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저기도 ‘무늬만 역세권’

부동산 투자 1순위는 뭐니뭐니 해도 역세권이다. 역세권 부동산은 풍부한 유동인구가 보장돼 임차인 확보에 유리하다. 다만 같은 역세권이더라도 급이 있는데, 크게 초역세권과 근거리 역세권으로 나뉜다. 
 

이른바 ‘무늬만 역세권’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역세권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만 역세권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일단 진정한 의미의 역세권이라고 하면 역에서 좁게는 반경 100m, 넓게는 200~ 300m 이내의 점포, 업무시설 등을 의미한다. 역에서 도보로 1~3분 이내의 거리를 말한다. 

200~300m 내
도보로 1~3분

먼저 8·2대책 후 첫 분양 성수기 개막을 알리는 9월 이후, 서울에서는 역세권 새 아파트 공급이 활발할 전망이다. 이번 분양은 대책 후 서울 전역이 실수요자 중심의 부동산 시장으로 재편됨에 따라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 아파트들을 중심으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도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이후 서울 39곳에서 3만 9677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이중 역세권 단지는 26곳, 3만150가구로 전체 분양물량 중 약 7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재개발·재건축 분양 물량이 다수를 이루면서 역세권 아파트 비중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역세권 아파트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교통편익 증대와 함께 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해 편의성이 높은 편이라 선호도가 높다는 이유로 비역세권 단지보다 집값 상승폭에서도 차이가 난다. 영등포구 신길동에서는 7호선 신풍역과의 거리에 따라 입주시점이 비슷한 단지의 집값 상승폭에서 차이가 두드러진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 기준, 신풍역과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신길뉴타운한화꿈에그린’(2008년 6월 입주) 전용 84㎡의 경우 최근 1년간 7500만원(5억→5억7500만원) 상승한 반면 도보 17분 거리의 다른 아파트는 같은 기간 5500만원(4억8500만→5억4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8·2대책 여파로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한 것과는 반대로 역세권 아파트 경우 거래량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해 보면, 서울 전체 8월 아파트 거래건수는 총 1만3489건으로 규제 시점 이전인 7월(1만4694건) 대비 8.2% 감소했다. 

반면 지하철 4호선 길음역 역세권 단지인 ‘돈암삼성’의 8월 실거래건수는 총 12건으로 전달(9건) 대비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자 역세권 신규 분양단지의 경우 청약시장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SK건설이 지난 8월 마포구 공덕역세권에서 분양했던 ‘공덕SK리더스뷰’는 청약 결과 평균 34.5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GS건설이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6구역에서 선보인 ‘DMC에코자이’도 서부선 경전철 착공에 따른 명지대역(계획) 역세권 프리미엄이 수요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청약에서 평균 19.75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도, 오피스텔도, 상가도… 
가을 분양성수기 역세권이 들썩

서울 공덕 인근에 한 중계업자는 “사실상 8·2대책 후 서울 아파트 투기 수요가 빠지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주거 만족도가 높은 역세권 아파트로 쏠리고 있다”며 “역세권의 경우 교통과 상권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이 우선적으로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하반기 역세권 단지는 활발한 모습이다. 우선 현대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주관사 현대건설)은 10월,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 3단지 재건축을 통해 ‘고덕 아르테온’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34층 41개동 전용면적 59~114㎡ 총 4066가구 규모로, 이중 1397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지하철 5호선 상일동역 역세권 단지로, 2025년 개통예정인 9호선 연장선 고덕역(계획)도 인접해있다.

GS건설은 9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신반포6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신반포센트럴자이’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35층, 7개동, 전용면적 59~114㎡ 총 757가구로, 이중 145가구를 일반에 선보인다. 지하철 3·7·9호선 환승역인 고속터미널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반원초, 계성초, 신반포중, 세화고 등 교육시설도 인접해있다.

현대산업개발은 9월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6층~지상 33층, 4개동, 총 798가구(아파트 318가구, 오피스텔 480실) 규모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과 3호선 남부터미널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한화건설은 10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뉴타운 1-3구역서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22~84㎡ 총 185가구로, 이중 226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직통연결되는 역세권 단지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서도 역세권이 주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초역세권 상가는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로 꼽힌다. 초역세권 상가는 지하철 출입구서 도보 1분 이내에 위치한 상가를 말하는데 최근 지하철역 출구서 1분 이내로 도달할 수 있는 초역세권 상가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상가를 선택하는 기준에 있어 가장 우선시되는 게 바로 입지다. 지하철역과 가까운 역세권 상가는 소비 유입력이 뛰어나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시세 상승 폭이 클 뿐 아니라 불황일 때도 환금성이 높아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역세권 상가를 선호하는 투자수요가 꾸준하다.
 

최근 인천 용현학익지구나 하남 미사지구 등 서울 및 수도권서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하는 상가들이 분양에 나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힘찬건설이 인천광역시 용현학익지구 도시개발구역 7-8, 16, 17블록에 지난 6월 분양한 ‘인하대역 헤리움 메트로타워’상가와 같은 시기에 분양한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중심상업지구 12-1블록, 11-1블록에 공급되는 대규모 복합상가 ‘그랑파사쥬’의 경우 높은 분양률을 보였다.

