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고 박성균 감독-성남중 박민 선수 '부자' 인터뷰

“아빠 후광? 기대하지마” “실력으로 인정받을래요”

성남고에서 5년째 감독직을 수행 중인 박성균 감독은 성남야구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성남중과 성남고, 건국대와 상무를 거쳐 두산 베어스서 프로생활을 했던 유격수 출신의 지도자다. 성남고 부임 이전엔 성남중 감독으로 10년 동안 모교를 위해 지도자로 지냈다.

그의 아들인 박민(성남중 3학년) 또한 서울지역 중학교 야구의 탑클래스급 선수다. 올해 국내서 개최됐던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 한국팀 대표로 선발돼 맹활약한 바 있다. 박 감독은 대만서 개최됐던 아시아 청소년 야구대회(U18)에 우리나라 대표팀의 코치로 참가, 부자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만에 잘 갔다왔나?

준결승전서 대만팀을 상대했다. 9회 종료까지 동점 상황이 돼 승부치기에 들어갔으나 패배했다. 당시 구심은 일본인이었는데, 경기 내내 이해할 수 없는 볼 판정이 나와 선수단 모두가 평정심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심판들 판정이 노골적으로 우리나라 대표팀에 불리했다던데?

일본과의 경기서도 대만의 심판 판정에 많은 문제가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 상황에선 참으로 화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부터 공정한 판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국제시합서 똑같은 공정함을 요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부터 제대로 하면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야구인생을 항상 반듯하게 해왔는데, 본인의 소감은?

프로에선 그렇게 빛을 보지 못했었다.(웃음) 나라고 왜 야구서 벗어나고 싶었던 적이 없었겠나. 그때 마다 참고 인내하고 순간순간을 넘겨가면서 어느 새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성남고는 전통적으로 좋은 내야수 그리고 명유격수를 항상 배출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성남고 재학시절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내가 알기로는 성남고 야구역사상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선수가 지금까지 딱 4명이 있었는데, 내가 처음이었고, 그 다음이 박종호(LG 트윈스), 그 다음이 박경수(LG 트윈스-KT 위즈). 그리고 마지막이 현재 성남고 포수로 뛰고 있는 2학년 전경원인데, 포수로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는 성남고 최초의 선수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야구부 전체를 운영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선수와 코칭스탭들과의 소통이다. 그리고 이것은 나의 경험서 나온 나의 첫 번째 야구부 운영의 방침이다. 나는 선수 시절 지도자들이나 코칭스탭과의 소통서 본의 아닌 오해를 낳은 적이 몇 번 있었고, 그래서 많은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던 적이 있었다.

그 시절 나의 경험으로 혹시 나 같은 불이익을 내가 지도하는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감당하는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항상 선수들 그리고 코치들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도자는 선수들의 능력과 스타일, 그리고 성격까지도 제대로 알고 지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입 선수들은 어떻게 스카우트 하는가?

선수 스카우트 시 나의 원칙은 믿음과 신뢰, 우리 그리고 계산적이지 않은이러한 함축된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 같은 재단 하의 성남중에서도 많은 선수들을 수급 받지만, 그 이전에 반드시 경기 현장서 선수들의 뛰는 모습을 보고 평가를 내린 후 결정한다.

-졸업생들의 진로, 특히 대학에 진학하는 선수들의 진로 지도는?

대학마다 요구되는 선수들의 입시요강서 선수선발의 기준과 자격이 제각각 다르다는 것에 애를 먹고 있는 중이다. 진학할 선수는 넘치고, 대학은 한정돼 있고, 공식경기 수는 적은데, 적용되는 기준이 학교마다 차이가 있으니 고등학교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진학지도에 정말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동안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박경수(KT 위즈), 노경은(두산 베어스), 오선진(한화 이글스), 장영석(넥센 히어로즈), 배병옥(KT 위즈) 등이 대표적인 제자들이다. 박경수는 원래 초등학교 때 포수였는데, 그의 센스를 보고 유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해 지도했다. 노경은은 내가 지도했던 최고의 투수였고, 배병옥은 공수주가 모두 뛰어난 파이브(Five, 5)툴을 모두 갖춘 선수였다. 이밖에도 많은 뛰어난 제자들이 현역 선수로 대학과 프로서 활약 중이다.

