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먹고 알먹는 일석이조 분양단지

우리나라 속담에 ‘꿩 먹고 알 먹는다’는 말이 있다. 한자성어로는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이와 유사하다. 즉 한 가지 일로 두 가지 이상의 이익을 보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부동산 시장에도 이러한 상품이 있다면 당연히 주목을 받을 것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의 공통점은 위에서 언급한 꿩먹고 알먹는 일석이조의 혜택이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일석이조 부동산을 꼽으라면 ▲테라스하우스 ▲주차전용상가 ▲테라스 설계 수익형 부동산 등이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들이 한때 유행을 타는 트렌디형 상품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여유로운 생활
테라스하우스

여유로운 전원생활과 공동주택의 장점을 가진 도심형 테라스하우스가 등장해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웰빙 열풍도 테라스하우스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웰빙 음식, 웰빙 침구, 웰빙 의류 그리고 웰빙 도시까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웰빙 르네상스다.

웰빙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건강한 삶을 꿈꾸는 웰빙 열풍에 맞춰 테라스 하우스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하고 있다. 테라스하우스는 최근 넓고 쾌적하면서도 입지까지 뛰어난 주택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자들에게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넓은 중대형 아파트를 구입하자니 높은 분양가 탓에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지고, 쾌적한 타운하우스는 도심과 동떨어져 있어 생활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테라스하우스는 원래 연립주택이나 아파트에 테라스를 적용한 주거 형식의 하나로, 공동주택임에도 마치 단독주택처럼 발코니와 테라스를 합한 넓은 조망·휴식공간을 갖춘 것이 장점이다.


금융결제원의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테라스하우스의 1순위 평균 청약률은 20.8대 1로, 아파트 1순위 청약률(11대 1)의 약 2배에 달했다. 올해 역시 지난달 GS건설이 동탄2신도시에 공급한 ‘동탄레이크자이 더테라스(26.3대 1)’, 현대건설이 서울 개포동에 공급한 ‘디에이치 아너힐즈(100.6대 1)’등이 흥행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두 가지 이상 이익 상품 주목
한때 유행 타는 트렌디형 주의

프리미엄 역시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2011년 분양된 광교신도시 ‘에일린의 뜰’(전용면적 145㎡형)은 약 9억5000만원에 공급돼 현재 13억원가량(호수조망의 경우 15억원) 시세가 형성됐다. 2012년 분양된 ‘동탄센트럴자이’전용면적 84㎡ 복층형 테라스 타입의 시세는 일반 타입과 비교해 7000만원가량 높다.

이젠 집은 단순히 ‘잠’을 자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삶의 여유를 중시하고 건강한 삶을 꿈꾸는 웰빙족에게 ‘집’은 ‘단순 집’이 아닌 ‘웰빙 하우스’인 셈이다. 웰빙 트렌드에 맞춰 나온 테라스 하우스가 바로 그것이다. 확 트인 조망은 물론, 편리한 시설과 입주민에게 호텔식 서비스를 하는 곳도 생겼다. 최근 분양 중인 상품들은 단조로운 평면설계를 벗어나 입체형이나 이층구조, 고급주택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테라스를 설치하기도 한다. 여기에 수익성까지 덕을 볼 수 있다. 이른바 꿩먹고 알먹기인 셈이다.

▲이안 라온파미에= 인천 논현지구 바닷가에 위치한 테라스하우스 ‘이안 라온파미에’가 계약금 1000만원, 중도금 60%무이자 혜택으로 회사보유분 5세대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송도신도시와 배곧신도시가 차량 5분 거리인 인천 논현동 바닷가에 위치한 이안 라온파미에 테라스하우스는 지하 1층~지상 4층, 전용면적 100~115㎡ 총 298세대로 구성된다. 전용률은 85%선이다. 대지지분이 분양평수와 1:1에 달하며, 전 세대 테라스제공과 복층형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지하 1층에는 지하주차장과 커뮤니티 공간이 들어선다. 1층 전세대는 13평에 달하는 잔디마당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천정고가 2.6m로 높아 더 넓어 보이는 공간감을 제공한다.

