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은 세월호 의문>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

최순실과 성형외과 점점 맞춰지는 퍼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의 7시간. 세월호 참사 이후 베일에 쌓여있던 그 7시간이 서서히 드러날 조짐이다. 비선 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정국의 중심에 서면서 그동안 안개 속에 감춰져 있던 ‘비밀’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모양새다.

‘세월호 7시간 논란’은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이 묘연했던 7시간을 두고 불거졌다. 박 대통령은 16일 오전 10시 서면으로 첫 보고를 받은 이후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나타나기까지 약 7시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사이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는 진도 인근 해상서 서서히 침몰했고 304명은 결국 차가운 바닷물 속에 수장됐다.

묻히나 했는데…

세월호 참사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함을 낱낱이 드러내면서 국가 불신의 싹이 됐다. 세월호 유족을 비롯한 국민들은 진실 규명을 요구했지만 2년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밝혀진 사안이 없어 많은 이들을 좌절케 했다.

그중에서도 대통령의 7시간은 루머가 난무했을 뿐 명확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또 대통령의 7시간에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보수단체에 고발당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2014년 8월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은 <조선일보>의 한 기명칼럼을 인용 박 대통령의 사생활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보수단체는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국가 원수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기를 문란하게 했다”며 가토 전 지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사회적, 정치적으로 혼란한 상황에서 출처불분명한 소문을 근거로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가토 전 지국장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일본 정부는 검찰의 구형에 대해 이례적으로 “무척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1심서 “가토 전 지국장이 허위사실임을 인식하고 사생활 의혹을 보도했다 해도 박 대통령을 비방할 목적으로 기사를 게재한 것이 아닌 만큼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판결은 법원이 언론의 자유를 강조함과 동시에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을 받았다. 검찰이 이후 항소를 포기하면서 가토 전 지국장의 무죄가 확정됐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 박래군 상임위원도 박 대통령의 7시간에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당했다.

박 상임위원은 지난해 6월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참사 당일) 마약을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 청와대를 압수수색해서 한번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보톡스를 맞고 있었던 것 아니냐, 보톡스를 맞으면 당장 움직이지 못하니 7시간 동안 그렇게 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보수단체는 가토 전 지국장 때와 마찬가지로 박 상임위원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앞서 박 상임위원은 세월호 추모집회에서 불법행위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법원은 1심과 2심서 박 상임위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박 상임위원의 마약, 보톡스 발언에 대해 “공적 관심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사회서 마약이 갖는 부정적 이미지, 박 위원이 사용한 표현 등에 비춰볼 때 심히 악의적이고 경솔했다”며 “표현의 자유로 보호할 수 없는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한 언론은 검찰이 의혹을 언급한 두 사람을 모두 기소한 것을 두고 대통령의 7시간이 처벌을 부르는 마법의 단어라고 표현했다. 이후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의혹이 구체성을 띄기 시작한 것이다. SNS상에선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최태민씨의 20주기 천도제를 지내고 있었다”는 풍문이 돌았다.

최씨 모녀 단골 병원 부각
사고 났을 때 피부과 시술?

이에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대국민 담화에서 “제가 사이비 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 분명히 말씀드린다”라며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인터넷 언론 <고발뉴스>는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피부과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뉴스>에 따르면 최씨는 정기적으로 의사를 데리고 들어가 박 대통령에게 매선침, 즉 피부에 얇은 실을 넣어주는 리프팅 시술을 해줬다.

성형외과 전문의의 말을 빌어 세월호 참사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한 박 대통령의 눈 밑에 부기가 빠지지 않았다며 이는 매선침 시술에 따른 전형적인 부기로 보인다고도 했다. 지난해 6월 박 상임위원이 언급한 피부 시술 의혹이 1년여가 지난 시점에 다시 불거진 것이다.

보톡스 시술 의혹은 지난 7월에도 북한에 의해 한번 언급된 바 있다. 북한은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의문의 7시간 행적을 조사해야 한다는 민심의 요구는 정당하다”며 “(박 대통령이) 세월호 대참변이 일어난 그 시간에 얼굴에 주름살을 없애는 보톡스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이 4개월이 지난 현재 비슷한 내용으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누리꾼들은 설왕설래를 거듭하고 있다.

여기에 JTBC 보도로 강남의 한 소형 성형외과가 갑자기 의혹의 중심으로 튀어나왔다.
 

최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곳은 최씨와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다닌 병원이었다. JTBC가 확보한 고객 명단에는 ‘정유연’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정유연은 정씨의 개명 전 이름이다.

이어 ‘최’ ‘최 회장님’ 등의 단어도 나온다. 이 병원은 녹는 실을 이용해 주름을 펴주는 ‘피부 리프팅’ 등 피부과 시술로 유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화장품 업체와 의료기기 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 업체들이 대통령 순방행사에 동행하거나 병원서 만든 화장품이 청와대 선물세트로 납품되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지난해 4월 의료기기 업체는 중남미 4개국 경제사절단에 포함됐고, 같은 해 9월엔 중국 경제사절단에 참여했다.


올해 5월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및 프랑스 순방에선 병원 소속 두 업체가 동행했다. 병원이 만든 화장품은 청와대 설 선물세트로 납품되면서 이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유명 면세점에 입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혜 의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 병원 김모 원장이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외래교수로 위촉된 것이다. 강남센터에는 성형외과가 없는데도 김 원장은 외과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시기는 박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서창석 교수가 병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였다.

JTBC에 따르면 김 원장이 외래교수로 위촉되는 과정에 서 원장의 압력이 있었다는 고위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서울대병원은 해당 의혹에 대해 “최씨와는 전혀 관련이 없고 성형 서비스가 필요해 위촉했다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2주만에 해촉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이 병원의 해외진출을 추진했다 실패해 교체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민간 컨설팅업체 대표는 “조원동 전 수석이 VIP(박근혜 대통령)가 이 성형외과의 해외진출을 챙기라 지시하셨다고 했다”며 해외진출 추진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병원이 사업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해외진출은 무산됐고, 이 때문에 조 전 수석은 전격 교체됐다고 한다. 업체 대표는 조 전 수석의 교체가 보복성 인사라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병원은 ‘휴진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하고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있다.

JTBC는 최씨 모녀를 비롯, 조카 장시호, 최씨의 언니 최순득씨, 전 남편 정윤회씨까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의 프리미엄 병원 ‘차움’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차움은 최씨에게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대리처방한 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의원을 계열사로 둔 ‘차병원’이 올해 현 정부에서 큰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차병원은 박 대통령이 지난 5월과 9월 이란과 중국을 방문할 때 경제사절단으로 뽑혔다.

5월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체세포 복제배아연구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받기도 했다. 차병원 관계자는 “현 정부로부터 받은 특혜는 전혀 없다”며 의혹을 일축한 상태다.

청와대는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1일,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박 대통령은 청와대서 정상집무를 봤다”고 했다.

VIP 관계없나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일부 언론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대통령이 성형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며 경호실에 확인한 결과 4월16일 당일 외부인이나 병원 차량이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호성 전 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7시간 동안 당시 관저에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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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