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그라운드 떠나는 ‘조선 4번타자’ 이대호

‘홈런 쾅! 쾅!’
세계기록 보유도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영원할 것 같았던 ‘조선의 4번 타자’ 선수 생활에도 끝이 다가왔다. 20년 넘게 프로야구 무대를 누빈 이대호는 ‘박수 칠 때 떠나는’ 길을 택했다. 그는 한 점의 후회도 남기지 않겠다는 듯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제 남은 건 유일하게 이뤄보지 못한 꿈,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이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그는 마지막 불씨를 살리려 구슬땀을 흘린다. 

스타 플레이어에겐 수많은 별명이 붙는다. 이대호 역시 많은 별명을 가졌지만 ‘조선의 4번 타자’만큼 이대호를 잘 설명하는 별명은 없다. 그는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KBO(한국야구위원회)리그와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했다.

어려웠던
어린 시절

이대호의 타고난 신체조건과 출중한 기량을 보면 그가 탄탄대로의 엘리트 야구인 코스를 밟았을 것으로 넘겨짚기 쉽다. 하지만 이대호만큼 어려운 환경에서 야구를 접한 선수는 손에 꼽는다. 그는 형과 함께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그가 세 살 때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재가했다. 할머니는 시장 좌판에서 김치와 된장 등을 팔며 형제를 어렵게 키웠다. 

이대호가 야구와 인연을 맺은 건 지금도 절친한 추신수(SSG 랜더스)의 손에 이끌려서다. 롯데 박정태 코치(당시 선수)의 조카인 추신수는 야구를 하기 위해 부산 수영초등학교로 전학 갔다. 그때부터 유난히 덩치가 컸던 이대호는 추신수 눈에 고등학생처럼 보였다.


추신수는 감독에게 이대호를 추천했고, 이대호에겐 같이 야구하자고 설득했다.

당시 부산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야구란 종교와 같았다. 하지만 이대호는 ‘스카우트’ 제의에도 선뜻 야구부에 들어갈 수 없었다. 매달 몇 십만원에 달하는 회비는 곤궁했던 그에게 ‘오를 수 없는 나무’와 같았다.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이대호는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야구가 이대호의 운명이었다. 그의 삼촌들은 고민 끝에 그가 야구를 할 수 있게 힘을 합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듯 이대호는 천신만고 끝에 야구계에 첫발을 디딜 수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형편은 여전했고, 지원은 넉넉지 못했다. 이대호는 자신을 스카우트한 중학교 감독의 집에서 2년 반 동안 더부살이하며 야구 경력을 이어갔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이대호는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았다. 그 결과 부산 지역의 ‘야구 명문’ 경남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이대호를 야구계로 이끈 추신수는 라이벌 학교인 부산고등학교로 향했다. 이대호와 추신수는 고교 시절 촉망받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이대호는 하루빨리 프로야구에 입성해 할머니를 호강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이대호의 꿈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할머니가 고등학생 때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할머니에게 제대로 된 효도를 하지 못한 게 영원한 한으로 남았다”고 자주 언급한다.

이대호의 뒷바라지는 일찍이 취업 전선에 뛰어든 형이 이어받았다.


이대호는 추신수·정근우·김태균 등과 함께 2000년 애드먼턴에서 열린 U-18 야구선수권대회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당초 지역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에서 재회할 것이 유력했던 이대호와 추신수는 또 다른 갈림길에 섰다.

추신수가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거부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어려운 가정환경 딛고 국대 야구 선수로
타고난 신체조건과 유연한 동작으로 평정

반면 이대호는 추신수에 이어 롯데 자이언츠의 2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입단 직후 어깨 부상을 당한 이대호는 타자로 전향했다. 당시 우용득 2군 감독이 이대호의 재능을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타자 전향을 추진했다. 

입단 첫해 이대호는 타자 전향 훈련을 받으며 2군에 주로 머물렀다. 그러다 시즌 막바지 용병 펠릭스 호세의 출장 정지 처분을 계기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이대호는 입단 첫해인 2001년 1군 6경기에 출장해 8타수 4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02년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1군 감독으로 승격한 우용득이 이대호를 붙박이 4번 타자로 기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롯데 전력이 비교적 약했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신인에게 4번 타자를 맡긴다는 상황 자체가 이대호에 거는 기대가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이대호는 개막전부터 4번 타자 출전했다. 시즌 개막 후 한 달간 홈런은 1개에 그쳤지만, 타율은 3할대 중반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신인들이 으레 그렇듯, 이대호는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며 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2군행을 통보받았다.

