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O2O서비스에 빠지다

일상에 자리매김 한 서비스는?

창업시장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사용하는 최근 쇼핑 트렌드에 발맞춰 온라인은 오프라인으로, 오프라인은 온라인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O2O서비스는 초기에 음식배달과 부동산, 숙박, 쇼핑, 금융 등이 중심으로 이루어지다가 최근에는 콜택시, 주차, 가사도우미, 교육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교육에도 O2O 바람이 불고 있다. 교육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좀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에듀테크(교육 Education, 기술 Technology의 합성어)’가 각광받고 있다. 양질의 교육 상품과 교육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거나 공유하는 플랫폼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점점 커지는 국내외 에듀테크 시장
사용자 맞춤으로 진화하는 O2O서비스

‘에듀팡’은 유아, 초·중고, 대학, 성인 등 전 연령이 공부할 때 필요한 책, 완구, 전자·스마트기기 판매를 한다. 학원에서 필요한 의자, 책상, 문구, 전자 제품 등을 대량 구매할 수 있는 비즈몰도 운영한다. 올해 말이면 상품 수가 13만개에 이를 전망이다. 최근에는 사용자 위치를 이용해 맞춤 학원 정보를 제공하는 학원O2O 서비스도 오픈했다. 학원은 전단을 배포하던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클릭 한번으로 학원을 검색하게 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비즈몰을 통해 필요한 물품을 공동 구매함으로써 운영비도 줄일 수 있다.

O2O란?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발빠르게 참여하면서 사업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0년 10여개에 불과했던 스타트업 수가 현재 50여개가 넘는다. 선진국 에듀테크 시장도 커지고 있다. 런던의 창업 지원 기관 ‘런던 앤드 파트너스’에 따르면 영국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현재 175억파운드(약 29조원)에 이르며, 미국도 100억달러(약 11조5500억원)에 이른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올해를 이끌 미래 기술 12가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에듀테크는 컴퓨터로 개인별 맞춤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평가 인력도 절감해 교육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존 웹 기반의 보여주는 방식과 달리 에듀테크는 빅데이터를 통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과 패턴에 맞추는 쌍방형 방식이다. 데이터 분석에 그치지 않고 맞춤형 학습 제안을 해주는 점이 핵심이다.

생활의 많은 부분이 정보기술과 결합해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교육 분야는 아직 도입기다. 앞으로 학생 각각의 개성과 가능성에 맞춘 에듀테크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이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일찌감치 O2O서비스가 활발하게 접목된 외식 분야에서는 최근 사용자 맞춤형으로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식당 예약앱은 전국의 모든 맛집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예약하던 형태와 달리 지역과 업태 등을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가 나타나고 있는 것. 고급 레스토랑만을 선별, 사용자 상황에 맞게 예약할 수 있는 ‘찾아줘 블랙’이 대표적이다. 일반 식당이 아니라 모임이나 격식을 갖춘 상황에 알맞은 고급스러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만을 소개한다.

‘류니끄’ ‘랩24’ 등 서울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100여개 레스토랑을 대거 참여시켰다. 고급 레스토랑은 특별한 날이나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찾고 싶은 점에 착안, 손님이 상황에 맞춰 음식점주와 조건을 협상할 수 있게 했다. 사용자가 지역, 업종, 방문일, 인원, 예산 등을 올리면 음식점주가 예약 상황에 맞게 서비스를 제안한다.

기념일, 상견례, 와인모임, 동창회 등 모임성격에 따라 예약을 달리할 수 있다. 가령 사용자가 ‘6월25일 저녁, 가족모임, 한식, 인원 8명, 예산 80만원’ 등의 간단한 조건을 입력하면 음식점주가 직접 ‘결제금액의 10%할인’ ‘콜키지 프리’ ‘폴라로이드 촬영 서비스’ 등을 제안하는 식이다.

