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vs명동'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은?

2016년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상권은 어디일까. 지난 2004년부터 13년 연속으로 전국 땅값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명동상권과 땅 시세가 3.3㎡당 4억~5억원을 호가하는 강남역상권이 여기에 꼽힐 것이다.

10년, 20년 후에도 명동상권과 강남역상권이 지금처럼 최고의 상권으로의 위상을 지키고 있을까. 상권은 변화하는 생명체와도 같아서 지금은 잘나가던 상권이더라도 언제든지 지는 상권으로, 지금은 침체된 상권이라 할지라도 다시 활력이 생겨 핫플레이스로 바뀔지도 모른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공시지가의 순위 변동이 아니다. 상권은 항상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럭셔리하게~
강남상권

전국 대도시 원도심 상권을 살펴보면 옛 명성은 간 데 없이 침체되고, 주변 신흥개발지역의 상권은 활황을 맞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전, 부산 등 전국 주요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이를 대체할 신흥개발지역의 새로운 상권이 생겨나면서 상권판도가 변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최고의 상권이라도 할지라도 그 상권이 영원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어떤 최고 강한 상권이라도 세월의 변화에 따른 흥망성쇠가 이루어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먼저 대한민국의 최고의 대표 상권이자 양대산맥인 강남역과 명동을 살펴보자. 강남역은 업종별 매출 면이나 건물 매매가 및 신축 상가 분양가에서 최고인 반면 명동상권은 유동인구, 임대료, 권리금, 공시지가에서 최고다.

강남역 상권은 서울 5대 부심 및 7대 대표상권으로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00만명 이상이며, 추정 매출액만 하루 평균 200억원이 넘는다. 상권 내부로 연결되는 다양한 대중교통을 바탕으로 풍부한 배후지를 지닌 상권이기도 하다. 서울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강남구, 서초구를 직접 배후지로 두고 있고 수도권 남부지역 성남, 분당, 용인, 수원 등 넓은 배후지를 확보하고 있다. 강남역 상권은 오피스상권, 판매상권, 학원상권, 서비스상권, 문화상권 등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명동상권은 하루 유동인구 150만명이 넘으며 중국인 및 일본인 등 다양한 외국관광객이 1순위로 찾는 글로벌상권이다. 특히 쇼핑문화가 발달하여 많은 프랜차이즈와 대형브랜드의 안테나샵들이 입점해 있다. 지가수준 및 임대료수준 역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강남역 상권은 명동 상권에 비해 상권의 면적은 두 배 가까이 넓으나, 상권 내 필지 수는 오히려 적다. 즉, 강남역 상권을 구성하고 있는 토지들은 명동상권에 비해 면적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지적도면을 보면 강남역 상권 내 토지는 구획정리가 잘 되어 있으나 명동 상권 내 토지는 그렇지 않다. 이러한 상권 내 토지의 특성은 건물의 규모, 수, 배치 등에 영향을 준다.

10년, 20년 후에도 지금의 위상?
한강변 끼고 형성 상권들 주목

강남역 상권 내 건물들은 바닥면적 등 규모가 크고 구획정리된 반듯한 배치 형태를 보이고 있으나, 명동 상권 내 건물들은 소규모 건물이 많고 구획정리되지 않은 미로와 같은 배치를 보이고 있다. 건물의 수를 살펴보면 강남역 상권 면적이 명동에 비해 2배 가까이 크지만 건물의 수는 오히려 적다. 이러한 물리적인 특징들은 상권 전체의 분위기나 입점 점포 종류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강남역 상권은 식음료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고, 사람들의 모임의 장소로 주로 인식되어 있으며 명동상권은 소규모 패션, 뷰티 업종 등이 주를 이루고 있는 쇼핑 상권이다.

