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특집> ①공천 핫 키워드11

선혈이 낭자한 공천레이스 ‘막바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여야는 본선에 올릴 선수 선발을 마무리했다. 살아남은 자들은 셀프 자랑에 여념이 없는 반면, 그렇지 못한 자들은 당내 파열음을 만들어 내는 모습. 숨 가빴던 공천 레이스를 <일요시사>가 핵심 키워드별로 정리해봤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두 수권정당의 공천 작업이 끝나자 4·13 총선의 윤곽이 드러났다. 총 300석 중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본 게임이 막을 올렸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의해 선별된 자들인지는 미지수다. 어김없이 정치권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논란으로 시끄러웠기 때문. 예비후보자 신청을 받기 시작한 지난해 12월15일부터 지금까지, 약 90일간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고질 [청와대 개입설]

본인들은 아니라고 발뺌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누리당 내에서는 공천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중간에 청와대와 친박계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황은 곳곳에서 포착됐다. 지난 9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서울의 한 호텔에서 비밀회동을 했다는 주장이 한 언론사를 통해 제기됐다. 지난 11일 이 위원장은 당사 출근길에서 어떤 한 사람과 통화를 하며 “저 남구(지역)에 그러면 생각하시는 것은 어떤 기준 말씀하시는 거죠?”라며 “그래요. 예. 실망 안 시킬 테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개입설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의 공천 결정에 대해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몰락 [흔들리는 친이계]

친이계는 부활을 꿈꿨다. 총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핵심 측근들이 세를 과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17일 이 전 대통령은 만찬 자리에 참석한 총선 출마자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들 옆에서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넸다.

결과론적으로 이 전 대통령의 바람은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재오·주호영·전해진 등 친이계 현역은 물론 김두우·임태희·강승규 등 전 의원 또는 핵심 참모들이 연이어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통령은 “이번 공천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혜 [줄 잡은 친무계]

지난 15일 저녁에 있었던 7차 공천심사 결과 브리핑에서 친김무성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살아남아 뒷말이 무성하다.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김 대표가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친김무성계 내에서도 그간 공천에서 탈락할 것이라 예상된 인사들이 많았지만, 결국 화살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김 대표의 핵심 측근이라 불리는 김성태·김학용 의원이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석호·김종훈·박민식·심윤조 등은 경선 기회를 얻었다(지난 18일 기준). 다른 비박계 의원들이 날아가는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특히 과거 K·Y라인으로 불렸던 친유승민계 인사들의 처지와는 정반대였다.

‘박심’건드린 비박들 대거 공천 탈락
더민주 새로운 권력지형 “친문 뜬다”

숙청 [벼랑 끝 친유계]

친유승민계 인사들은 대거 공천에서 떨어졌다. 그들은 경선의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지난 15일 이종훈·조해진·김희국·류성걸 의원 등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친한 것으로 알려진 현역 의원들은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앞서 새누리당 공관위가 권은희 의원을 배제하면서 여권 내에서는 대구 물갈이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이로써 친유승민계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수추천을 받은 김세연 의원 뿐이다(경선을 치렀던 민현주 의원은 지난 19일 공천에서 탈락했다). 떨어진 이들 대부분이 경쟁자였던 소위 진박 후보들과의 여론조사 대결에서 박빙 또는 약간의 우세를 보였던 만큼,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의혹 [윤상현 음모설]

배제된 이름이 하나 더 있다. 윤상현 의원 또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할지 백의종군에 임할지 결정해야 한다. 지역구 지지자들은 “무소속으로라도 출마를 해야 한다”며 당사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며, 윤 의원 또한 이와 관련해 당직자들과 대책회의를 가져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윤 의원의 욕설 파문은 결국 그의 공천 배제로까지 이어졌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친박계 논개 작전의 한 부분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흥미롭다. 비박계를 대거 날리는 과정에 잡음을 없애기 위해 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는 것. 무소속 출마 후 새누리당 복귀를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증명 [살아있는 박심]

이번 총선에서도 박심은 여전했다. 윤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핵심 친박계는 어렵지 않게 공천을 받았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 반기를 들었던 전적이 있는 인사들은 고배의 쓴잔을 마셔야했다.

