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대 축구부 장학금 미스터리

돈 받고 학교 다닌 선수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6년 3월 KC대학교 축구단이 창단됐다. 대학부 81번째로 창단된 축구단은 학교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시작했다. 하지만 창단 1년6개월 만에 ‘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현재 경찰 조사 중인 입시 비리 의혹에 이어 장학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축구단은 또 다시 풍랑 속에 빠져 들고 있다.
 

KC대학교(이하 KC대)서 만난 내부 관계자는 “언론보도는 빙산의 일각이다. 실체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일요시사>는 축구단 선수들 입학과 성적 등 학사 비리 의혹을 고발했다. 또 지난달 25일에는 KBS가 축구단의 장학금 유용 의혹을 끄집어냈다. 이제 관심은 선수들에게 실제 지급된 장학금에 집중되고 있다.

장학금 > 등록금?

KC대는 ‘장학금에 관한 규정’에 따라 교비 장학금과 교외(기탁) 장학금을 구분하고 있다. 교비 장학금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교외 장학금은 외부서 들어온 기부금 등을 통해 마련된다. 선수들은 2016년 1·2학기와 올해 1학기에 걸쳐 교비․교외 장학금을 골고루 수령했다.

선수 가운데 한 명은 2016년 1학기에만 교비․교외 장학금을 합해 700만원에 이르는 돈을 받았다. 정부서 지원하는 국가장학금을 제외해도 400만원이 넘는다. 

2016년 1학기 등록금이 입학금을 포함, 395만원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해당 선수는 오히려 돈을 받고 학교에 다닌 셈이다. 이처럼 선수들은 국가장학금을 포함, 적게는 80여만원, 많게는 700여만원까지 한 학기 장학금으로 지급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장학금 지급 구조부터 잘못됐다”며 “장학금을 만들고 결정하는 사람이 한정돼있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신학부 S교수가 있다. KC대서 장학금을 담당하는 부서는 학생처다. S교수는 당시 학생처장이었다. 학생처장은 장학위원회 위원장을 당연직으로 맡는다. 장학위원회는 장학금 수혜 대상자의 자격과 수혜기간, 지급액은 물론 지급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

이름 바꾸고 몰아주고
장학금 과다 지급 의혹

여기에 학부별로 지급되는 장학금은 학부장이 관리하는데 신학부의 경우 S교수가 학부장을 맡고 있었다. 선수들은 대부분 신학부를 통해 ‘우회 입학’했기 때문에 신학부 소속이다. 보직해임 전까지 축구단 단장도 S교수의 몫이었다.

장학위원회의 위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바로 ‘체육특기자 장학금’. 

2016년 KC대 입학전형에는 체육특기자 전형이 없다. 그럼에도 KC대는 체육특기자 장학금 명목으로 1년에 걸쳐 선수들에게 160여만원을 지급했다.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난, 선수들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현금으로 인출된 바로 그 돈이다. 축구단의 장학금 유용 의혹이 불거진 대목이다.
 

체육특기자 장학금을 둘러싼 뒷말은 내부서 먼저 터져 나왔다. 잡음이 이어지자 장학금 명칭이 ‘스포츠 홍보 장학금’으로 슬그머니 변경됐다. 장학금 지급 시행 세칙에도 ‘스포츠 홍보 장학금: 축구단서 추천한 축구단원에게 일정금액을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교외 장학금 부분은 더 심각하다. 제자사랑 장학금, 자기계발 장학금, 섬김 장학금, 신학제자기금, 동문회 장학금, 써니&제인 장학금, 용산교회 장학금 등의 교외 장학금은 교비 장학금에 비해 수혜자 선정과 지급이 자유롭다. 

올해 1학기 선수 1명에게 지급된 용산교회 장학금의 경우, 해당 교회의 담임목사가 S교수였다.

일반 학생들은 학교를 다니는 내내 그 존재조차 모르는 장학금이 축구단으로 집중된 것이다. 

