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연임 노리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용한 카리스마 '공룡' 길들이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혔다. 권 회장은 철강업계의 불황 속에서도 성과를 이끌어냈다. 덕분에 그의 연임 가능성도 높다. 그의 발자취를 정리했다.

권오준 회장은 지난 달 9일, 서울 포스코센터서 오후 3시30분께 시작된 정기이사회에 참석, 사외이사들에게 연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에 대한 심사에 돌입했다.

권 회장은 이날 “지난 3년간 회사 경쟁력 강화와 경영 실적 개선에 매진한 나머지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회사를 이끌어 나갈 리더 육성을 위해 올해 도입한 톱 탤런츠 육성프로그램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도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CEO 심사 돌입
경쟁자가 없다

그는 “3년간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고 남은 과제들을 완수하기 위해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직 연임 의사를 표명드리며, 회사 정관과 이사회 규정에 따른 향후 절차를 충실히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최근 3년간 포스코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권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3년 말 포스코의 분위기는 침울했다. 정준양 전 회장의 체제서 내홍을 겪었기 때문이다. 정 전 회장의 과도한 기업인수합병(M&A)으로 체질이 부실해졌다.


결국 정 전 회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013년 11월 물러났다. 이목은 신임 회장 인선에 집중됐다. 당시 포스코 회장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이런 분위기서 권 회장이 8번째 수장으로 포스코를 이끌게 됐다.

신임회장으로 권 회장이 낙점되자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경영인 출신이 아닌 연구원 출신이 포스코를 이끌게 됐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 윈저대학교 금속공학 석사, 피츠버그 대학교 금속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1986년부터 포스코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기술연구소 부소장, 기술연구소장, 유럽사무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 등을 거쳤다.

취임식서 권 회장은 비장했다. 당시 포스코의 상황은 주변 상황을 신경쓸 만큼 여유가 없었다. 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포스코는 지금 큰 어려움의 한가운데 있다.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주가는 바닥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장이 아니라 생존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 2008년 연결기준 매출 41조7000억원에 영업이익 7조1700억원, 영업이익률 18%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이래 5년 새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2013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6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대비 50% 늘어난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 영업이익률은 5% 이하로 떨어졌다.

“아직 할 일 남았다” 연임 가시화
압도적인 성과…지속적 실천의지

업계에선 당시를 ‘잃어버린 5년’으로 부르기도 했다. 부진 원인으로는 무리한 M&A가 거론된다. 정 전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명분으로 외형을 키우기 위해 2010년 대우인터내셔날 인수를 시작으로 M&A에만 5조원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2008년 말 58.9%였던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2013년 84.3%까지 치솟을 만큼 재무 건전성은 악화됐다.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줄었고, 부채비율이 치솟으면서 포스코에 대한 외부 평가도 달라졌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기존 Baa1서 Baa2로 강등시켰다. S&P와 피치 등 다른 신용기관들 역시 최근 2~3년 사이에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권 회장은 타개책으로 ‘혁신 포스코 1.0’을 내세우며 임직원들에게 포스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권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일류는 자만과 허울을 벗고, 다시 출발선에 서야 한다”면서 “위대한 포스코를 재창조하자”고 말했다.

권 회장은 적극적인 경영으로 부실해졌던 체질을 개선했다. 철강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경영인이 밀어붙이는 뚝심에 눈길이 쏠렸다. 당시 포스코는 위기라는 말이 어울리던 시기였다. 2008년 7조2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3년 2조9000억원까지 축소됐다.
 

권 회장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군을 정리했다. 2014년 3월 취임 후 그해 7월 포스코-우루과이, 포스화인 등의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포스코 리빌딩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총 149건의 구조조정 목표 가운데 현재까지 총 98건(65.8%)을 달성했다. 포스코는 올해 나머지 51건의 구조조정을 매듭지을 방침이다.

“성과 창출 위해
시간이 더 필요”

권 회장은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 주안점을 뒀다. 시장서 고가의 철강재로 인식되는 포스코의 제품을 고객에 니즈에 맞게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권 회장은 “철강사업본부 내에 제품솔루션센터를 창설해 고객의 잠재적인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고부가가치강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에 집중하면서 중국발 저가 철강 제품과 차별화를 두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세웠다. WP제품은 세계에서 포스코만 단독으로 생산하는 월드퍼스트(WF), 기술력과 경제성을 갖춘 월드베스트(WB), 고객선호도와 영업이익률이 높은 월드모스트(WM) 제품을 의미한다. 이 같은 구상은 권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전부터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장 면접 당시 “기술로 수요를 창출하는 게 아니라 수요에 맞는 정확한 기술을 개발하겠다. 이를 위해 시장의 동향과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것을 토대로 기술 개발에 전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회장 취임 전부터 계획했던 내용을 그대로 경영에 녹이고 있는 셈이다.

