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명당’ 연초엔 풍수바람

최근 저금리 등으로 분양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풍수’바람이 전방위적으로 불고 있다. 풍수마케팅은 인테리어, 행정관청 이전에서부터 최첨단 아파트 입지 선정에 이르기까지 끼지 않는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풍수지리만큼 우리 생활에서 자주 회자되는 관심사도 드물다. 묏자리를 정할 때, 이사할 때, 심지어 사무실 책상 위치를 정할 때조차 ‘향’이 어느 쪽인지부터 꼭 따진다. 미신이라 치부하면서도 안 따지면 왠지 찜찜한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이제 풍수지리는 더 이상 근거 없는 ‘설’이 아니다.

풍수가 세계적 웰빙코드로 떠오르면서 기(氣) 흐름을 고려한 주택이나 사무실 가구 배치와 실내장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풍수지리를 과학적·논리적으로 검증하려는 학계 움직임도 활발하다. 풍수가 부동산 투자자들과 주거용 주택이나, 사무실 입주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받다 보니 이를 부동산시장에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행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거용 건축을 신축할 때 건설사에서는 풍수지리 전문가를 고용해 건축 터를 잡는다. 이후 문의 방향이나, 화장실, 거실, 안방, 부엌 위치, 심지어 가구 배치까지 풍수지리 인테리어를 활용한다.

풍수지리가 명당 아파트라는 콘셉트로 마케팅에 활용되면서 부동산시장에 ‘풍수지리 마케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왕이면 기후, 풍향, 물길 등을 파악해 좀 더 건강하고 안락하게 살아갈 터를 찾기 위해서다. 대기업 오너 중에도 주택 입지는 물론 사옥, 사업장 터, 집무실의 물건 위치까지 컨설팅 받는 사람이 많다.

가격 천차만별
주택

주택 분양시장에 웰빙이나 힐링열풍이 불면서 입지나 풍수지리 인테리어, 이에 따른 가구배치법 등에 관심을 갖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집을 선택할 때 풍수지리를 중시하는 이유는 쾌적한 주거환경뿐 아니라 매매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시세 요소 때문이다. 실제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형 단지들은 주택시장의 인기상품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다.


분양업체들은 풍수지리를 적극 활용, 분양 마케팅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가회동과 한남동 일대의 고급 빌라나 대기업 본사와 같은 업무시설의 입지 선정 과정에 주로 쓰이던 풍수지리 마케팅이 아파트 등 주택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풍수지리에서도 가장 이상적인 택지로 여기는 배산임수 지형은 분양 마케팅에서도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아파트 뒤편에 산과 언덕이 있고 앞쪽에는 강이 흘러 전망이 좋아서다. 게다가 등산과 운동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즐길 수도 있다.

이왕이면 명당으로 알려진 입지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늘면서 풍수지리학적으로 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배산임수형이 선호되고 있다. 물과 산을 함께 갖춰 주거환경이 쾌적한 데다 부동산에 최고의 가치를 자랑하는 조망권을 확보, 일반적인 아파트보다 인기가 높은 편이어서 분양업체에서도 이에 맞춘 단지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단지들의 청약성적도 좋았다. 지난해 9월 경남 양산신도시 물금택지지구 15블록에 선보인 ‘남양산역 반도유보라 6차’는 817가구 모집에 총 2082 명이 몰리며 평균 2.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양산의 대표 산인 오봉산이 근처에 있고 양산천도 위치해 배산임수 입지로 평가받았다.

이사할 때, 장사할 때 “꼭 따진다”
가구 위치 정할 때도 ‘향’따져

서울에서도 배산임수 입지로 눈길을 끈 단지가 있다. 지난해 11월, 서초구 서초꽃마을 5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힐스테이트 서리풀’은 평균 2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한강과 우면산, 서초 올레길을 이용할 수 있다. 배산임수 입지는 집값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매봉산을 뒤로 하고 한강을 앞에 둔 ‘래미안 옥수 리버젠’전용면적 113㎡는 분양 당시 기준층 기준 8억4700만원대였지만 현재 10억2500만원대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풍수는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풍수에서 ‘길상’으로 보는 위치와 조건에 일치하는 가격이 더 나가고, ‘흉상’으로 보는 것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러한 연유로 거래될 때 강이나, 들, 바닷가가 보이는 조망권과 기가 흐르는 도로에 접하면 주변의 유사 부동산보다 30%정도는 비싸다.

