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시장에 컬래버 바람

최근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협업을 의미하는 컬래버(레이션)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멀티플렉스 영화관 ▲역세권+소형 ▲역세권+대학가 ▲항세권+면세점 등이 있다.

‘컬래버(협업)’와 유사한 용어로 하이브리드(Hybrid)가 있다.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기능이나 요소를 결합한 것을 뜻하는데, 서로 다른 요소의 장점만을 선택해 그 성능이나 경제성이 뛰어난 상품에 주로 붙는다. 주거용 부동산의 대표 격인 아파트, 타운하우스보다는 천편일률적인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다양한 형태의 기능성을 접목한 컬래버 상품이 속속 선을 보이며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이러한 마케팅이 등장하게 된 배경으로 수익형 상품의 공급 홍수 속에 차별화를 부각시켜 우의를 점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익형 상품에도 컬래버 효과를 접목하는 현장들이 늘고 있다.

마트+멀티플렉스

신도시나 택지지구에 공급되는 상가에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대형마트 입점 경쟁이 뜨겁다.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소비력이 왕성한 20~30대 젊은 층을 유입해 매출증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효과’와 ‘분수효과’를 통해 업종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인들에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으나 백화점 등 유통업계 마케팅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로, 대표적인 판매촉진을 위한 전략 중 하나다. 샤워효과는 위층 고객이나 임차인을 유인할 수 있는 업종을 저층부에 배치해 위층의 집객 효과가 아래층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말한다. 분수효과는 이와 반대로 아래층에 유입된 고객이나 임차인들을 상층부로 올라오게 하는 효과를 말한다.

▲지젤엠청라(상가)= 지젤엠청라는 문화시설이 미비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청라 최대 스포츠센터, 다양한 문화와 체험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크고 넓은 최고의 주차공간 등이 조성된다.


이 단지는 청라 명소인 커넬웨이 수변도로 진입 상가다. 커넬웨이와 지하광장이 직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쾌적함은 물론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 대지면적 1만995㎡, 건축면적 6484㎡, 연면적 5만9546㎡ 규모다.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지어진다. 600여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53%대의 높은 전용률을 자랑하며 프랜차이즈 등이 선임대가 확정됐다.

역세권+소형

역세권에 공급되는 소형 임대 상품들이 수익형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출규제와 주택경기 불황 등으로 금융부담은 낮으면서 환금성이 높은 역세권 소형 오피스텔로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아파트 등과 달리 오피스텔 투자의 경우 청약 및 분양권 전매 등의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도 5%대의 수익이 가능하다. 수익률을 고려한다면 서울 접근성이 좋은 인천 지역이나 경기도를 노려볼 만하다.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인천이 가장 높고 경기도와 서울이 뒤를 이었다. 인천은 2017년 1월 기준 소형 오피스텔 수익률이 8.65%, 경기는 6.55%를 기록했다. 서울의 소형 오피스텔 수익률은 5.01%다. 인천과 경기도 일대 오피스텔의 수익률이 서울보다 높은 이유는 서울에 비해 매매가는 훨씬 낮으면서 월세는 서울과 비슷한 수준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석동 해마루 더 펠리체(오피스텔)=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241-2외 2필지에 ‘해마루 더 펠리체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시공사인 해마루건설에서 5년간 임대 보장제 실시 및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과 국철1호선 동암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더블 역세권에 입지하고 있다.

대지면적 1295.60m², 연면적 1만5391.814m², 지하 4층~지상 14층 총 312실 규모로 총 주차대수는 220대다.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 도보 30초 거리, 초역세권 및 더블역세권 입지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19.6408m² 104실 ▲23.9188m² 156실 ▲33.1048m² 52실이다. 총 3타입으로 최근 수요층이 두터운 원룸 및 1.5룸으로 구성되며 3면이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하다.

역세권+대학가


역세권이자 대학가 인근에서 분양하고 있는 상가, 오피스텔 등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가 주변은 대학생 수요를 기본으로 역세권을 끼고 있는 직장인, 신혼부부 등 임대수요가 많아 공실 염려가 낮은 게 특징이다. 또 서울 강남권이나 도심 주요 지역보다 투자금도 상대적으로 적어 투자 수익률이 높은 게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실제 대학가에서 분양한 상가,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좋은 분양성적을 보이고 있다.