사용자는 여러 레스토랑의 제안을 확인한 뒤 가장 마음에 드는 조건으로 제안을 한 레스토랑을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손님은 몇 번의 스마트폰 터치를 통해 레스토랑과 협상해 식사 값을 할인 받거나 다양한 혜택을 받기 때문에 가격이나 서비스 등에서 만족도가 높다.

또 제안 내용을 사용자와 레스토랑에게만 공개하기 때문에 음식점 점주는 손님이나 매장 예약 상황에 따라 개인 밀착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 현재 서울 강남 지역에 한정되어 있으나 점차 타 지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음식배달서비스도 진화하고 있다. 치킨, 피자, 중국집 배달에서 최근에는 배달을 하지 않던 맛집까지 배달 영역을 넓혔다. 또 아침 식사용 샐러드와 빵까지 배달한다. 전문가들은 외식시장에 O2O서비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며,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맞물려 푸드테크가 식생활 전반에 촘촘히 적용될 것이라고 말한다.


높아진 소비 만족도

O2O서비스는 스마트폰이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각광받고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생활편의 서비스가 더욱 뜨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간과 쇼핑도 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모바일 단말기(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를 통한 이동통신망(2G, 3G), 무선랜, 와이브로, LTE 등 모바일 인터넷 일평균 이용시간은 2015년 1시간46분으로 조사가 시작된 2013년 이후 매년 증가 추세다.