KC대 재학생은 “자기계발 장학금하고 써니&제인 장학금은 정말 처음 들어봤다”며 “어떻게 하면 탈 수 있느냐”고 거꾸로 물어왔다. 4년간 학교에 다닌 재학생도 모르던 장학금은 축구단 1학년 선수들에게 들어갔다.

써니&제인 장학금은 기탁자의 지명이나 취지에 따라 움직이는 돈이다. 기부자가 지명하지 않았을 경우는 장학위원회의 의지에 따라 학생들에게 지원이 가능하다. 써니&제인 장학금은 매년 학교로 들어오는 돈을 수혜 학생 수에 따라 나눠 지급됐다. 올해 1학기에는 선수 1명이 100만원을 지원 받았다.

이상한 명목으로
최대 700만원 지급

자기계발 장학금은 학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수학습지원센터의 인정 및 추천을 받은 자에 한해 받을 수 있다. 교수학습지원센터 관계자는 “자기계발 장학금을 타기 위해선 반드시 프로그램에 참여해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열심히 해야 한다”며 “일종의 상금 개념”이라고 했다.

선수들은 2016년 1학기 자기계발 장학금 명목으로 140만원씩 받았다. 학교 관계자는 “축구단 선수들은 수업도 제대로 못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며 오후 시간엔 축구 연습 때문에 시간을 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자기계발 프로그램에 참여할 시간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섬김 장학금으로 넘어가면 그 의혹은 더욱 증폭된다. 생활 형편이 어렵고 학교를 위해 공헌한 자에게 주는 섬김 장학금은 일종의 근로장학금이다. 학교 내에서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돈이다. 2016년 2학기 선수 3명에게 150만원이 넘는 돈이 섬김 장학금으로 주어졌다.

축구단 섬김 장학금 의혹은 지난 4월20일 KC대 33대 총학생회 ‘울림’이 진행한 공청회 1부서 학생들의 질문으로 불거졌다. 이날 질문한 한 학생은 “축구단 선수들이 근로를 하지 않았음에도 학생처서 근로일지를 가짜로 발급해 (근로)장학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S교수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S교수는 “내가 선수들을 직접 통솔해 밤 늦게 학교 근처서 담배꽁초를 주운 적이 있다. 여성안심귀가길 서비스라고 해서 경찰들과 함께 돌아다니기도 했다”며 “정정당당하게 봉사시간을 받았다. 내가 책임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KC대가 교육부에 제출한 ‘KC대학교 축구단 운영비리에 관한 답변 제출’ 문서를 보면 축구단 장학금과 관련한 좀 더 명확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민원인은 축구부 단장이었던 S교수가 장학금 지급 기준을 어겨가면서까지 선수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KC대 장학금 지급 시행세칙에 따르면 ‘직전학기 15학점 이상, 평균 성적 2.0 이상’이 돼야 장학금 수혜 대상 요건이 갖춰지는데, 선수들이 해당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를 두고 의혹을 제기했다.

S교수는 “시행세칙에 그런 규정이 있으나 본칙인 장학금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장학위원회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돼있다”며 “장학생 선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생의 경우 장학위원회의 의견을 통해 지급했다”고 답했다.

또 선수들에게 지급된 한 학기 장학금이 등록금을 초과했는지 여부에 대해 “시행세칙에 섬김 장학금, 봉사장학금, 자기계발장학금, 국외교환학생장학금, GS장학금은 예외로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학교 관계자는 “선수들이 받은 장학금이 규정상으론 아무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S교수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 선수들에게 최대한 몰아준 것도 맞다”며 “그 결과 일반 재학생들은 그 수혜 대상서 제외됐다”고 꼬집었다.

재학생만 피해


S교수 후임으로 학생처장과 축구단 단장을 맡고 있는 K교수는 “선수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을 파악하고 있는데, 내규에 맞춰 지급한 걸로 보인다”며 “규정과 절차를 따랐다면 의도를 갖고 저 쪽(축구단)으로 밀었더라도 장학위원회를 통해 결정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으니 최대한 빨리 조사해 9월 안에 결론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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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