대표적으로 황우여 전 교육부장관은 지역을 바꿔 공천을 받게 됐다. 황 전 장관은 인천 연수갑이 아닌 인천 서을에 나선다. 발표 직후 황 의원은 “인천 서을은 가장 험지 중 하나지만, 당의 명령을 받아들이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반면 진영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끝내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그가 복지부장관 시절 기초연금 도입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 마찰을 빚었고, 결국 장관직을 던지고 나온 게 발목을 잡게 됐다고 보고 있다. 진 전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에 입당해 용산에 출마한다.

청산 [사라진 친노주의]

여권이 비박계 공천 탈락으로 시끄러웠다면, 야권은 친노무현계 지우기에 몸살을 앓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환부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잡음이라고 말하는 반면, 또 다른 측에서는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독재적 리더십 때문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이슈가 됐던 것은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과 ‘당대포’ 정청래 의원의 컷오프였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해 ‘정무적 판단’이라고 말했지만, 논란은 가중됐다. 당사자 중 한 명인 이 의원은 “내가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친노 세력의 제일 선배라 공천에서 배제함으로써 친노 세력 척결의 상징적 의미로 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정 의원은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정 의원은 지난 16일 “우리 당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당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재편 [부상하는 친문계]

아이러니하게도 친노무현계의 세가 약해졌다면, 친문재인계는 강해졌다. 국민의당 정동영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지난 14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더민주가 친문재인 정당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공천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사람이 배제됐다면 진정성을 인정받았겠지만, (문 전 대표와) 껄끄러운 사람들이 탈락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즉, 배제 당한 사람들은 친노무현계 중 문 전 대표와 가깝지 않은 사람들이며,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잘라냄으로써 문 전 대표가 자기 세력을 공고히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정 전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3철’로 불렸던 문 전 대표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과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지낸 홍영표 의원에게는 공천 칼바람이 비켜간 점을 내세웠다. 또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인 표창원·김병관 등이 대거 전략 공천됐다고 주장했다.

내홍 국민의당…오리알 김한길
길 잃은 연대, 결국 일여다야?

구설 [말 많은 인재영입]

첫 스타트부터 남달랐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시작으로 시사예능 프로그램 <썰전>에서 얼굴을 알린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 소장, 입지전적인 인물인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면면이 화려했다.


그러나 잡음도 만만치 않았다. 표 전 교수의 경우 김종인 예비후보와 ‘경선 수용’ 논란에 휩싸였으며, 이 소장은 정청래 의원 컷오프에 입김을 발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두 사람은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영입한 인재를 ‘토사구팽’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디자이너 출신의 김빈 예비후보는 지난 14일 더민주 청년 비례대표 후보들에 대한 면접 평가에서 탈락했다.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내가 컷오프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면접시간 5분도 이해하기 힘든데 결과가 이렇게 빨리 나온 것은 더욱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실패 [붕 뜬 야권연대]

일여다야(一與多野). 전반적인 총선 구도가 그렇다(일부 지역은 ‘다여다야’가 예상된다). 이는 야권의 표 분산을 의미한다. 아무리 공천 학살에 몸살을 앓아도 전체 판세에서 새누리당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오는 이유다.

때문에 김종인 대표는 지난 3일 야권통합을 공식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정의당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마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 더민주-정의당 간 연대 또한 점점 어렵게 흘러가는 중이다. 지난 14일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과 정의당 정진후 원내대표가 가진 첫 실무 회동에서 서로에 대한 인식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연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안철수 대표의 극적인 입장 전환이 없는 이상 힘든 상황이다. 김종인 대표의 제안에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던 안 대표는 김한길·천정배의 권유에도 끝내 연대를 거부했다.


잡음 [길 잃은 국민의당]

야권 연대를 두고 입장차를 보였던 안철수·천정배·김한길은 끝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갈등은 김한길 의원의 돌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직 사퇴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책임을 통감,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당내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고 내다본다. 김 의원과 함께 수도권 야권 연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천정배 공동대표가 입장을 선회했기 때문. 그간 당무를 거부해왔던 천 대표는 지난 15일 복귀를 공식화한 뒤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다”며 “이 상태에서 더욱 열심히 대표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당을 대표하는 세 사람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당분간 잡음이 계속될 것이라고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들은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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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