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시장에 큰 장 선다

문재인정부의 두 번째 부동산 정책인 8·2대책은 예상보다 매서웠다. 주택시장에 몰렸던 자금들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징 중 하나는 주거용 오피스텔 분양권 규제. 지난 6·19대책의 풍선효과로 오피스텔 분양권이 과열양상을 띄자 이번 규제대상에 포함시켰다.

소액 수익형 부동산 투자처인 오피스텔 시장이 위축되자 상가시장이 반사익을 얻고 있다. 상가투자는 오피스텔에 비해 투자금이 많이 들고 초보자가 투자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는데, 사실 전통적으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았다.

최근 KB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들을 분석한 ‘2017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더라도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상가투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유망한 투자용 부동산으로는 ‘재건축 아파트’가 27.7%로 가장 많이 지목됐다. 2016년 조사에서 33%로 1위를 차지했던 ‘빌딩·상가’응답률은 26.2%로 조사됐다.

향후 부동산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은 28.2%로,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비율(27.2%)보다 소폭 높았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부동산을 처분하겠다는 응답률은 20.2%에 그쳤다. 현 상태 유지(39.4%)와 전·월세 등 임대형태 변화(22.3%), 다른 고수익 부동산 투자(12.3%) 등 부동산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지난해 한국 부자들이 보유한 총 금융자산은 552조원이었다. 전체 국민의 0.47%(24만2000명)가 국내 총 금융자산의 16.3%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또 부자들의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22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부자들이 살고 있는 분포를 살펴보면 서울이 10만7000명으로 전국 부자의 44.2%를 차지했고, 경기도 5만명(20.8%) 부산시 1만7000명(6.9%)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강남 3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다면 올해 하반기 대표적인 상가투자처는 어디일까. 


최근 수도권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주거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나 임차인들의 관심이 높다. 이처럼 수도권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조성되는 신흥상권은 소비력이 강한 30~40대 젊은층의 입주율이 높은 데다 지하철, 행정타운, 공원 등 인프라도 잘 조성돼 생활환경도 좋다. 여기에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공급되는 상가는 높은 희소성과 프리미엄이나 권리금 등 부담이 없거나 적어 초기 투자금 절감 등의 이유로 인기를 끌고 있다.

8·2대책으로 오피스텔 위축
투자자 어디로? 상가 반사익 

2014년 9·1대책으로 3년간 신규 택지공급이 중단된 데다, 최근 조성 중인 신도시들은 상업용지 비율이 낮아지는 추세라 희소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기 신도시와 달리 2기 신도시에는 자족기능이 강화되어 상권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신도시·택지지구 신흥상권은 크게 역세권 등 상업지, 근린상권(항아리상권), 단독주택지·수변 상권(카페거리·먹자촌 형성), 주5일 상권(지식산업센터, 행정타운) 등 4개의 섹터로 나뉠 수 있다. 각 섹터마다의 상권별 특성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관심 1순위
역세권 상업지

먼저 역세권 등 상업지 상가는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상권 형성이 용이해 투자자나 임차인에게 관심대상 1순위로 꼽힌다. 대부분 대표적인 상권은 역을 중심으로 형성이 되고 소비가 이뤄지며 역세권 유동인구와 배후세대를 모두 유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세권의 경우 무조건투자는 삼가야 하는데, 높은 분양가만큼 수익률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가 입지를 고를 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출구별 유동인구나 고객 동선, 입지 등이며, 현장분석은 필수적인 사항이다. 

독점권 형태
항아리상권


다음은 아파트 배후를 중심으로 한 근린상권이 있다. 근린상권은 독점상권의 형태를 띤 항아리 상권 성격이 강하다. 여기서 항아리 상권이란 특정 지역에 상권이 한정돼 더 이상 팽창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는 상권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말로는 섬상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물이 넘치는 항아리처럼 수요가 항상 공급을 초과한다는 것이다. 알고 보면 임차인이 역세권 상권만큼 선호하는 상권이다.

항아리 상권에서는 단지형 근린상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의 장점을 합친 이른바 하이브리드형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독점상권 형태를 띠고 있어 프랜차이즈 업종이나 병의원, 학원, 키즈 업종들이 선호하고 있다. 단독주택지나 수변 상권 등은 카페거리나 골목상권, 먹자촌 형성이 예상된다. 

단독주택지
수변 상권

단독주택지 상권도 입지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 배후세대가 적어도 5000가구 이상의 미니 신도시급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돼야 상권으로 형성이 가능하며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대로변에 위치하는지 이면도로에 접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메인 상권과 동 떨어진 이면도로 입지라면 점포에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는 데 애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에 공용 주차장 부지가 가까울수록 주차 문제 해결에 유리하다. 

신도시 상권이 성숙 단계에 진입하려면 보수적으로 3년 이상은 소요되기 때문에 막 상권이 형성되는 현 시기의 임대료 수준이 적정한 지도 점검해야 한다. 인근에 수변 공원, 대규모 공원 등이 있다면 일대의 명소로 뜰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목해야 한다. 