지난 5월 분양한 ‘안양 명학역 유토피아’는 1호선 명학역에 인접한 초역세권 상가로 분양 시작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 같은 시기에 분양에 나선 3호선 원흥 역세권 ‘삼송 아이파크 더 테라스’단지 내 상가도 단기간에 완판됐다.

불황일 때도
환금성 높아

이들 상가의 공통점은 대단지를 배후로 역입구서 1분 이내에 위치한 초역세권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초역세권 상가투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먼저 초역세권 상가라도 출구에 따라 상권 규모가 분류돼 투자시 ‘출구별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다양한 출구 중에서도 메인 출입구를 찾으려면 ‘유동고객 동선’이 핵심이란 것이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노점상 분포를 확인해야 한다. 노점상은 해당지역서 오랫동안 영업했기 때문에 지역상권 흐름에 밝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운영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유명 의류대리점이나 프랜차이즈 업종이 입점한 출구 방향도 주목할 만하다. 통상 관련 본사에서 동선 입지가 양호한 곳에 허가를 내주기 때문이다. 출구에 다양한 노선의 버스정류장이 위치하면 환승으로 유동 인구가 많아지게 된다. 

이밖에 영화관, 백화점, 할인점 등 대형편의 시설, 관공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집객효과로 유동 고객을 유입하기가 수월해서다.

한 상가 전문가는 “상가투자하면 역세권을 떠올릴 정도로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게 초역세권이지만 출구별 유동인구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면 투자에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현장에 가서 예상 유동인구 흐름도를 파악해야 한다”며 “기존 지하철역보다 신설, 개통되는 지하철 역세권에 투자자 관심이 쏠려 사전 개발계획 및 유동인구, 집객효과 등을 파악해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올 하반기 분양(예정)중인 초역세권 상가들이다.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스트리트형 상가이자 업무동 오피스인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가 분양 중이다. 중심에는 상시 이벤트를 열 수 있는 선큰광장과 폭8m의 넓은 보행통로를 조성해 스트리트 상가의 특징을 살렸다. 지하 1층 56개, 지상 1층 20개의 점포로 구성된 상가는 고객 편의를 돕는 근린생활 위주의 판매시설과 고급 카페거리 조성을 위한 식음료시설이 입점한다.
 

천호대로변 업무동 상가와 섹션 오피스도 분양 중이다. 업무동의 구성은 1층은 스타벅스가 2~ 3층은 하나은행이 각각 입점해 운영 중이다. 4~6층은 각종 병의원, 7~12층은 근린생활시설, 13~18층은 업무시설, 지상 19층은 오피스로 구성된다. 

업무시설이 밀집된 오피스타운 조성이 예상되는 5호선 강동역 주변이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와 함께 업무·상업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다산역 지앤지 메트로타워 1차= ㈜지앤지스토리가 시행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 상업 2-4-1에 입지한 ‘지앤지 메트로타워Ⅰ’상가가 분양에 나선다. 2022년 개통예정인 다산역(가칭) 출입구 바로 앞 초역세권 상가로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은 사거리 3면 코너상가다. 

역 입구에서 1분 이내
초역세권 투자 전략은?

대지면적 998㎡, 연면적 1만286.33㎡,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지하층은 주차장 및 기계실 등, 지상 1~12층까지는 상가로 구성된다. 총 점포 67개로 전용률은 53%대로 경쟁중인 타 중심상업지 상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3.3㎡당 분양가는 800만~5500만원(부가세별도)선이다. 총 주차대수는 49대. 계약금은 20%다. 시공과 신탁은 W건설㈜와 ㈜코리아신탁이 각각 맡았다. 준공은 2018년 9월경.

▲신흥역 롯데시네마타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신흥역 롯데시네마타워’는 대지면적 3278,7㎡, 건축면적 2355,95㎡, 연면적 3만8175,44㎡ 규모다. 지하 6층~지상 11층으로 조성됐다. 지하 1층은 신흥역 지하철 역사가 연결된다. 

8~11층은 롯데시네마 영화관 9개 입점으로 20년간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지하 2층서 지하 6층에 299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해 구도심 상권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보완했다.

상가 층별 구성은 대형 만남의 광장이 개설될 지상 1층부터 지상 4층까지는 판매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비롯해 지상 5~6층은 메디컬센터, 지상 7층은 대형 푸드코트 프랜차이즈들이 입점할 계획이다. 업종에 따른 면적 선택이 가능하다. 완공은 오는 2019년 3월 예정. 

흐름 못 잡으면
실패 확률 높아

▲서초 어반하이= 서울 서초구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인근에 ‘서초 어반하이’ 오피스텔 단지 내 상가가 공급된다. 지하 5층~지상 20층 1개 동에 42~44㎡, 55㎡, 68㎡ 타입의 중소형 총 352실로 구성된 오피스텔을 배후 수요로 확보하고 있다. 

상가는 지하 1층~지상 1층에 총 13호실이다. 남부터미널역 일대는 상가 공급이 부족한 지역인데, 이 지역서 3년 만에 선보이는 상가 분양이다. 특히 이 상가는 초역세권으로 풍부한 유동인구를 확보하고 있다. 롯데타운 조성을 비롯해 정보사 이전 용지 개발, 엔티산업 남부터미널 용지 인수가 계획됐다. 양재동과 우면동에는 대형 연구개발센터가 세워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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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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