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이 투자가치…공급 가뭄 지역은?

전세난과 저금리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분양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 휴가철인 7~8월 전국에서 7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지는 등 같은 기간 역대 최대 물량이 선보일 전망이다.

전세난과 저금리로 분양시장 활기
비수기 7~8월에도 역대 최대 물량

저금리에 소액투자처로 인기인 오피스텔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해 분양 완료·예정 물량은 4만3648실로, 2010년 이후 연평균 수준(4만여실)을 웃돌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공급물량의 70%가량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휴가철 7만 가구
아파트 쏟아져

최근 수익형 부동산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상가분양시장도 하반기에 최소 7군데 집합상가에서 500여개 점포가 신규로 분양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가뭄 지역에 최초 공급되는 물량은 기존 물량의 노후화로 신규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이전 수요와 내집 마련에 나서거나 수익형 부동산을 선점해 임대사업을 하려는 대기수요가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작년부터 이어져온 분양시장 호황에 한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끊겨 있던 지역에서도 오랜만에 새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 정선과 경북 영천, 전남 여수 등 지방을 비롯해 서울 구도심 지역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도 오랜만에 신규 단지가 공급된다.


새 아파트의 공급이 끊기면 기존 주택의 노후화 문제를 넘어 지역경제 자체에까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인구를 수용할 주거시설이 부족해 전입 인구는 줄어들게 되는 반면, 기존의 낡고 오래된 집에 살고 있던 지역민들은 새 아파트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게 돼 결과적으로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 경제 발전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년간 새 아파트 명맥이 끊겨 있던 지역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는 그동안 축적돼 온 대기 수요의 움직임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끄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 많은 수요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주거시설이 부족해 이들을 품을 수 없었던 지역의 경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지역 경제의 성장에 기여하기도 한다.

다년간 공급이 전무했거나 적었던 지역의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도 인기다. 실제 한동안 뜸했던 지역 수익형 부동산의 청약 성적과 계약률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만 하면 100% ‘완판’
수익형 부동산 성적도 좋아

오피스텔 공급이 전무하다시피한 지역 중 하나인 마포 합정역 일대에 오피스텔이 들어섰다. ‘마포 한강 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은 지난 13~16일 4일간 청약을 접수한 결과, 총 448실 분양에서 평균 13.7대 1을 기록하며 분양개시 하루만에 100% 분양이 마감됐다.

올 초 강남 신논현역 일대에서 5년 만에 공급된 ‘현대썬앤빌 강남 더 인피닛’ 오피스텔도 분양개시 3개월 만에 분양을 100% 끝냈다. 공급이 전무하다시피 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에 공급한 ‘대치2차 아이파크’오피스텔은 평균 13.7대 1, 최고 6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역세권 상가 공급이 희소한 서울 상가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서울 마포구 쿼트리플 역세권인 공덕역 일대에서 공급된 ‘공덕 파크자이’단지 내 상가는 평균 68대 1, 최고 2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00% 분양률을 보였다.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역 역세권 상가인 ‘마르쉐도르’는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상업시설로, 평균경쟁률 21대 1을 기록하며 100% 분양에 성공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30~40대도 투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투자 상품 가치 하락시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 인구유입에 결정적인 호재가 있는 지역에 투자해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부동산 업계의 중론이다.

공급 없었거나
적었던 지역은?

한 부동산 전문가는 “몇 년 간 공급이 없었거나 적었던 지역의 경우 분양상품은 희소성 면에서 가치가 높지만 거주 및 투자 지역 선정시 입지 여건과 기존 경쟁 상품과 경쟁력 및 차별성, 임차인 선호성 등을 충분히 검토 후 투자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급 가뭄 지역의 분양단지들이다.

아파트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 = 대우건설이 중소형 공급이 뜸한 경기도 일산서구 탄현동 100-1번지 일대에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를 공급 중이다. 지하 3층~지상 25층의 16개 동으로 구성된 총 1690가구의 대단지로 84㎡ 이하가 전체의 92%를 차지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인근 신도시 전세금 수준인 960만원대로, 전 타입에 중도금 무이자혜택이 제공된다. 최초 계약금은 전 타입 500만원으로 6개월 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교통 여건도 좋다. 경의선 야당역, 탄현역이 차량 5분 거리에 위치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좋다.

