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충북 청주시 소재 쉐마미술관에서 이명화(대전시실)·손미량(소전시실)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이명화는 식물 ‘엉겅퀴’를 소재로 자연의 순리를 표현했다. 손미량은 본질을 찾기 위한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쉐마미술관은 서양화가 김재관 교수가 설립한 충북 1호 미술관이다. 지역 내 젊은 작가에게 다양한 현대미술의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와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무위자연 ▲이명화 ‘The age flowers’= 이명화는 주로 자연 속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두고 구상적 풍경과 정물을 주제로 작업했다. 그러다 수많은 잡초 중 하나인 ‘엉겅퀴’를 보게 된다. 엉겅퀴는 모든 꽃이 그렇듯 흙에서 싹트고 자라나 꽃을 피우고 자신의 홀씨를 날려 보내 다시 흙에 정착, 한 해의 생명을 다하는 생태적 과정을 갖는 식물이다. 이명화는 이런 엉겅퀴의 형태적 특성을 관찰하고 외형적 이미지의 표현에서 내면적 시각의 관점으로 다시 관찰하면서 표현 방법도 변화시켰다. 엉겅퀴의 생성과 소멸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삶의 모습에 대입해 표현한 것. 그의 초기 작품은 대상의 사실적 묘사에서 시작해 대상의 이미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사람들은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산다. 자신의 삶에 100% 만족한 이가 얼마나 있으랴. 갈등이 있을 때는 당연하겠지만, 갈등이 없어도 불안이 존재한다. 그 불안감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승화되기도 하지만, 현대인들은 대체로 불안을 떠안은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런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이가 있다. 바로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다. 흔히 완벽한 인간은 없다고 한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이라고도 한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결핍을 안고 산다. 결핍은 부모로부터도, 교우 관계에서도, 연인 관계에서도 발생한다. 결핍은 불안을 낳는다. 불안은 마치 생명력을 가진 듯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영향을 끼친다. 타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불안은 곧 부메랑처럼 돌아온다. 결핍과 불안 혼돈의 시대 ‘피조물은 창조주를 닮는다’고 했듯, 자식 문제는 곧 부모의 문제에서 발생한다. ‘미운 일곱살’을 넘어 ‘죽이고 싶은 일곱살’이라는 섬뜩한 말이 생길 정도로 육아에 고통받는 부모가 적지 않다. 아무리 육아가 고통스러워도 자식은 자식이라, 쉽게 내칠 수 없다. 말썽 부리는 아이에겐 마음에 문제가 있는 부모가 있다는 게 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어느덧 2021년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한 해를 준비해야 할 시기다. 서울 강남구 소재 호리 아트스페이스에서 ‘내면적 초상’에 주목한 변웅필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힘겨운 한 해를 보낸 관람객에게 ‘진솔한 고백 일기’를 전하려 한다. 인간은 평온한 일상 속에서 불현듯 그 편안함을 낯설게 느끼곤 한다. 변웅필 작가는 그런 내면적 초상을 모티프로 삼은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품은 마치 처음 살아보는 인생의 여정에 적응해가는 한 인물을 관찰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호리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기획초대전 ‘SOMEONE’은 그의 진솔한 고백 일기다. 객관적 묘사 변웅필은 작품의 저변에 분명한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그것이 드러나는 것은 최대한 절제하는 화법을 구사한다. 내제된 메시지는 감상자의 보는 시각에 따라 자유롭게 해석되길 바라기 때문. 그런 측면에서 변웅필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잠재적 메시지보다 시각적 조형미라고 볼 수 있다. 