조망권의 중요성은 단순히 주거용에 국한되지 않고 있고 업무용 빌딩이나 상업용 빌딩에서도 매한가지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서울의 보라매타운 내에 있는 고층 빌딩들도 단지 외곽에 있는 빌딩의 임대료가 단지 내의 임대료보다도 임대료가 비싸다. 시야가 탁 트이고 햇빛을 바로 맞이할 수 있을 때 사원들의 능률과 업무 효율이 올라가고 기업의 생산성은 배가되기 때문이다.


홍콩은 풍수상 흉지에 건물이 지어질 경우 아무리 시설을 첨단으로 준비했다고 해도 건물 임대료가 주변보다는 50% 싸게 형성되고 그나마 임대율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망권이 풍수와 관계있는 것은 바람의 흐름과 채광을 가로막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음양의 조화를 중시하는 풍수에서 양의 흐름을 막고 있거나 기의 흐름을 끊겨진 곳에 위치한 건축물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생리학적으로 나쁘기 십상이다. 막다른 골목에는 집이 부동산 가에서 헐값에 거래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요즘 서울 시내에서 인기 높은 전용 주거지를 보면 서울 시내가 바라보이는 나지막한 구릉에 위치한 것을 알 수 있다. 평창동, 성북동 쪽의 전경이 좋은 주택 가격이 아래 쪽의 교통이 편리한 주택 가격보다 더 나가는 이유도 맥을 같이 한다. 결국 부동산 가격이 전망이나 도로 여건과 같은 풍수상으로 길·흉지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도심뿐만 아니라 전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전원주택이나 골프장 등도 전망이 좋은 곳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젠 세계적 웰빙코드
‘기’흐름 고려해 배치

인간은 생활의 3대 요소인 의 ·식·주가 만족한 상태라야 비로소 쾌적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특히 주거 형태가 불안정하면 건강상 문제도 생기지만 정신적인 안정을 얻을 수가 없다. 비록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길흉을 꼼꼼히 따져 가며 부동산을 마련할 수는 없지만 주택을 구할 때 피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은 유념해야 한다. 물론 건축법에서 일조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오늘날 다가구 다세대 주택들이 밀집해 있기에 충분한 조망권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앞의 건축물에 가려져서 건축물이 어둡고 그늘지면 생활환경면이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망권과 함께 부동산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 도로다. 주택의 위치가 도로보다 낮으면 집모양이 흉하기도 하지만 풍수에서 도로는 물과 같이 보기에 도로보다 주택이 낮다면 물이 집안에 차는 것이며 도로를 타고 이동하는 자연의 기운도 자연스럽게 받을 수 없다. 건축물은 인간 활동의 근원지이며, 성장의 요람이기에 그 건축물에서 생활하는 인간에게 정신적인 안정과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어 건전한 사고를 하게 만든다. 인간에게 유익한 부동산이 가격이 높은 것은 당연한 것이며 이러한 이유로 풍수와 부동산의 가격이 밀접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손님을 끌어라
상가

상가도 풍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출입문 위치만 바꿔도 매출이 달라지는데 출입문 면이 짧고 안쪽으로 길면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업종의 가게가 있어도 어느 집은 손님들로 붐비고 어느 집은 파리만 날리고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하게 된다. 물론 뭔가 다른 독특한 서비스가 있겠지만 생기(生氣)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생기가 뭉치는 곳에 모여들게 되어 있다.