실내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GX룸, 휴게실, 독서실, 경로당 등 고품격 커뮤니티 공간이 들어선다. 홈네트워크, 원격제어, 시큐리티, 스마트 그리드, 무인시스템, 주차 관제 및 자동 출입시스템 등 최첨단 주거공간으로 꾸며진다. 인천 소래포구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해 바다조망은 물론 소래포구 산책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약 24만평의 근린공원과 놀이터 및 2km 해안산책로가 조성된 풍부한 주변 녹지를 자랑한다. 생활편의시설로는 하이마트, 홈플러스, 뉴코아백화점 등 대형마트가 반경 1km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 지구대, 도서관 등도 단지 바로 옆에 있어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

교육 여건도 우수하다. 단지 인근에 사리울초, 인천사리울중, 고잔고가 위치하며, 미추홀외고 및 인천의 8학군으로 주목 받고 있는 초중고와 유명 학원가가 형성된 우수한 교육환경을 자랑한다. 교통여건으로는 인천지하철 1호선 수인선 인천논현역이 가깝다. 영동고속도로, 제2경인, 제3경인고속도로 이용도 편리하다. 2022년 월곳~판교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교통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입주예정일은 2017년 6월경.


주차로 수익까지
주차장 전용상가

주차장 상가도 주목받고 있다. 주차장 전용용지는 연면적 30%까지 상가나 오피스텔 등을 지을 수 있고 주차이용료는 물론, 임대수익까지 올릴 수 있다. 임대수익률이 오피스텔 등 수익률보다 높은 7%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차장 전용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급과잉 오피스텔이나 분양형 호텔보다 수익률이 좋은 주차장 전용상가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이다.

주차장용지 가격은 일반상업용지보다 50~60% 정도 저렴하고 상가의 전용률도 통상적으로 70~80%선이 나와 공간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물론 주의점도 있다. 땅은 기본적으로 건물 연면적의 70%를 주차장으로 써야 하므로 입지 여건과 주변 상권을 잘 따져 봐야 한다.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기 힘든 곳이라면 역시 주차장 임대수익이 확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옥길 헤리움타운= 경기도 부천시 옥길동 777-1번지 일대에 주차장 전용 상가인 ‘옥길 헤리움타운’이 분양 및 임대 중이다. 직접 배후세대인 호반베르디움(1420 세대), 옥길 자이(710세대) 아파트 독점 근린형 단지 내 상가로 연면적 8897.12㎡, 지상 1층~지상 5층, 총 33개 점포로 구성된다. 옥길지구 약 9300세대, 인근 배후수요 약 2만200세대가 간접 배후수요다. 층별 구성은 1층 근생시설 21실, 2층 근생시설 10실, 3층 근생시설 2실과 주차장 25대, 4층 주차장 45대, 5층 주차장 42대로 주차대수 약 113대다.

조망과 쾌적
테라스 상가

탁 트인 조망권과 쾌적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테라스형 설계가 성행하고 있다. 테라스는 과거 고급 리조트나 타운하우스에 종종 설치되던 것. 하지만 최근에는 수익형 부동산에도 테라스를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상가나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지식산업센터, 섹션 오피스 등 분양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테라스가 있으면 실내에서도 야외에 있는 듯한 쾌적함과 개방감을 느낄 수 있고 휴양시설에 있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수익형 부동산 상품에 테라스 설계를 적용하면서 분양률과 수익률이 높아진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물산의 오피스텔 ‘래미안 용산 SI’의 경우 청약 접수 결과 총 597실 중 테라스형으로 조성되는 10실에 500여명이 몰려 5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이 오피스텔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약 4. 3대 1이었다. 서울 송파 문정지구에서 분양한 테라스형 스트리트 상가 ‘H-Street’도 분양 개시 반년 만에 100% 계약을 마쳤다.

같은 면적이라도 테라스 유무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기도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진관동의 오피스텔 ‘아이파크 포레스트 게이트’는 테라스형으로 조성된 98TB형(전용 44㎡)과 98TB2형(전용 45㎡)의 연 임대수익률이 각각 최대 5.11%, 5.33%로 나타난 반면 테라스가 없는 101CP1형(전용 45㎡)은 최대 4.93%에 그쳤다.

