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제 있는’ 문재인 사람들

문 앞에 장사진 “골라도 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잘 나갈 땐 내부의 위험요소가 보이지 않는 법이다. 지지율 1위의 대선후보 캠프라면 더욱 그렇다. 주변의 환호에 시야는 좁아지고, 위험을 느끼는 감각은 무뎌진다. 그러다 기세가 주춤해지면 내부에 똬리를 틀고 있던 문제들이 하나둘 수면 위로 올라온다. 그때쯤 되면 이미 판이 흔들릴 만큼 위험수위가 높아진 상태다. 수습 불가 상태에 접어드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은 약 7시간 만인 오후 8시35분에야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9일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접수된 지 81일 만이다. 17차까지 이어진 변론서 국회 탄핵소추위원단과 대통령 대리인단은 말 그대로 피 튀기는 혈전을 벌였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이후 남은 8인의 재판관으로 탄핵심판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오는 13일 전 선고가 유력한 상황이다.

탄핵 선고 성큼
벚꽃대선 가능성

탄핵안이 인용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탄핵심판 선고 기일이 10일 혹은 13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5월 중순 이전에 조기대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고, 국민의당은 제3지대 인사들과 결집을 시도 중이다. 야당 대선 후보들의 선전에 힘을 못 쓰고 있는 여당 후보들은 ‘보수 단일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후보 자원이 넘쳐난다.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1~2위를 달리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까지 합치면 세 사람의 지지율 합이 50%를 훌쩍 넘는다. 3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 경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후보들은 캠프의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27일 문 전 대표 측은 캠프명을 ‘더문캠’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예종석 홍보본부장과 손혜원 홍보부본부장이 작명한 더문캠은 ‘더 강해진’과 ‘더불어민주당’서 따온 ‘더’ 문 전 대표의 상징어 ‘문(Moon, 달)’ 캠프의 ‘캠’을 조합한 것이다.
 

더문캠은 비서실·종합상황실 등 2실과 7본부 체제로 조직을 구성했다. 박스권을 탈출해 30%대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만큼 모여드는 당내외 지지 세력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매머드급 자문단을 꾸리는 만큼 잡음도 상당하다.

스타트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끊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4일 경희대서 연 북콘서트에서 전 전 사령관을 캠프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영원한 특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전 전 사령관의 영입은 ‘민주당은 안보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타파할 묘수로 꼽혔으나 채 일주일도 가지 못했다.

영입 나흘 만에 전 전 사령관의 부인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 횡령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어 전 전 사령관이 자신의 승진 파티에 성신여대 교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처음 문제를 제기한 조모 교수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캠프 구성원들의 이력 논란 불거져
각종 논란에 밝혀지지 않은 의혹도

“집사람에게 비리가 있다면 권총으로 쏴 죽였을 것”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의 발언은 기름을 부었다.

5·18 발언이 불거지자 전 전 사령관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고 문 전 대표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 결국 그는 지난달 10일 사과의 뜻을 밝히고 미국으로 떠나겠다고 했다.


캠프 영입 인사의 구설 논란은 또 나왔다.

장·차관급 인사 60여명으로 구성된 문 전 대표의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오마이TV와 인터뷰서 김정남 피살사건을 거론하며 “1973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납치해 죽이려 한 사건과 같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도 정적을 얼마나 많이 제거했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에 대해서 솔직히 비난만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그런 역사가 있었으니까”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었다.

영입 인사들
줄줄이 구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은 정 전 장관의 발언에 일제히 공세를 퍼부었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22일 원내대표단·4개 상임위원회 간사단 연석회의서 정 전 장관의 발언을 두고 “망언”이라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김정남 피살사건을 대한민국 역사와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며 우리가 비난할 처지가 아니라고 한 것은 충격”이라고 맹비난했다.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같은 날 국민의당 문병호 최고위원은 “문 전 대표는 정 전 장관을 즉시 해임해야 한다. 이것이 정 전 장관의 발언으로 황당해하고 있는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만약 문 전 대표가 해임을 거부하면 국민은 문 전 대표의 인식도 정 전 장관과 같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결국 문 전 대표는 “정 전 장관의 발언은 국민이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정 전 장관의 말씀 취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닐 것”이라며 “나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로 그를 비호했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10년의 힘 자문단에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합류했다. 변 전 실장은 참여정부 시절 ‘신정아 스캔들’로 공직서 물러난 인물이다. 신정아 스캔들은 권력형 비리 의혹과 학력위조 논란으로 참여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시켰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가 시발점이 된 당시 사건은 검찰 수사 과정서 변 전 실장과 신 전 교수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캠프에 합류한 당내 인사들도 ‘폭탄’을 하나씩 안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달 8일, 송영길 의원을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문 전 대표는 송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는 영입 첫날부터 불협화음이 흘러나왔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을 두고 “국가 예산과 세금으로 나눠주는 것을 누가 못하느냐”며 “메시지가 잘못 나갔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과거 없는
사람 없나?

