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위조수표 사건 전말

“박연차 비자금 세탁 좀 합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500억 위조수표'의 첫 여정은 울산에서부터 시작됐다. 울산에 있는 한 농협에서 도난당한 자기앞수표 일반권(금액이 기재되지 않은 수표)이 거액의 위조수표로 둔갑해 서울 강남 한복판에 등장했다. 꽤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 수표의 존재가 최근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서울 강남에서 500억원대 위조수표를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려던 50대 후반의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검거된 남성은 자신이 가진 수표가 정치권 비자금의 일부라고 말하면서, 이를 담보로 5억원 상당을 대출받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수표의 출처에 대해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한다.

2005년 공기총 든
2인조 강도에 털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강남에 있는 대부업체 직원 A씨는 500억원대 수표가 찍힌 사진 한 장을 문자로 전송받았다. 문자를 보낸 사람은 사업상 알고 지내던 J(59)씨. A씨에 의하면 J씨는 사진 속 수표를 담보로 6000만원을 대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J씨의 요구에 의심이 생긴 A씨는 은행에 수표 번호 조회를 요청했다. 그 결과 수표가 위조된 것 같다는 은행의 답변이 돌아왔다.

얘기가 여기서 끝났다면 사건은 진행되지 않았겠지만, A씨는 이후 다른 피해자가 생기면 안된다는 생각에 기지를 발휘했다. J씨에게 대출을 해줄 것처럼 말하면서 일단 사무실로 오라고 답신을 한 것이다. J씨는 A씨의 부름에 의심없이 사무실을 찾아갔다.

A씨는 “(J씨가) 양복을 잘 차려입고 있었다”면서 “신분증 4개, 휴대전화를 4대나 갖고 있어 놀랐다”고 당시 J씨의 행색을 묘사했다. J씨는 A씨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것처럼 보이자 대출 금액을 5억원으로 높이기까지 했다.


J씨는 은행에 가서 수표를 돈으로 바꾸지 않고 왜 담보를 걸고 대출을 받느냐는 A씨의 질문에 “사실 이 수표는 박연차 비자금 중 일부다. 통용되지 않는 비자금이라서 은행에서 못 바꾼다”고 답했다고 한다.

J씨는 A씨가 의심하는 기색을 보이자 작은 가스라이터만한 전기 스틱을 꺼내 수표 용지를 긁으면서 이 방식이 수표가 진짜임을 확인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이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한다는 둥, 필요하면 수표를 발행한 은행의 지점장을 2시간 안에 불러오겠다는 둥의 말을 늘어놨다.

울산 농협서 도난당한 일반수표
2014년 이어 두 번째 수면 위로

그 사이 A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J씨는 사무실로 들이닥친 서울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에 현행범으로 검거됐다. J씨는 검거되는 과정에서 30여분간 소리를 지르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J씨는 당시 보호관찰법 위반으로 부과된 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 중에 있었으며, 사기 등 전과가 20범에 이르는 화려한 범죄 전력을 가지고 있었다.

경찰은 J씨가 가지고 있던 수표의 출처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 결과 J씨가 가지고 있던 수표는 2005년 울산 두북농협 봉계지점에서 도난당한 자기앞수표 일반권 가운데 1매인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두북농협 봉계지점은 2005년 12월20일 공기총을 들고 침입한 2인조 강도에게 현금과 수표 등 7000만원 상당을 빼앗긴 적이 있다.


당시 사건은 은행에 직접 침입한 2명 외에도 이들을 돕거나 범인들이 입금하기로 한 돈을 찾기 위해 다른 은행에서 기다리던 사람들까지 총 8명이 범죄에 연루돼 있어 충격을 줬다. 그 중 7명은 같은해 12월 경찰에 검거됐고, 한 사람은 중국으로 달아났지만 다음 해인 2006년 경북 경주에서 잡혔다.

