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큰 장 선다

본격적인 가을철 분양시장의 성수기가 시작됐다. 수도권 청약 인기지역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과 동탄2신도시 등 택지지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총 21만여가구에 달하는 신규 물량이 쏟아진다.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의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지만 내년 도입하기로 했던 가계부채 대책이 10월 조기 시행되면서 시장 위축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앞당길 것인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부터 12월까지의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21만402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4만9380가구)에 비해 3만5355가구 줄어든 수치다.

서울·부산 집중
강남권 청약열기

특히 서울과 부산 등에 물량이 집중 공급된다. 서울은 지난해(2만9272가구)보다 25.5% 증가한 3만6743가구가, 부산은 지난해(7451가구)대비 99.5% 늘어난 1만4863가구가 공급된다. 이밖에 경기 7만3152가구(22.2%↓), 대구 3333가구(49.7%↓) 등이 예정돼 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입지상의 장점뿐만 아니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여부를 집중관리하기로 하면서 분양가가 얼마에 책정될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대림산업이 신반포5차를 재건축해 건설하는 ‘아크로리버뷰’와 삼성물산이 잠원 한신18·24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GS건설이 서초 방배3 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방배에코자이’등이 차례로 일반 분양에 나서 청약열기를 달아오르게 할 전망이다.

공공택지지구는 지난해 8·25 가계부채 대책으로 정부가 공공택지 공급물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만큼 남아 있는 분양물량에 대한 청약열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공공택지 내 분양물량(임대아파트 제외)은 전국 39개단지 3만4256가구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송파구 오금지구를 비롯해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와 화성시 동탄2신도시 등에 물량이 집중된다.


지방에서는 상반기 청약 성적이 우수했던 부산을 중심으로 브랜드 아파트가 대거 공급에 나선다. 부산에서는 코오롱건설이 이달 중 동래구 사직동에서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를 분양한다. 두산건설도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 A-21블록에서 전용면적 84㎡ 272가구 규모의 ‘정관두산위브더테라스’를 분양한다.

일각에서는 추석 연휴가 지나고 미분양 물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중도금 대출 건수를 1인당 최대 2건으로 제한하고 소득심사 등을 강화하기로 함에 따라 미분양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6만1512가구까지 증가했지만 올 4월까지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7월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건수와 한도제한으로 미분양 물량이 6만3127가구(지난7월말 기준)로 증가했다.

본격적인 성수기…21만가구 신규 물량
인기 지역에 청약 쏠림현상 심화 예상

한 부동산 전문가는 “추석 이후 신규 분양물량이 대거 공급될 예정이어서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의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는 10월부터 가계부채 총체적인 심사제도와 집단대출에도 소득 기준을 깐깐하게 적용하면 비인기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피스텔 분양시장에도 큰 장(場)이 선다. 업계에 따르면 10월 한 달간 전국에서 분양을 예정 중인 오피스텔은 총 8566실이다. 올해 물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지난 9월(7353실)보다 1000실 이상 더 공급된다. 이는 2013년(8662실)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이 4856실로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56.6%)을 차지하며, 지방에서는 부산과 울산 등에서 3710실이 공급될 예정이다.

먼저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 1101-7번지 외7필지에 지하 3층~지상 16층의 도시형생활주택 299세대, 오피스텔 124세대로 ‘구로 G밸리 소홈’이 들어선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을 도보 1분 거리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자차 이용시 시흥IC를 이용해 남부순환로 및 서부간선도로 등 광역적 이동이 수월하다.

2019년 완공예정인 신안선 개통으로 경기도 서남권에서 서울역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더욱 교통망이 발달될 전망이다. BYC 부지 복합개발 및 바이오산업 밸리 조성 예정이며 강남아파트 1124세대 재건축 등 다양한 개발호재가 줄을 잇고 있다.


대우건설은 동탄2신도시 광역비지니스콤플렉스 내 업무 5-1블록에서 동탄2신도시 최초 1군 브랜드 오피스텔인 ‘동탄역 푸르지오시티’를 선보인다. 우미건설 역시 동탄2신도시 C17블록에서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를 분양한다. 롯데건설은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23번지 일대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오피스텔’을 분양할 계획이며, 한미글로벌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이수역 인근에서 ‘방배 마에스트로’를 선보인다.

물 만난 오피스텔
다양한 개발호재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오피스텔은 전국 평균 연 5% 이상의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중 은행금리(한국은행 기준 1.25%)보다 4배 가까운 수익을 낼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꾸준하다”며 “오피스텔은 최근 청약시장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만큼 10월 오피스텔 분양 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과잉과 더불어 가격 상승으로 인해 평균 수익률이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오피스텔 투자 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한때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오피스텔 수익률은 수년간 하락해 최근 평균 5%대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공실과 세금 등을 제외한 수치기 때문에 실제 수익률은 3% 안팎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오피스텔 수익률이 은행 이자의 몇 배에 해당한다고 알려지면서 수요들이 몰렸고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수요가 많으니 공급도 많았고 이후 또 물량이 많이 공급될 예정이기 때문에 수익률은 지속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 가을철 분양시장은 확실한 개발호재인 전철망을 중심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만도 공사 중이거나 실시계획 등 건설을 계획중인 전철망은 30개 노선이 넘는다.