강남역의 주요 업종 매출을 살펴보면 강남역 부근 분식점 월평균 매출액은 3487만원이다. 이 ·미용실 5026만원, PC방이나 당구장 3583만원, 의류업은 3730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지하철역은 2호선 강남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사된 서울시 교통카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강남역은 2015년도 기준 총 이용객 7465만명, 하루 평균 이용객이 20만4500명으로 전체 지하철역 중 유동인구가 가장 많아 19년 연속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으로 꼽혔다. 2011년 7052만명에서 2014년 7662만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는 메르스 여파로 다소 감소했다. 승차 3705만명, 하차 3760만명으로 강남역에서 내리는 사람이 조금 더 많았다.

한류열풍으로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늘다보니 강남대로의 점포 임대료도 가파른 상승세다. 대로변 1층 점포는 월세가 3.3㎡당 평균 100만~150만원, 최대 200만원까지 육박했다. 이는 서울시내 주요 상권의 평균 임대료가 30만~40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기존 상인들은 치솟는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해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이면도로변으로 밀려나며 그 자리는 대형 유통업체 매장이 점령하고 있다. 이미 네이처리퍼블릭·자라·지오다노·르꼬끄 등 화장품·패션회사들이 강남대로 1층에 입성했다. 이들은 3.3㎡당 평균 월 150만원 안팎의 월세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섭게 성장하는 강남대로 상권이 명동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강남대로 상가빌딩 매매가격은 3.3㎡당 최대 5억원대에 달하며 실제 강남역 인근 옛 뉴욕제과 빌딩 부지 670㎡가 1050억원에 팔렸다. 3.3㎡당 5억1700만원인 셈이다. 강남대로변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지만 임대료를 역산해 보면 시세가 3.3㎡당 4억~5억원대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서울 명동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명동의 경우 땅값(공시지가 기준·3.3㎡당)은 최고 3억원에 육박한다.

이곳 역시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지만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매매 시세를 3.3㎡당 5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아직 월 임대료(1층 기준)는 명동이 다소 높은 편이다. 강남대로는 3.3㎡당 200만원에 못 미치지만 명동은 200만~300만원 선이다. 명동의 경우 국내 최고 상권이라는 프리미엄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린다는 이유에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높다.

패션 1번지
명동상권

하지만 강남대로가 명동보다 장기적으로 상권 성장 잠재력은 더 크다는 분석도 많다. 서울 강남대로는 내국인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형성돼 있고 아직 주변 지역 개발 여력도 충분하며 향후 판교 개발을 가속화하면 수요가 오히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강남역 상권은 삼성타운 사옥 이전 등 대기업도 떠나 강남 상권 붕괴론이 확산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상가 임대료 때문에 영세 자영업자뿐 아니라 대기업 프랜차이즈까지 서울 강남 상권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음은 명동상권. 반세기가 훌쩍 지나는 동안 우리나라의 대표 상권이자 유행·패션의 1번지로 꼽히는 유명세만큼 명동의 땅값은 공시지가 상위 1~10위가 몰려있을 만큼 전국 최고를 자랑하며 이들 지역의 3.3㎡당 평균 공시지가는 2억원을 훌쩍 웃돈다. 비싼 땅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임대료도 전국 최고는 물론 세계에서도 상위에 속한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2014 세계의 주요 번화가’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권은 미국 뉴욕 피프스 애비뉴로 1㎡당 연평균 2만9822유로(약 3960만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다는 명동의 평균 임대료는 7942유로(약 1001만원)로 일본 긴자에 이어 8위다. 1년 전에 비해 17.6 %가 올랐다. 33㎡ 규모의 매장으로 환산하면 월 2752만원가량을 월세로 낸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실제 내는 임대료는 이 보고서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봤다. 입지가 좋은 10평(33 ㎡) 규모 상가의 경우 월평균 7000 만~8000만원 수준. 대부분 직원이 많은 소매 판매점으로 수십명의 인건비와 관리비용 등을 빼고 수익을 남기려면 매출이 최소 3억5000만원을 넘어야 자리를 지킬 수 있다. 매출이 월 임대료의 5배에 미치지 못하면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명동상권 13년 연속 전국 땅값 1위
강남상권 3.3㎡당 4억〜5억원 호가

