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실리콘밸리 효과는?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자족기능을 갖춘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조성돼 인근 수혜 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판교, 광명, 평촌, 일산, 동탄, 용인 등 경기도 신도시 지역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풍부한 배후수요와 직주근접성을 갖췄다.

분양 시장 성공키워드로 급부상
신도시 중심으로 자족기능 갖춰

한국형 밸리의 맏형 격인 판교테크노밸리는 국내 굴지의 정보기술(IT)기업과 대규모 연구개발(R&D) 기업 등 634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생산유발 효과만 13조원으로 추정된다. 광교테크노밸리에도 첨단 IT, BT, NT 관련 5개 공공연구기관과 217개 기업이 들어섰는데 매출액만 3조원에 이른다.

풍부한 배후
직주근접성도

인근 단지의 경우 프리미엄이 형성됨은 물론 임대료 수준도 높은 편이다. 평촌 스마트스퀘어에 들어서는 1459가구 대단지인 포스코더샵 센트럴시티는 올 7월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 웃돈이 5000만~1억원까지 붙었다. 평촌 대표 오피스텔인 아크로타워는 전용면적 66㎡형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10만~12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된 상태다.

한국형 실리콘밸리(Valley)는 명칭은 다르지만 크게 ▲테크노밸리 ▲스마트밸리(첨단 산업단지) ▲골드밸리으로 분류된다. 먼저 업계에 따르면 건설·시행사들은 올 들어 테크노밸리의 경우 판교창조경제밸리, 동탄테크노밸리, 용인테크노밸리, 일산테크노밸리 등에서 잇달아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인근 분양단지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프리미엄(웃돈)이 최대 1억원 이상 붙은 곳도 등장하는 등 첨단산업단지 인근 부동산이 들썩거리고 있다. 1기 신도시를 뛰어넘어 수도권의 대표 부촌 반열에 오른 판교·송도의 성공에는 최첨단 산업육성과 기업유치를 통한 자족화가 있었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던 기존 신도시와 달리 지역 특성에 맞춘 최첨단 산업단지 조성과 국내 굴지의 기업 유치를 통해 고소득의 수준 높은 인력을 끌어 모으는 차별화된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최근 여러 지자체가 앞장서 지역 특성에 맞춘 첨단산업단지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다.

판교, 광명, 평촌, 일산, 동탄…
강남 접근성 좋은 경기권 주목

▲판교 창조경제밸리 = 정부는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한국도로공사 부지 일대에 43만㎡ 규모의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조성하는 마스터플랜을 확정했다. 창조경제밸리는 성장단계에 있는 회사를 지원을 하는 공간으로 이곳에는 창조공간(기업지원허브), 성장공간(기업성장지원센터), 벤처공간(벤처캠퍼스), 혁신기업공간(혁신타운), 글로벌공간(글로벌비즈센터), 소통교류공간(I-스퀘어) 등 크게 6개 공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창조경제밸리가 조성되면 300 개 창업기업, 300개 성장기업, 150개 혁신기업 등 약 750개 기업이 입주하고, 상주인구가 4만명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2015년 12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2017년 하반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동탄테크노밸리 = 동탄테크노밸리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2배 이상 규모로 기업활동을 위한 최적의 산업, 연구, 벤처시설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지식기반형 산업단지다. 실제로 삼성반도체, LG전자, 3M, 바텍 등 440여개 기업 및 협력 제조업체가 몰려 있으며 화성동탄산업단지, 오산가장산업단지, 수원산업단지, 고덕산업단지와도 인접해 관련 기업 및 협력업체 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용인테크노밸리 = 용인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용인시 처인구 일대 개발여부뿐 아니라 인근 부동산시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6월28일 용인테크노밸리 기공식을 가졌다. 용인테크노밸리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일대에 85만㎡ 대규모의 용인 첫 공공산단이다. 오는 2018년 완공되면 반도체와 IT, 전기·전자 등 100여 개의 첨단 분야 업체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용인시는 테크노밸리 조성을 통한 7000여명의 일자리 창출과 89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한다. 용인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은 2008년 개발 승인을 받은 후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10년 가까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이번 기공식을 시작으로 현재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권으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 금융) 자금이 투입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개발뿐 아니라 부동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용인시와 그 일대 지역민들까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일산테크노밸리 = 경기 북부 테크노밸리인 일산테크노밸리는 고양시 일산서구 및 동구 일원 30만~50만㎡ 부지에 조성된다. 경기도는 총 개발규모, 사업비, 경기도시공사와 고양시의 지분 참여율, 역할 분담 등 구체적 사안은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업무협약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10월에는 공간구상, 토지이용계획 등 개발 콘셉트를 구체화한 세부조성계획을 발표하고, 2017년 9월에는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다. 2018년 3월에 실시계획을 인가하고, 2018년 상반기에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가 2020년부터 기업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경기 북부 테크노밸리는 방송·영상·문화·IT 기반의 가상현실(VR) 콘텐츠 산업, 고화질 디지털방송(UHD) 등 방송 영상장비 및 관련 콘텐츠 산업, 화상진료·U헬스 등의 첨단의료산업, 한류월드 등 문화관광 인프라를 활용한 의료관광 중심지로 육성된다.

