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특집> ①공천 핫 키워드11

선혈이 낭자한 공천레이스 ‘막바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여야는 본선에 올릴 선수 선발을 마무리했다. 살아남은 자들은 셀프 자랑에 여념이 없는 반면, 그렇지 못한 자들은 당내 파열음을 만들어 내는 모습. 숨 가빴던 공천 레이스를 <일요시사>가 핵심 키워드별로 정리해봤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두 수권정당의 공천 작업이 끝나자 4·13 총선의 윤곽이 드러났다. 총 300석 중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본 게임이 막을 올렸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해 선별된 자들인지는 미지수다. 어김없이 정치권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논란으로 시끄러웠기 때문. 예비후보자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해 12월15일부터 지금까지, 약 90일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고질 [청와대 개입설]

본인들은 아니라고 발뺌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누리당 내에서는 공천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간에 청와대와 친박계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지난 9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밀회동을 했다는 주장이 한 언론사를 통해 제기됐다. 지난 11일 이 위원장은 당사 출근길에서 어떤 한 사람과 통화를 하며 “저 남구(지역)에 그러면 생각하시는 것은 어떤 기준 말씀하시는 거죠?”라며 “그래요. 예. 실망 안 시킬 테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입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공천 결정에 대해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몰락 [흔들리는 친이계]

친이계는 부활을 꿈꿨다.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이 세를 과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17일 이 전 대통령은 만찬 자리에 참석한 총선 출마자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들 옆에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결과론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바람은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재오·주호영·전해진 등 친이계 현역은 물론 김두우·임태희·강승규 등 전 의원 또는 핵심 참모들이 연이어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통령은 “이번 공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혜 [줄 잡은 친무계]

지난 15일 저녁에 있었던 7차 공천심사 결과 브리핑에서 친김무성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살아남아 뒷말이 무성하다.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김 대표가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김무성계 내에서도 그간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 예상된 인사들이 많았지만, 결국 화살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이라 불리는 김성태·김학용 의원이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석호·김종훈·박민식·심윤조 등은 경선 기회를 얻었다(지난 18일 기준). 다른 비박계 의원들이 날아가는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특히 과거 K·Y라인으로 불렸던 친유승민계 인사들의 처지와는 정반대였다.

‘박심’건드린 비박들 대거 공천 탈락
더민주 새로운 권력지형 “친문 뜬다”

숙청 [벼랑 끝 친유계]

친유승민계 인사들은 대거 공천에서 떨어졌다. 그들은 경선의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지난 15일 이종훈·조해진·김희국·류성걸 의원 등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친한 것으로 알려진 현역 의원들은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앞서 새누리당 공관위가 권은희 의원을 배제하면서 여권 내에서는 대구 물갈이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이로써 친유승민계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수추천을 받은 김세연 의원 뿐이다(경선을 치렀던 민현주 의원은 지난 19일 공천에서 탈락했다). 떨어진 이들 대부분이 경쟁자였던 소위 진박 후보들과의 여론조사 대결에서 박빙 또는 약간의 우세를 보였던 만큼,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의혹 [윤상현 음모설]

배제된 이름이 하나 더 있다. 윤상현 의원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할지 백의종군에 임할지 결정해야 한다. 지역구 지지자들은 “무소속으로라도 출마를 해야 한다”며 당사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며, 윤 의원 또한 이와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책회의를 가져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윤 의원의 욕설 파문은 결국 그의 공천 배제로까지 이어졌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친박계 논개 작전의 한 부분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흥미롭다. 비박계를 대거 날리는 과정에 잡음을 없애기 위해 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는 것. 무소속 출마 후 새누리당 복귀를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증명 [살아있는 박심]

이번 총선에서도 박심은 여전했다. 윤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핵심 친박계는 어렵지 않게 공천을 받았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전적이 있는 인사들은 고배의 쓴잔을 마셔야했다.

대표적으로 황우여 전 교육부장관은 지역을 바꿔 공천을 받게 됐다. 황 전 장관은 인천 연수갑이 아닌 인천 서을에 나선다. 발표 직후 황 의원은 “인천 서을은 가장 험지 중 하나지만, 당의 명령을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반면 진영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끝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그가 복지부장관 시절 기초연금 도입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고, 결국 장관직을 던지고 나온 게 발목을 잡게 됐다고 보고 있다. 진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 입당해 용산에 출마한다.

청산 [사라진 친노주의]

여권이 비박계 공천 탈락으로 시끄러웠다면, 야권은 친노무현계 지우기에 몸살을 앓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환부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잡음이라고 말하는 반면, 또 다른 측에서는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독재적 리더십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이슈가 됐던 것은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과 ‘당대포’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였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무적 판단’이라고 말했지만, 논란은 가중됐다. 당사자 중 한 명인 이 의원은 “내가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친노 세력의 제일 선배라 공천에서 배제함으로써 친노 세력 척결의 상징적 의미로 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정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정 의원은 지난 16일 “우리 당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당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재편 [부상하는 친문계]

아이러니하게도 친노무현계의 세가 약해졌다면, 친문재인계는 강해졌다. 국민의당 정동영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14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더민주가 친문재인 정당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공천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배제됐다면 진정성을 인정받았겠지만, (문 전 대표와) 껄끄러운 사람들이 탈락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즉, 배제 당한 사람들은 친노무현계 중 문 전 대표와 가깝지 않은 사람들이며,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잘라냄으로써 문 전 대표가 자기 세력을 공고히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정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3철’로 불렸던 문 전 대표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과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에게는 공천 칼바람이 비켜간 점을 내세웠다. 또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인 표창원·김병관 등이 대거 전략 공천됐다고 주장했다.

내홍 국민의당…오리알 김한길
길 잃은 연대, 결국 일여다야?

구설 [말 많은 인재영입]

첫 스타트부터 남달랐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시작으로 시사예능 프로그램 <썰전>에서 얼굴을 알린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 소장, 입지전적인 인물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면면이 화려했다.


그러나 잡음도 만만치 않았다. 표 전 교수의 경우 김종인 예비후보와 ‘경선 수용’ 논란에 휩싸였으며, 이 소장은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입김을 발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영입한 인재를 ‘토사구팽’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디자이너 출신의 김빈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면접 평가에서 탈락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내가 컷오프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면접시간 5분도 이해하기 힘든데 결과가 이렇게 빨리 나온 것은 더욱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실패 [붕 뜬 야권연대]

일여다야(一與多野). 전반적인 총선 구도가 그렇다(일부 지역은 ‘다여다야’가 예상된다). 이는 야권의 표 분산을 의미한다. 아무리 공천 학살에 몸살을 앓아도 전체 판세에서 새누리당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김종인 대표는 지난 3일 야권통합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정의당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마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 더민주-정의당 간 연대 또한 점점 어렵게 흘러가는 중이다. 지난 14일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과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가 가진 첫 실무 회동에서 서로에 대한 인식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연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안철수 대표의 극적인 입장 전환이 없는 이상 힘든 상황이다. 김종인 대표의 제안에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던 안 대표는 김한길·천정배의 권유에도 끝내 연대를 거부했다.


잡음 [길 잃은 국민의당]

야권 연대를 두고 입장차를 보였던 안철수·천정배·김한길은 끝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갈등은 김한길 의원의 돌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 사퇴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책임을 통감,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당내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고 내다본다. 김 의원과 함께 수도권 야권 연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천정배 공동대표가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 그간 당무를 거부해왔던 천 대표는 지난 15일 복귀를 공식화한 뒤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다”며 “이 상태에서 더욱 열심히 대표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당을 대표하는 세 사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당분간 잡음이 계속될 것이라고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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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