이른바 변웅필 방식은 동국대 서양화과를 거쳐 독일 뮌스터미술대에서 순수미술 전공으로 석사와 마이스터 과정을 졸업한 후 작가활동까지 11년간 이방인으로 산 세월에 영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 캠프의 외부 ‘인재 영입 1호’ 인사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30대 워킹맘으로 화제가 된 조동연 서경대학교 교수가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된 지 이틀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숱한 의혹 제기를 버티지 못한 조 교수는 결국 짐을 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인재 영입 1호였던 조동연 서경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사생활 논란에 휩싸이다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항공우주계 “누구냐 넌”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 3일 “조 교수가 아침에 전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며 “제발 아이들에 대한 공격은 멈춰달라 전해왔다”면서도 일부 언론을 통한 조 교수 가족에 대한 신상이 유포되는 데 대한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전날 조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짊어지고 갈 테니 죄 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며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하다. 안녕히 계세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누굴 원망하고 탓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발버둥 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안다”며 “아무리 힘들어도 중심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ㅁ)에서 권기수 작가의 개인전 ‘동구리 20년’을 준비했다. 올해는 권기수의 기호화된 인격체 동구리가 탄생한지 20주년 되는 해. 하얗고 동그란 얼굴에 언제나 미소 짓고 있는 동구리는 권기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인 캐릭터다. 권기수의 ‘동구리’는 무지개를 건너기도 하고 대나무에 매달려 있기도 하며, 빌딩 사이를 날아다니기도 한다. 화려한 색감과 유쾌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그의 작품은 문화상품으로도 다양하게 소비됐다. 동양의 정신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권기수는 동구리의 또 다른 모습을 들춰냈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평소 모습이 아닌 유쾌하지만 냉소적이고 거친 동구리가 관람객들과 만난다. 프로젝트스페이스 미음 관계자는 “20주년인 만큼 권기수가 동구리를 어떤 의미로 만들고 그려왔는지 그동안 숨겨왔던 그의 내면을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네오팝 아티스트로 알려진 권기수는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그의 작품은 장르와 형식적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화선지와 먹 대신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을 이용한 여백 없는 밝은 화면과 두꺼운 아웃라인, 평면성이 두드러진다. 하얗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전두환씨가 세상을 떠났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전씨는 공보다 과가 너무 컸던 탓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그는 죽기 전까지 추징금 미납, 반성하지 않는 태도 등 매듭짓지 못한 부분들이 많았다. 전두환씨가 지난 23일, 향년 90세로 사망했다. 이날 악성 혈액암인 다발성 골수종 확진 판정을 받은 전씨는 오전 8시40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씨는 지난달 26일 육사 11기 동기이자 12·12 군사반란을 함께 일으킨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미납 추징금 956억원은? 전씨가 사망하면서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 956억원 납부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전씨에 대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이 최종 선고됐다. 검찰의 추징 과정은 순탄치 않았는데 3년마다 일부 재산을 압류하며 시효 만기를 연장하는 데 그쳤다. 2003년 미납 추징금 추징 시효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전씨는 추징금 314억원만 납부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연도 재산 명시를 신청해 법원이 받아들였다. 전씨는 당시 29만1000원의 예금과 채권 등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제 개인적인 일이지만 참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보자는 기자에게 보내는 메일 말미에 매번 이 문구를 적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인가 이 문구는 “기자님도 첨부 내용에 대해 취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로 바뀌었다. 