가게 터가 좋다할지라도 손님을 가게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가 배치가 되어야 한다. 장사가 안 되는 가게에서 출입문을 바꾸자 손님이 늘어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상가는 한 면 이상이 도로에 접해 있는 것이 좋은데 도로에 접한 부분에 출입문을 낸다. 출입문은 사람이 많이 왕래하고 머무는 쪽에 내야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가게의 공간에 비해 지나치게 크고 많은 창문은 양 기운의 과다한 유입으로 편안하고 안정된 분위기를 깨뜨린다. 실내 공간이 넓은 곳에서는 창문을 크게 해도 무방하지만 작은 공간에서 2개면 이상을 전면 창으로 한다면 기운이 안정되게 모이지 않는다. 1개면 이상 전면 창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천장이 지나치게 높거나 방이 크고 화려하면 손님을 위압하여 안 좋다. 가게 중심점에서 출입문 방위를 기두로 삼고, 같은 사택 방위에 주요 물품을 전시한다.

양택풍수에서 제일 꺼리는 귀문방(鬼門方)은 가능한대로 피해야 한다. 음양이 바뀌는 방위인 간방(艮方, 북동쪽)과 곤방(坤方, 남서쪽)은 환절기와 같이 매우 예민한 방위다. 출입문이나 화장실, 쓰레기 보관 장소, 주방, 보일러실, 하수구 등이 귀문방에 있지 않도록 한다. 악취와 세균번식이 어느 곳보다 성하고 도둑이 잘 들어 손재수(損財數)가 있다. 팔괘의 속성이나 오행의 상생상극에 의한 상가(점포)나 사무실의 위치를 결정할 수도 있고 자신의 직업에 따라 이로운 방위를 추정할 수도 있다.

직원에게 좋게~
사무실

미국 실리콘밸리의 IT기업 사이에서도 풍수가 각광받고 있다. 풍수에 맞춰 사무실 내부 인테리어를 바꾼 뒤 매출이 신장하면 ‘풍수에 맞게 사무실을 꾸며 놨다(I had my office fengshuied)’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특히 사장의 집무책상 위치는 사장실을 회사 안 어느 곳에 두느냐보다 사운(社運)에 더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기(氣)가 우수한 곳에 책상을 두면 사장의 건강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정신이 늘 맑고 총명해 경영상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판단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임직원에게 좋은 풍수적 사무환경도 알아둘 만하다. 일단 책상을 길한 위치에 두는 것은 상식이다. 건물이 들어선 땅의 지형은 지대가 높은 곳(산)이 뒤쪽이고 지대가 낮은 곳(물)이 앞쪽에 해당한다. 책상은 지대가 높은 곳을 등지고 낮은 곳을 향하는 배산임수로 배치한다. 불가피하게 지대가 높은 곳을 거꾸로 바라보면 책상 뒤쪽에 산 그림을 걸어 인위적으로 배산의 형식을 취하면 문제가 없다. 창을 등지면 뒤쪽이 항상 불안하고 생기와 재물운이 창문을 통해 빠져나갈 염려가 크다.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창을 등진 것보다 뒤가 든든한 벽을 등진 책상 배치가 보다 유리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응급조치로 창문에 가리개를 설치하면 기의 흐름이 바뀌면서 뜻밖의 효험을 볼 수 있다.

잎이 넓은 관엽식물을 사무실 구석진 귀퉁이나 예리한 모서리에 배치하면 좋다. 흉기를 중화시켜 안정된 기가 흐르고 임직원의 창의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녹색이 주는 편안함이 생각을 좀 더 유연하게 만들어 준다. 일이 잘 풀리지 않아 마음이 답답하면 책상 위에 작은 화분을 놓아둬도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조명은 직원들의 기분, 건강, 일의 능률에 영향을 미쳐 중요하다. 사무실이 어둡고 으스스하면 서로 마음을 열고 다가서지 못한다. 불빛은 생기를 증진시켜 안정과 풍요를 가져다줘 밝을수록 좋다. 사무실 내 전구 중 깜박이는 것이 있거나 수명이 다해 점멸한 것은 즉시 교체해야 한다. 불 꺼진 전구처럼 회사의 사업운이 어두워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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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