그러던 중 이대호를 적극적으로 밀었던 우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후임 백인천 감독은 “이대호가 좋은 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살을 빼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이를 위해 백 감독은 이대호에게 쪼그려 뛰기와 오리걸음 훈련을 지시했다.

거구인 이대호가 무릎 부상에 시달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결국 이대호는 무릎 부상 때문에 2002년과 2003년 시즌을 허송세월로 보냈다.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시점은 양상문 감독이 취임한 2004년부터다. 이대호는 이때부터 전 시즌 주전을 꿰차고 성장세를 그렸다. 이때 이대호는 타율은 낮아도 높은 파괴력을 자랑했다. 2004년 2할4푼8리 20홈런 68타점을, 2005년엔 2할6푼6리 21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조금씩 가능성을 보였다.

문제는 병살타가 너무 많아 항상 의문부호가 따라붙었다는 점이다.

만개한 기량
압도적 성적


하지만 한국 야구의 전설적인 타자 장효조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2004년 한 기자와의 대화에서 이대호의 성공을 일찌감치 확신했다. 장효조는 이대호가 194cm라는 거구임에도 뛰어난 유연성을 가졌다는 점에 집중했다. 그는 “(이대호가) 머지않아 터질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장효조의 말대로 이대호의 기량은 얼마 지나지 않아 만개했다. 2006년 이대호는 타율, 타점, 홈런 세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84년 이만수(삼성 라이온즈)가 기록한 이후 22년 만의 트리플 크라운이었다. 이대호는 이를 통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우뚝 섰다. 

이대호는 2007년 1루수 골든글러브 2연패,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의 기록을 남기며 국내외에서 맹활약했다. 이후 2010년 최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대호의 2010년은 역대 모든 타자들의 이력 중에서도 손꼽히는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이대호는 그해 도루를 제외한 모든 타자 기록 1위 자리를 휩쓸며 사상 최초의 타격 7관왕에 올랐다. 이 기록은 여전히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대호는 시즌 MVP까지 수상하면서 시상식에서 상 8개를 독식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아울러 9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면서 이 부문 세계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 시즌 이대호가 기록한 홈런 수는 총 44개. 종전 롯데의 팀 최고기록 37개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국내 리그를 평정한 이대호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일본 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정규 시즌 144경기에 모두 4번 타자로 출전했다. 그는 91타점과 24홈런을 만들어내며 각 부문 1·2위에 올랐다. 


이후 오릭스에서 2년간 뛴 이대호는 2014년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해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대호는 우승 반지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일본 시리즈 MVP 선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2016년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의 파격적인 제안을 뒤로한 채 또 다른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향했다. 연봉과 출전 보장 등의 조건을 크게 낮추면서, 정말 꿈 하나만 바라보고 감행한 모험이었다.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고정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14홈런과 49타점을 생산했다. 

2017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대호는 어느덧 30대 후반을 바라보는 노장이 돼있었다. 복귀 후 잠시 부침을 겪으며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결국 2017년과 2018년 모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가장 큰 부침은 2019년 찾아왔다.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는 15년 만에 최하위를 기록했고, 개인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그나마 개인 통산 300홈런을 달성한 것을 위안거리로 삼을 수 있었다. 

이대호는 2020년과 지난해 시즌을 거치면서 4번 타자 자리에서 내려왔다.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한결 덜어낸 셈이다. 타율은 3할을 살짝 밑도는 등 기대치는 채웠지만 특출나진 않았다. 김태균‧정근우 등 오랜 시간 함께 뛰어온 동갑내기 선수는 하나둘 은퇴를 선언했다.

결국 이대호도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은퇴 시기를 공식적으로 못 박았다. 2년 계약이 끝나는 올해가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이다. 그 사이 유한준‧이성우 등이 은퇴하면서 이대호는 리그 최고령 선수가 됐다. 처음 ‘은퇴 투어’가 논의됐을 때는 리그 안팎의 상황이 좋지 못해 이견이 갈렸다.

헤어질 결심
뜨거운 안녕

이에 부담을 느낀 이대호 본인도 고사하면서 무산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후 10개 구단의 논의 끝에, 그의 공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은퇴 투어 시행이 확정됐다. ‘국민타자’ 이승엽에 이은 두 번째 공식 은퇴 투어다. 등번호 ‘10번’의 영구결번도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영구결번은 대투수 최동원의 ‘11번’ 뿐이다.

