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기계생명체의 창조주' 최우람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단 제가 기계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작가 최우람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기계에 대한 사랑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기계와 생물의 결합에 관심을 가졌던 최우람은 자라서 기계생명체를 만들어 전시하는 작가가 됐다. 딱딱하고 차가운 기계에 생물의 움직임과 온기를 불어넣은 최우람의 개인전을 살펴보자.

대구미술관은 작가 최우람의 개인전 ‘스틸 라이프(stil laif)’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독특한 상상력과 컴퓨터 프로그램 및 기술을 결합한 작품을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시대와 인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최우람은 전시를 통해 2002년 작품인 초기 기계생명체부터 최근 신작 등 조각과 설치작품 20점을 소개했다.

과학자 같은 예술가

‘기계생명체를 창조하는 조각가’ ‘과학자 같은 예술가’ 등 최우람에게 붙는 수식어는 독특한 데가 있다. 수식어처럼 최우람은 기계와 모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움직이는 조각인 기계생명체를 만드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작업 초기부터 ‘움직임’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작품을 제작해 왔다.

그의 작품 속에는 과학적 상상력, 기술과 결합한 제작 방식, 금속성 재료, 실제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유연한 움직임과 스토리텔링 등이 모두 들어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고 평가 받기도 한다.

최우람이 직접 이름 붙인 기계생명체는 각종 기계부품과 부속, 모터들로 만들었지만 생명을 가진 유기체인 곤충, 물고기, 꽃, 파충류 등을 연상하게 한다. 차가운 느낌보다 온기를 가진 생명체처럼 느껴지는 작품은 유기적으로 완벽하게 작동해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각종 부품이 꽃과 물고기로
차가움 속에 온기 불어넣어

작품에는 각각의 운동방식, 재료에서 근거한 유사 라틴어 학명과 고고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최우람의 시도는 하나의 예술작품을 넘어 보는 사람들에게 작품이 실존하는 생명체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한다. 또 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의 과도한 욕망을 경고하는 것에서부터 기계와 인간이 공생하는 방향으로 변화, 확장해왔다.
 

작품은 장르상 키네틱 아트 혹은 미디어 아트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그 기저에는 기계가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종교와 철학, 자연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비롯된 인간에 대한 사유가 함의돼 있다.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인간의 폭력, 합리성을 가장한 사회적인 모순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그의 관심과 연구는 수년 전부터 작품의 외연에 적극적으로 반영돼 왔다.

최우람은 지난달 19일, 대구미술관 대강당서 열린 아티스트 토크 현장에서 관람객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어린 시절 만화 속 로봇을 만드는 박사님과 같은 존재가 돼 직접 만든 로봇으로 가족들을 데리고 평화로운 섬으로 가는 꿈을 꿨다”고 했다.

이어 “제가 어렸을 적에는 전쟁의 위험에 대해 일상적으로 이야기하던 시절이어서 자연스럽게 전쟁서 이길 수 있는 로봇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회상했다. 최우람은 대학 진학 이후 첫 작품을 만들 때 기계에 대한 지식이 없어 청계천의 작은 1인 공장들을 뛰어다니며 지식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1998년 첫 개인전 당시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왜 나는, 사람들은 이렇게 기계에 열광할까?’ ‘인간의 욕망이 한계가 없는 한 기계도 계속 발전할 것이며 언젠가는 인간을 뛰어넘는 궁극적인 존재가 되겠구나’ 등의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생각 끝에 작가는 ‘문명은 인간의 숙주다’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 대구미술관에 전시돼 있는 ‘URC-1_2014’는 최우람이 폐차장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폐차장서 폐차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들, 피처럼 흘러나오는 기름을 보며 도살장과 같은 느낌을 받았고, 새로운 별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에 도달해 나온 결과물이다.

학명과 스토리텔링 방식
관객들 생명체처럼 느껴

최우람은 2006년 도쿄 모리미술관의 개인전 ‘도시 에너지-MAM Projeect004’와 제6회 상하이 비엔날레를 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맘 프로젝트 전시는 최우람에겐 작가로서 큰 도약의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미술 지평

이후 도쿄 스카이 더 배스하우스,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광주 비엔날레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그룹전과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김세중 조각상 청년조각 부문과 오늘의 젊은 예술가 상도 수상한 바 있다. 전시를 기획한 최지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기계 미학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실존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전시는 내년 2월12일까지 열린다.


<sjang@ilyosisa.co.kr>

 

[최우람은?]

1970 서울 출생
1993 중앙대 조소과 졸업
1999 중앙대 대학원 조소과 조소전공 졸업
‘Project LAMP SHOP: CHOE U-RAM’, 갤러리 현대, 서울, 한국(2013)
‘Anima’, 보루산 컨템퍼러리, 이스탄불, 터키(2013)
‘Choe U-Ram Solo Show 2012’, 갤러리 현대, 서울, 한국(2012)
‘U-Ram Choe’, John Curtin Gallery, 퍼스, 호주(2012)
‘In Focus’, Asia Society Museum, 뉴욕, 미국(2011)
‘New Urban Species’, Frist Center for the Visual Arts, 네쉬빌, 미국(2010)
‘Kalpa’, 비트폼즈 갤러리. 뉴욕, 미국(2010)
‘Anima Machines’, SCAI The Bath House, 도쿄, 일본(2008)
‘U-Ram Choe’, 크로우 컬렉션, 달라스, 미국(2007)
‘New Active Sculpture’, 비트폼즈 갤러리, 뉴욕, 미국(2006)
‘도시에너지’, MAM 프로젝트, 모리미술관, 도쿄, 일본(2006)
‘Ultima Mudfox’, 두아트 갤러리 개관전, 서울, 한국(2002)
‘170개의 박스로봇’, 헬로아트 갤러리, 서울, 한국(2001)
‘문명∈숙주’, 갤러리보다, 서울, 한국(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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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