총괄본부장이 캠프에 합류하자마자 후보의 공약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이어 “당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실현 가능성 없는 이상적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며 “이런 메시지가 정리되지 않은 채 나가고 있다. 후보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우리 캠프나 선대위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함께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후보는 저”라고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19대 국회 당시 시집 강매 논란으로 20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노영민 전 의원은 캠프서 조직본부장을 맡고 있다.

노 전 의원은 2015년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시절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두고 국회 산업위원회 산하 기관에 자신의 두 번째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를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노 전 의원은 결백을 주장했으나 당시 여론이 ‘의원 갑질’ 논란으로 악화되면서 결국 그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사전 선거운동 의혹과 막말 논란으로 한차례 홍역을 더 겪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청주의 한 컨벤션센터서 있었던 ‘문재인 캠프 충북활동가 모임’ 자리서 현안 관련 발언을 쏟아냈다. 노 전 의원은 당시 “국민의당 박지원 당대표(당시 원내대표)가 탄핵국면을 이용해 총리를 하려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몰래 만나고 김무성 전 대표와 뒷거래를 한 의혹이 있다”고 발언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노 전 의원의 발언에 크게 반발했다. 충북도당은 노 전 의원에게 “근거 없는 비방이자 허위 사실 유포에 해당하는 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문제의 발언이 나온 모임에 대해 사전 선거운동 의혹을 제기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의 행사와 발언에 대해 “행사의 성격과 참석자 신분, 발언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사전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캠프서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전 의원은 보좌관 비리 의혹으로 20대 총선서 컷오프의 수모를 겪은 바 있다. 보좌관과 비서관이 비리 혐의로 실형을 받은 사실이 전 전 의원의 발목을 잡았다.

전 전 의원은 공식입장서 “보좌관 문제는 이미 법원의 판결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사적 유용이 아닌 전액 선거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증명돼 비리가 아닌 표적 정치탄압으로 드러났다”며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연좌제 컷오프는 부당하다”며 크게 반발했지만 상황을 되돌리진 못했다. 결국 전 전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일자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진표 의원은 총선 당시 유권자들에게 쌀을 돌리고 상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벌금 90만원을 선고받고 기사회생한 전례가 있다.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될 경우 자동으로 당선이 무효된다.

대선가도에 위험 요소?
후보 정책 불똥 튀기도

김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지난해 2월 조병돈 이천시장과 이천 설봉산서 수원시 영통구 태장동 주민 등으로 이뤄진 산악회원 37명을 만나 5㎏짜리 이천 쌀 45포를 나눠주고 “조 시장이 여러분께 쌀을 드린 것은 올해 여러분 소망이 이뤄지리라는 축언”이라는 등의 발언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또 상대 후보였던 정미경 전 의원 측이 “지역 현안인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을 정 전 의원이 반대하지 않았고 불법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는데 언론보도 등을 통해 그렇게 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고발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김 의원에게 벌금 1000만원, 조 시장에게는 벌금 500만원 등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기부행위는 적용대상이 ‘선거구 안에 있는 자’여야 하는데 당시 태장동은 선거구 획정이 명확하게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선거구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서 태장동 주민에게 쌀을 준 행위를 선거구민을 상대로 한 기부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무죄 판결했다.

다만 김 의원이 산악회 회원들을 상대로 한 발언이나 참석 경위 등은 사전 선거운동 혐의가 인정된다고 유죄 판결했다.

‘비선 3철’을 둘러싼 말도 나오고 있다. 3철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을 가리키는 말이다.

세 사람은 문 전 대표의 비선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이다. 이들 중 양 전 비서관은 캠프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고, 전 의원은 캠프에는 합류하지 않았지만 경기도당위원장 겸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와 더문캠의 가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전 수석은 정치권을 떠나 있지만 막후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캠프에선 비선이다, 3철이다 이런 말이 없도록 만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비선 3철 논란에 대해 JTBC 시사프로그램 <썰전>에 출연해 “비선으로 지목되는 ‘3철’ 가운데 어떤 ‘철’은 지방으로 가서 서울에 없다. 3철은 없다”며 “내가 지금 원외에 있으니 전해철 의원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캠프서 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전 전 원장은 20대 총선서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장 겸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2014년 12월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에 선임됐지만 1년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전격 사퇴했다.

당시 전 전 원장은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야권신당 창당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갑작스러운 사퇴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했지만 전 전 원장은 “절대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여전한 의문들
발목 잡을지도

전 전 원장은 지난 2010년 딸이 외교부 특별채용에 단독 합격할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 전 원장의 딸은 외교부가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인력 6급 한 명을 뽑는 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했다. 당시 외교부는 이미 프랑스어 능통자 전문인력을 특채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인력정원을 늘려 전 전 원장의 딸을 합격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전 전 원장은 당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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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