향후 역세권을 낀 대학가 주변 수익형 상품들은 강세를 보일 전망인데, 빠른 임대회전율과 임대수요가 항상 받쳐주기에 임대사업을 겨냥한 이들에게 매우 적절한 투자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학가 주변은 대중교통 여건이 우수하고 각종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하고 임차인의 거주기간이 긴 편이라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서로 강점 살려 상품 완성도↑
다양한 형태로 기능성 접목해

▲딜라이트 스퀘어(상가)= 합정역 2·6호선과 직접 연결되는 초대형 복합몰 ‘딜라이트 스퀘어’가 고객들을 겨냥한 매력적인 MD 구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하루 평균 9만여명의 유동인구를 배후수요로 품은 딜라이트 스퀘어에 4월21일 약 2400평(전용) 규모의 복합 문화 서점인 교보문고가 들어섰다.

우리나라 대표 격인 대형 서점 교보문고와 문구 및 기프트 등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교보 핫트랙스와의 시너지를 통해 기존 배후수요, 해외 관광객 및 유동인구의 집객은 물론 고객이 머물고 싶은 장소로 탄생할 예정이다. 실제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연간 이용객이 1000만명 이상이며 추가로 교보문고가 위치한 층에는 백발백중 고객 취향을 겨냥한 다양한 MD 계획이 적용돼 상당한 집객 효과가 예상된다.

역세권+항아리 상권

흔히들 좋은 상권이라고 하면 역세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알고 보면 역세권 못지않은 숨은 알짜 상권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숨은 상권으로 항아리 상권이 있다. 역세권과 대비되는 상권으로 저수지 상권 또는 섬상권이라고도 불리는데 역세권에 비해 유동인구는 적지만 아파트 등 배후세대를 확보해 학원이나 병·의원 등이 강세를 보인다.

역세권의 강점인 풍부한 유동인구에 항아리 상권의 충성도 높은 단골 고정인구 확보라는 강점을 융합한 컬래버 상권에 공급되는 수익형 상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황금알 상권이 증가하는 이유로 최근 교통 취약 지역에 전철이나 경전철, 모노레일 등이 속속 도입돼 기존 항아리 상권에도 역세권이 형성되는 일종의 하이브리드형 상권이 속속 형성되고 있다. 하이브리드형 상권은 기존 항아리 상권과 역세권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 황금알 상권으로 부각되고 있다.

공급 홍수 속에 차별화 부각
어려움 타개할 돌파구 역할

▲수원역 위더뷰(레지던스/상가)= 수원역과 수원 로데오거리와 붙어 있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 16-12번지 외 6필지에 고품격 레지던스 ‘수원역 위더뷰’가 상가도 동시에 분양한다. 단지는 건축면적 1477.92m², 연면적 2만627.10m² 규모의 지하 4층~지상 14층으로 들어선다.

임대수요가 풍부한 로데오거리 핵심 상권, 초역세권 오피스텔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지하철 1호선 및 지하철 분당선, 광역전철 수인선(2017년 예정), KTX역 등 수도권 최대의 교통요지인 수원역에 호텔급 고품격 레지던스를 표방한 홍보관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수원 로데오거리는 수원의 대표적인 핵심상권으로, 수도권 강남으로 불리며 항상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상가의 통로가 개방형 통로로 상가를 관통해 로데오거리(인도)와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항세권+면세점


공항을 낀 항세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역세권처럼 교통 요충지에 호텔·쇼핑·복합리조트 등 복합시설을 꾸며 국내외 관광객들이 단순히 공항을 스쳐 지나가는 반짝 관광에 머물지 않고 장기체류형 관광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공항이 근거리에 위치해 있는 항세권에 면세점을 상가 내 입점 시켜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종도, 제주도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점과 장점을 결합한 융합형 상품인 하이브리드형 수익형 상품이 속속 선을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런 하이브리드형 상품은 검증된 상품인 상가나 오피스텔을 넘어서 최근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분양형 호텔 등 다양한 수익형 상품에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상가/오피스텔)= ㈜굿몰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962번지 일대에 전 세계가 주목한 무한 성장동력 신개념 비즈니스 복합공간인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을 분양한다. 미단시티 서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연면적 약 10만2671㎡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4개동으로 지어진다.

상업시설 900여개, 오피스텔 168실로 구성돼 있는 영종도의 랜드마크 글로벌 비즈니스 복합몰이다. 2019년부터 국제비지니스센터를 위시해 제조업상설전시장, 면세점, 의료관광, 오피스텔 등을 영위하도록 건설되는 복합판매시설로서 국내 초유의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가의 경우 3.3㎡당 공급가는 1200만~3500만원 선, 오피스텔은 850만원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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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