▲영천 완산 미소지움2차 = SG신성건설이 경북 영천시 완산동 일원에 공급하는 ‘영천 완산지구 2차 미소지움 프리미엄’을 분양 중이다. 지하 2층~지상 28층, 6개동 규모로 총 773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 가구 남향배치와 넓은 동간거리로 일조량을 최대화하고 통풍성, 개방감을 높였다.

영천 최초 특화 커뮤니티가 도입되며 분양가는 3.3㎡당 최저 600만원대로 책정됐다. 교통 여건도 좋아 동대구~영천 복선전철화, 영천역, 영천 IC, 북영천 IC, 강변로~영화로 등을 통해 타 지역으로의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계약금 500만원(1차), 중도금 이자 60% 전액 무이자의 금융혜택이 있다. 입주는 2019년 2월 예정.

▲광주 오포 문형 양우내안애 = 경기도 광주 오포읍에 1028가구 대단지 ‘오포 문형 양우내안애’가 특별조건 일반분양을 실시한다. 전세대 전용면적 84㎡로 구성됐는데 3.3㎡ 당 900만원대 착한 분양가로, 특히 이번 특별조건 분양에서는 2000만원 계약금 정액제에 중도금 60% 무이자를 적용한다.

발코니 확장을 무료로 시공해주며 안방 붙박이장도 한시적으로 무상 제공한다. 분당과 죽전이 10분 생활권이면서 교통망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 현재 57번 태재로의 연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연장도로가 ‘오포 문형 양우내안애’아파트 진입로와 바로 연결돼 편리하다. 이 도로가 완공되면 추후 제2경부고속도로(서울~세종 고속도로)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형

▲광명 광명국제무역센터 =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세권지구 도시지원시설 3-1에 ‘광명국제무역센터’오피스와 상가가 분양 예정에 있다. 지하 4층~지상 18층 규모다. KTX 광명역세권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수익형 상품으로, 총 3개동(A, B, C동)으로 구성된다. A, B, C동 모두 1~3층은 상가로 구성된다.


A, C동 4~18층은 오피스로 구성될 예정. 총 118개 점포와 660 실의 오피스가 공급된다. 총 769대의 충분한 주차가 가능하다. 상가는 1층 기준으로 3.3㎡당 2000 만원대, 2층과 3층은 각각 1300 만원, 1000만원 선이다. 광명역세권에서 최초 공급되는 오피스는 3.3㎡당 700만원이다.

▲e편한세상시티 한강신도시 = 김포한강신도시의 상업중심지 구래지구에 브랜드 오피스텔이 공급된다. 대림산업은 김포시 구래동 6882-1·2번지 일대에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를 분양 중이다. e편한세상 시티 한강신도시는 지하 5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이다.

지상 1~3층은 상업시설이, 4~20층은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총 748실이 분양된다 전용면적은 23~43㎡이다. 2018년 개통예정인 김포도시철도 구래역을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구래역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김포공항역까지 20분대 도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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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지막 관문<br> ‘헌법 제84조’ 대해부

