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기상도는 ‘흐린 뒤 맑음’

올해 유망 상품은 뭘까? 아파트는 정부의 연이은 대출규제로 침체가 전망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항상 틈새시장이 있는 법.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보인다. 물론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저금리에 소액 투자처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텔이나 분양형 호텔이 공급과잉에 수익률 하락이란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상가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올해 상가 투자 기상도는 ‘흐린 뒤 맑음’이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으로 상반기 위축이 불가피하지만, 하반기엔 자본가들 사이에서 유망한 투자처로 다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감정원이 전국의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상가투자에 대한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했다.

상반기 위축
하반기부터…

올해 수도권에서는 상가가 투자 유망 상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감정원이 전국 우수 협력 공인중개사 6000여 곳을 대상으로 ‘2017년 주택시장 전망’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호황이 예상되는 부동산 유형으로 수도권에서는 상가(17.2%), 지방에서는 신규 분양 아파트(20.9%)가 꼽혔다.

지역 구분 없이 호황이 예상되는 부동산 유형으로는 신규 분양 아파트(18.8%)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상가(18.2%), 토지(11.4%), 재건축·재개발(10.7 %)이 뒤를 이었다.

상가의 경우 수익률이 5~6% 선은 돼야 하지만, 금리변동 가능성으로 밝게만 보긴 힘들다. 스트리트·테라스형 등 대규모 상가의 분양이 많아지면서 중소형 상가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배후수요와 입지 등 따질 것들이 더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령 15억원짜리 상가에 투자하는 데 작년까지 자기자본이 4억~5억원이 필요했다면, 앞으로는 관련 금융상품을 활용하더라도 7억원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가도 대출규제 영향에 진입해 예전보다 지렛대(Leverage)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정부에서 택지개발지구 발표 이후 상업용지 낙찰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증금과 임대료 수준은 올라 임차인 입장에선 경기침체가 고민거리가 됐다. 임대료가 비싸도 권리금이 없는 신흥상권과 임대료가 비싸도 권리금을 높일 수 있는 대형상권 간의 선택 문제가 생겼다.

아파트 연이은 대출규제로 침체 전망
오피스텔 등도 공급과잉에 수익하락

경기침체로 새로 상권을 형성하는 신도시나 택지지구에서는 ‘초기선점’이 중요해졌다. 분양가가 적정선인지, 임차수요와 공실 여부는 기본이다. KTX 등 역세권의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비율이 5% 이하인 곳이 수익률이 비교적 높게 형성되는데 준공 후 매도가 가능한지, 광고와 다르게 주위 상가들의 적정수익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인기 지역이라도 가격에 거품이 있는지 꼭 따져야 한다. 초기에 높은 관심이 쏟아져도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으면 권리금은 물론, 임대료까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상가는 아파트와 달리 지구별로 급등락 폭이 크지 않지만, 지역의 소비력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배후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운영의 문제가 생기고 공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근 상가활성화의 핵심인 ‘모객효과’도 주목받고 있다. 사람이 모이면 자연스레 소비가 일어나고 돈이 모여 이런 곳에 위치한 상가는 상당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상가활성화의 핵심은 모객효과를 높일 수 있는 볼거리, 놀거리, 즐길거리 등 콘셉트를 얼마나 갖췄는지가 관건. 성공한 상가의 공통점을 보면 백화점처럼 동선 흐름이 깔끔하며 공연과 재미를 가미했다는 점이다.

과거에 상업시설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와 진화를 거듭했다. 요즘의 상업시설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두루 아우르는 복합공간으로 특히 최근 선보인 상업시설 중에는 새 분야와의 접목으로 기존 상가와 확연히 차별화된 경우가 많다.

규모는 대형화에 브랜드화까지 성장해 가면서 단순 쇼핑몰 기능이 아닌 문화·놀이공간으로까지 진화 중이다.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즐기고 시간을 소비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기능을 집약해 상가의 규모는 점점 대형화되고 한 동짜리 상가가 아닌 여러 개가 합쳐진 형태로 진화했다.


지역 구분 없이
전국 호황 예상

공급업체 입장에서는 규모가 커진 만큼 상권을 더 넓혀야 할 필요성과 마주했다. 이에 따라 상가에 사람들을 더 끌어들일 수 있을 만한 외관과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동선, 매장구성, 문화시설 등에 공을 들인 상가가 속속 등장했다. 대표적인 상업시설로 ‘합정역 메세나폴리스몰’과 ‘송도 커넬워크’등이 있다. 최근에는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이 강조되며 상가에 들어서는 문화시설 또한 갤러리나 조형물, 야외공연장에서 한 단계 발전해 도서관, 전통시장, 전시시설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상가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공급업체들이 분양 전 설계단계부터 상가를 구획별로 나눠 중복 업종 간 경쟁을 피하고 좀 더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Needs)를 수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러한 상업시설들은 단순한 쇼핑 공간에서 벗어나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등 다양한 문화시설까지 포함된 만큼 지역주민은 물론 외부, 해외에서도 찾는 명소가 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시설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은 모객효과를 갖춘 상업시설이다.