-성남고는 오래 전부터 학교 야구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으로 해마다 우승권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재단의 설립자이신 고 김석원 이사장님 때부터 현재의 김명선 이사장님까지 재단과 학교, 그리고 동문들의 야구사랑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물심양면으로 정말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 올 시즌 청룡기에서는 8강전에서 만난 덕수고전이 고비였었다.

사실 우리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1학년 투수 손동현이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 때의 경험이 곧바로 치러진 대통령배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도움이 됐다.

-아들 박민 선수에게 같은 야구인으로, 그리고 선배와 지도자의 입장에서 해주고 싶은 말은?

박민은 성남고로 진학해 내가 지도하게 된다. 원래는 부자지간에 쓸데없는 부담을 갖기가 싫어서 타 학교로 진학시킬 생각이었으나, 학교와 동문들이 직접 지도해서 학교의 명예를 높여 달라고 강력한 요청을 해왔다. 하고 싶은 말은 아빠의 후광이랄까 야구에선 감독으로서의 아빠를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다.

스스로의 실력을 반드시 입증해서 인정받아야 한다. 나는 실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를 기용할 것이고 그렇게 되어야만 경기에서 뛸 수가 있을 것이다. 실력을 제외한 어드밴티지는 아예 기대를 하지 말 것이고, 야구 외적인 부분, 특히 예의범절 등의 인성 강화에 힘쓸 것도 당부하고 싶다.



다음은 박민 선수와의 일문일답.

-지난번 세계청소년야구대회(U15)의 대표선수 선발과 출전 소감은?

정말 재미있게 야구를 했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외국 선수들, 특히 일본과 미국 선수들의 야구 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앞으로의 선수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

-직접 부딪혀 본 고등학교 선발팀인 대표A팀의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어떠했나?

고등학교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공의 스피드는 물론이고 포수의 미트로 들어오는 공끝이 그동안 경험했던 중학교 투수들과 엄청나게 달랐었다. 그런 형들과 상대해 본 경험이 고등학교 진학 후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대표팀 강화훈련 등 그동안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던 단체 합숙생활 또한 앞으로의 고등학교 진학 후 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같이 생활했던 선수들 중 누가 가장 기억에 남나?


포수였던 차민혁(건대부중 3학년)이다. 포수로서 투수리드가 훌륭했고, 같은 야구선수로 플레이 스타일에서 본받을 점이 참 많았다.