개인에서 시민단체의 사무국장으로 제보자의 신분이 달라진 순간이었다. 이렇게 되리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당사자인 김진철 성남공정포럼 사무국장도 몰랐다. 김 국장이 처음 개인적인 문제를 제기할 무렵인 2016년 성남시와 5년이 지난 현재의 성남시는 천차만별로 달라졌다. 전 성남시장이 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고, 성남시 대장동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지역이 됐다. 미미한 시작 2015년 1월 김 국장은 주말 쇼핑용으로 이용하기 위해 딜러를 통해 중고차를 구입했다. 그는 출고된 지 1년 정도 지난 중고차에 약 2800만원을 지불했다. 문제는 1년 뒤인 2016년에 일어났다. 해당 차를 몰고 지방에 다녀오다 갑자기 핸들이 잘 작동되지 않으면서 사고가 날 뻔했던 것. 김 국장은 수리를 맡기기 위해 찾은 카센터에서 ‘사고 이력 조회’를 해봤느냐는 말을 들었다. 중고차 구입 당시 그가 확인한 문서에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여성 경찰은 최근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서 자신의 안위만을 지킨 장면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 서창동 사건으로부터 발발한 ‘여경 무용론’의 목소리가 뜨겁다. 들끓는 여론의 배경은 비단 이번 사건 때문만은 아니다. 여경 문제는 한국사회 혹은 경찰 내부의 고질병으로도 해석된다. <일요시사>는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만나 실상을 들어봤다. 이 교수는 채용과 교육 측면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1세대 범죄학 박사인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최근 이어진 일련의 경찰의 성별 이슈에 대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했다. 이 교수가 지적한 구조적인 부분에서 고쳐야 할 대목은 채용과 교육이다. 임무 능력 꽝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져야 할 경찰관 채용을 몇 가지 교과목 시험 성적만으로 채용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이 교수는 최근 경찰 성별 논란에 대해 “여경에 돌 던지며 젠더 이슈로 국한하려 하는 건 옳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근본적 문제 해결에 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두산갤러리에서 오종의 개인전 ‘호 위에 선(A Pause on the Arc)’을 선보인다. 지난해 두산레지던시 뉴욕 입주작가 공모에 선정된 오종은 최소한의 재료와 제스처로 대상과 대상을 둘러싼 공간을 재인식하는 작업을 시도해왔다. 오종은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순수미술 석사를 마쳤다. 두산갤러리 뉴욕, 마크 스트라우스 갤러리, 서울시립미술관,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완곡한 언어 서울 종로구 소재 두산갤러리에서 준비한 오종의 개인전 ‘호 위에 선’에는 바라보는 대상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자신의 위치와 움직임을 새롭게 인지하게 하는 그의 완곡한 언어가 담겨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가느다란 실과 낚싯줄, 약간의 무게를 가진 체인이나 쇠막대, 투명한 아크릴판과 미세한 광택을 가진 안료 등 존재감이 희미한 재료를 중력과 무게, 최소한의 가공을 통해 공간에 위치시켰다. 오종이 그리는 선과 면은 주로 전시공간에 존재하는 모서리, 창문, 기둥 등의 건축적 요소에서 비롯되거나 벽의 미세한 균열, 빛, 그림자와 같은 무형이지만 시간성을 가지고 존재하는 요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밤의 여왕 아리아>를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소프라노는 한국의 조수미를 포함해 전 세계에 단 세 명뿐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이 내린 천상의 목소리’라고 불리는 소프라노 조수미는 최근 한국인 최초로 아시아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이로써 조수미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소프라노로 우뚝 섰다. 2017년 경북 안동에서 열린 조수미 30주년 데뷔 기념 ‘조수미 콘서트’는 관객들의 행진이 이어져 조기 매진됐다. 지난 30년간 오페라, 가곡 등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로 세계 각국을 누비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조수미가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았다. 