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그림자 그린에도 아른아른

골프업계 덮친최순실 후폭풍

전인지, 박인비, 박성현, 이보미 등 유명 프로골퍼들은 지난해 빛나는 활약을 보여 주었다. 성적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이들은 올해 후원 계약을 쉽게 성사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순실게이트’라는 악재가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2016년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빅딜’을 기대했던 프로 골프 톱스타들이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으로 아직까지 후원 계약 체결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역대급 활약을 펼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넵스와 메인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라 역대 최고 후원계약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계약 체결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박인비 박성현 등 후원계약 지지부진
골프마케팅에 인색…눈치보는 기업들

기대와 달리 선뜻 거액을 내놓는 후원사가 없다. 용품과 의류 등 자잘한 후원 계약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메인 스폰서 계약은 감감 무소식이다. 박성현의 메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은 “관심을 보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업은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계약하자고 나선 기업은 없다. 눈치만 보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LPGA투어 신인상과 에비앙 우승 등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전인지(22)도 마찬가지다. 전인지는 항상 밝게 웃는 모습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어 박성현과 맞먹는 상품성으로 ‘빅딜’을 성사시킬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와 재계약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상품성이 더욱 커졌지만 몸값도 함께 치솟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가 고민하는 사이 모 금융사에서 적극적으로 전인지 영입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찬바람 ‘쌩쌩’


올해만 3승을 거두며 KLPGA 대상을 거머쥔 고진영(21)도 활약에 버금가는 보상을 받길 기대하고 있다. 고진영은 국내무대에서 2017년 시즌 미국 무대로 떠난 박성현의 공백을 메워줄 스타로 거론되고 있지만 메인 스폰서인 넵스와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어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한 ‘골프여제’ 박인비(28)는 2013년 인연을 맺은 KB금융그룹과 계속 함께 갈 것으로 보이지만 계약기간 등 세부적인 조건에서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쉽게 계약이 이뤄질 것 같았던 거물급 스타들이 이렇게 후원 계약에 애를 먹는 건 최순실게이트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골프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성현이나 전인지 등 톱스타의 몸값을 충족시켜줄 후원사는 대기업뿐이다. 경제적 불황과 더불어 거액을 투자할 대기업들이 대부분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돼 총수들이 검찰과 청문회에 불려나가느라 홍역을 치렀다. 국민들의 눈치도 봐야하는 상황에서 골프선수 후원에 거액을 내놓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 외에도 장하나(24) 안신애(26) 유소연(26) 허미정(27) 등도 메인 스폰서 계약이 올해 무더기로 끝난다. 이들 스타급마저 스폰서 구하기에 애를 먹으면서 2017년에는 후원 기업의 로고조차 달지 못하는 선수가 속출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하나금융그룹과 CJ, 한화, 롯데, KB금융, 신한금융그룹 등 대규모 골프단 ‘빅6’ 중 신규 선수를 영입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오히려 축소가 대세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새로 선수를 뽑는 골프단 5명의 멤버 중 박희영과 이민지만 남기고 나머지 3명을 내보냈다. 골프단 관계자는 “박세리를 포함해 LPGA 투어에서 뛰는 유소연(오른쪽), 허미정(왼쪽)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황의 그늘

이런 현상은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화장품 회사인 토니모리과 건설사인 요진건설도 선수 추가 영입을 하지 않았다. 불경기가 주원인이지만 대어급 신인이 없다는 점도 계약 불발 이유다. 지난 달 치러진 KLPGA투어 시드 전을 통과한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24세에 이를 정도로 중고 신인이 많다는 점이 기업들의 흥미를 떨어뜨렸다. 이렇게 선수 후원에 찬바람이 부는 또 다른 이유는 홍보효과에 비해 선수들의 몸값이 너무 높다는 것. 시즌 종료 후 박성현의 몸값이 연간 15억원이란 기준이 나돌면서 다른 선수들의 몸값도 덩달아 호가만 올랐다가 찬 서리를 맞은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성장하던 골프선수 마케팅이 수그러드는 분위기”라며 “선수 후원 보다는 고객초청 행사가 더 효과적이란 생각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어급 선수들이 후원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후원 계약에 성공한 선수들도 몇몇 있다. 김소이, 김규리는 피엔에스(PNS)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영입을 통해 두 선수는 2018년까지 향후 2년간 피엔에스골프단 소속으로 PNS로고가 부착된 모자를 쓰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 PNS는 선수들에게 후원금 및 경기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물론 골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이로서 PNS골프단은 기존 소속 선수인 LPGA투어의 양희영과 KLPGA투어의 정슬기, 곽보미에 이어 총 5명으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김소이는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과 정확한 퍼팅, 숏게임 운영능력이 강점이다. 청주 출신으로 2013년 KLPGA 드림투어 상금랭킹 3위로 2014년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김규리는 2017년 KLPGA 시드전을 15위로 통과한 기대주다. 지난 시즌 점프투어로 시작해 정규투어 풀시드까지 초고속으로 진입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유망주다.

여자골프 ‘슈퍼루키’ 박민지(18·보영여고)는 NH투자증권과 후원계약을 하며 내년에 프로무대에 데뷔한다. 향후 2년 동안 후원을 받게 된다. 박민지는 올해 아마추어 여자골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16년 호주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아시아태평양 골프 챔피언십, 세계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을 포함, 국내외 6개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최고의 슈퍼루키’다. 특히 박민지는 지난 9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해 4년 만에 한국에 우승컵을 안긴 우승주역이기도 하다. KLPGA 1부 투어 풀시드권을 올해 따내 2017년 KLPGA투어의 신인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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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