-내년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는 성남고로 진학하게 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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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매머드급 국방정보본부 ‘5공 보안사’ 오버랩,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군 정보기관 개혁안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기한은 2027년까지다. 방첩사 해체 및 정보사 인간정보부대를 국방정보본부 직속으로 둔다는 게 골자다. 군 안팎에서는 우려가 쏟아진다. 국방정보본부에 여러 권한이 쏠리면 과거 ‘전두환 보안사’처럼 통제가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조직에 여러 권한이 집중되면 장단점이 확실하다. 관리하기 쉽지만 수장의 역량이 부족하면 컨트롤하기 어렵다. 군 정보기관은 더욱 그렇다. 인간정보 부대(HUMINT·휴민트)의 경우 전문가가 극소수다. 특히 전문가 대다수가 12·3 내란에 연루돼 개혁에 동참할 수 없는 형국이다. 2027년까지 조직 개편 우리 군에는 각종 정보와 첩보 수집을 담당하는 군 정보기관이 존재한다. 대북 업무만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 777사령부와 국내 간첩 및 군사보안에 초점을 둔 국군방첩사령부로 나뉜다. 정보사와 777은 국방정보본부가 총괄 지휘한다. 정보기관 특성상 자세한 조직 현황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간 군 정보기관은 역할을 나눠 견제와 균형을 잡아왔다. 이들 기관은 12·3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치인 체포조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투입 등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각각 위험한 일을 계획하고 일부 실행했다.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약속했다. 방첩사 장성 7명은 모두 직무에서 배제됐고, 현재 참모장 대리 겸 사령관 직무대행은 육군사관학교가 아닌 학사장교 출신의 편무삼 육군 준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직무정지·분리 파견됐던 임삼묵 2처장(공군 준장) 등 장군 4명이 각 군으로 원대 복귀했다. 나머지 3명은 정성우 방첩사 1처장, 국방부 방첩부대장, 육군본부 방첩부대장 등이다. 방첩 업무는 방첩사에 두고 수사 기능은 국방부 조사본부로, 보안 기능은 국방정보본부 및 각 군으로 이관하는 방안 등이 확정됐다. 이는 정치 개입·민간 사찰로 누적된 군에 대한 불신을 불식하고 정보기관을 본연의 임무로 복귀시킨다는 취지지만, 대공·방첩 기능 약화로 안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거세다. 방첩은 말 그대로 간첩 활동을 막는 걸 일컫는다. 방첩 자체가 정보·보안 수집과 수사를 통해 이뤄진다. 실제로 정보·보안 업무를 이관받는 국방정보본부의 경우 예하 정보사의 블랙 요원 명단 유출 등 기밀 유출 사고를 막지 못했다. 국회는 7년간 외부감사가 없었던 정보사에 대해 올해부터 방첩사가 들여다보도록 했다. 수사권도 문제다. 군사경찰 최상위 조직인 국방부 조사본부도 내란 당시 정치인 체포조 편성·운영 등의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한 조직에 보안·신원조사·첩보 수집 통째로 해체 수순 방첩사 군 인사 통제는 누가 하나 명확한 규정 없이 광범위한 범죄 정보 수집 활동을 벌여오면서 수사 전문성을 의심받아 온 조사본부에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내란·외환·반란·이적죄 등 10대 안보 관련 수사권을 넘기면 컨트롤하기 어려운 권력기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방첩사 기능 폐지로 군에 대한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첩사는 국방부 장관 직할부대로서 각 부대의 부조리 조사 및 감찰, 지휘관의 특이 동향 점검, 대령급 이상 인사 검증 등을 통해 군을 견제해 왔다. 국방부는 올해 1단계로 내란 극복·미래 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특별위원회 내 군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원회(분과위원장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를 구성해 조직·기능 재설계 등 합리적 개편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내년엔 2단계로 방첩사 개편을 위한 법령·규칙 개정, 시설 재배치, 예산 조정 등 후속 조치 사항을 이행하고 개편을 완료할 방침이다. 또 국방정보본부장의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하고 정보사령부에서 휴민트 부대를 분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국방정보본부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는 “정보사령부를 포함한 국방정보 조직 전반의 지휘·부대 구조를 최적화해 임무·기능 수행에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의 업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 등의 예산 편성 및 조정(1조 2항 7호)’을 삭제함으로써 합참과의 직접적 업무 연결을 차단했다. 반면 군사보안 외에 암호정책(동항 8호)과 군사 관련 지리공간정보 외에 국방기상정보(동항 제11호), 군사정보 외에 군사보안(동항 12호)을 추가했다. 군사보안 업무가 신설된 것은 국군방첩사령부 개편에 대비한 사전 조치로 풀이된다. 어디까지? 초월적 권한 개정안은 국방정보본부장의 직무와 관련해 ‘군사정보·전략정보 업무에 관해 합동참모의장 보좌’(3조 2항)를 삭제해 합참정보본부장 겸직을 해제했다. 개정안은 정보본부 예하부대 중 정보사령부 업무와 관련해 기존의 ‘군사 관련 영상·지리 공간·인간·기술·계측·기호 등의 정보’ 등(4조 2항 1호) 규정 중 ‘영상’과 ‘인간’을 삭제했다. 대신 동항 4호에 ‘군사 관련 인간정보 수집·지원 및 훈련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기 위한 인간정보 부대’ 규정을 신설했다. 이른바 블랙 요원이나 특임대(HID) 같은 인간정보 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정보본부 예하에 재배치했다. 이에 따라 정보본부 예하에는 기존 정보사와 777사령부(신호정보 담당) 외에 인간정보 부대가 추가된다. 방첩사는 지난 8월 조직 와해를 막기 위해 전담팀을 꾸렸다. 