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박근혜 잡는 김수남 검찰총장

“흔들림 없이 수사” 국민은 믿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집단은 언론과 검찰이다. 언론이 정권의 추악한 이면을 폭로하면 검찰이 단죄하는 구도를 원하는 국민으로선 매번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검찰이 미덥지 못한 상황. 겁찰·떡찰·견찰 등 낯부끄러운 별칭으로 불렸던 검찰이 최근 아직은살아있는 권력에 칼자루를 들이대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중심에 검찰총장 김수남이 있다.

최근 부쩍 날카로워진 검찰의 공격을 최전방서 방어해야 할 김현웅 법무부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한꺼번에 사의를 표명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 장관은 검찰의 최순실 게이트 중간 발표 다음날인 21, 최 수석은 국무회의서 특검법이 의결된 직후인 22일 각각 사표를 냈다. 청와대는 이른바 멘붕에 빠졌다. 검찰의 을 막아야 할 방패가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정확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목을 죄어오는 여론의 무게와 검찰의 칼날을 버텨줄 지붕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장관·수석 동반사표
청와대는 멘붕 상태

두 사람의 사의 표명은 수많은 해석을 낳았다. “지금으로선 사직하는 게 도리”(김 장관) “사정을 총괄하면서 대통령을 올바르게 보필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최 수석). 두 사람 모두 도의적 책임을 거론했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달 30일,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지 23, 임명장을 수여받은 지 4일 만에 사의를 표명한 최 수석의 결심에 특히 관심이 쏠렸다. 검찰 최고 특수통으로 불렸던 그가 청와대와 검찰 사이서 진퇴양난의 골에 빠져 그만두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최 수석이 지인들에게 청와대 상황의 심각성을 말하며 답답함을 토로했다는 뒷말도 있다.

일각에선 최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실망했다, 최 수석과 박 대통령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말도 흘러 나왔다. 최 수석의 사의 표명을 두고 언론서 수많은 시나리오를 써내자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다. 그 와중에 한 가지 진실이 수면 위로 훅 올라왔다. 청와대와 검찰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점이다.

올해의 단어가 최순실’, 올해의 사건이 최순실 게이트라면 올해의 사진은 <조선일보>가 찍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모습일 듯하다. 일간지 1면 탑에 박힌 사진 한 장은 열 마디 말보다 더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벽을 사이에 두고 우 전 수석과 검사 두 사람이 포착된 절묘한 구도의 사진이 가져온 후폭풍은 대단했다.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우 전 수석이 점퍼를 걸친 채 팔짱을 끼고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모습과 선배의 말을 경청하듯 손을 공손히 모은 검사들의 모습은 완벽한 대비를 이뤘다. 사진은 검찰이 우 전 수석을 대하는 태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즉각 황제수사논란이 불거졌고 검찰을 향한 비난의 화살이 쉴 틈 없이 쏟아졌다.

검찰은 해당 사진 속 모습은 조사 중인 상황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담당 부장검사가 자리를 비운 사이 우 전 수석이 다른 후배 검사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라고 해명했다. <조선일보>는 검찰의 해명을 비웃듯 비슷한 구도의 사진을 여러 장 더 공개했다.

검찰 vs 청와대 벼랑 끝 대치
헌정최초 대통령 피의자 입건

우 전 수석이 다가가자 검사와 수사관이 벌떡 일어나는 모습, 우 전 수석의 변호사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웃고 있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은 검찰의 해명을 무색케 했다.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직접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절차상이라도 그렇게 비춰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앞으로 더 철저히 조사하라는 김 총장의 말을 전했다.

우 전 수석의 팔짱수사논란에 수사팀을 질책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김 총장이 수사팀을 혼냈다는 말에도 국민들이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딱 걸렸으니까 혼냈겠지, 이제 안 보이는 데서 모시겠네등 조롱 섞인 비판이 이어졌다. 야권서도 뒤늦은 호들갑이라며 김 총장의 행동을 저평가했다.

검찰이 이런 평가를 받는 건 당연했다. 애당초 검찰은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수사 의지가 약했다. 검찰은 최씨가 독일서 귀국한 이후 바로 소환하지 않고 31시간의 말미를 줬다. 최씨는 검찰이 벌어준 시간 동안 시내를 활보하며 은행서 현금을 인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검찰은 또 다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일반인이 정부 정책을 비롯, 수많은 이권 사업에 손을 뻗쳤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검찰수사에 대한 기대는 한없이 바닥을 쳤다. 검찰은 이미 체면이 땅바닥에 떨어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이슈도 무난하게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런 기류는 돌아가는 판국이 검찰의 무능한 태도를 봐줄 수 없을 정도로 활활 타오르면서 바뀌었다.

우병우 ‘팔짱 사진’
검찰 변화 시발점?