그가 밝힌 솔루션 마케팅은 바로 고객사가 가장 쓰기 좋은 형태, 원하는 형태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가장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이를 재가공하기 용이한 기술도 같이 제공해 고객사의 만족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의 경영전략은 시장서 통했다. 포스코의 WP 판매량은 작년 3분기 기준 403만8000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철강재 판매량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2013년 1분기 판매 점유율 38%(313만2000톤) 대비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WP제품 판매 비중은 48.1%를 늘었다. WP제품은 15%에 달하는 영업이익률를 보이며 높은 마진율을 자랑하기 때문에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서 수익률을 지켜주는 효자 상품 노릇을 했다.

2015년 철강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2014∼2105년 동안 세계철강수요는 1%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이 철강 물량을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하자 싼 가격으로 수출로 물량을 밀어낸 것이 주된 요인이다.


중국과 더불어 국내 철강재의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이 중국과 더불어 한국의 열연강판에 대해 반덤핑 및 상계관세율을 적용했다. 당시 포스코는 반덤핑 3.89%, 상계관세 57.04% 등이 부과돼 관세율이 총 60.93%에 달했다.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배경서도 포스코는 선전했다. 가장 최근 실적인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343억원을 기록, 4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12조7476억원, 순이익은 4755억원 수준이다.

이는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이 9000억원 규모일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상을 깬 깜짝 실적이다. 또 우려가 제기되던 해외법인이 사업도 호조로 돌아서며 그의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해외 철강 법인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148% 늘어난 1323억원을 기록한 것.

불확실한 업황…선명한 비전 제시
외형 확장보다 내실 다지기 중점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인 PT.크라카타우 포스코가 38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멕시코 자동차 강판 생산법인인 포스코 멕시코와 베트남 냉연 생산법인인 포스코 베트남, 인도 냉연 생산법인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등도 호실적을 거뒀다.

실적을 분석하면 그동안 권 회장의 포스코 재건 작업이 착실히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그룹 구조조정에 따른 법인 수 감소로 0.9% 줄었지만, 철강 부문 실적이 대폭 개선되고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실적이 개선되면서 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2.4%와 115.6%가 증가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도 실적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9% 줄고 영업이익은 58.7% 늘었다.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점 역시 권 회장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 영업이익률은 WP 제품과 솔루션 마케팅 판매량 확대, 철강 가격 상승, 원가절감 등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2.1%포인트 오른 14.0%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3분기 이래 최고 수준이다.

업계는 몸살
실적은 긍정적

재무건전성도 역시 개선됐다. 연결 부채비율은 전분기보다 5.5%포인트 낮아진 70.4%로 연결 회계 기준을 도입한 이래 최저치였고, 별도 부채비율은 2.3%포인트 내린 16.9%를 기록해 창사 이래 가장 낮았다.

연결기준 차입금은 전분기 대비 2조2643억원 줄었고, 별도 기준으로는 외부 차입금보다 자체 보유 현금이 많아지면서 순 차입규모가 마이너스(-8295억원)로 전환됐다. 권 회장의 3년간 리빌딩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모양새다. 이는 권 회장 연임으로 가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권 회장이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돼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에 대한 수사결과가 무혐의로 속속히 발표되면서 권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검찰은 최순실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이 대기업에 자금 출연 등 압력을 행사했다”며 “포스코를 포함한 대부분 기업들은 피해자”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검찰 발표서 포스코 경영진이 포레카 매각 관련 초기 작업부터 최씨 측과 공모했다는 의혹 역시 언급되지 않았다. 2014년 권 회장 선임 당시 최씨 측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일각의 주장도 발표문서 제외됐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포스코 관련자들은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서 증인채택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포스코는 CEO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단일후보로 권 회장의 연임을 놓고 검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청와대의 선임 개입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검증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주주총회가 내년 3월 열리고 이 자리서 차기 회장 선임 안건을 의결해야하는 만큼 권 회장의 연임 검증작업은 늦어도 내년 1월 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CEO후보추천위원회가 권 회장의 연임이 적격하다고 판단하면 이후 주주총회와 이사회 승인을 거쳐 권 회장의 연임이 최종 결정된다.

이명우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 의장(동원산업 사장)은 4일 “권오준 회장 연임 여부는 무엇이 포스코의 장기적인 이익이 될 것인지를 고려해 25일 이사회 전까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포스코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권 회장에 대한 자격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명우 의장, 신재철 전 LG CNS 대표이사 사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김주현 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 등 6명이 CEO 후보추천위를 구성하고 있다.

단일후보…
이달 말 결정

CEO 후보추천위원회는 앞으로 2∼3주 동안 검증작업을 벌여 권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한 뒤 오는 25일 열리는 이사회서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장은 “위원회에 속한 사외이사들만의 시선으로 후보를 보는 것은 옳지 않으니 다양한 그룹으로부터의 의견을 청취·수렴 중”이라며 “근로자 대표, 전임 회장단, OB 모임, 포스코 투자자 등 포스코 내외부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권오준 회장) 후보에 대한 생각, 평가, 기대를 골고루 듣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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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