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주거 다운사이징 열풍

노년층이 큰 규모의 주택을 처분한 여유자금을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기존 대출금을 갚고 남은 돈으로 소형 주택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택시장 주력층인 베이비붐 세대(1955년〜63년생)가 60대에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50대 후반 이상 연령층 중심으로
대형보다 중소 주택 선호 분위기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용 198㎡짜리 아파트에 사는 김경수(63)씨는 100㎡대로 이사 가려고 집을 내놓았다. 직장에서 은퇴한 뒤 별다른 소득은 없는데 관리비 부담도 있고 자녀들이 모두 출가를 했기 때문에 굳이 넓은 집이 필요치 않아 작은 곳으로 옮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적은 규모의 주택으로 옮기면서 생기는 자금으로 매달 월세가 안정적으로 나오는 역세권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노후자금 때문에…
주택시장의 명암

경기고 용인시에 사는 오경란(57·여)씨는 얼마 전까지 보유하고 있던 연면적 297㎡짜리 고급빌라를 팔고 전용 84㎡짜리 아파트를 사서 이사했다. 1억원 정도 남아 있던 대출을 갚고 남은 돈은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오씨는 “딸 아이 둘도 새 가정을 꾸리면서 큰 규모의 집을 갖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며 “매달 꼬박꼬박 갚아야 할 빚도 없어지고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여유자금도 생겨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50대 후반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대형보다는 중소형 주택을 선호하는 ‘주거 다운사이징(Down-sizing)’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급속한 노령화와 그에 따른 자산 포트폴리오 재설정 등으로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대형과 소형 주택시장의 명암도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소형주택 이동 목적은 노후자금의 마련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부채는 57세까지 확대되다가 1차 은퇴 직후인 58세 이후 축소되는 경향이 크다는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자녀가 출가하는 65~70세 전후로 대형 주택을 처분, 금융부채를 갚고 소형 주택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개인신용평가회사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50대 이상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7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220조2000억원)보다 12조5000억원 줄었다. 50대 이상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준 것은 2013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큰 주택 처분해 여유자금
남은 돈으로 수익형·소형

같은 기간 50대 이하의 연령층의 부채는 모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50대 후반 연령층으로 진입하는 시기와 맞물려 이런 현상이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한 박사는 “연령별 지니계수(소득분배의 불평등도)를 비교해보면 50대 후반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며 “퇴직 후 30~40년을 더 살아야 하지만 자산이 집 한 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집을 줄이고 차액을 노후 생활비에 보태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평대 소형 선호도 상승에 맥 못 추는 것은 대형주택이다. 기존 중대형 주택 보유세대가 소형 주택으로 갈아타는 경우가 늘면서 소형 주택 몸값도 크게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서울·수도권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공동주택(아파트·연립주택) 매매 시세는 1년 전보다 7.36% 올랐다.

하지만 전용 135㎡ 초과 대형 아파트는 가격 상승률이 3.22%로 소형 주택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강촌아파트 전용 59㎡형은 지난 5월 6억원(9층)에 팔렸지만, 같은 기간 전용 114㎡은 9억 4700만원(6층)에 거래됐다. 3.3㎡당 시세(공급면적 기준)로 비교해보면 전용 59㎡은 2356만원, 전용 114㎡은 2214만원으로 소형이 3.3㎡당 142만원 비싸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0평대(59~72㎡) 아파트는 나이 든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모두 많이 찾는다”며 “중대형 규모 자체의 인기가 시들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분양시장에서도 소형 주택이 인기다. 부동산114가 올해 상반기 서울·수도권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용 60㎡ 이하가 7.97대 1로 가장 경쟁률이 높았고 전용 60~85㎡는 5.97대 1, 85㎡ 초과 아파트는 2.90대 1로 가장 낮았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는 “1~2인 가구 증가에다 50대 후반 이상 세대의 주택 다운사이징 붐으로 최근 몇 년 새 소형 주택의 몸값이 많이 뛰었다”며 “소형 주택은 그만큼 가격 부담도 있는 상태인 만큼 매입에 앞서 향후 지역별 수급 전망과 입지 여건, 가격 경쟁력 등을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돈 몰리는
인기 단지는?

