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실리콘밸리 효과는?

최근 신도시를 중심으로 자족기능을 갖춘 한국형 실리콘밸리가 조성돼 인근 수혜 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강남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판교, 광명, 평촌, 일산, 동탄, 용인 등 경기도 신도시 지역이 대표적이다. 이들 지역은 풍부한 배후수요와 직주근접성을 갖췄다.

분양 시장 성공키워드로 급부상
신도시 중심으로 자족기능 갖춰

한국형 밸리의 맏형 격인 판교테크노밸리는 국내 굴지의 정보기술(IT)기업과 대규모 연구개발(R&D) 기업 등 634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생산유발 효과만 13조원으로 추정된다. 광교테크노밸리에도 첨단 IT, BT, NT 관련 5개 공공연구기관과 217개 기업이 들어섰는데 매출액만 3조원에 이른다.

풍부한 배후
직주근접성도

인근 단지의 경우 프리미엄이 형성됨은 물론 임대료 수준도 높은 편이다. 평촌 스마트스퀘어에 들어서는 1459가구 대단지인 포스코더샵 센트럴시티는 올 7월 입주를 앞두고 분양권 웃돈이 5000만~1억원까지 붙었다. 평촌 대표 오피스텔인 아크로타워는 전용면적 66㎡형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10만~120만원으로 시세가 형성된 상태다.

한국형 실리콘밸리(Valley)는 명칭은 다르지만 크게 ▲테크노밸리 ▲스마트밸리(첨단 산업단지) ▲골드밸리으로 분류된다. 먼저 업계에 따르면 건설·시행사들은 올 들어 테크노밸리의 경우 판교창조경제밸리, 동탄테크노밸리, 용인테크노밸리, 일산테크노밸리 등에서 잇달아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인근 분양단지에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프리미엄(웃돈)이 최대 1억원 이상 붙은 곳도 등장하는 등 첨단산업단지 인근 부동산이 들썩거리고 있다. 1기 신도시를 뛰어넘어 수도권의 대표 부촌 반열에 오른 판교·송도의 성공에는 최첨단 산업육성과 기업유치를 통한 자족화가 있었다.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던 기존 신도시와 달리 지역 특성에 맞춘 최첨단 산업단지 조성과 국내 굴지의 기업 유치를 통해 고소득의 수준 높은 인력을 끌어 모으는 차별화된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최근 여러 지자체가 앞장서 지역 특성에 맞춘 첨단산업단지 육성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다.

판교, 광명, 평촌, 일산, 동탄…
강남 접근성 좋은 경기권 주목

▲판교 창조경제밸리 = 정부는 판교 테크노밸리 인근 한국도로공사 부지 일대에 43만㎡ 규모의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조성하는 마스터플랜을 확정했다. 창조경제밸리는 성장단계에 있는 회사를 지원을 하는 공간으로 이곳에는 창조공간(기업지원허브), 성장공간(기업성장지원센터), 벤처공간(벤처캠퍼스), 혁신기업공간(혁신타운), 글로벌공간(글로벌비즈센터), 소통교류공간(I-스퀘어) 등 크게 6개 공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창조경제밸리가 조성되면 300 개 창업기업, 300개 성장기업, 150개 혁신기업 등 약 750개 기업이 입주하고, 상주인구가 4만명에 달할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2015년 12월 착공을 시작했으며 2017년 하반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동탄테크노밸리 = 동탄테크노밸리는 판교 테크노밸리의 2배 이상 규모로 기업활동을 위한 최적의 산업, 연구, 벤처시설이 모여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지식기반형 산업단지다. 실제로 삼성반도체, LG전자, 3M, 바텍 등 440여개 기업 및 협력 제조업체가 몰려 있으며 화성동탄산업단지, 오산가장산업단지, 수원산업단지, 고덕산업단지와도 인접해 관련 기업 및 협력업체 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용인테크노밸리 = 용인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용인시 처인구 일대 개발여부뿐 아니라 인근 부동산시장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6월28일 용인테크노밸리 기공식을 가졌다. 용인테크노밸리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일대에 85만㎡ 대규모의 용인 첫 공공산단이다. 오는 2018년 완공되면 반도체와 IT, 전기·전자 등 100여 개의 첨단 분야 업체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용인시는 테크노밸리 조성을 통한 7000여명의 일자리 창출과 89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한다. 용인테크노밸리 조성 사업은 2008년 개발 승인을 받은 후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10년 가까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이번 기공식을 시작으로 현재 토지보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금융권으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PF(프로젝트 금융) 자금이 투입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역개발뿐 아니라 부동산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돼 용인시와 그 일대 지역민들까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일산테크노밸리 = 경기 북부 테크노밸리인 일산테크노밸리는 고양시 일산서구 및 동구 일원 30만~50만㎡ 부지에 조성된다. 경기도는 총 개발규모, 사업비, 경기도시공사와 고양시의 지분 참여율, 역할 분담 등 구체적 사안은 협의를 통해 결정하고, 업무협약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올해 10월에는 공간구상, 토지이용계획 등 개발 콘셉트를 구체화한 세부조성계획을 발표하고, 2017년 9월에는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한다. 2018년 3월에 실시계획을 인가하고, 2018년 상반기에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가 2020년부터 기업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경기 북부 테크노밸리는 방송·영상·문화·IT 기반의 가상현실(VR) 콘텐츠 산업, 고화질 디지털방송(UHD) 등 방송 영상장비 및 관련 콘텐츠 산업, 화상진료·U헬스 등의 첨단의료산업, 한류월드 등 문화관광 인프라를 활용한 의료관광 중심지로 육성된다.

