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골프장 눈물 나는 노력

슬~슬 회생 “살아남자”

골프장 경영이 지난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일수가 늘어나 이용객 수가 증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발표한‘2015년 골프장 업체들의 경영실적 분석’에 따르면, 139개 회원제 골프장(제주권 제외)의 지난해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0.4%로 2014년(-4.7%)보다 4.3% 포인트나 상승했다.

112개 퍼블릭 골프장의 영업이익률은 28.5%로 2014년(27.5%)보다 1% 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회원제 골프장은 2003년 이후부터 계속된 하락세가 12년 만에 멈췄다. 이는 비수기의 입장료 덤핑으로 객단가가 높은 비회원 이용이 증가한 데다 영업일수가 11일 증가하여 홀당 이용객수도 5.2%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이 호전된 이유가 크다. 퍼블릭 골프장들도 골프장 수 증가(퍼블릭 전환 10개소, 신규 개장 8개소)로 주변 골프장과의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영업일수가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이 소폭 상승했다.

모처럼 웃다

영업적자를 기록한 골프장수도 줄어들었다.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139개소 중 절반인 69개소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2014년(87개소)보다는 18개소 감소했다. 적자 골프장중 수도권 골프장이 27개소로 2014년(39개소)보다 12개소 감소했고 영남권도 12개소로 2014년(19개소)보다 7개소 줄어들었다. 또 퍼블릭 골프장은 112개소 중 11개소가 영업적자를 기록했는데, 2014년(13개소)보다 2개소 줄어들었다. 적자 골프장 수가 줄어든 것은 영업실적이 호전된 데다 부실한 회원제 골프장들이 퍼블릭으로 전환(6개소)되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회원제 골프장은 그레이스(27홀·42.0%), 88CC(36홀·35.3%), 팔공CC (18홀·35.1%) 순이었다. 퍼블릭 골프장은 충북 진천의 히든밸리CC(27홀)가 영업이익률 53.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52.3%를 기록한 파주CC(18홀)가 차지했는데 대중골프장 조성비로 만들어진 이 골프장은 저렴한 입장료에다 골프인구가 풍부한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3위는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포항CC(18홀)로 51.8%를 기록했다. 지난해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6개 골프장의 경영 실적도 흑자로 전환됐다. 세금이 대폭 줄어든 데다 입장료 인하로 이용객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 모처럼 상승…완연한 순풍
저렴한 입장료 이용객 수 증가 함박웃음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올해는 지난해와는 달리 영업일수가 줄어들고 골프장간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골프장의 수익성이 다시 하락할 것”이라며 “매출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코스 관리비, 인건비 등 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유치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도입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골프장들 소폭이나마 영업실적에서 긍정적 지표를 보이는 것은 골프장들이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다양한 마케팅이 실효를 얻기 때문인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금까지 ‘골프장’은 그린피와 카트피, 캐디피 등을 내고 골프를 치는 ‘골퍼’들만을 위한 공간이었다. 그런데 최근 골프장들은 속속 굳게 닫힌 철문을 열고 주말 골퍼뿐만 아니라 비골퍼를 위한 행사를 열고 있다. 으리으리한 클럽하우스와 탁 트인 전망, 넓은 연회 장소 등을 갖춘 골프장은 다양한 이벤트를 열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양한 이벤트로 잘 알려진 포천 몽베르CC는 올해 가족과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바로 ‘안보 교육’. 골프장 이용객들은 라운드 예약할 때 안보 관광을 함께 신청해 둘러볼 수 있다. 고석정을 비롯해 제2땅굴, 평화의 전망대, 월정리역, 백마고지, 노동당사 등 한국전쟁과 휴전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현장을 돌아보는 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 류연진 대표이사는 “오전 골프 후 안보 관광을 하거나 1박2일 라운드 패키지를 이용해 가족여행 코스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마운틴은 지난해 컬러 컨설팅, 커피 클래스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레이디스 데이’를 올해에도 진행한다. 올해 첫 번째 강좌는 지난달 18일 열렸던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높아지는 관심을 반영해 봄맞이 DIY 모던 홈스타일링을 주제로 한 ‘스텐실 & 페인팅으로 삼나무 트레이 액자 만들기’였다. 6월, 8월, 10월에는 라운드와 야외 공연, 만찬에 숙박까지 제공되는 VIP 이벤트 나이트를 준비해 골퍼들에게 많은 관심과 문의를 받고 있다.

변화하는 문화…이벤트 기본
다양한 마케팅 재도약 기대

가장 대표적인 골프장 이벤트는 결혼식이다. 푸른 초원에서 치러지는 결혼식 모습은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한다. 서원밸리 골프장은 ‘골프 여제’ 박인비가 결혼식을 올리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경기도 가평 크리스탈밸리골프클럽, 용인 88컨트리클럽, 전북 군산컨트리클럽이 코스와 클럽하우스를 활용한 ‘웨딩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CC는 지난달 29일 코오롱 모터스와 공동으로 BMW 데이를 진행했다. BMW 자동차를 타고 온 내장 고객에게 엔진오일과 워셔액을 무료로 충전해주고 경정비 서비스와 후속 조치 안내까지 해줘 인기를 끌었다.


미국 골프장에서는 토요일 오후면 대개 결혼식이 열린다. 미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빼어난 자연 풍광과 함께 편리한 각종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 야외 결혼식을 선호하고 골프장도 결혼식 유치에 적극적이다. 국내에서도 골프장 결혼식은 더러 열리지만 소수의 특별한 사람에게만 해당됐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골프장 결혼식이 대중화될 조짐이다. 경기도 가평 크리스탈밸리 골프클럽, 경기도 용인 88 컨트리클럽, 전북 군산 컨트리클럽은 사단법인 한국골프소비자모임(이사장 서천범)과 업무 협약을 하고 코스와 클럽하우스를 활용한 ‘웨딩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별거 다한다

공급 과잉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익이 크게 떨어진 골프장 업계는 진작부터 결혼식과 피로연 등을 묶은 웨딩 분야를 새로운 수익 사업으로 꼽았다. 또 예식장이나 호텔 등에서 올리는 천편일률적인 결혼식 대신 야외에서 색다른 결혼식을 치르고 싶어하는 예비 신혼부부가 늘어나면서 골프장 결혼식이 확산할 여건이 무르익었다. 골프소비자모임은 이들 3개 골프장과의 업무 협약 과정을 분석한 결과, 호텔 결혼식보다 골프장 결혼식의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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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