경기 북부 10개년 발전계획에 따르면 경기북부지역에 테크노밸리가 조성될 경우 부지 조성과 공공·민간분야 건축사업을 통해 약 1조6000억원의 신규 투자와 조성 완료 후의 1900여개의 기업 유치, 약 1만8000명의 직접고용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밸리(첨단 산업단지)도 속속 추진 중에 있다. 송도 스마트밸리에 이어 석수 스마트타운, 광명국제디자인클러스터(GIDC)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에 2019년까지 첨단산업단지인 ‘그린스마트밸리’가 조성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9년까지 총 1700 억원을 투입해 진건읍 경춘선 사능역 일대 29만2000여㎡에 그린스마트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황금 생산하는
산업단지

이곳에는 신재생에너지, 첨단의료, 전자, 전기장비 등 신성장 녹색 기술을 갖춘 첨단 기업이 입주하며 주거, 상업, 지원 등 시설도 들어선다. 경기도 안양시는 박달동 일원(342만㎡)에 첨단산업단지와 친환경주거단지가 복합된 ‘안양의 실리콘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골드밸리도 조성된다. 대표적인 지역이 경기도 김포로 김포골드밸리(Gimpo Gold Vally)는 ‘황금을 생산하는 산업단지’를 의미한다. 양촌읍 학운리 일대 286만㎡에 조성된 학운산단, 양촌산단, 학운2산단, 학운4산단 등 4곳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김포골드밸리산업단지는 이미 조성된 4개의 산업단지 이외에 추가로 6개의 산업단지가 조성 진행 중이며 김포시의 자족도시 기능을 충족시키고 수도권 서북부의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도권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최근 전세난 등으로 탈 서울 인구를 유입하고자 베드타운 위주의 신도시에서 탈피해 지역 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고 이를 성장동력 삼아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한국형 실리콘밸리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향후에는 이런 지역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이 분양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형 실리콘밸리(Valley) 인근에 조성되는 분양단지다.

테크노밸리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 대우건설이 중소형 공급이 뜸한 경기도 일산서구 탄현동 100-1번지 일대에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를 공급 중이다. 지하 3층~지상 25층의 16개동으로 구성된 총 1690가구의 대단지로 84㎡ 이하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인근 신도시 전세금 수준인 960만원대로, 전 타입에 중도금 무이자혜택이 제공된다. 최초 계약금은 전 타입 500만원으로, 6개월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광주 오포문형 양우 내안애 =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1028가구 대단지 ‘오포 문형 양우내안애’가 특별조건 일반분양을 실시한다. 전세대 전용면적 84㎡로 구성됐는데 3.3㎡ 당 900만원대 착한 분양가로 특히 이번 특별조건 분양에서는 2000만원 계약금 정액제에 중도금 60% 무이자를 적용하고,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시공해준다. 안방 붙박이장도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한다. 분당과 죽전이 10분 생활권이면서 교통망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동탄파크자이 = GS건설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8블록에서 분양중인 ‘동탄파크자이’도 인기가 높다.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15층, 19개동, 전용면적 93~103 ㎡, 총 979가구 규모다. 입지여건도 우수하다. 동탄2신도시 주요 도로망인 동탄 순환대로와 가까이 있으며 동탄신도시 내 어디든지 수월한 이동이 가능하다. SRT 동탄역을 이용하며 강남 수서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광역교통망도 좋다.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와 동탄테크노밸리도 인접해 이동의 편의성을 갖췄다. 입주는 2018년 8월 예정.

스마트밸리

▲광명 국제무역센터 =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세권지구 도시지원시설 3-1에 광명국제무역센터 오피스와 상가가 분양예정에 있다.


지하 4층~지상 18층 규모로, KTX 광명역세권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수익형 상품이다. 총 3개동(A, B, C동)으로 구성되며 총 118개 점포와 660실의 오피스가 공급된다. 상가는 1층 기준 3.3㎡당 2000만원대, 광명역세권에서 최초 공급되는 오피스는 700만원이다.

골드밸리

▲e편한세상시티 한강신도시 = 김포한강신도시의 상업중심지 구래지구에 브랜드 오피스텔이 공급된다.