세계 무대로 활발한 활동 지난 13일(한국시각) 유튜브 라이브로 진행된 제17회 2021 아시아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 입회식에서 조수미는 아시아 명예의 전당에 선정됐다. 한국인이 아시아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것은 조수미가 최초다. 조수미는 밀라노의 라 스칼라, 파리의 바스티유‧가르니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런던 코벤트 가든 등 세계 5대 오페라 극장을 30세 이전에 휩쓴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이다. 아시아 명예의 전당에 오른 조수미는 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최수진 작가는 여행이나 산책 도중 마주친 장소와 사물의 사진을 바탕으로 회화적 공간을 만들고 누적된 감각·기억·체험·환상을 매칭해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왔다. 최근에는 회화작업을 다루는 과정을 무수하게 분해하고 그 찰나를 의인화해 다른 제작의 상황으로 빗대 표현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서울 삼성동 AIT(에이트) 본관 2층과 별관 1층에서 최수진의 개인전 ‘Fruity Buttercream(프루티 버터크림)’이 열리고 있다. 최수진의 그림은 향긋하지만 어딘가 얄궂은 향, 거품처럼 부풀어 오른 부피감 위에 거짓말처럼 생생하게 내려앉은 색을 구현해 ‘쿡’하고 건드려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말랑말랑 색색의 ‘과일 향 버터크림’을 듬뿍 짜놓은 것 같다. 이번 전시는 최수진이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최수진은 오랜만에 선보이는 일련의 신작에 거대한 사색의 언어를 덧붙이기보다 장난스럽지만 지극히 솔직한 감각을 드러내는 단어로 이 새로운 챕터의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평면회화 신작과 털실 드로잉 그리고 특별히 제작된 사운드가 어우러진 공감각적 설치를 준비했다. 언뜻 보면 달콤한 꿈속의 장면들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서정 기자 = 최근 예능계는 여성 댄서 허니제이를 섭외하려는 구애가 뜨겁다. 허니제이는 성황리에 종영한 예능프로그램 <스트릿우먼파이터>에 출연해 걸스 힙합의 아이콘이 됐다. <스우파> 우승 크루 홀리뱅의 리더인 그는 걸스 힙합 분야에서 최고수로 꼽히며 대한민국에 ‘춤’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 10일 두산베어스는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 시구자로 댄서 허니제이(정하늬)가 나선다고 밝혔다. 예능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 출연했던 홀리뱅 크루의 리더 허니제이가 플레이오프 마운드까지 올랐다. 화제의 중심 여성 댄서들 지난달 26일 홀리뱅의 최종 우승으로 9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 <스우파>는 ‘스트릿 댄스’ 열풍을 일으키며 신드롬이 됐다. 춤이라면 순수무용과 대중 무용만 있다고 생각한 대중에게 전문적인 스트릿 댄스의 세계를 보여줬다. 스트릿 댄스 안에서도 왁킹, 보깅 등 세부 장르들을 선보이며 예술성도 장착했다. 방송엔 쟁쟁한 크루들이 등장했다. 허니제이가 이끄는 ‘홀리뱅’과 아이돌 카이의 백업 댄서이자 화려한 외모로 팬덤을 보유한 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14년 OCI미술관 신진 작가로 선정됐던 양정욱 작가가 2021년 새로운 개인전으로 돌아왔다. 간단하지만 쉽게 통하지 않는 이야기, 경계가 불분명한 생각의 생김새, 고구마를 삼킨 듯 가슴 치게 하는, 삶의 온갖 애매함과 갑갑함이 전시장에 다 모였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OCI미술관에서 양정욱의 개인전 ‘Maybe it’s like that’을 준비했다. 알쏭달쏭 삶의 온갖 고구마를 다 모은 전시다. 전시를 접한 관람객은 절로 사이다를 찾을 듯하다. 애매하고 도입부부터 메인 로비를 가득 채우는 육중한 덩어리와 과감한 직선, 광활한 곡선, 돌돌대는 모터 소리가 관람객을 압도한다. 검은 철판 위에 한 아름이 넘는 통통한(?) 돌덩이 두 개가 ‘사람 인(人)’ 자 모양으로 포개져 빙글빙글 돈다. 수많은 작은 알갱이와 요철로 뒤덮인 하얀 표면엔 군데군데 숫자가 쓰인 표식이 박혀 있다. 표면의 요철은 지형지물의 분포에 대응한다. 지도에 표시하듯 이런저런 태그를 붙였다. 돌고 돌아 같은 부분을 만나도 각자 다르게 바라본다. 간단하면서 어려운 이야기 사이다를 찾게 되는 전시 조각 너머로 지름 2.4m의 검은 고리가 크게 원을 그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얻어 2년간 투병하다 뇌사에 빠진 다섯 살 아이 전소율양. 어린이 환자 3명에게 장기를 기증해 새 생명을 선물한 뒤 짧은 생을 마치고 하늘의 별이 됐다. 소아 장기기증 자체가 손에 꼽을 정도인 상황에서 보여준 소율이와 가족의 숭고한 선택이 안타까움과 감동을 주고 있다. 뇌사상태에 빠져있던 전소율(5)양이 지난달 28일 서울대병원에서 심장과 좌우 신장을 환자 3명에게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3명 살리고 엄마 곁으로 소율이는 임신이 어려웠던 전기섭(43)씨 부부에게 결혼 3년 만에 찾아온 기적이었다. 