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살생부 적중률 전격비교

잘 짜인 각본대로 착~착?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당초 5개 지역에 대해 ‘옥새’ 거부라는 강수를 선택했었다. 친박계가 당헌·당규에 어긋나는 공천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가 거부한 5곳 중 4곳은 앞서 ‘여론조사 유출 사건’ 때 돌았던 문건에서조차 문제적 지역이었음을 확인했다. 나머지 증권가 정보지(지라시)와의 일치 여부도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과연 새누리당 공천 결과는 해당 지라시들과 얼마나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을까.

새누리당은 ‘살생부 파동’으로 시끄러웠다.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 핵심인사로부터 전달받았다는 ‘40인 살생부 명단’은 아직 그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여러 버전의 지라시가 나돌던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4가지 종류의 지라시가 기자들 사이에서 공유됐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중에 나도는 지라시가 모여 ‘김 대표 40인 살생부 사태’로 확전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유통된 살생부
파국 맞은 새누리

지난 25일, 새누리당은 공천자 등록을 마무리했다. 이에 <일요시사>는 소위 살생부라 불렸던 지라시와 최종 명단이 서로 얼마나 일치하는지 점검해봤다. 현역의원 4명의 이름이 적힌 지라시가 지난달 25일 나돌았다. 내용에는 강원지역 현역들인 이이재, 황영철, 권성동 의원과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 중 컷오프된 인사는 이이재 의원(강원 동해·삼척) 단 한 사람이다. 당시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준 시민과 당원 동지의 뜻을 수렴한 결과 이번 총선후보 공천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치권은 같은 지역에서 맞붙은 이철규 예비후보와의 진흙탕 법정공방이 결국 이 의원의 발목을 잡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 의원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공천을 받았다. 한때 정치권에서는 서청원 최고위원의 ‘논개론’이 힘을 받았으나, 공관위는 지난 21일 서 최고위원을 경기 화성갑에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권성동 의원은 앞서 지난 12일 4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가 있을 때 강원 강릉에 단수추천을 받았다. 황영철 의원 또한 지난 20일 강원 홍천·철원·화천·인제·양구 공천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지라시는 25%의 적중률을 보였다.

두 번째 지라시는 보다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진박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대구·경북(이하 TK) 지역 7곳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중 5곳의 현역이 컷오프 돼 71.4%가 적중했다. 공교롭게도 이 지라시는 TK 예비후보자 면접이 있던 지난달 26일 대대적으로 유포됐다. 해당 지라시에는 그날 면접을 보는 사람의 이름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대구 지라시
적중률 100%

그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는 대구 동을, 중·남, 동갑, 서, 북갑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이 진행됐다. 동을은 최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이다. 그날 유 의원은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함께 면접을 봤다.

그 외에도 김희국, 류성걸, 김상훈, 권은희 등 친유승민계 인사들이 면접장을 찾았다. 예외없이 ‘TK물갈이론’의 대상으로 거론되던 지역의 현역들이다. 앞서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대구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상태였다.

결과적으로는 이날 면접을 본 사람 중 지라시에 적힌 대구 현역은 모두 컷오프 당했다. 동 지라시에는 김희국, 권은희, 류성걸, 홍지만 의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공관위는 지난 15일 7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하면서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과 류성걸 의원(대구 동갑)을 공천에서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하루 전인 14일에는 6차 발표를 통해 권은희 의원(대구 북갑)을 배제했다. 같은 날 홍지만 의원(대구 달서갑) 또한 권 의원과 같은 운명을 맞았다.
 


이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선택했다. 김희국 의원은 공관위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는 “지난 15일 공관위는… (중략) 여론조사에서 지난 두어 달간 줄곧 1위를 달리던 저를 제외하고 그동안 각각 여론조사 3~5위를 벗어나지 못하던 두 후보들만 경선에 붙이는 어처구니없는 심사결과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현재 김 의원은 새누리당 잔류를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를 포기한 상태다. 홍지만 의원 또한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시끌벅적 ‘블랙리스트’ 얼마나 맞았나
‘옥새 투쟁’ 공천거부 5곳 중 4곳 일치

반면 류성걸·권은희 의원은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류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새누리당을 잠시 떠나 지역주민의 뜻을 받들어 무소속으로 이번 제20대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고 말했고, 권 의원은 “4년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를 받고 싶었으나 (공관위는) 경선 참여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이번 새누리당의 공심위 결과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기자회견장에서 ‘유승민 의원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권 의원은 “문자로 무소속 출마를 알렸고, 유 의원이 ‘용기 내라. 가시밭길을 가는 앞길에 하늘이 도와줄 거다’고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동 지라시에는 경북지역 현역 3명의 이름도 있었다. 강석호, 김종대, 장윤석 의원이 적혀 있었는데, 그중 장윤석 의원(경북 영주·문경·예천)만이 공천을 받지 못했다. 나머지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과 김종태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은 공관위로부터 공천을 확정받았다.