▲딜라이트 스퀘어= 대우건설은 서울 마포구에 초대형 복합몰인 ‘딜라이트 스퀘어’를 분양 중이다. 규모는 총 4만5620㎡의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층 186개 점포가 있다. 이 상가는 마포한강푸르지오 주상복합 1·2차 2개의 상가를 다리로 연결시켜 초대형 복합몰로 형성한다. 유동인구와 배후수요를 끌어들이는 교보문고(4월 입점예정)와 스타벅스(입점완료)가 있어 상권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단시티 굿몰= ㈜굿몰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962번지 일대에 수익형 부동산의 신트렌드 글로벌 비즈니스몰인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을 오는 3월 공식 분양을 앞두고 매매예약제를 실시 중이다. 미단시티의 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연면적 약 10만2671㎡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4개 동으로 지어진다. 상업시설 약 900여개, 오피스텔 168실로 구성돼 있다.

‘미래의 관광 및 쇼핑 중심의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간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는 굿몰은 한 곳에서 쇼핑과 의료서비스는 물론 휴식 및 주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2019년부터 국제비지니스센터를 위시하여 제조업상설전시장, 면세점, 의료관광, 오피스텔 등을 영위하도록 건설된다. 또 각종 이벤트, 특히 한류스타 초청 행사 및 패션쇼를 정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관광객 유치와 영업활성화에 도움이 될 예정이다.

상가로 눈 돌리는 분위기
투자 핵심 모객효과 주목

분양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인천관광공사 및 여행사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진행 중”이라며 “최대한의 관광객 이용 버스가 굿몰을 방문하도록 제조업상설전시장 운영, 주요 브랜드 임차인 유치, 각종 이벤트행사, 여행객 유치, 임대료 보장 등의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를 지급하기 위해 시행사가 일정 금액의 예산을 확보하고 각종사업을 차질 없이 이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젤엠청라=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명소인 커넬웨이 직통연결 길이 100m 수변 스트리트형 상가인 ‘지젤엠청라’도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지어지며 600여대(청라 최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청라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4층 메가박스 7관)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청라 최대 규모 수영장과 스포츠센터, 다양한 문화와 체험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등이 조성된다.

▲로얄팰리스 테크노= ‘올인원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한 다인건설의 지식산업센터 단지 ‘로얄팰리스 테크노 미사’가 1~3차 동시 분양을 준비 중이다. 미사지구 자족기능 확보 시설 11-1블록과 2블록, 21-1블록에 자리 잡은 이 단지는 업무시설과 주거시설, 편의시설을 하나로 모은 신개념 구조 ‘올인원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했다. 원웨이 물류하역 시스템을 통해 각 출입문 바로 앞에 주차가 가능하다. 드라이브인(Drive-in) 시스템이 적용돼 물류이동 효율을 끌어올렸다.

높은 전용률로 인해 제조장비 설치가 가능한 공간을 확보한 가운데 드라이브인 시스템으로 물류이동 편의성 도모, 대형 화물 및 인화용 리프트가 설계돼 빠르고 신속하고 편리하게 물류를 운반할 수 있다. 단지는 각각 1개 동,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로 들어선다. 지하층은 창고관련 시설과 지식산업시설, 1~2층은 근린생활시설로 상가가 위치한다. 중간층은 지식산업시설, 8~10층은 오피스텔(기숙사) 형태로 구성된다. 기숙사의 경우 4.5m 층고의 복층설계로, 분양면적 대비 넓은 공간활용이 가능하다. 각종 다양한 빌트인 시스템과 최첨단 주거 시스템을 도입했다.

▲어반아트리움 더 센트럴= 계룡건설은 세종시 2-4생활권에 P1~P5까지 총 5개 블록이 합쳐진 국내 최대 길이의 스트리트형 상가 ‘어반아트리움 더 센트럴’을 분양 중이다. 이 상가는 ‘더 센트럴’이라는 이름에 맞게 5개 블록으로 이루어진 어반아트리움 내 두 번째 블록(P2)으로 P1과 P3를 연결하는 중심에 위치한다.

세종시의 문화 중심점으로 예정된 대형 백화점과 도시상징광장을 연결시켜주며 2생활권의 3만2000여세대를 배후수요로 두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또 로데오 상권의 유동인구를 흡수하는 중심 상업지로 향후 일부 상가에 한해 현대화된 전통시장으로 특색 있게 꾸밀 계획도 있다.


활성화 핵심
모객효과는?

▲플래츠나인= 한동종합건설이 경남 창원 북면 감계지구에서 공급하는 ‘플래츠나인’은 3300여㎡(1000여평)의 대형사우나에 자녀와 함께 즐기는 ‘유아 스파’가 들어선다. 1층 전면 광장은 기존 상가와 달리 주차공간을 없애고 테마형 공원으로 꾸며 각종 문화행사를 할 수 있다. 공연, 물놀이 등이 가능하다. 실내에 설치한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또 다른 문화시설로 새로운 상가문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