자족기능
주5일 상권

마지막으로 주5일 상권도 있다. 2기 신도시 등에는 자족기능을 위해 테크노밸리, 첨단산업단지 등과 행정타운이 조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섹터의 경우 상주인구가 늘어나며 뿐만 아니라 각종 행정 민원 처리 민원인과 산업단지 방문자 등 유동인구가 풍부해진다. 특히 업무시설이 밀집된 오피스타운은 경제, 교통, 문화, 법률, 주거, 교육 등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각종 개발호재와 풍부한 임대수요를 바탕으로 가치상승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지역 및 행정타운은 주5일제 근무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상가 이용객의 방문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주말·공휴일에는 매출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한 상가전문가는 “최근에 공급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자족기능 및 교통 등 인프라를 확보한 계획도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업지 대비 배후수요가 풍부해 임대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업종의 선점효과로 인한 시세상승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같은 상권 내 상가라도 입지와 주차여건 등에 따라 향후 가치가 달라지는 만큼 유동인구부터 미래가치까지 꼼꼼히 따진 후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올 하반기 분양되는 신도시·택지지구 상가들이다.

▲다산신도시 지앤지 메트로타워Ⅰ= 지앤지스토리가 시행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 상업 2-4-1에 입지한 ‘지앤지 메트로타워Ⅰ’상가가 오는 9월 분양에 나선다. 2022년 개통예정인 다산역(가칭) 출입구 바로 앞 초역세권에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은 사거리 3면 코너상가다. 대지면적 998㎡, 연면적 1만286.33㎡,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지하층은 주차장 및 기계실 등, 지상 1~12층은 상가로 구성된다. 총 점포 67개 층별 권장업종은 1층은 편의점, 약국, 안경점, 이동통신대리점, 커피전문점, 각종 프랜차이즈, 은행ATM 등 2층은 은행 등 금융기관, 미용실, 전문식당 등 3층은 대형 프랜차이즈, 디저트 카페 등 4~7층은 병의원 시설 및 기타 업종 등 8~11층은 교육 및 업무시설 등 12층은 스카이라운지 등이다. 

전용률은 53%대로 타 상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3.3㎡당 분양가는 800만~5500만원(부가세별도)선이다. 총 주차대수는 49대. 다산신도시는 경기도시공사가 단독 시행하는 택지지구로 수도권 동북부의 마지막 신도시라 불린다. 남양주시 진건읍 배양리 도농동, 지금동, 가운동, 일패동, 이패동, 수석동 일원 474만8920㎡에 진건지구 2만세대, 지금지구 1만2000여세대 등 총 32000여세대가 들어서는 메머드급 신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 한강블루= 김포한강신도시에 위치한 수변상가 ‘한강블루’는 8월 준공예정이다. 키즈테마파크 등 핵심점포 키 테넌트(key tenant) 입점이 확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 상가는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 2025-5번지(한강신도시 수변상업용지C6-2)에 위치한다. 연면적 1만5901.86㎡로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에 104개 점포로 구성됐다. 

현재 임대를 확정한 업체는 신개념 키즈테마파크와 볼링장 등이 있다. 

그중 키즈파크의 경우 5년 장기 임대계약을 맺어 투자자들은 더욱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외에도 편의점, 헤어샵, 치킨집, 병원 등 생활밀착업종과 당구장 등이 입점을 확정한 상태로 8월 중 오픈(예정)을 앞두고 있다. 2018년 개통예정인 김포도시철도 장기역(예정)이 사업지와 도보 10분 거리에 있어 이용이 편리하다. 또한 지하철 9호선이 연장되면 인구유입이 증가돼 핵심 상권이 될 전망이다.

신도시·택지지구 주목
섹터별 투자 포인트는?

▲동탄2신도시 동탄 베라프라자= 남부 수도권의 최대 규모 자족형 복합도시로 동탄2신도시가 주목 받고 있다. 서울생활권을 공유하면서 탁월한 교통망까지 갖추고 있어 동탄2신도시는 성공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는 추세다. 그 중 중동탄 2만 세대의 중심에 위치한 상가 ‘동탄 베라프라자’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동탄2신도시 근생44BL 519-201 일원에 위치한다. 지하 2층~지상 5층 총 31개 점포로 구성된 베라프라자는 중동탄 항아리상권 최초의 상가로, 모든 업종을 선점할 수 있어 임대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공실률 걱정이 없는 선임대 후분양 상가로 계약 즉시 수익을 낼 수 있다. 상가 정면으로는 수변공원을 두고 있어 쾌적함은 물론, 유동인구를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진출입로가 일반적으로 2면 구성된 상가들과 달리 3면으로 구성해 인구유입을 최대화 했다. 대단지 아파트 및 유치원, 도서관 등이 주변에 위치해 중동탄 중심 입지가 가지는 이점을 모두 누릴 수 있다.


▲미사신도시 우성 르보아파크2= 미사신도시 미사역 앞에 위치하는 ‘미사 우성 르보아파크2’가 오피스텔 100% 분양에 이어 상업시설을 분양한다. 우성건영이 시공하는 르보아파크2는 지하 6층 지상 12층 규모다. 1~4층은 상가 134점포, 5~12층은 480실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1차 분양에서 오피스텔은 100% 분양 완료됐다. 미사 우성 르보아파크2는 미사역 앞 중심상권 중 쇼핑 로데오길 초입 대로변에 위치하기 때문에 풍부한 유동인구와 미사강변도시 3만8000세대 아파트 배후수요가 강점이다. 특히 2018년 미사역이 개통 예정이어서 미사역 주변 중심 상업지 대로변상권이 조기 활성화 되고 있어 향후 미래가치도 전망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