이 과정에서 자기앞수표 일반권도 없어졌는데, 그 중 1매가 J씨의 범행과 연관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번 사건의 경우는 컬러복사기 등을 이용해 수표 자체를 위조한 게 아니라, 용지 자체는 진짜이고 그 위에 금액만 위조해 기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J씨는 위조된 수표를 최 사장이라는 사람에게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J씨에 따르면 최 사장은 위조수표를 J씨에게 건네면서 “이걸 담보로 대부업체에서 5억원을 빌려오라”고 말했다. J씨는 검거되기 전까지 수표가 가짜인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J씨에게 수표를 건넸다는 최 사장에 대해 캐묻자 “길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이라고 말해 수사진을 당혹케 했다.

강남경찰서 유명균 지능범죄 수사과 팀장은 “500억원대 수표 위조 사건은 경찰 생활 동안 본 것 중 가장 큰 액수”라고 했다. 현재 J씨는 사기미수, 위조 유가증권 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울산 두북농협 은행 강도 사건에서 도난당한 자기앞수표가 세상에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서울 동작경찰서는 1000억원 상당의 수표를 위조해 정권 비자금이라고 속여 유통시킨 남성을 검거했던 적이 있다.

대부업체서 돈 빌리려다 덜미
“최 사장이 줬다” 그의 정체는?

당시 60대 후반이었던 류모씨는 정권 비자금으로 발행한 수표가 있는데 이것을 대기업에서 환전하면 15%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대형식당 업주인 장모씨를 속여 사전작업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후 장씨가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자 위조한 수표를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동작경찰서가 언론사에 제공한 사진을 보면 류씨가 범행에 사용했던 수표에는 ‘두북농협 봉계지점’이라는 지점명이 선명하게 박혀있다.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검거된 류씨는 2013년 서울 광진구에서 구모(사망)씨로부터 울산 농협이 발행한 백지 자기앞수표 20매를 1000만원에 구입했다고 한다. 이 중 2매를 위조해 범행에 사용했으니 18매가 남은 셈인데, 경찰은 이를 수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J씨가 이번 사건에서 사용한 수표는 당시 수거하지 못한 18매 중 1매일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류씨와 J씨가 돈의 출처에 대해 말한 부분도 눈여겨볼만 하다. 류씨는 장씨에게 수표를 넘기는 과정에서 출처를 ‘DJ정권 정치자금으로 발행한 것’이라고 했다 한다. J씨가 범행에 사용하려던 위조수표를 박연차 비자금의 일부라고 말한 것처럼 두 사람 모두 위조된 수표를 유통시키고, 유통시키려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관련된 비자금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정치자금 용도”
진짜 누가 있나?

류씨 사건 당시 경찰 관계자는 정권 비자금 등을 운운하며 고액의 약속 어음이나 수표를 담보로 제공할 경우 해당 은행에 위조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강남경찰서 유 팀장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17매의 자기앞수표에 대해 “누군가 또 다시 수표를 이용하기 전까지는 그것들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전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영화 <기술자들> 실사 2013년 100억 수표 위조사건 전말

31명이 한장에 매달렸다

위조수표를 이용한 사기 범죄는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수표를 돈으로 바꿀 때는 은행에서 번호를 확인하고 잔고가 있을 때만 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은행은 위조수표 범죄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위조수표로 인해 피해를 본다면 개인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지만 2013년 6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100억원 수표 위조사건’은 가담자만 31명에 이르는 등 그 규모뿐만 아니라 치밀한 계획과 대담성 때문에 희대의 사건으로 유명세를 탔다.

치밀한 계획에 대담무쌍
희대의 사건으로 유명세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013년 6월12일 경기도 수원 정자동의 한 은행에 100억원대 자기앞수표를 든 남성이 찾아왔다. 남성이 맡긴 돈은 두 개의 법인 계좌로 나뉘어 이체됐는데, 꼭 사흘 만에 명동 주변 은행에서 3억원은 현금으로, 97억원은 외화로 인출됐다. 문제는 이 수표가 정교하게 위조된 가짜였다는 점이다.

범행의 총책이었던 나모씨는 알고 지내던 김모씨 등과 함께 한장의 위조수표로 100억원을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과정에서 사채업자, 은행 현직 간부 등 다양한 사람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경찰에 의해 꼬리가 잡히면서 이들의 사기 행각도 막을 내렸다. 나씨는 검거 당시에도 1000억원대 추가 범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세간을 놀라게 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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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