부부는 기적처럼 찾아온 소율이를 애지중지 키웠다. 평소 놀이터를 좋아했던 소율이는 그곳에서 2~3시간을 놀 정도로 활동적이었고 특히 그네를 타면서 까르르 웃어대던 명랑한 아이였다고 한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소율이가 3살이던 2019년 키즈 카페에서 놀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해 뇌가 제 기능을 못하게 됐다. 이후 소율이는 2년간 코를 통해 음식을 먹으며 투병생활을 이어갔다. 앞서 폐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이던 소율이 엄마에게 딸의 사고는 큰 충격이었다. 아픈 가족 두 명을 돌보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애 소재한 자하미술관에서 이원호 작가의 개인전 ‘오만가지’를 준비했다. 이원호는 사회구조와 그 구조를 구분 짓는 경계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 인물이 보여주는 오만가지 이야기와 생각, 그리고 사건과 경험, 후일담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는 ‘네버 엔딩 스토리’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원호는 이번 전시에서 탑골공원 인근 국밥집에서 들은 무용담을 모티브로, 7명의 필자와 공동작업을 통해 49개의 이야기를 만들고 7명의 연기자가 연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한 인물의 이야기는 작가와 연출자, 그리고 배우의 협업을 거쳐 실재와 허구의 판타지 사이에서 허구의 캐릭터로 변화한다. 고백과 독백 미술평론가 김노암은 “연출과 배우가 서로 충돌하고 상호 개입해 시간의 흐름 속에 점차 변화하면서 최종적인 캐릭터가 완성돼가는 중간 과정을 보여준다”고 이원호의 작업에 대해 설명했다. 배우와 연출자, 이원호 3인이 스토리텔링에 개입하고 삼투하면서 잠정적 합의에 도달한 인물의 성격, 그 인물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 작품은 고백 또는 독백의 형태로 진행되지만 실제 작업과정은 다수 협업의 결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아직까지 국내서 탐정은 미지의 직업이다. 추리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등 탐정물에서만 탐정을 볼 수 있다. 사건의 실마리를 기막히게 풀어내는 탐정이 현실에도 존재할까? 탐정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탐정이라는 직업과 용어가 정식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되자 탐정업에 뛰어든 사람이 느는 추세다. 최근 <일요시사>는 수많은 탐정 가운데 강력계 형사 출신으로 주목받는 탐정 김수환 대한탐정사무소 대표를 만났다. 반전 매력 지난달 20일,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사무실을 찾아 어떤 호칭이 편하냐는 질문에 “유튜브 구독자들은 저를 보고 ‘두목님’ 이라고 부릅니다. (기자님은)편하게 불러달라”며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우람한 체격과 달리 서글서글한 미소를 선보인 김 대표의 뒤에는 수십개의 표창장들이 자리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8월5일 탐정이라는 호칭 사용이 가능해지자 9월부터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형사 출신으로 ‘1호 탐정’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밝힌 김 대표는 유튜브가 구독자들과의 소통하는 장소가 되길 희망했다. “형사에서 갑자기 탐정으로 도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 1988년부터 1993년까지 제13대 대통령을 역임한 노 전 대통령이 지병 악화로 숨을 거뒀다.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인 6·29선언, 북방외교, 남북대화 등 업적이 많다. 하지만 12·12쿠데타, 거액의 비자금 은닉 등 과오도 적지 않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병원에서 사망했다. 서울대병원 측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서울대 재택의료팀의 돌봄 아래 자택에서 지냈다. 전날 저산소증과 저혈압 증세를 보였고 다음날 오후 12시45분 응급실로 이송돼 1시간가량 치료를 진행했다. 오랜 기간 병상 생활 응급실로 이송됐을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의식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였으나 통증에 대한 반응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후 1시46분경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89세로 별세했다. 노 전 대통령은 희소병인 다계통위축증과 천식 등으로 오랜 기간 병상 생활을 해왔다. 병원 측은 허약한 전신 상태 등이 노 전 대통령의 사망 원인이라고 정식으로 발표했다. 