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살 거라면… 관리비 싼 데 어디?

경기 광교신도시에 한 상가 내 푸드코트에서 실평수 10㎡짜리 중식전문점을 운영하는 오경란(45·여)씨는 최근 관리비 고지서를 받고 운영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통상적으로 관리비는 공용면적대비 부담하게 되어 있어 임대료 이외에 월 200만원이 넘는 관리비가 상당히 부담되기 때문이다.

여의도에 직장을 두고 있는 김오성(35)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T오피스텔로 옮겼다. 그동안 거주했던 합정동 D오피스텔 관리비가 3.3㎡당 8000~9000원으로 평균 15만원에 육박해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이번에 옮긴 오피스텔 관리비는 3.3㎡당 5000원, 평균 6만~7만원 선으로 절반 이상이 줄일 수 있었다.

입주자들 부담
절반 이상 줄여

제2의 월세로 불리는 관리비 절감 바람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불고 있다. 각종 관리비 절감 시스템을 갖춰 실수요자는 관리비를 절약할 수 있고, 임차인들의 선호도도 높아져 공실로 오는 우려가 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거 기능이 강조되는 오피스텔은 물론 상가, 지식산업센터에까지 관리비 절감 시스템이 도입되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은 공용면적 비율이 아파트보다 높기 때문에 전기료 등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초반부터 아파트에 도입되던 관리비 절감 첨단 시스템이 점차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도 속속 도입되기 시작됐다. 각 호실에 외출 시 조명을 차단해주는 일괄소등스위치나 불필요한 대기전력을 차단하는 대기전력 조명스위치 등이 도입된 것이다. 또 태양광 발전시스템, 지역 냉난방시스템 등 첨단 에너지 절감 시스템 도입은 물론이고 건축시공에도 이중창, LED 등기구 등을 적용해 열 소비 최소화 노력도 진행 중이다.

실제 분양업체들은 친환경 에너지시스템 등 공용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및 적용하거나 공용로비나 엘리베이터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태양열 시스템으로 이용하는가 하면 건물 청소 용수나 조경 용수 등은 빗물을 재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에너지 절감 효과가 뛰어난 지역 냉난방시스템 도입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난방은 열병합발전을 이용해 난방열과 전력을 생산하기 때문에 개별난방보다 30%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제2의 월세’대폭 낮춘 수익형 눈길
각종 관리비 절감 시스템 속속 도입

관리비 절감 시스템을 갖춘 수익형 부동산은 분양 성적도 좋았다. 경기 광교신도시에서 선보인 ‘힐스테이트 광교’오피스텔은 정당계약 2일간 모든 호실이 100% 완판됐다. 이 오피스텔은 지역의 폐열을 활용해 가구 내 24시간 에너지를 공급하는 지역 난방시스템을 도입했다.

상가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 송파구 문정지구에서 공급된 ‘H 스트리트파크’상업시설은 지역 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해 단기간에 100% 분양률을 보였다. 동익건설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선보인 상업시설 ‘동익 드 미라벨’도 100% 분양을 달성했다. 이 상업시설은 소비효율이 낮은 고효율 자재와 지역 열원을 이용한 중앙식 냉난방 시스템, 태양광발전설비, 절수형 위생기구 및 고효율 장비 도입 등의 에너지 절약 시스템을 적용해 입주자들의 관리비 부담을 낮췄다.

부산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 바로 앞에 유럽풍 명품 테라스 상가 ‘자이언츠 파크’도 대표적인 성공 분양 사례다. 태양광 발전시스템 설치, 건물 외벽에 자체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 무료 광고 등으로 입점업체의 관리비 제로화를 도입했다.

에너지절감 시스템으로 실질적인 관리비 절약효과를 누릴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들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오피스보다 세제혜택이 많고, 임대료나 관리비가 저렴하다고 알려지면서 지식산업센터의 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단지들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관리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친환경 설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높은 관리비는 임대료와 함께 사용자 부담을 높이는 만큼 관리비만 낮아져도 공실률 측면에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날씨가 쌀쌀해지거나 무더워지면 투자자나 실수요자, 임차인 등이 관리비 절감 효과가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보인다”며 “분양업체 역시 이 같은 수요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한 관리비 절감 특화 수익형 상품을 속속들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관리비 절감 시스템을 도입한 주요 수익형 상품들이다.


▲간석동 해마루 더 펠리체=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241-2외 2필지에 ‘간석동 해마루 더 펠리체’오피스텔이 3월 분양한다. 이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먼저 시공사인 해마루건설에서 5년간 임대 보장제를 실시하며 확약이행을 하기 위해 보증보험에서 이행증권을 발행 또는 공증 확약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또 임대확정계약 수분양자에게는 5년간 생활하자 및 보수를 책임져 깨끗하고 쾌적한 건물관리가 장점으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
지역 냉난방

시공사에서 직접 관리를 해 관리비가 저렴하다. 중개수수료 부담이 없고 몸만 들어와도 생활이 가능한 풀옵션이 제공된다. 대지면적 1295.60㎡, 연면적 1만5391.814㎡, 지하 4층~지상 14층 총 312실 규모다. 총 주차대수는 220대.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 도보 30초 거리, 초역세권 및 더블역세권 입지다.