▲월곶판교선(2019년 착공예정)= 월곶판교 복선전철은 시흥시 월곶에서 광명, 안양, 인덕원을 거쳐 성남(판교)을 연결한다. 총 39.4㎞. 시흥시청~광명역 구간은 신안산선과 노선을 공용할 예정이다. 월곶(수인선, 신안산선), 시흥시청(소사원시선), 광명(KTX, 신안산선), 인덕원(4호선) 판교(신분당선, 경강선)가 주요 환승역으로 수도권 서남부권 전철망이 크게 좋아진다.

월곶판교선의 대표 수혜지역은 판교신도시다.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힐스테이트 판교 모비우스(아파텔)가 오는 10월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13에 분양 예정이다. 전용면적 84㎡ 위주의 280실 규모이다. 동판교를 통과하던 신분당선(판교역) 외에 월곶판교선(서판교역) 신설로 대표적 더블역세권 지역이 되며 GTX, 복선전철 경강선 등 개발호재도 있다.

전철망 교통호재 단지들 주목
수도권 30개 노선 공사·계획

▲신안산선(2017년 착공예정)= 신안산선은 안산·시흥~서울역을 운행하는 노선이다. 1단계로 여의도에서 광명역을 지나 안산 한양대를 연결하는 구간과 광명역에서 시흥시청역으로 연결되는 2단계 구간으로 나눠 건설된다. 1단계 구간은 2017년 착공해 2023년 개통예정이다.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기존 전철을 이용하면 1시간30분 이상 걸렸지만,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30분대에 도착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시흥시 조남동 목감지구 B9블록에 짓는 시흥 목감 호반베르디움 5차를 10월 분양한다. 전용 84㎡ 969가구며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목감역을 이용할 수 있다. 목감IC를 통해 서울외곽순환도로, 서해안고속도로 접근이 편리해 타 지역으로 이동도 용이하다. 인근에 물왕저수지가 있어 자연환경이 쾌적하다.

▲인덕원 수원선(2017년 착공예정)= 인덕원 수원 복선전철은 안양시 인덕원역에서 화성시 서동탄까지 총 39.38㎞를 잇는 단선과 복선이 결합된 전철노선이다. 2022년 개통되면 인덕원역에서 동탄KTX역까지 완행은 41분, 급행은 32분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수도권 서남부권(안양, 의왕, 군포, 수원, 용인, 화성, 오산)과 서울 동부권(동작, 사당)의 광역교통기능이 확보돼 교통체증이 해소된다.


대우건설은 의왕시 포일동 487에 짓는 포일 센트럴 푸르지오를 오는 11월 분양한다. 84~99㎡ 1774가구며 포일지구는 그린벨트 해제 10년이 지난 지역으로, 도시개발이 어느 정도 이루어져 생활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서울지하철 4호선과 인덕원 수원 복선전철 더블역세권 단지다.

▲별내선(8호선 연장선·2022년 개통예정)= 별내선은 서울 강동구 암사역을 구리시와 남양주시로 연장하는 수도권 광역 지하철망이다. 암사역에서 토평역, 구리역, 다산역, 별내역 등 주요 역을 거친다. 서울지하철 8호선과 연결되는 별내선은 100% 지하철로 역세권 효과가 크다. 구리, 남양주 주민들은 별내선을 통해 서울 출퇴근이 크게 개선된다.

8호선 잠실역이나 환승을 통해 강남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8호선 가락시장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면 SRT 수서역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경기도시공사는 남양주시 진건읍 진건지구 B5블록에 짓는 공공분양 아파트를 11월 분양예정이다. 74~84㎡ 총 479가구. 별내선이 개통되면 진건지구에 들어서는 다산역을 이용할 수 있다. 다산역에서 잠실역까지 30분이면 도착, 강남 접근성이 크게 좋아진다.

깐깐해진 대출
10월부터 적용

▲소사원시선 복선전철(2018년 개통예정)= 소사원시선은 부천에서 시흥을 거쳐 안산 원시동까지 연결되는 경기 서남부권의 핵심전철로 13개역으로 구성돼 있다. 2018년 개통 되면 지하철 1호선, 4호선과 연계돼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다.

대우건설은 10월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608 일원에 3개단지(초지1, 초지상, 원곡3구역)를 통합 재건축한 초지역 메이저타운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48~84㎡ 총 4030가구 중 1405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소사~원시선 화랑역과 서울지하철4호선 초지역, 2021년 개통 예정인 KTX 초지역이 단지와 인접해 전국 각지로 이동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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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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