안녹아웃(상금 미정)이다. 벨기에 앤드워프에서 열리는 벨기안녹아웃은 9홀 매치의 성격이다. 키스 워터스 유러피언투어 운영책임자는 “새로운 세 개 대회를 발표하게 되어 기쁘다”며 “내년 일정이 빠듯하고 충실한 대회들로 꽉 채워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올해 처음 시도한 국가 간 매치인 ‘골프6’는 내년에도 열릴 예정이며 올해 새롭게 시작한 6홀 매치플레이 ISPS한다월드6퍼스나 골프식시스처럼 색다른 방식의 골프도 시도하기로 했다.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는 말레이시아와 중국이 2개씩, 인도, 필리핀, 홍콩이 하나씩 맡아 5개국이다.

내년에는 대륙 간 대회도 여러 개 준비되어있는데 1월에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와 유럽 대륙 간 팀 매치플레이인 유라시아 컵을 말레이시아에서 연다. 9월에는 미국과의 팀 매치플레이인 라이더 컵이 열린다. 유러피언투어는 한 달 전에 유러피언골프 팀 챔피언십이라는 예행연습 대회도 치른다. 대회장은 지난 2014년에 라이더 컵이 열렸던 글렌이글스다.

더 이상 열리지 않은 대회들도 있다. 폴 로리 매치플레이와 중국에서 개최되던 선전인터내셔널이 내년 일정에 없다. 남아공에서 열리던 알프레드던힐챔피언십도 종료됐고 포르투갈오픈, 시실리에서 열린 로코포르테오픈, 피지인터내셔널 역시 내년 일정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또한 잉글랜드 북부에서 열리던 브리티시마스터스와 5월의 인도오픈은 개최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

커진 규모

대회수와 상금 규모가 늘었음에도 유러피언투어의 흥행은 불투명하다. PGA투어와 스케줄이 자주 겹치고 대회 장소와 상금, 스폰서가 확정되지 않고 기간만 열어둔 것들도 2개나 되고, 올해 처음 시도한 국가별 팀 대항전 형식의 골프6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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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