아무리 정국을 뒤흔드는 대형 이슈라 해도 한 달 안팎이면 다른 이슈에 묻히거나 물타기로 나타나는 양비론 끝에 마무리된다. 하지만 JTBC가 최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해 보도한 이후 특종 경쟁이라도 벌이듯 모든 언론이 최순실 게이트에 힘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청와대 대변인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자들 앞에서 보도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언론에 힘을 실어준 건 국민이었다. 지난달 29일, 1차 범국민 집회에 2만명이 모인 것을 시작으로 20만명, 100만명(주최측 추산) 등 거리에 나오는 국민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국민들의 목소리는 정치권을 움직였고 검찰을 압박했다. 청와대든 박 대통령이든 검찰이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신뢰를 전부 잃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국민 등에 업고 ‘초강수’
앞으로 거취에 관심 집중

상황을 되짚어 봤을 때, 검찰이 방향을 선회한 첫 시발점은 우 전 수석의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때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사진이 공개되면서 검찰이 욕을 먹은 만큼 우 전 수석에 대한 반감 역시 들불처럼 커진 게 김 총장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검찰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지만 그와 동시에 김 총장에겐 우 라인을 압박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것.

대검 관계자는 김 총장이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도 밝히라고 검찰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가족 회사 정강의 자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던 우 전 수석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얽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총장의 우 전 수석 수사 지시가 우 라인을 향한 경고장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청와대 경외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우 전 수석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사 시기·방법
청와대와 신경전

검찰의 급격한 기류 변화는 박 대통령의 조사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 대통령은 2차 대국민담화서 앞으로 검찰은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지난 13일, 늦어도 1516일에는 대통령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대면조사를 원했고 박 대통령의 신분은 참고인이었다. 지난 12100만명의 시민이 서울 한복판으로 뛰어나온 뒤 정치권, 그것도 여당서 탄핵 목소리가 나오는 등 강한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자 검찰도 칼을 뽑아든 것이다.

검찰의 요청에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 15서면조사를 원칙으로 해 달라며 사실상 검찰의 대면조사를 대놓고 거부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서 본 사안은 매일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변호인으로서 기본적인 의혹사항을 정리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등 변론 준비에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대통령 관련 의혹사항이 모두 정리되는 시점에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조사 연기를 요청했다.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달라고 말해 불필요한 뒷말을 낳았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대통령은 헌법상 형사소추를 피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어 대통령을 피의자로 본다고 해도 검찰 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검찰 관계자 역시 대통령이 최순실과 관련해 온갖 비난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국민이 선거로 뽑은 헌법상 기관이라며 그 자리에 있으면 행정부 수반이라고 했다.

‘정윤회 사건’ 처리한 특수통
줄곧 총장후보 ‘1순위’ 거론

검찰은 유 변호사의 입장 발표 후 “18일까지 가능하다며 마지노선을 그었지만, 유 변호사는 지난 17다음 주에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유 변호사는 대통령께서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시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누차 밝히신 바 있고 지금까지도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최대한 서둘러서 변론준비를 마친 뒤 다음 주에는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다.

지난 20, 검찰은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영렬 특수본 본부장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의 범죄 사실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상당부분 공모관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안 전 수석과 함께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기금을 모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혐의다. 정 전 비서관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고 있다. 세 사람은 모두 구속 기소됐다.

사퇴설 일축하고
“흔들림 없이 수사”

검찰 발표에 청와대는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청와대는 발표 직후 정오쯤 비공식적으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 “부당한 정치공세” “인격 살인등 거친 표현으로 검찰수사 결과를 비판했다.

앞서 유 변호사는 입장자료를 통해 증거는 엄밀히 따져보지도 않고 상상과 추측을 거듭한 뒤 자신들이 바라는 환상의 집을 지었다검찰의 직접 조사 협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고 중립적인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중립성을 논하며 검찰을 부정한 것이다.

검찰은 청와대의 반응에 녹취파일이 단 10초만 공개돼도 촛불에서 횃불로 바뀔 것이라며 증거 공개 가능성을 두고 압박에 들어갔다. 검찰은 33페이지에 달하는 공소장에 99% 입증할 수 있는 것만 적었다고 수사 결과를 자신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녹음한 박 대통령의 통화 내용과 안 전 수석의 수첩을 핵심증거로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23오는 29일까지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를 요청한다며 최후 통첩했다. 박 대통령이 검찰의 요구에 응할 지는 미지수다. 청와대와 검찰이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 김 총장의 거취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사정 라인이 사의를 표하면서 자신을 임명한 박 대통령을 향해 칼날을 들이밀고 있는 김 총장 역시 사표를 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 총장은 지난 23검찰 외부 상황과 상관없이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는 흔들림 없이 가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김 총장 사퇴설은 검찰의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수남은 누구?

다음 달 2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수남 검찰총장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살아있는 권력'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검찰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16기인 김 총장은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수원지검장 시절에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지휘했다. 지난 201411월 말에 불거진 정윤회 문건 사건과 관련해 당시 김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면서 근거 없음으로 결론 낸 당사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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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