대림산업은 김포시 구래동 6882-1·2번지 일대에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를 분양 중이다.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는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로 지상 1~3층은 상업시설이, 4~20층은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총 748실이 분양되며 전용면적은 23~43㎡이며 3.3㎡당 평균 분양가는 70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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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앞길에 주황불과 녹색불이 번갈아 들어서고 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공직선거법 판결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남은 재판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권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나노 단위로 뜯어 살피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선돼도 찝찝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20대 대선후보이던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과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 같은 발언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이 후보의 “김 전 처장과 골프 친 사진은 조작됐다”는 발언을 유죄로 봤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고, 아무리 확장 해석해도 같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는 없다”며 1심을 뒤엎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 표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위 사실 공표로 해석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무죄 판결이 난 바로 다음 날 검찰은 곧바로 상고했다. 항소심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상고장을 접수한 만큼 대법원 판단을 빠르게 받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대법원서 다루는 상고심은 항소심 재판에 대한 불복 신청을 토대로 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는 법률심이다. 판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며 내심 유죄를 희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법원서 판결이 뒤집혀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대법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1심과 2심의 판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대법원서 결정을 내려줘야 법적인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 된 밥에 또…파기환송 ‘주황불’ “노골적 대선 개입” 대법원장 탄핵? 반면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의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상고도 포기하길 바란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대법원은 법리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무죄였던 2심 판결을 깼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는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250조 제1항에 따른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합 선고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은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고 판단했다.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성남시에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피고인이 허위 발언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선고는 대법관 10명 다수 의견으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결정됐고 2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골프 발언은 6~7년 전에 있었던 기억을 주제로 한 발언에 불과하고, 백현동 관련 발언은 국토부의 의무 조항을 지적한 부분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닥쳐온 위기에 민주당은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상 파기환송심은 상고심 판결에 기속되는 만큼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탄핵에 속도를 냈지만 이 후보는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며 다소 거리를 뒀다. 문제는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에 관한 해석은 밝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까지 해석이 갈린 것이다. 어떻게 읽어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소추는 ‘형사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다. 소추의 범위가 ‘검찰의 공소 제기’만을 의미하는지, ‘진행 중인 재판’까지 포함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직 대통령을 내란, 또는 외환죄가 아니면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내·외환죄가 아닌 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던 중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자로 풀어서 본다면 소는 기소, 추는 좇다, 즉 소추는 ‘공소와 공소 유지’를 뜻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해석이다. 기소가 중단될 수는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된다면 이 후보는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재임 중 5개 사건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현재 이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유죄가 확정된다면 대통령직서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소추가 기소까지만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면 이 후보의 모든 재판은 당선 즉시 중단된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해석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사의 수사와 소추권을 다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각하 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다시 주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형사상 소추는 심판 기관과 분리된 소추권자가 유죄 판결 및 적정한 처벌을 구하는 활동으로 소추 기능은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의 결정 및 공개된 법정서 피고인의 상대방 당사자로서 수행하는 변론 및 입증 활동, 이에 관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 등을 포함한다”고 밝힌 것이다. 만일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판 진행 여부는 이 후보의 재판을 맡은 각각의 재판부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이 헌법 제84조와 관련해 개별 재판부에 재판을 어떻게 운영하라고 지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각 재판관이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상으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만약에 그런 쟁점을 다루게 된다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 재판부가 헌법 제84조를 해석해야 하지만 최종 결론은 대법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까지 다방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헌재가 대통령과 법원 사이서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것이다. 한차례 끓어 올랐던 헌법 제84조 논란은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연기되면서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오는 15일 예정됐던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함”이라며 재판 기일을 대통령선거일 이후로 변경했다. 이로써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마찬가지로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등의 공판기일도 다음 달인 24일로 변경되면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민주당의 날선 반응도 다소 누그러졌다. 상고심 일정이 연기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더니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삼권분립이 붕괴된 좋지 않은 선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불소추특권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확실히 못을 박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파기환송이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 2일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대법원의 비이성적 폭거를 막겠다. 헌법 제84조 정신에 맞게 곧 법 개정안(재판중지)을 법사위서 통과시키겠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예고대로 지난 7일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면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한다’는 내용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서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이 재판을? ‘소추’ 범위 물음표 최종심 연기됐지만…개정안 밀어 붙인다 민주당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헌정 수행 기능 보장을 위한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기소 후 재판이 계속되는 경우 이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재판 계속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형사·사법기관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재판을 계속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당시부터 반발하며 퇴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서 “이런 무도한 집단이 깡패집단이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차라리 ‘이재명 유죄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왜 애꿎은 허위 사실 공표죄만 개정하느냐. 이참에 위증교사죄도 폐지하라. 대장동·백현동 관련 죄도 폐지해서 이 후보를 무죄로 만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 범한 범죄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무관함에도 재판을 정지하는 것은 공직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무력화하고 자격이 없는 피고인에게 부당하게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헌법 수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의 지위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후보의 재판 날짜를 잡으면 권력을 총동원해서 팔을 비틀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가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되지 않을 것 같으니 재판을 못하도록 법을 위헌적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유죄 판결을 한 대법원장이 보복 특검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눈앞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헌법 제84조에 대해 “만사 때가 되면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어차피 부질없다 헌법 제84조와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저마다 해석에 나섰지만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의미 없는 논쟁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신업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소추에 대한 정의는)대법원이 결정하면 그만인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권한쟁의심판을 할 것이고 해당 문제는 헌재로 가게 된다”며 “(대통령이 된 이 대표가)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헌재를 장악하는 수순이다. 결국 헌재는 대통령 편을 들 테니 사실상 그때 가서 헌법 제84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그래도 달리는 이재명 대권 열차 대선 기간 동안은 사법 리스크 부담을 지우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격적으로 민생·경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 후보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각 단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내수 침체, 민생 경제 등을 논의했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12일부터는 ‘빛의 혁명’의 상징인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선다. 한편 이 후보와 별개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등 사법부를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