하루 이용 빈도도 늘고 있다. 2013년 ‘일 60분 이상~90분 미만’이 34.8%, ‘일 90분이상~ 180분 미만’ 24.9% 등의 순이었으나 점차 역전되어 2015년 ‘일 90분이상 180분 미만’ 42.1%, ‘일 60분이상~90분 미만’ 22.6%로 절반 가까이가 하루 90분이상~3시간미만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외식시장의 정보통신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산업별 IT활용 정도를 나타내는 산업별 IT활용지수가 상승세에 있다. 2009년부터 2014년 음식점업 IT활용지수가 33.7%에서 51.2%로 17.5%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 산업 지수가 13.6% 높아진 것과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최근 외식업 분야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음식정보 공유, 음식 배달 서비스, 전자식권 등 앱 서비스 수요가 늘어난 이유가 크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은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사용하는 패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O2O 도입은 창업 시장에도 필수가 될 것”이라며 “학원, 외식업체 등 자영업자는 기존 전통적인 매체와 뉴미디어 채널을 활용해 점포를 홍보, 매출을 올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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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특검 정국과 검사들 동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전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이 출범을 앞두고 있다. 윤석열정부에서 계속 거부되던 특검법이 이재명정부 첫 법안이 됐다. 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3개가 동시에 출범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검이 검찰에게 독이 될지, 정부에 독이 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승인한 1호 법안이 3대 특검이 됐다. 헌정사상 최대 규모의 특검 수사팀이 구성될 가운데 검찰 내부에서는 오히려 특검을 반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검찰의 수사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최근 검찰 출신을 반기지 않는 로펌으로의 이직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직이냐 영전이냐 이재명정부 출범 이틀 만에 전임 윤석열정부를 겨냥한 사정 수사에 발동이 걸렸다. 국회는 지난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주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한 3개 특별검사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내란·외환행위 진상규명 특검(내란 특검)’ ‘김건희 국정 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특검(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수사방해 특검(순직 해병 특검)’ 등 3개 법안을 각각 찬성 194표, 반대 3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부결’ 당론을 정하고 집단 퇴장했지만 안철수·배현진 의원 등 5~6명이 각각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법’ 등 3개 특검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작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등에 대한 특검이 출범한다. 윤정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특검 3개가 동시에 수사에 나서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윤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사태 관련 전반을 수사하게 될 ‘내란 특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불법 선거 개입 의혹 등을 다룰 ‘김건희 특검’, 그리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및 은폐 의혹을 규명할 ‘순직해병 특검’이 출범하게 된다”며 “세 건의 특검법은 모두 윤정부가 거부권을 반복 행사하며 지연됐던 것으로, 멈춰있던 나라를 정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내각 구성원들과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조율해 심의와 의결을 마쳤다”며 “이재명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거부권에 막혀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던 국회의 입법 권한을 이제 다시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고자 한다”며 “이번 특검을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시는 진실이 민주주의 원칙 아래 투명하고 소상하게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날 회의에선 3개 특검법을 포함한 법률안 공포 4건, 대통령령 3건, 일반 안건 1건이 심의 및 의결됐다”고 말했다. 특검 규모에 대해서는 “내란 특검법 최대 267명, 김건희 특검법 최대 205명, 순직해병특검법 최대 105명의 수사 인력이 배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당선 후 1호 법안으로 의결 검사만 120명·총 수사팀 577명 이어 “순직해병특검법은 최장 140일, 나머지 두 특검법은 최장 17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정부가 1호 법안으로 특검법 3개를 심의·의결한 것은 대선으로 확인된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원하는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조치”라고 언급했다. 이번 3대 특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의 특검이 가동될 예정이다. 파견 검사의 수만 해도 120명으로 전체 검사 인력의 6%에 달한다. 내란 특검의 경우 60명, 김건희 특검 40명, 해병대원 특검은 20명에 달하는 검사가 파견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파견 검사(20명)의 6배 수준이다. 전체 수사 인력은 577명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내란 특검은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 검사 60명 등 총 267명으로 구성된다. 김건희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40명을 포함해 총 205명, 채상병 특검은 특검보 4명, 검사 20명 등 총 105명 규모다. 특검별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이 최대 170일, 채상병 특검은 최대 140일로 규정돼있다. 늦어도 오는 7월 중순에는 각 특검 사무실이 출범해 연말까지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특검법 공포 전부터 특검 후보를 물색하고 후보자들에 연락을 취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검 수사팀장은 통상 부장검사, 특검보는 차장검사, 특검은 검사장급 인사가 맡는다. 하지만 ‘최순실 특검’ 당시 수사팀장을 차장급이었던 윤 전 대통령이 맡은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특검 역시 사건 성격과 수사 난이도에 따라 유동적인 인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란 특검은 파견 검사 수가 많아 복수의 차장급 간부가 함께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 검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너무 많은 인력들이 특검에 몰려 주요 수사가 불가능해 민생 수사에 위험이 된다는 입장이 나온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최대 6개월에 가까운 기간에 서울남부지검 검사 수(107명)보다 많은 검사들이 3개 특검에 투입되면, 검찰의 주요 수사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관련 특검에 기존 수사팀이 합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문제는 해당 부서가 맡고 있는 사건이 특검에 속한 사건 외에도 많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인원으로 부서를 다시 꾸린다고 해도 수사기록을 훑어보는 데 시간이 더 걸려 수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한 검찰 수사관은 “특검팀으로 파견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이 산적해 있는 모든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지금도 인력이 부족해 업무가 과중돼있는 상황이라 ‘차라리 특검으로 파견을 가서 원활하게 수사하고 싶다’는 의견이 수사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난이도 유동적 인선 한 부장검사는 “특검으로 지정된 사건의 규모가 만만치 않기에 수사 베테랑이 파견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수사 