세 번째 지라시는 이들의 종합·확장판이었다. 크게 ‘수도권’ ‘경상’ ‘강원’으로 나뉜 부분에는 지금까지 거론된 현역들의 이름은 물론 여당 거물들의 이름 또한 다수 추가됐다.

‘수도권’에는 총 10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 중 지라시의 예언이 맞아 떨어진 사람은 이종훈, 민현주, 길정우 의원이다. 이종훈, 민현주는 친유계로 통하며, 길정우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지난 23일 공관위는 이종훈 의원(경기 성남·분당갑)의 지역구에 권혁세 예비후보를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19일 인천 연수을에서는 경선이 있었는데, 민경욱 후보가 민현주 후보를 누리고 공천을 확정받았다. 길정우 의원(서울 양천갑)은 5차 공천자 발표에서 컷오프 됐다.

이종훈·길정우 의원은 결국 당의 방침을 수용했다. 길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송구하다”며 “앞으로 남은 19대 임기, 의연하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훈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힘든 시간 깊은 고민 끝에 불출마의 길을 선택했다”며 잔류를 선언했다.

수도권 친유계
대거 컷오프

이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기 전 이 의원의 아들이 SNS를 통해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이슈가 된 바 있다.

이 의원의 컷오프가 결정된 후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를 겨냥해 “‘그분&패거리’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 당하는 것인가”라며 “제 눈에는 ㅇㅎㄱ 위원장이나 ‘그 분’이나 친박 실세라는 분이나 모두 철없이 학교에서 일진놀이하는 아이들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경상’ 부분에는 총 13명의 이름이 적시돼 있었는데 그중 중복된 7명을 제외하고 새로운 사람은 6명. 지라시의 예상처럼 공천을 받지 못한 사람은 김태환, 서상기, 안홍준, 조해진 의원으로 6명 중 4명이라는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공관위로부터 컷오프를 받고 난 후 당사자들의 반응은 서로 달랐다. 김태환·조해진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반면, 서상기·안홍준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새누리당 컷오프 1호인 김태환 의원(경북 구미을)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심사 과정 중) 아무런 이유도, 명분도, 해명도, 사전통보도 없이 당이 저를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이같이 선언했다.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은 지난 18일 “이제부터 한 달 동안 당을 떠나 새누리당 당적을 내놓고 뛴다”고 입장을 전했다.

TK만 높은 적중률…의혹 받는 진박
친박 만나면 피해가는 이한구 칼날

서상기 의원(대구 북을)과 안홍준 의원(경남 창원·마산·회원)은 각자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의 뜻을 전했다. 서 의원은 지난 16일 “공천 결과를 쉽게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당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 20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했으며, 안 의원은 앞서 지난 14일 “당을 위해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해서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라시 문자는 서막에 불과했다. 지난 4일 유포된 6장의 캡쳐된 사진에는 새누리당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로 보이는 내용들이 들어가 있어 당을 발칵 뒤집어 놨다.

이후 중앙 선거관리위원회는 “조사 결과 공표된 결과와 실제 공관위에 제출된 자료가 불일치함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이한구 위원장 또한 “(해당 사진을) 공관위원들이 절대로 유출하지 않았음을 내가 개런티(보증)한다”고 전했지만, 사태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공관위는 신뢰도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에는 총 86개 지역구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다. 예비후보자들의 이름 옆에는 지지율로 보이는 숫자를 볼 수 있는데, 소수점 한 자리까지 나타나 있다. 이 중 실제 공천 결과와 불일치하는 곳은 22곳, 개중에는 김무성 대표가 옥새 거부를 선언했던 5곳(서울 은평을, 서울 송파을, 대구 동을, 대구 동갑, 대구 달성군)이 포함돼 있다.

캡쳐된 사진에는 동갑의 류성걸 의원(43.0)이 경쟁자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33.3)보다 높게 기재돼 있지만, 공관위는 정 전 장관에게 공천을 줬다. 동을에서는 유승민 의원(50.7)이 이재만 전 동구청장(40.9)을 앞선 것으로 나왔지만, 공관위는 결정을 미뤘고 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자 곧바로 이 전 청장을 단수추천했다(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이 지역을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달성군도 마찬가지다. 구성재 후보(41.6)가 추경호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29.0)보다 높게 나왔지만, 추 전 차관이 공천됐다.

옥새거부 4곳
지라시와 일치

서울 송파을은 결과가 기묘하게 나왔다. 해당 사진에는 김영순(37.7), 박상헌(11.5), 김종웅(9.6), A(4.2)로 나와 있는데, 공천을 받은 사람은 유영하 후보다. 만약 A가 유 후보라면 가장 지지율이 낮게 나온 후보가 전략공천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대구 동을처럼 서울 송파을 역시 무공천 지역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마구잡이식 공천을 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해당 지역들은 공관위가 모두 단수추천한 지역으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결정을 보류한 문제의 장소다. 김 대표가 옥새를 거부한 지역과도 맞아 떨어진다. 나머지 한 곳은 서울 은평을인데, 공관위는 이 지역의 다선인 이재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었다. 이 의원은 탈당계를 내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지역 또한 무공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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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