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발로 뛰는 시정’ 이민근 안산시장

“필요하면 언제, 어디든 달려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과거 안산은 인구가 100만명에 이를 만큼 큰 도시 중 하나였다. 재정자립도도 전국 1~2위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꼴찌 수준으로 과거의 영광은 다 옛말이다. 현재는 인구도 많이 유출된 상황. 풀어야 할 숙제도 한가득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이 새 수장으로서 안산의 부흥을 다시 이끌 수 있을까.

이민근 안산시장은 2006년 처음 시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줄곧 안산 발전을 위해 애써왔다. 12년간의 시의회 경험을 토대로 진가를 알아봐 준 유권자들은 그를 안산시장으로 선택했다. 200표 차이도 나지 않을 만큼 박빙의 표차로 당락이 결정됐는데 재검표가  실시되기까지 했다. <일요시사>는 이 시장에게 안산시의 현안, 청사진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안산시장 선거는 경기도지사 선거보다 더 박빙이었습니다. 재검표까지 실시됐습니다

▲참 우여곡절이 많은 선거였습니다.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인 안산에서 12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투표 결과 181표 차이로 승리했지만, 상대 후보 측에서 재검을 요구해 지난달 14일 경기도선관위에서 재검표를 실시한 결과 2표 줄어든 179표로 당선이 확실해졌습니다.

저의 당선은 ‘안산을 바꿔야만 한다’는 시민의 명령입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갈라지고 상처받은 민심을 보듬고 시민 모두가 화합하는 자유로운 혁신도시 안산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안산의 제1당면 과제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장기적인 안산시의 청사진을 그리고자 합니다. 80만을 바라보던 안산시 인구가 이제는 70만을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청년정책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입니다. 10년 후, 20년 후의 밑그림을 그려서 우리 아이들이 살고 싶은, 또 그들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안산의 청사진을 잘 그리는 게 최우선 목표입니다.

-133개 공약과제를 제시하셨습니다. 어떻게 추진해나갈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133개 공약과제는 지난 6월 운영된 민선 8기 안산시장직 인수위원회에서 전문가와 시민, 공무원이 함께 업무보고와 공약 보고, 자체회의 등 열띤 토론을 통해 도출됐습니다. 취임 후 1호 지시사항으로, 공약과제에 대한 철저한 계획 수립과 체계적인 이행 방안 마련, 공약 오픈 플랫폼 구축 및 실시간 업데이트 등을 공직자들에게 주문했고, 공약 추진과 이행평가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시민 참여에 중점을 주고 추진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민선 8기 안산시의 핵심은 말씀하신 대로 ‘청년’입니다

▲복합 문화공간과 교통연계 상권, 주거공간이 들어설 초지 역세권에 발굴-투자-육성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청년 디지털 혁신센터, 그리고 청년 창업가에게 창업기반을 지원하는 창업 보육센터를 건립하는 한편, 5000억원 규모의 청년벤처창업기금을 조성해 청년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투자하겠습니다.

안산시는 실패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든든한 보금자리가 되어 시민의 꿈과 가치를 높여나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고통받아온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강화하고, 시민 중심으로 행정서비스를 혁신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자 합니다.

-세일즈 시장이 되고 싶다고 밝히신 바 있습니다


▲정부의 강소연구개발 특구, 수소 시범도시로 지정된 안산은 유명한 대학들과 경기테크노파크, 스마트제조 혁신센터 안산 사이언스밸리와 같은 산업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습니다. 안산의 인프라와 강점을 홍보하고,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든 찾아가 설명해 안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약 과제 133개 다 추진할 예정
반드시 안산 특례시로 만들 계획

무엇보다 창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과거 IMF 시절 우리 정부는 IT산업이 미래 먹거리라는 판단하에 IT벤처 기업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 결과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대기업들이 탄생했고 현재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추지 말란 말이 있듯 안산은 청년 창업가와 강소·벤처 기업에 아낌없이 지원해 향후 안산의 미래를 책임질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고,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반등시키는 기회로 삼겠습니다. 

-시정 목표로 5가지를 잡으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민선 8기 안산시는 ‘시민과 함께, 자유로운 혁신도시 안산’이라는 시정 비전으로 늘 가까운 시민 중심 도시, 더 젊은 첨단 혁신도시, 함께 행복한 복지문화 도시, 더 멀리 보는 미래 교육 도시, 쾌적한 교통 환경 도시 등 5대 시정목표로 시정을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시민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안산을 발전시킬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습니다.

-안산은 인구가 74만명입니다. 인구 유출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현재 안산은 현재 큰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80만명을 코앞에 뒀던 인구는 다른 인근 도시와 달리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경제 축인 안산스마트허브의 가동률이 78%까지 하락했습니다. 한때 재정자립도 전국 1~2위를 다투던 안산시가 경기도 23개 시군구 중 꼴찌 수준인 37.48%(지난해 7월 기준)까지 추락했습니다. 안산을 더 이상 추락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진행되는 장상지구 등 2개 신도시 계획, 초지·신길 등의 역세권 개발, 대부자립 도시계획에 이를 뒷받침해주는 공약이 현실화할 수 있다면 달성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양적인 팽창뿐 아니라 생태도시 기반 구축, 교통망 확충 등의 질적인 성장도 유념하겠습니다. 

-인구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알고 싶습니다

▲산단 대개조, 청년 벤처 도시, 수소산업 특구 등 산업육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겠습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계획에 안산시를 포함해 안산의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강소 연구개발 특구 내 특목고 유치 등 교육혁신을 통해 미래에 투자할 예정입니다.

또 세계 말 클러스터를 대부도에 유치시켜 재정자립도 향상과 도시환경개선, 새로운 관광산업 육성 등 이를 점진적으로 추진해 100만 특례시 안산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각오를 부탁드립니다

▲안산시민께서 제 진실성과 능력을 믿어주시고 적극적인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2년의 의정 경험과 4년 동안 걸쳐 준비해온 능력으로 안산을 바꿀 자신이 있습니다. 지역주의와 이념에 매몰되어 서로를 적대시하는 구태의연한 옷을 벗어던지겠습니다. 정의와 공정, 그리고 시민 존중의 원칙을 준수하며, 지역 구분 없이 여야를 막론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해 시정을 운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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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