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단, 충선 앞두고 한전부지 환수 꺼내든 이유

불교재가연대 "염불엔 관심없고 잿밥만 신경 쓰는 조계종단"

[일요시사 사회2팀] 박 일 기자 = "자기반성은 없이 모든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일은 부당하며, 더구나 종교집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참여불교재가연대(이하 재가연대)가 24일, 최근 조계종의 한전 부지 환수 주장에 대해 "소송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선거국면을 이용해 적법절차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는 현대자동차로부터 합의금을 받자는 상식 밖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가연대는 전날, 조계종단의 서울시청 앞에서 가진 한전부지 환수기원법회와 관련해 "봉은사 부지 강탈의 책임은 정부에 있지만, 당시 총무원이 봉은사 반대를 묵살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자기반성도 없이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종교집단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어 "개발인허가와 관련해선 안 될 더불어민주당에게 개발허가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전혀 논리적 근거도 없이 정당에 대해 총선필패를 외치는 것은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조계종 기원법회 행사에는 환수위 명의로 '더민주 총선필패' '박원순 대권불발' 등의 피켓과 '재벌과 더불어? 서민과 더불어? 더민주-한전부지 개발허라 즉시 중단하라!'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 같은 종교계의 집단 정치 개입에 따른 선거법 위반은 불교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들은 시울시청에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환수위 스님들이 청사 입구에서 경찰병력과 충돌을 일으키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환수위 스님들은 이 과정에서 '조계종에서 마련한 포토라인'서 취재 중인 언론사 취재기자에게 "나가라"며 밀쳐내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연대는 "조계종단은 한전부지가 현대자동차로 매각되기 이전에, 사찰의 수행환경에 도움이 되고 서울시민 공익에도 부합하는 방향으로 공공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등 공공개발 트러스트를 구성해 한전부지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대자동차로 부지가 매각된 현재로서는 조계종과 정부, 현대자동차가 참여하는 3자 협상테이블을 만들어 사찰의 수행환경과 시민의 환경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시했다.

다음은 '조계종단의 한전부지 환수 정치화와 불법적 서울시청 진입시도에 대한 참여불교재가연대의 긴급성명서' 전문이다.

<조계종단의 한전부지 환수 정치화와 불법적 서울시청 진입시도에 대한 참여불교재가연대의 긴급성명서>

조계종단은 과거 봉은사 토지였던, 강남구 삼성동 구 한전부지를 1970년 박정희 정권의 정치자금마련을 위하여 강제로 빼앗겼다며, 3월 23일 봉선사 등 전국의 신도들을 동원하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전부지 환수기원법회를 열었다.

위 법회에서는 조계종 환수위원회 명의로 “더 민주 총선필패” “박원순 대권불발” 등의 피켓과 “재벌과 더불어? 서민과 더불어? 더민주-한전부지 개발허가 즉시 중단하라!라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동일한 구호가 외쳐졌으며, 심지어는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까지 서슴치 않았다.

조계종단의 주장은, 1970년 당시 박정희 정권은 정치자금 마련을 위하여, 상공부 이전 부지가 필요하다며 조계종단을 기망하고, 봉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총무원 주도로 매각권을 총무원으로 넘겨 구 한전부지를 헐값에 매각하게 하였고, 당시 강압적인 분위기로 인해 봉은사가 이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적 주체인 봉은사가 동의하지 않은 매매계약은 무효이므로 한전부지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계종단의 주장대로 한다면, 과거 봉은사 부지 강탈의 책임은 대한민국 정부에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먼저 당시 총무원이 봉은사의 반대를 묵살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자기반성은 없이 모든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일은 부당하며, 더구나 종교집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못된다.

그럼에도 개발인허가와 관련되어서는 아니 될 일개 정당 더불어민주당에게 개발허가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개발행위 허가신청이 접수되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 법집행을 하여야할 서울시장에 대하여 ‘대권불발’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총선을 코앞에 앞두고 전혀 논리적 근거도 없이 일개 정당에 대해 총선필패를 외치는 것은 선거 국면에 있어서 정치개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선거법 위반 논란을 자초하여 불교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어리석음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려한다는 것은 법치주의 사회에서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이다.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은 당연히 종교단체도 지켜야할 원칙이고, 특히 선거국면에서 종교단체는 여야를 막론하고 부당한 영향력행사를 자제하여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다.

조계종단의 행태는 이밖에도 다음과 같은 점에서 정당하지 못하다.

첫째, 법적인 무효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통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고, 선거국면을 이용하여 공공기관을 곤란하게 만들어 인허가를 지연시킴으로써, 적법절차에 따라 건축허가를 받을 권리가 있는 현대자동차로부터 합의금을 받자는 상식 밖의 행동을 하고 있다.

둘째. 과거 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를 소외시키고 매각협상을 진행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봉은사가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총무원 주도로 전국의 신도를 동원하는 논리모순의 행동을 하고 있다.

셋째, 불교재산의 강압적 침탈을 행했다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관련법규에 따라 법집행을 해야 할 서울시장의 대권불발을 거론하고 있고, 개발 인허가에 절대로 관련되어서는 아니 될 정당에 대하여 개발허가 중단과 총선필패를 주장함으로써 왜곡된 대상과 수단을 선택하고 있다.

넷째, 조계종단은 분명 법치국가에서 존속하고 있고, 전통사찰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법적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개발인허가의 법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중단을 요구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문제의 발단이 독재정권의 부당한 사찰 토지 강탈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대규모 개발로 시민들의 환경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중시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그리고 현실적 법리를 감안하여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권고한다.

과거 봉은사 부지의 한전 매각으로 봉은사의 수행환경권이 많이 손실된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법적인 소송을 통하여 한전부지를 찾기 어려웠다면, 한전부지가 현대자동차로 매각되기 이전에, 조계종단은 사찰의 수행환경에 도움이 되고 서울시민의 공익에도 부합하는 방향으로 공공개발의 계획을 수립하고, 공익적 자금과 기업이 참여하는 공공개발트러스트를 구성하고 관련법규의 손질을 요구하여 한전부지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어야 한다.

현대자동차로 부지가 매각된 현재의 상황이라면 과거 사찰부지 강탈에 책임이 있는 정부 및 봉은사 인근에서 사옥을 신축하려는 현대자동차와의 3자 협상테이블을 만들어 사찰의 수행환경과 시민의 환경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현재의 조계종단의 목표와 행동은 천만 불자들에게, 또 양식 있는 시민들에게 낯부끄러운 행위이며, 불교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리는 것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조계종단은 겸허하게 자신의 과거 잘못을 반성한 뒤에, 다시금 목표와 방법을 정당하게 설정할 것을 조계종단에게 엄중히 권고한다.

2016년 3월 24일

참 여 불 교 재 가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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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