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앞길에 주황불과 녹색불이 번갈아 들어서고 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공직선거법 판결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남은 재판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권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나노 단위로 뜯어 살피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선돼도 찝찝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20대 대선후보이던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과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 같은 발언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이 후보의 “김 전 처장과 골프 친 사진은 조작됐다”는 발언을 유죄로 봤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고, 아무리 확장 해석해도 같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는 없다”며 1심을 뒤엎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 표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위 사실 공표로 해석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무죄 판결이 난 바로 다음 날 검찰은 곧바로 상고했다. 항소심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상고장을 접수한 만큼 대법원 판단을 빠르게 받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대법원서 다루는 상고심은 항소심 재판에 대한 불복 신청을 토대로 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는 법률심이다. 판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며 내심 유죄를 희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법원서 판결이 뒤집혀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대법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1심과 2심의 판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대법원서 결정을 내려줘야 법적인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 된 밥에 또…파기환송 ‘주황불’ “노골적 대선 개입” 대법원장 탄핵? 반면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의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상고도 포기하길 바란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대법원은 법리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무죄였던 2심 판결을 깼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는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250조 제1항에 따른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합 선고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은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고 판단했다.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성남시에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피고인이 허위 발언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선고는 대법관 10명 다수 의견으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결정됐고 2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골프 발언은 6~7년 전에 있었던 기억을 주제로 한 발언에 불과하고, 백현동 관련 발언은 국토부의 의무 조항을 지적한 부분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닥쳐온 위기에 민주당은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상 파기환송심은 상고심 판결에 기속되는 만큼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탄핵에 속도를 냈지만 이 후보는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며 다소 거리를 뒀다. 문제는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에 관한 해석은 밝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까지 해석이 갈린 것이다. 어떻게 읽어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소추는 ‘형사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다. 소추의 범위가 ‘검찰의 공소 제기’만을 의미하는지, ‘진행 중인 재판’까지 포함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직 대통령을 내란, 또는 외환죄가 아니면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내·외환죄가 아닌 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던 중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자로 풀어서 본다면 소는 기소, 추는 좇다, 즉 소추는 ‘공소와 공소 유지’를 뜻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해석이다. 기소가 중단될 수는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된다면 이 후보는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재임 중 5개 사건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현재 이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유죄가 확정된다면 대통령직서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소추가 기소까지만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면 이 후보의 모든 재판은 당선 즉시 중단된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해석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사의 수사와 소추권을 다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각하 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다시 주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형사상 소추는 심판 기관과 분리된 소추권자가 유죄 판결 및 적정한 처벌을 구하는 활동으로 소추 기능은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의 결정 및 공개된 법정서 피고인의 상대방 당사자로서 수행하는 변론 및 입증 활동, 이에 관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 등을 포함한다”고 밝힌 것이다. 만일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판 진행 여부는 이 후보의 재판을 맡은 각각의 재판부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이 헌법 제84조와 관련해 개별 재판부에 재판을 어떻게 운영하라고 지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각 재판관이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상으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만약에 그런 쟁점을 다루게 된다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 재판부가 헌법 제84조를 해석해야 하지만 최종 결론은 대법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까지 다방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헌재가 대통령과 법원 사이서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것이다. 한차례 끓어 올랐던 헌법 제84조 논란은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연기되면서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오는 15일 예정됐던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함”이라며 재판 기일을 대통령선거일 이후로 변경했다. 이로써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마찬가지로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등의 공판기일도 다음 달인 24일로 변경되면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민주당의 날선 반응도 다소 누그러졌다. 상고심 일정이 연기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더니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삼권분립이 붕괴된 좋지 않은 선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불소추특권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확실히 못을 박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파기환송이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 2일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대법원의 비이성적 폭거를 막겠다. 헌법 제84조 정신에 맞게 곧 법 개정안(재판중지)을 법사위서 통과시키겠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예고대로 지난 7일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면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한다’는 내용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서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이 재판을? ‘소추’ 범위 물음표 최종심 연기됐지만…개정안 밀어 붙인다 민주당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헌정 수행 기능 보장을 위한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기소 후 재판이 계속되는 경우 이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재판 계속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형사·사법기관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재판을 계속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당시부터 반발하며 퇴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서 “이런 무도한 집단이 깡패집단이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차라리 ‘이재명 유죄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왜 애꿎은 허위 사실 공표죄만 개정하느냐. 이참에 위증교사죄도 폐지하라. 대장동·백현동 관련 죄도 폐지해서 이 후보를 무죄로 만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 범한 범죄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무관함에도 재판을 정지하는 것은 공직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무력화하고 자격이 없는 피고인에게 부당하게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헌법 수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의 지위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후보의 재판 날짜를 잡으면 권력을 총동원해서 팔을 비틀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가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되지 않을 것 같으니 재판을 못하도록 법을 위헌적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유죄 판결을 한 대법원장이 보복 특검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눈앞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헌법 제84조에 대해 “만사 때가 되면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어차피 부질없다 헌법 제84조와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저마다 해석에 나섰지만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의미 없는 논쟁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신업 변호사는 와의 전화 통화서 “(소추에 대한 정의는)대법원이 결정하면 그만인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권한쟁의심판을 할 것이고 해당 문제는 헌재로 가게 된다”며 “(대통령이 된 이 대표가)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헌재를 장악하는 수순이다. 결국 헌재는 대통령 편을 들 테니 사실상 그때 가서 헌법 제84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달리는 이재명 대권 열차 대선 기간 동안은 사법 리스크 부담을 지우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격적으로 민생·경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 후보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각 단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내수 침체, 민생 경제 등을 논의했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12일부터는 ‘빛의 혁명’의 상징인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선다. 한편 이 후보와 별개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등 사법부를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