경기 북부 10개년 발전계획에 따르면 경기북부지역에 테크노밸리가 조성될 경우 부지 조성과 공공·민간분야 건축사업을 통해 약 1조6000억원의 신규 투자와 조성 완료 후의 1900여개의 기업 유치, 약 1만8000명의 직접고용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밸리(첨단 산업단지)도 속속 추진 중에 있다. 송도 스마트밸리에 이어 석수 스마트타운, 광명국제디자인클러스터(GIDC)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에 2019년까지 첨단산업단지인 ‘그린스마트밸리’가 조성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9년까지 총 1700 억원을 투입해 진건읍 경춘선 사능역 일대 29만2000여㎡에 그린스마트밸리를 조성할 예정이다.

황금 생산하는
산업단지

이곳에는 신재생에너지, 첨단의료, 전자, 전기장비 등 신성장 녹색 기술을 갖춘 첨단 기업이 입주하며 주거, 상업, 지원 등 시설도 들어선다. 경기도 안양시는 박달동 일원(342만㎡)에 첨단산업단지와 친환경주거단지가 복합된 ‘안양의 실리콘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골드밸리도 조성된다. 대표적인 지역이 경기도 김포로 김포골드밸리(Gimpo Gold Vally)는 ‘황금을 생산하는 산업단지’를 의미한다. 양촌읍 학운리 일대 286만㎡에 조성된 학운산단, 양촌산단, 학운2산단, 학운4산단 등 4곳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김포골드밸리산업단지는 이미 조성된 4개의 산업단지 이외에 추가로 6개의 산업단지가 조성 진행 중이며 김포시의 자족도시 기능을 충족시키고 수도권 서북부의 가장 경쟁력 있는 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도권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최근 전세난 등으로 탈 서울 인구를 유입하고자 베드타운 위주의 신도시에서 탈피해 지역 내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고 이를 성장동력 삼아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한국형 실리콘밸리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향후에는 이런 지역 아파트, 상가, 오피스텔 등이 분양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형 실리콘밸리(Valley) 인근에 조성되는 분양단지다.

테크노밸리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 대우건설이 중소형 공급이 뜸한 경기도 일산서구 탄현동 100-1번지 일대에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를 공급 중이다. 지하 3층~지상 25층의 16개동으로 구성된 총 1690가구의 대단지로 84㎡ 이하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인근 신도시 전세금 수준인 960만원대로, 전 타입에 중도금 무이자혜택이 제공된다. 최초 계약금은 전 타입 500만원으로, 6개월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광주 오포문형 양우 내안애 =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1028가구 대단지 ‘오포 문형 양우내안애’가 특별조건 일반분양을 실시한다. 전세대 전용면적 84㎡로 구성됐는데 3.3㎡ 당 900만원대 착한 분양가로 특히 이번 특별조건 분양에서는 2000만원 계약금 정액제에 중도금 60% 무이자를 적용하고,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시공해준다. 안방 붙박이장도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한다. 분당과 죽전이 10분 생활권이면서 교통망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동탄파크자이 = GS건설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A8블록에서 분양중인 ‘동탄파크자이’도 인기가 높다.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15층, 19개동, 전용면적 93~103 ㎡, 총 979가구 규모다. 입지여건도 우수하다. 동탄2신도시 주요 도로망인 동탄 순환대로와 가까이 있으며 동탄신도시 내 어디든지 수월한 이동이 가능하다. SRT 동탄역을 이용하며 강남 수서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광역교통망도 좋다.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와 동탄테크노밸리도 인접해 이동의 편의성을 갖췄다. 입주는 2018년 8월 예정.

스마트밸리

▲광명 국제무역센터 =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세권지구 도시지원시설 3-1에 광명국제무역센터 오피스와 상가가 분양예정에 있다.


지하 4층~지상 18층 규모로, KTX 광명역세권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수익형 상품이다. 총 3개동(A, B, C동)으로 구성되며 총 118개 점포와 660실의 오피스가 공급된다. 상가는 1층 기준 3.3㎡당 2000만원대, 광명역세권에서 최초 공급되는 오피스는 700만원이다.

골드밸리

▲e편한세상시티 한강신도시 = 김포한강신도시의 상업중심지 구래지구에 브랜드 오피스텔이 공급된다.

대림산업은 김포시 구래동 6882-1·2번지 일대에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를 분양 중이다.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는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로 지상 1~3층은 상업시설이, 4~20층은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총 748실이 분양되며 전용면적은 23~43㎡이며 3.3㎡당 평균 분양가는 700만원 선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