테라스가 있으면 탁 트인 공간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임차인을 구하기도 쉬워 공실률이 낮다. 테라스는 일종의 서비스 면적으로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 같은 비용으로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다만 투자 시 주의할 점도 있다. 테라스형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분양가는 일반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높아 초기 투자비가 비싼 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저금리, 전세난 등으로 분양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경쟁 또한 치열해지면서 일종에 튀어야 산다는 용어가 생길 정도로 치열해 지고 있다”며 “투자자나 실수요자에게 혜택을 주는 원 플러스 원 전략이 부동산 시장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약률? 흥행돌풍 이어가
프리미엄 역시 높게 형성

▲퀸즈파크 미사= 미사역 도보 1분 거리,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 업무시설용지 5블럭에‘퀸즈파크미사’가 들어선다. 지하 5층~지상 17층으로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750실이 들어선다. 지하 5층~지하 1층에는 주차장, 지상 1~2층은 근린생활시설, 3~17층까지 오피스텔로 이뤄져 있다. 전 세대 복층 소형 오피스텔이다. 중정형 설계로 환기 및 채광, 휴식공간으로 조성된다. 다락방에 중정창을 설치하여 개방감과 쾌적함을 제공한다.


오피스텔은 2가지 타입으로 A타입 720실, B타입 30실로 구성된다. 층고가 1.27m로 개방감과 환기에 좋다. 1층은 거실 및 주방, 화장실로 구성되고 2층은 침실 및 개인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지상 3층에는 일부 평면에 테라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 호실이 복층형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개통예정인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각 세대에 수납공간, 분리수거함, 다용도 신발장 등 수납공간을 특화시켜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3층에는 회의실, 헬스장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했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이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미사강변도시 내 중심상업지역에 위치해 생활에 편의성이 있다. 미사역 환승광장에 대중교통시설과 아케이드거리, 카페거리를 조성, 유동인구 확보가 가능하다.

올림픽대로 상일IC,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강변북로로 진입하여 삼성역까지 25분, 잠실역까지 20분 소요되며 서울춘천고속도와 중부고속도로를 이용, 수도권으로 이동하기 편리하다. 단지 앞 버스정류장에서 강남, 잠실, 하남 등 다수의 버스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하남종합운동장과 망월천수변공원이 인접해 있다. 미사리 조정경기장, 한강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구축했다.

▲북항 유은프라자= ㈜유은은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381-67번지에 ‘유은프라자’ 상가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6층, 대지면적 1455.00㎡, 연면적 6508.65㎡, 총 55여개 점포로 구성된다. 58.65%의 높은 전용률을 자랑한다. 4면이 대로를 접한 개방형 상가로 청라국제도시가 3분 거리다. 지난 2월 그랜드 오픈한 모다아울렛 앞 대로변자리에 위치, 주말 5만명 이상 집객인구의 넘치는 배후수요를 독점할 상가로 주목받고 있다.

숙박과 위락 시설의 356일 연중무휴 불야성 상권으로 향후 인천의 랜드마크로 입성할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직접 및 간접 배후인구로 한진중공업, 두산, 현대제철, GS정유를 비롯한 3000여 기업체의 든든한 배후수요를 지니고 있다. 직장인뿐 아니라 청라국제도시와 검단신도시 등 20만 세대 부근에 처음으로 생기는 쇼핑몰인 모다아울렛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다양한 수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유입 기대효과로 북항배후단지 및 인근 산업단지(가좌 경서, 송현, 송림동) 상주인구를 비롯, 모다아울렛 집객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상권 형성은 현재 초기 개발단계다. 추후 위락, 숙박, 근생 상가조성 중이다. 상권 완성 향후 대형 관광나이트클럽, 관광호텔 등 1~ 2년 안에 완성될 예정이다. 상권 발전가능성은 클러스트단지(비즈니스 목재산업, LED, 자동차 물류단지, 물류유통시설, 종합레포츠매장 등 현재 개장한 모다아울렛과 더불어 중심상권 형성 가능성이 높다. 인천 중심상업지 중에서 가장 저렴한 상가 분양가로 선보이고 있기에 높은 수익도 기대된다. 커피전문점, 편의점(독점), 패스트푸드, 전문식당가를 비롯해 노래방, 당구장, 단란주점 등 모든 업종이 입점할 수 있다. 자금관리는 코리아신탁(주)이 맡았다. 2017년 5월 말 준공으로 투자 시 빠른 수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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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