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화정의 사치향락전

불교미술부터 약항아리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신상미 기자 = 화정박물관이 평창동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2017년 2월28일까지 ‘화정의 사치향락’(奢侈享樂)을 연다. 이번 전시에선 박물관 소장품 중 대표작들을 엄선해 총 140여점 (한국 30여점, 중국 40여점, 일본 20여점, 티베트 40여점, 유럽 약항아리 10여점 등)을 선보인다.

소장품 중 한국 미술품은 회화, 서예, 불화, 도자기 등 약 3000여점을 소장 중이다. 특히 3000여점에 달하는 티베트 불교미술품은 양과 질에서 모두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다고 평가 받는다. 그 외 일본,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유럽의 약항아리처럼 국내에선 접하기 어려운 이색적인 미술품도 소장하고 있다. 

이색적인 전시

전시작 중 이정(1541∼1626)의 우죽(雨竹)은 비에 젖어 댓잎이 아래로 향해 있는 대나무 다섯 그루와 바위로 구성돼 있다. 비에 젖으면 서로 조밀하게 겹쳐지는 댓잎의 특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농담의 차이를 주어 전경과 후경에 배치함으로써 반복과 변화를 꾀한 점, 간략히 마무리한 바위 표현 등이 돋보인다.

이정은 조선시대 중기의 대표적 화가로 세종의 4대손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묵죽화의 전형을 이루어낸 우리나라 최고의 묵죽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오채용봉문은개병은 18세기 청나라기의 도자기다. 은으로 된 뚜껑이 있는 오채병으로, 한쪽 면엔 힘차게 솟아오르는 용을, 다른 면엔 양 날개와 꼬리를 활짝 펼치고 날아오르는 봉황을 그려 넣었다.


분채보상당초연복문쌍이병도 청나라 건륭제 시기 도자기다. 목 부분 양쪽에 박쥐문을 배치하고 몸통 부분엔 동일한 간격으로 네 군데에 활짝 핀 연화를 그려 넣었다. 엄밀하게 계획된 문양 구성과 절제된 표현법이 돋보인다. 기물 안쪽과 굽 안쪽은 하늘색으로 처리했고, 굽 안 바닥에 ‘대청건륭년제’라는 명문이 있다.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유럽 등
박물관 소장품 중 대표작들 엄선

색회화훼문각병은 일본 에도시대의 술병이다. 뚜껑을 국화 모양으로 만들고, 주둥이 부분도 국화문양으로 장식해 조화를 이뤘다. 이 작품은 다양하고 화려한 문양과 각 부분 간의 유기적인 구성을 지닌 뛰어난 작품으로, 희귀한 양식이다. 이마리 자기는 사가현 아리타 지역에서 만들어진 도자기로, 이마리 항구에서 출하되었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
 

테이사이 호쿠바의 <미인도>는 비단 위에 그려진 채색화다. 테이사이는 에도시대 우키요에의 대가인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제자로 알려졌다. 그는 판화 제작엔 참여하지 않고 오로지 육필화와 요미 혼(讀本, 흥미로운 읽을거리 책)이라고 불리던 당시 소설에 실리는 삽화 등 인쇄물 영역에서 활약했다. 동시대의 우키요에 화사 중 육필 미인화 분야에서만큼은 호쿠사이의 아류라고 폄하할 수 없는 뛰어난 작품을 남겼다.

화정박물관 소장품 중 티베트 불화인 ‘탕카’는 특히 명성이 높다. 무서운 금강을 의미하는 바즈라바이라바(Vajrabhairava)는 문수보살의 화신으로, ‘죽음을 파괴하는 자’ ‘야만타카(‘야마의 적’이라는 의미로, 죽음의 신인 야마의 근절자)라고도 한다.

티베트의 전설에 따르면 죽음의 신인 야마가 티베트 지방을 휩쓸며 괴롭히자 사람들은 문수보살에게 간절히 호소했더니 기도에 응답한 문수보살이 강력하고 용맹스러운 야만타카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야마는 그 힘에 굴복되어 다르마 팔라(수호신)로 편입됐고 지옥을 관장하는 신이 됐다.

각국 특징 비교


그동안 불교미술품 전시는 국내작과 중국, 인도 작품 정도였으나 이번 전시는 아시아 각국의 불교미술품을 한 자리에서 비교 관람하면서 동아시아 미술의 특징과 전개를 이해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shin@ilyosisa.co.kr>

 

[화정박물관은?]

고 화정(和庭) 한광호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회장이 40여년간 수집한 다양한 미술품을 바탕으로 설립됐으며, 소장품은 1만3000여점에 이른다. 지난 2014년 작고한 한 회장은 1992년 한빛문화재단을 설립하고, 1999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동아시아 전문 박물관인 화정박물관을 세웠다. 지난 2006년 5월 종로구 평창동으로 박물관을 이전해 재개관했다. <아시아를 조응하는 눈> <유럽의 약항아리> <탕카의 예술> <의식주> <티베트의 유산> <사계화훼>, <동물원> 등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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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