▲강남지웰파인즈= 서울 강남구 수서역이 SRT 개통 이후 수도권 교통 허브로 거듭나면서 강남구 세곡동의 수익형 부동산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서역 인근의 복층형 오피스텔 ‘강남지웰파인즈’가 뛰어난 입지 조건과 편리한 주거 설계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하 3층~지상 8층, 근린생활 및 업무시설 총 135개 호실로 구성돼 있다. 수서역 인근의 문정동 도시개발구역과 동남권 유통단지, 위례신도시 등을 생활권으로 한 강남지웰파인즈의 가장 큰 장점은 교통 환경이다. 수서역이 도보 8분 거리다. 송파IC, 수서IC, 내곡IC, 동부간선도로와 가까워 지방 진출도 효과적이다. 강남, 서초, 송파 등 중심업무지구까지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강남지웰파인즈가 자리한 강남구 세곡동은 대모산, 범바위산, 근린공원, 탄천, 세곡천 등 풍부한 녹지와 수변 환경이 인접해 있다. 여기에 복합쇼핑몰 가든파이브, 삼성서울병원, 현대백화점, NC백화점, 이마트 등의 생활인프라도 즐비하다. 주거 설계도 탁월하다. 합법적으로 복층 3.4m 층고를 확보했다. 큰 방과 큰 거실을 제공해 넉넉한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 스마트 빌딩 시스템, 내진 설계 적용, 냉난방시스템 등의 다양한 빌트인 시스템도 제공된다. 에너지 절약과 관리비 절감을 위한 친환경 태양광 에너지도 확보한 상태다.

▲동탄 테크노리움= 경기도에도 속속 관리비 절감형 수익형 부동산이 공급 중이다. 먼저 풀옵션 복층 소형오피스텔 ‘동탄 테크노리움’은 총 8가지 타입으로 직주근접 근로자들이 다양성을 선택할 수 있다. 1~2인 가구가 선호하는 전용면적 19.41~24.71㎡의 소형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4.2m의 높은 층고 등의 특화설계가 도입돼 개방감 또한 우수하다.

GTX·KTX, SRT 동탄역과 동탄 테크노밸리 앞에 자리하고 있다. 또 풀옵션오피스텔로 풀퍼니시드 인테리어를 제공한다. 가구와 가전 역시 풀옵션 빌트인으로 생활의 편의성이 부각되며 복층형 프리미엄 설계에 따라 더욱 쾌적한 실내공간을 구축했다. 관리비가 저렴한 지역난방을 제공하고, 최고층에는 옥상정원을 만들어 입주민의 휴식공간까지 조성했다.

▲광교 캠퍼스플라자= 동진산업개발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에 캠퍼스플라자 상가를 분양 중이다. 이 상가는 대지면적 1363㎡에 지하 2층~지상 9층, 전용면적 60~254㎡ 총 61실로 이뤄졌다. 지역난방을 적용해 인근에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상가와 비교했을 때 약 20%의 관리비 절감효과가 있다. 이 상가는 사거리 코너에 있어 앞·옆·뒤 3면이 모두 전면인 입지적 장점과 도보 5분 거리에 신분당선 광교(경기대)역이 있다. 동수원IC와 서수지IC 등을 통해 고속도로 접근이 용이하다.

이중창, LED 등으로 열소비 최소화
건물청소·조경용수 빗물로 재활용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 대형 상가의 경우도 규모의 경제 및 최첨단 건축기법을 도입해 관리비를 절감하고 있다. ㈜굿몰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962번지 일대에 원스톱 대형복합쇼핑타운인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을 공급한다. 연면적 약 10만2719㎡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4개동으로 지어진다. 900여개의 상가, 오피스텔 168실로 구성된다. 분양 관계자는 “최근 몰링족, 싱글족, 1인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해 전국 곳곳에서 ‘몰링형’복합 쇼핑몰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특색과 콘텐츠를 한꺼번에 갖춘 유일한 대형복합쇼핑몰은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이 최초라는 평가”라고 전했다.

▲지젤엠청라= ‘지젤엠청라’는 문화시설이 미비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청라 최대 스포츠센터, 다양한 문화와 체험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크고 넓은 최고의 주차공간이 조성된다. 이 단지는 청라 명소인 커넬웨이 수변도로 진입 상가다. 커넬웨이와 지하광장이 직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쾌적함은 물론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 대지면적 1만995㎡, 건축면적 6484㎡, 연면적 5만9546㎡ 규모다.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지어진다.

절감 특화 상품
줄줄이 공급 중


청라를 관통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발표 및 지하철 9호선이 공항철도와 연계돼 운행될 계획이다. 제2외곽순환도속도로 등도 개통될 예정이다. 600여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53%대의 높은 전용률을 자랑한다. 계약금 2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준공은 오는 8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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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