실제로 금싸라기 명동 땅을 차지하고 있는 업종은 대부분 손님이 자주 드나드는 네이처리퍼블릭 같은 화장품 매장이 차지하고 있었다. 중앙로에 전국 비싼 땅 톱10 몰려있는데 13년째 1위는 네이처리버블릭이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1㎡당 공시지가가 8310 만원이다. 이는 지난해(8070만원) 보다 2.97% 오른 것으로 3.3㎡로 계산하면 무려 2억7423만원에 달한다. 부지 규모는 169.3㎡로 공시지가 총액은 140억6883 만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향후에는 어떤 상권이 최고의 상권으로 등극할까. 지금까지는 최고 상권 기준이 유동인구, 권리금, 임대료수준 등이었지만 대형 개발호재로 상권형성 잠재력이 큰 삼성역상권, 용산역상권, 사당역상권, 판교역상권이 대표상권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향후에는 좋은 상권의 개념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떠나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에는 좋은 상권의 개념과 다른 곳이 많이 뜨고 있다. 홍대 근처 연남동, 북촌 서촌 등이 대표적이다. 교통이 편리하지 않아 찾아오기 힘든 곳인데, 좁은 골목의 작고 개성 있는 상점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합정동 카페거리, 연남동 홍대도 최고의 핫플레이스다. 명동, 강남역에 이어 3대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클럽문화가 형성됐다. 홍대를 넘어 합정, 연남동까지 들썩이는 모습이다. 또한 공항철도가 개통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세했고, 상암동 DMC에 직장인들이 유입되면서 거대 상권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또한 서촌과 북촌은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보존지역 중 한 곳으로, 한옥이 많아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이다. 갤러리가 가득한 문화, 역사의 지구이다.

서울 주요상권도 한강줄기 따라 속속 형성되고 있다. 서울의 주요상권들은 한강변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960~1970년대, 서울은 한강변에 위치한 여의도와 강남권의 개발이 완료된 이후 이 지역의 상권도 크게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업무지구로 개발됨에 따라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어 상권형성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최근에도 한강 주변으로 주요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서울의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서울의 주요상권도 늘어나게 되면서다. 강북의 주요상권이라고 불리는 홍대상권과 신촌상권, 용산 및 이태원상권 등도 모두 한강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한강주변에 주요상권이 형성되는 이유는 서울의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한강은 서울의 중심을 관통해 흐르고 있다. 그 주변으로 대대적인 개발이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업무지구도 한강변에 밀집해 있다. 서울에서는 강남을 비롯해 여의도와 상암지구 등이 주요 업무지역으로 손꼽힌다. 또, 마포구 합정동과 공덕동 일대, 용산역 주변도 주요업무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한강과 가까운 곳에 서울의 주요대학교들도 많아 상권형성에 도움을 줬다. 연세대, 건국대, 서강대, 홍익대, 이화여대 등이 모두 한강과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젊은 수요층이 몰리고 있다.

이태원, 북촌…
뜨는 상권은?

최근 서울의 주요상권으로 가장 떠오르고 있는 곳은 마포구 합정동 상권이다. 합정동은 한강과 바로 접해 있으며 북쪽에는 홍대상권이 자리 잡고 있다. 또, 서쪽으로는 상암지구, 동쪽으로는 용산, 남쪽으로는 여의도와 목동이 위치해 있다. 교통여건도 매우 우수해 서울 어디서든지 합정동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이곳에는 지하철2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이 자리 잡고 있어 유동인구가 풍부하다.

강변북로나 양화대교를 이용해 마포구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합정동은 반드시 들려야 하는 필수코스나 다름없다. 합정동상권이 주요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는 홍대상권의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합정동 상권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게다가, 합정재정비촉진지구를 개발하면서 탄생한 랜드마크 상업시설인 ‘메세나폴리스’의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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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