정치권에 따르면 방첩사는 같은 달부터 ‘부대개혁 TF’라는 전담팀을 꾸리고 간부들에게 비공개 지침을 하달했다. ‘글로벌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주변 고위급 지인 등 인맥을 통해 부대 존치 논리나 순기능 역할에 대해 전파해 협조나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내용이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방첩사 폐지 방침을 두고 “국방부·대통령실·국회 측도 방첩 역량 약화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는 주장도 담겼다. 한 군 관계자는 “지금 방첩사가 내부 갈등이 심하다. 개혁해야 하는 것에 동의는 하는데 방첩사 폐지로 방첩 기능이 약화되는 걸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부대가 없어져도 기능 자체가 이관되기에 문제될 게 없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북 정보망 복구가 중요 정보사에서도 최근 개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정보사 100여단 소속 일부 인원들이 지난달 21일 오전 안양에 위치한 정보사령부 건물로 출동했다. 사령부에서 인간정보 부대 관련 업무를 담당·지원하는 관련 부서들의 사무용품, 책상, 의자, 서류 등을 포장해 100여단으로 가져오기 위해서다. 사무용품 등의 이전은 당일 낮 12시께 중단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이전 중단 지시가 내려간 것이다. 이후 100여단 소속 인원들은 부대로 복귀했다. 다만, 중단 지시 전 옮겨진 인간정보 부대 관련 부서의 서류와 물품들은 100여단에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군 정보기관 개혁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1월1일부터 인간정보부대를 정보사에서 분리해 국방정보본부 예하 부대로 전속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보사가 100여단을 움직여 인간정보 부대가 국방정보본부 소속으로 개편되기 석 달 전, 국방부와 정보사 지휘부에 보고도 없이 사령부 건물을 방문한 것이다. 정보사령관 직무대리는 지난달 26일 “상급부대에서 (인간정보부대 개편 내용을 담은) 법적 근거를 마련할 때까지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사령부가 추진한 사항을 잠정 중단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하달했다. 지난 9월18일 정보사 100여단 부대 강당에서는 국방정보본부 산하 인간정보 부대 개편을 위한 내부 설명회가 열리기도 했다. 당시 100여단장은 해당 간담회를 주재하며 부대원들에게 “간담회에서 나눈 이야기나 부대의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입단속을 강조했다. 앞으로 국방정보본부가 갖게 되는 권한은 막대하다. 현행 구조에서 국방정보본부장은 정보사·777, 합참 정보부를 총괄한다. 여기에 더해 정보사의 휴민트 기능을 직접 통제하고 보안·신원조사를 추가하면, 누구도 견제하기 힘든 조직이 탄생한다. “대북공작 휴민트가 장관 직속? 전례 없어” “조직 수장 역량에 따라 괴물 집단 될 수도”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휴민트 임무 특성상 비밀·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걸 국방정보본부장 예하로 두겠다는 건 관리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지만 윤석열과 같은 인간에게 넘어간다면 굉장히 위험한 조직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기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군 전문가도 “전문성이 없는 민간 부처가 공작 임무를 직접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보사 휴민트 조직은 국정원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공작을 기획한다. 국정원이 예산도 관리해 관리·감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번 개혁안이 완전히 확정된 건 아니지만 휴민트를 국방정보본부 예하로 두는 건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지난달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휴민트 부대의 본질은 숨기고 또 숨겨야 하는 특수공작 조직”이라면서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국방 장관 직속으로 인간정보 공작부대를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부승찬 의원 역시 “전시 연합사령관 지시를 받는 부대도 아니고, 평시 합참 지휘체계에도 없는 부대”라면서 “작전 지휘체계나 통제체계에 들어가 있지 않은 부대인데, 이를 국방정보본부에 넣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지적에도 국방부는 국방정보본부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기존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선 정보부대 개편을 2026년 내 마무리하겠다고 했었는데, 이번 개정령안은 내년 1월1일 시행으로 못 박았다. 이에 민주당 황명선 의원은 종합감사에서 인간정보부대의 국방정보본부 편입에 우려를 표했다. 황 의원은 “장관도 동의하지 않는 이런 개정안을 누가 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장관은 “글자 그대로 입법 예고이니 의원들께서 의견을 주시면 최적화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방정보본부와 국방부 기획조정실(조직관리담당관)은 다른 분위기다. 한 국방부 관계자는 “장관과 국방정보본부 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보 계통 군인들은 오히려 현 입법안을 두고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개혁 반대 움직임도 황 의원이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의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낼 때까지 입법 예고를 보류해달라고 하자 안 장관도 “알겠다”고 답했다. 안 장관은 “휴민트 조직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절약해주는 것이 휴민트 부대를 살리는 길이고 부대 가치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