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파행' 윤상현 음모론 막전막후

친박 “무대가 사주” 비박 “BH와 연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윤상현발(發) ‘욕설 파문’에 새누리당은 아비규환이다. 황진하·홍문표의 보이콧으로 공천관리위원회의 신뢰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친박계와 청와대의 입김이 공천에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계파 간 난타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공천 시계는 멈춰버렸고, 서로에 대한 음모론만 남았다.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죽여 버려 이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버려 한 거여.” <채널A>는 친박계 핵심 인사인 A가 누군가와의 전화통화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녹취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녹취된 내용이었다. ‘40인 살생부’ 파동이 새누리당을 흔들어놨을 때다.

친박계 핵심
녹취록 논란

보도 직후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가 바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바 있는 윤상현 의원이라는 것.

김 의원은 “발언을 한 윤 의원이 당내에서 공천을 받고 이번 총선에 나간다면 국민들은 우리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정말 너무나 걱정이 된다”며 “누구와 통화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당윤리위원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를 내려 다시는 이러한 해당행위가 용납되지 않고 우리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정당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의 의지와 실천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사실상 윤 의원의 공천 배제를 요구함과 동시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장한 것이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윤 의원 또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수습에 나섰다. 문자 내용에는 “(27일 아침 공천 살생부 뉴스를 접하고 나서) 절대 그런 일이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리고 그날 저녁,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그러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윤 의원은 김 대표를 직접 만나 사과하려 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사실상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 의원은 지난 9일부터 연이어 대표실을 찾았지만, 그때마다 김 대표는 만남을 거부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지난 10일에는 윤 의원이 김 대표의 자택을 직접 찾았으나 악수조차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원유철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이하 최고위)에서 소명과 사과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제안하며 윤 의원을 초대, 자리를 마련했으나 김 대표는 윤 의원이 방문하기 전에 김을동 최고위원과 함께 회의실을 퇴장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주도권은 완전히 김 대표와 비박계로 넘어간 모습이다.

통화 상대방
도대체 누구?

친박계는 확전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은 보도가 난 다음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국민들 보기에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김 대표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 같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윤 의원은 김 대표에게 직접 사과하고 당원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서 비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당 대표를 솎아내려면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혼자서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한 뒤 “통화 내용을 보면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나오는데 취중에 안부 전화한 게 아니라 김 대표를 죽여 버려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 전화했다는 것”이라며 “그럼 전화를 받는 사람은 누구겠냐”고 되물었다.
 

즉, 윤 의원이 통화한 사람은 공천에 관여할 수 있으면서 김 대표를 끌어내릴 정도로 힘 있는 사람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 의원은 “전화를 받는 사람이 정치권과 관계없는 친구는 아닐 것이고, 같은 의원이라고 하면 비박계를 다 죽일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했을 것”이라며 “누구겠냐. 딱 두 부류 아니겠냐. 공관위원들에게 전화했거나 아니면 공관위원들에게 오더(명령)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계파 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이 의원의 지적처럼 윤 의원과 통화한 사람이 과연 누구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무성 죽여 버려” 욕설 파문
극심한 계파갈등 일정 올스톱


지난 10일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 중 한 명인 친박계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 윤 의원의 통화 상대였다는 사설정보지(일명 찌라시)가 돌아 파문이 일었다. 만약 내용대로라면 친박계가 공천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박 부총장 측은 소문을 일축하고 법적대응에 나설 뜻을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부총장은 “내가 윤 의원과 통화했는지 보려고 (통화 내역을) 봤더니 3월4일 이전은 지워졌다”며 “지난달 27일에 통화한 기억은 없다. 통화한 내용도 기억 안 나고 그런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그는 “(해당 찌라시는) 나 뿐만 아니라 공관위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법적인 것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총장은 해당 찌라시에 어떤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에는 한 명의 사람이 더 등장한다. 윤 의원의 통화 내용을 녹취한 사람이다. 박 부총장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찌라시에는 ‘안상수 의원 측근이 녹음해서 안 의원이 유출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요약하면 윤 의원이 안 의원을 컷오프 명단에 올리려는, 소위 작업에 들어갔지만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이에 격분한 윤 의원이 전화로 욕설을 했는데 이를 안 의원의 측근이 녹음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 측은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전면 반박했다. 내용을 보면 ‘본 찌라시는 안 의원 측이 녹음해서 안 의원이 유출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므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당장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 조치하겠다’며 ‘안 의원은 윤 의원 건에 대해서 누가 이것을 녹음했고 누가 유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으나, 이 찌라시를 작성한 사람이 누군지는 짐작하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이 사람을 제보하여 법에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나와 있다. 즉, 배후에 어떤 음해세력이 있다는 뜻이다.

박종희·안상수
찌라시 등장

음모론은 새누리당 전체를 뒤덮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박계에서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윤 의원을 지나치게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윤 의원이 기자들에게 ‘취중에 흥분한 상태였다’고 문자를 보낸 것과 비슷한 시각, 이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술 한 잔 먹고 (그런 소리) 한 것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의원의 해당 발언이 공천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공천심사에 너무 많은 요소를 넣으면 심사를 할 수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에도 거듭 언론을 통해 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당내 여론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이 위원장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보도가 나와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채널A>는 지난 9일 이 위원장과 현 수석이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극비회동을 가졌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시기상 욕설 파문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 아니냐는 의혹제기가 가능하다.
 

당내에서는 공천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채널이라 할 수 있는 현 수석과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 해당 논란에 대해 현 수석은 “극비 회동은 없었다”며 부인했고, 이 위원장은 회동 여부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내가 누구를 만났든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 나는 아무나 만나야 한다”는, 회동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막후에 누구 있다” 사주설
양측간 서로 의혹 난타전


사태는 비박계의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2차 경선지역 발표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를 빼자 공관위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공관위원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최고위가 김 대표의 지역구를 발표 명단에 포함시킨다고 결정했음에도 이 위원장이 뒤집었고 이에 두 사람이 반발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공천 살생부 논란을 다시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보류했다고 설명했지만, 비박계는 김 대표와 윤 의원에 대해 공정한 잣대를 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과 친박계도 가만 있을 순 없다는 입장이다. 먼저 친박계는 지난 살생부 논란을 들춰내며 윤 의원을 공천 배제하려면 살생부에 연루된 의원들도 함께해야 한다는 식의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다. 김 대표에 대한 ‘압박 전략’이다.

이 위원장은 보이콧에 대해 김 대표 ‘사주설’을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황진하·홍문표 두 사람이) 계속 공관위에 불참하면 이미 결정한 경선지역도 발표할 수 없다”며 “본인들 불만보다 김 대표의 불만 같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지난 11일 두 사람이 공관위에 복귀하면서 보이콧 사태는 마무리됐다. 그러나 총선일이 30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졸속 처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비박계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일정이 늦어지는 것도 모자라 총선 일정에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해준 24일까지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러면 경선이 치러져도 떨어진 사람들 사이에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한구·현기환
대화 내용은?

앞으로 더 큰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경선지역 발표가 늦어지는 지역이 대구와 인천이다. 익명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구는 진박, 인천은 찌라시로 공관위의 모양새가 이상해졌다”며 “상황도 묘하게 찌라시와 맞아 들어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윤 의원의 통화 내용에 ‘형’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와 관련해 대통령과 가까운 ‘그’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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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