김연수 서울대 병원장은 “반복적인 폐렴과 봉와직염 등으로 수차례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었다”며 “하루 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젠더 갈등이 전례 없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혐오를 자양분 삼아 자라난 젠더 갈등은 이제 2021년 대한민국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슈가 됐다. 갈등의 진폭이 커지면서 역설적으로 젠더 이슈가 사회 한복판으로 들어온 셈이다. 신 남성연대는 그 시소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다. <일요시사>가 배인규 신 남성연대 대표를 만났다. 신 남성연대는 고 성재기씨의 남성연대를 계승한다는 명목을 가진 안티 페미니즘 단체로 지난 4월 결성됐다. ‘왕자’ ‘리옷좌’ 등의 닉네임으로 활동했던 배인규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신 남성연대 유튜브 채널은 지난 2월 개설한 이후 8개월 만에 38만여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등 온라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극과 극 지난 20일 오후 인천 소재의 신 남성연대 사무실에서 배인규 대표를 만났다. 신 남성연대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은 아직 분양되지 않은 곳이 많아 군데군데 공실이 눈에 띄었다. 사무실 앞에 달려 있는 CCTV도 눈길을 끌었다. 혹시나 있을 수 있는 ‘해코지’를 막기 위한 일종의 예방책이라고 했다. 주변은 고요하고 어디서 시작될지 모를 공격에 대비해야 하는 사무실 환경은 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KT&G 상상마당이 장애인 작가들의 기획전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준비했다. 12명의 작가들이 준비한 작품 1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을 시작으로 부산, 춘천 등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제4회 오버 더 레인보우는 장애인 작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전시다. 전시 제목인 오버 더 레인보우는 다양성의 공존과 희망을 상징하며, 동시대 다양한 예술 영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시선을 의미한다. 세상과 KT&G 복지재단은 심사를 통해 문정빈·박세은·박우준·박준수·송지수·여경은·윤효준·이다은·정민우·정현규·최병철·홍영훈 등 총 12인의 작가를 선정했다. 전시에서 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담은 평면, 입체 작품 120여점이 관람객을 만난다. 선정된 작가들은 다양한 시각예술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우성·정유미·조경재 멘토 작가들과 함께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해 작업적 성장을 도모했다. 이번 전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공통의 주제로 진행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계속 살아나가기 위해 우리에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정치인들에게 조폭 꼬리표는 상당히 치명적이다. 특히 여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조직폭력배와 오래전부터 인연을 이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제마피아파 출신인 박철민씨는 이 지사가 조직폭력배로부터 20억원의 돈을 건네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조직폭력배 연루설을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 지사의 ‘조폭 연루설’과 관련해 “대통령 빽 믿고 조폭이 설치는 나라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국제마피아파 현직 아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가 폭력조직 국제마피아파 측근으로부터 수십차례에 걸쳐 20억원가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의원은 그 근거로 국제마피아파 출신 박철민씨로부터 받았다는 진술서와 현금 다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박씨와 소통하고 있다는 장영하 변호사는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씨가 직접 작성한 5장의 사실 확인서와 그의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는 “박씨가 증언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본인 사진을 공개했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