저금리가 지속되자 베이비부머를 중심으로 아파트 등 비(非)수익 부동산을 줄이고 오피스텔이나 상가, 소형 아파트 등 임대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안정성이 높은 수익형 상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알짜 상품을 잘 선택하는 안목 또한 길러야 후회 없는 투자가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어는 정도의 자산을 형성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는 부동산 자산 점검을 통해 이미 충분한 수익률을 낸 상품이나, 더 이상 보유 가치가 없는 부동산은 처분하고 연금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익형 부동산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 부동산 업계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수익형 부동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총 24만4428건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이뤄져 2012년 14만5098건에 비해 68.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대체 투자를 고민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전국의 오피스텔 연간 평균 임대수익률도 5%대 초중반 수준, 상가는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시중 예금금리가 1%대인 점을 고려할 때 시중금리 대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수익형 부동산 선택 시 주의할 점도 있다. 먼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월수입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대수익률은 조금 낮추더라도 공실 위험이 낮은 안전한 상품을 고르는 선택이 필요하다. 저금리, 고령사회화, 이혼·만혼의 증가, 집값 하락 우려 등은 ‘주택 다운사이징’과 소형 주택 수요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금리가 장기화 되고 있는 것도 베이비부머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로 몰리게 만드는 핵심”이라며 “금리가 낮을수록 유망지역에 공급되는 수익형 상품의 투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개선되기 때문에 업종별, 임차인별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도 저금리 시대에 현명한 투자 기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음은 주택 다운사이징 시대에 주목해야 할 분양단지다.

중소형 아파트

▲평택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효성이 소사2지구 A-1블록과 A-2블록에 짓는 ‘평택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이다. 평택 소사 2지구 A1블록과 A2블록의 총 3240가구 미니신도시급 초대형 단지로 총 40개 동, 지하 2층~지상 최고 30층, 전용면적은 59~136㎡의 다양한 주택형으로 구성된다.

이 중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 72㎡, 84㎡의 중소형 타입이 3069가구로 전체의 94%를 차지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근 단지들이 3.3㎡당 1000 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으로 공급되고 있는 반면 3.3㎡당 800만원대 분양가 책정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단지 내에 어린이집을 갖추고 있는 데다 바로 옆에 초교가 예정돼 우수한 교육 여건도 갖추고 있다.


▲영천 완산 미소지움2차 프리미엄= SG신성건설이 경북 영천시 완산동에 ‘영천 완산지구 2차 미소지움 프리미엄’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8층, 6개동, 총 773가구 규모, 분양가는 3.3㎡당 최저 600만원대, 중도금 이자 60%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영천초·영천고 등 교육시설이 있다. 기숙형 공립중학교인 별빛중학교가 올해 개교했으며 한국폴리텍대학 영천캠퍼스, 한민고, 마이스터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동대구~영천 간 복선전철화사업이 완공되면 17분대에 대구로 오갈 수 있다.

수익형 부동산

▲안산 센트럴파크 그랑베르(오피스텔)=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26-3번지 일대에 ‘안산 센트럴파크 그랑베르’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4598.11㎡, 지하 3층~지상 25층, 총 397실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3호)이 공급된다. 지하 3~지하 1층은 주차장, 1층은 근린생활시설, 5~25층은 오피스텔로 이뤄진다. 4호선 안산 고잔역 및 중앙역 도보 3분, 5분거리 역세권 오피스텔로 안산 중앙대로 접해 있다.

안산시청 등 행정타운, 세무서 등 주변 관공서, 백화점 등 밀집지역으로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전세대가 남향 위주로 공급되며 최첨단 기술과 휴식공간이 함께 공존하는 곳으로 품격이 다른 최고급 오피스텔이라는 평가다. 공급 타입은 전용면적 기준 23㎡형, 40㎡형 크게 두 가지다. 분양가는 부가세 포함 1억2200만~2억680만원선이다. 계약금 500만원(1차), 중도금 6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보광종합건설이 시행 및 시공을 맡았다. 2018년 4월 준공예정.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상가)=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 초역세권 스트리트형 상가인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가 분양 중이다. 지하철과 연결되는 지하 1층은 독점상권이 형성된다. 지하 1층 56개, 지상 1층 20개의 점포로 구성된 상가는 고객 편의를 돕는 근린생활 위주의 판매시설과 고급 카페거리 조성을 위한 식음료시설 입점으로 지역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호대로변 업무동 상가도 분양 중인데 지상 1층에 스타벅스 입점이 확정돼 운영예정에 있다. 상가동에 제2의 경리단길 장진우 거리가 조성, 먹자골목이 형성된다.


▲역북동 우남퍼스트빌(단지내 상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역북동 A1, A2블록에 ‘우남퍼스트빌’단지내 상가 분양 및 임대에 나선다. 우남퍼스트빌 A1, A2블록 총 914세대 독점 단지내 상가로 2개 동이 대로를 중심으로 좌·우로 공급된다. 먼저 A1블록 단지내 상가는 409세대를 배후로 총 3개층, 14개 점포로 공급된다. 1층은 약국, 세탁소, 치킨호프, 중개업소, 2층은 미용실, 학원, 3층은 병의원 등이 권장업종이다. 전용률은 약 76%선이다.

맞은편 A2블록 단지내 상가는 505세대를 배후로 3개층, 9개 점포로 공급된다. 1층은 마트, 부동산 중개업소 2층은 미용실, 학원 3층은 병의원 등이 권장업종이다. 전용률은 약 75%선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