이대호는 지난 3월 자신의 마지막 KBO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마지막 전지훈련과 시범경기가 모두 끝났다. 후배들에게 마지막 시범경기라고 얘기했는데, 뭔가 울컥하는 게 있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아울러 ‘친구’인 추신수와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을 두고 “실력이 좋은 친구들이기 때문에 오래 더 좋은 성적을 가지고 그라운드에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들은 모두 1982년생 동갑이지만, 이 중 이대호가 가장 생일이 빨라 최고령 타이틀을 떠맡았다.

추신수는 “대호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자라면서 많은 시련을 겪으며 이 자리까지 왔다. 부산에서 야구대회를 하면서 라이벌로 성장해오면서 (대호가)있었기 때문에 내가 미국까지 가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직 은퇴를 생각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나도 겪어야 할 일이다. 당장 내년, 내후년이 될 수도 있다”며 “이렇게 박수를 받고 떠날 수 있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를 전 세계에 알리고 떠나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은퇴를 앞뒀다는 사실이 무색하도록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팬과 리그에 전하는 마지막 ‘뜨거운 안녕’이다.

불혹을 넘긴 이대호는 롯데가 치른 경기 대부분에 나섰다. 그가 결장한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러면서도 타율 3할3푼3리, 18홈런 83타점 46득점 152안타 등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앞선 몇 년간의 시즌보다도 높은 성적이다.

베테랑의 투혼은 리그 전체 타격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타율 3위, 홈런 8위이고, 타점과 안타 각각 7위와 4위에 올라있다(지난 6일 기준). 또,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 역시 7위를 기록 중이다.

그와 경쟁을 중인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이대호의 위상이 여전히 건재함을 확신할 수 있다. 리그를 통틀어 타율에서 이대호보다 앞선 선수는 외국인 용병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와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뿐이다. 여타 기록에선 박병호(kt 위즈)와 김현수(LG 트윈스) 나성범(기아 타이거즈)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등과 경쟁 중이다.

‘박수 칠 때 떠난다’ 현역 생활 마무리
‘이대호는 이대호다’ 마지막 목표 우승

이대호는 적게는 3살부터 많게는 16살까지 차이나는 후배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다.

팀 내부적으로도 도드라지는 지표다. 이대호는 롯데 자이언츠 타격 지표에서 도루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부분을 이끌고 있다. 현재 이대호는 롯데 자이언츠 안에서 타율 2위, 홈런 1위, 타점 1위, 득점 4위, 안타 1위, 장타율 2위, 출루율 2위, OPS 2위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후반기 영입돼 표본이 적은 잭 렉스를 빼고 보면 이대호는 타율과 장타율, 출루율, OPS 등에서도 사실상 선두다. 은퇴가 목전인 선수가 무려 6개 부문에서 팀 내 1위를 싹쓸이하고 있는 셈이다.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우승은 마지막까지 이대호 몫이었다. 이대호는 지난 7월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10개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소진하기도 전에 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당당히 우승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이번 우승으로 이대호는 3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특히 3번 우승한 선수는 더러 있어도,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에 모두 우승해본 선수는 이대호가 유일하다.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는 이대호. 그만큼 은퇴에 대한 아쉬움은 커지는 법이다. 하지만 이대호가 은퇴를 번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미 은퇴 투어를 진행하며 전국을 돌고 있는 데다, 지속적으로 은퇴를 번복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이대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지난해까지는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에는 야구에 재미를 붙였다. 내가 TV에 나오면 좋아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나보고 ‘아빠, 야구 더 해’라고 한다. 작년에 이랬으면 올해 은퇴를 안 했을 것 같은데 남자가 한 번 말을 뱉으면 지켜야지 않나”라고 난감한 표정과 함께 농을 던졌다.

타들어 가는 롯데 팬들의 마음과는 반대로, 이대호의 은퇴 투어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마음을 비운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욕심이란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이다. 

롯데는 6위에 올라 있다(지난 6일 기준).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자리의 기아 타이거즈와는 네 경기 차이다. 우승까지 갈 길은 멀지만, 가을야구라도 할 수 있다면 나름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이 역시 잔여 경기 수를 감안하면 쉽진 않겠지만, 아직 포기할 수준은 아니다.

끝까지
최선을

특히 최근 기아가 3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롯데가 순위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대호 역시 “시즌 초반에 많이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지금도 열심히 이기고 있다. 나도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jeongun15@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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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아이유,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