지휘부는 물론 베테랑도 일선청에 남아있지 않아 수사를 하더라도 미흡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검을 경험한 적 있는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에는 한창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검사들의 파견된다”며 “하나의 특검만 시작하더라도 일선청에서는 업무과중이 일어나는데 3개의 특검, 특히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3개의 특검을 한번에 하는 것은 검찰을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으로는 특검을 통해 수사력을 인정받아 새롭게 개편되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에서 영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특검에 파견되는 검사들은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성공적인 특검으로 평가받는 ‘ 드루킹 특검’의 허익범 전 특검도 “수사 검사가 특검 성공의 기본”이라며 “가장 정치적인 사건을 비정치적으로 풀어야 하기에 무엇보다 수사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 검찰 특수부 소속 평검사는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으로 파견 요청이 온다는 것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며 “평검사들 사이에선 ‘파견 이후 특검 지휘부에 수사력을 인정받으면 이후 중수청에서 더 기회를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과거에도 윤 전 대통령이 문재인정부 당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을 잘 이끈 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으며 그와 같이 수사팀에서 근무했던 검사들도 한 자리씩 꿰찼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은 차장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기도 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같은 경우 지검장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도 특검에서 수사력을 인정받고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특검은 지난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보다 파견 검사가 많아 수사력뿐만 아니라 지휘력까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휘부 눈도장 부장 및 차장급 검사들은 특검과 더불어 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윤정부 들어서 로펌으로 이직이 잦던 검사들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이후 검찰을 퇴직하더라도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거나 기업의 법무팀으로 이직하는 것 외에는 법조계에 남을 방도가 없던 검찰 간부들이 특검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이직해 검찰개혁을 피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복수의 법무법인 관계자들은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겸직과 영리행위가 금지돼있는 만큼 특검 이후에는 돌아갈 검찰이 없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로펌들은 이 때를 위해 실력있는 검찰 출신 법조인을 로펌으로 데려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 10대 로펌 소속 변호사는 “지금은 특수한 상황”이라며 “3대 특검에 검찰만 다수 파견되는 것이 아니라 로펌 업계에서도 다수 파견을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자리가 없다며 이직을 받아주지 않던 로펌들이 문을 열고 다른 사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검찰 출신 인재 스카우트 제의도 늘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건희 특검의 경우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이 신속하게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는 “최근 동기들에게 기업 법무팀 이직에 관해 물어보는 사람이 늘었다”라며 “이재명정부가 나온 후 공정거래위원회 인력 충원,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과 관련된 법안을 손보려는 움직임이 계속해서 보이고 있는 상황에 기업은 발등에 불똥 떨어진 듯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기업 사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권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 검사는 지난 13일에 지명됐다. 3대 특검을 지휘할 특별검사는 ▲내란 특검은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 ▲김건희 특검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상병 특검에는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이 지명됐다. “민생 수사에 차질 있어” 검 개혁과는 모순적 태도 조 특검은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세월호 참사 검경 합동 수사를 지휘했고, 문정부에서 서울고검장과 법무연수원장을 지냈다. 윤정부 때 감사원 감사위원 시절에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가 ‘표적 감사’라며 제동을 걸었고,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비리 의혹 감사 결과가 부실하다며 재심의를 주장하는 등 전 정권과 대립했다. 민 특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문정부 때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 추가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건 조사를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역임했다. 이 특검은 군법무관 출신으로, 2022년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장남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한 이력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 인력으로 신속한 수사 착수와 효율성을 위해 기존 수사팀 인원과 특수통 출신 검사 차출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3대 특검은 수사팀을 구성한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다음 달 초에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각 당 추천 후보자 중 1명씩을 임명하는 시한은 3일 이내인데, 추천 당일 즉시 지명을 완료함에 따라 3대 특검팀 출범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면서 전 정권 수사엔 검사를 쓰겠다는 모순적 태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 안팎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검찰을 없애겠다고 외치면서, 정치적 성과가 필요한 수사에 검사를 끌어다 쓰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10년 차 검사는 “이재명정부가 검찰청 문을 닫겠다고 하는데 직장을 잃게 생긴 검사들이 특검에 들어가고 싶겠느냐”고 말했다. 특수 수사 경험이 있는 한 부장검사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상 결과를 정해놓고 하는 수사이다 보니, 선뜻 특검에 가겠다는 검사들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부부장검사도 “굳이 특검에 발을 담가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육아휴직이라도 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 농단 특검’ 당시 검찰에 재직했던 한 변호사는 “과거 특검팀은 검찰총장에게 편지까지 써가며 수사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젊은 검사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개혁과 수사를 동시에 하겠다고 하니, 후배 검사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에 참여” 젊은 검사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의 칼이 이정부에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정부 시절 전 정권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019년 ‘조국 사태’를 집중 수사하며 정권에 맞선 것과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차장검사는 “전 정권 수사와 검찰개혁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으면 수사도, 개혁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특검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결국 특수부 검사들의 힘이 훨씬 더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