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 파행' 윤상현 음모론 막전막후

친박 “무대가 사주” 비박 “BH와 연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윤상현발(發) ‘욕설 파문’에 새누리당은 아비규환이다. 황진하·홍문표의 보이콧으로 공천관리위원회의 신뢰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친박계와 청와대의 입김이 공천에 작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계파 간 난타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새누리당의 공천 시계는 멈춰버렸고, 서로에 대한 음모론만 남았다.

“김무성이 죽여 버리게. 죽여 버려 이XX. (비박계)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버려 한 거여.” <채널A>는 친박계 핵심 인사인 A가 누군가와의 전화통화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녹취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녹취된 내용이었다. ‘40인 살생부’ 파동이 새누리당을 흔들어놨을 때다.

친박계 핵심
녹취록 논란

보도 직후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A가 바로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낸 바 있는 윤상현 의원이라는 것.

김 의원은 “발언을 한 윤 의원이 당내에서 공천을 받고 이번 총선에 나간다면 국민들은 우리 새누리당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정말 너무나 걱정이 된다”며 “누구와 통화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당윤리위원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를 내려 다시는 이러한 해당행위가 용납되지 않고 우리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정당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의 의지와 실천에 나서야 할 때”라고 밝혔다. 사실상 윤 의원의 공천 배제를 요구함과 동시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주장한 것이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윤 의원 또한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수습에 나섰다. 문자 내용에는 “(27일 아침 공천 살생부 뉴스를 접하고 나서) 절대 그런 일이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리고 그날 저녁,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그러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그 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윤 의원은 김 대표를 직접 만나 사과하려 했지만, 불발에 그쳤다. 사실상 사과를 받지 않겠다는 뜻이다. 윤 의원은 지난 9일부터 연이어 대표실을 찾았지만, 그때마다 김 대표는 만남을 거부하고 먼저 자리를 떴다. 지난 10일에는 윤 의원이 김 대표의 자택을 직접 찾았으나 악수조차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같은 날 원유철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이하 최고위)에서 소명과 사과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제안하며 윤 의원을 초대, 자리를 마련했으나 김 대표는 윤 의원이 방문하기 전에 김을동 최고위원과 함께 회의실을 퇴장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주도권은 완전히 김 대표와 비박계로 넘어간 모습이다.

통화 상대방
도대체 누구?

친박계는 확전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 좌장 서청원 최고위원은 보도가 난 다음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국민들 보기에 죄송하고 안타깝다”며 “김 대표가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 같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윤 의원은 김 대표에게 직접 사과하고 당원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며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같은 장소에서 비박계 좌장 이재오 의원은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는 “당 대표를 솎아내려면 전당대회를 해야 하는데 혼자서 가능하겠느냐”며 반문한 뒤 “통화 내용을 보면 ‘다 죽여, 그래서 전화했어’라고 나오는데 취중에 안부 전화한 게 아니라 김 대표를 죽여 버려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 전화했다는 것”이라며 “그럼 전화를 받는 사람은 누구겠냐”고 되물었다.
 

즉, 윤 의원이 통화한 사람은 공천에 관여할 수 있으면서 김 대표를 끌어내릴 정도로 힘 있는 사람일 것이란 예상이다. 이 의원은 “전화를 받는 사람이 정치권과 관계없는 친구는 아닐 것이고, 같은 의원이라고 하면 비박계를 다 죽일만한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했을 것”이라며 “누구겠냐. 딱 두 부류 아니겠냐. 공관위원들에게 전화했거나 아니면 공관위원들에게 오더(명령)를 내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전화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계파 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우선 이 의원의 지적처럼 윤 의원과 통화한 사람이 과연 누구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무성 죽여 버려” 욕설 파문
극심한 계파갈등 일정 올스톱


지난 10일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 중 한 명인 친박계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이 윤 의원의 통화 상대였다는 사설정보지(일명 찌라시)가 돌아 파문이 일었다. 만약 내용대로라면 친박계가 공천에 직접 관여했다는 것이 증명되기 때문이다.

박 부총장 측은 소문을 일축하고 법적대응에 나설 뜻을 전했다. 같은 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부총장은 “내가 윤 의원과 통화했는지 보려고 (통화 내역을) 봤더니 3월4일 이전은 지워졌다”며 “지난달 27일에 통화한 기억은 없다. 통화한 내용도 기억 안 나고 그런 통화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그는 “(해당 찌라시는) 나 뿐만 아니라 공관위 명예를 심대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법적인 것은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총장은 해당 찌라시에 어떤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에는 한 명의 사람이 더 등장한다. 윤 의원의 통화 내용을 녹취한 사람이다. 박 부총장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찌라시에는 ‘안상수 의원 측근이 녹음해서 안 의원이 유출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요약하면 윤 의원이 안 의원을 컷오프 명단에 올리려는, 소위 작업에 들어갔지만 마음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이에 격분한 윤 의원이 전화로 욕설을 했는데 이를 안 의원의 측근이 녹음했다는 것이다.

안 의원 측은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전면 반박했다. 내용을 보면 ‘본 찌라시는 안 의원 측이 녹음해서 안 의원이 유출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나,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므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당장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에 고발 조치하겠다’며 ‘안 의원은 윤 의원 건에 대해서 누가 이것을 녹음했고 누가 유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으나, 이 찌라시를 작성한 사람이 누군지는 짐작하고 있다. 수사과정에서 이 사람을 제보하여 법에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나와 있다. 즉, 배후에 어떤 음해세력이 있다는 뜻이다.

박종희·안상수
찌라시 등장

음모론은 새누리당 전체를 뒤덮고 있다. 이와 관련해 비박계에서는 이한구 공관위원장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윤 의원을 지나치게 두둔하는 모습을 보여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윤 의원이 기자들에게 ‘취중에 흥분한 상태였다’고 문자를 보낸 것과 비슷한 시각, 이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술 한 잔 먹고 (그런 소리) 한 것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의원의 해당 발언이 공천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공천심사에 너무 많은 요소를 넣으면 심사를 할 수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에도 거듭 언론을 통해 윤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당내 여론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이 위원장이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밀리에 만났다는 보도가 나와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채널A>는 지난 9일 이 위원장과 현 수석이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극비회동을 가졌다고 전했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시기상 욕설 파문에 대한 긴급 대책회의 아니냐는 의혹제기가 가능하다.
 

당내에서는 공천 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채널이라 할 수 있는 현 수석과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게 중론이다. 해당 논란에 대해 현 수석은 “극비 회동은 없었다”며 부인했고, 이 위원장은 회동 여부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면서도 “내가 누구를 만났든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 나는 아무나 만나야 한다”는, 회동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막후에 누구 있다” 사주설
양측간 서로 의혹 난타전


사태는 비박계의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2차 경선지역 발표 과정에서 이 위원장이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를 빼자 공관위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공관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공관위원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최고위가 김 대표의 지역구를 발표 명단에 포함시킨다고 결정했음에도 이 위원장이 뒤집었고 이에 두 사람이 반발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공천 살생부 논란을 다시 따져봐야 하기 때문에 보류했다고 설명했지만, 비박계는 김 대표와 윤 의원에 대해 공정한 잣대를 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과 친박계도 가만 있을 순 없다는 입장이다. 먼저 친박계는 지난 살생부 논란을 들춰내며 윤 의원을 공천 배제하려면 살생부에 연루된 의원들도 함께해야 한다는 식의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다. 김 대표에 대한 ‘압박 전략’이다.

이 위원장은 보이콧에 대해 김 대표 ‘사주설’을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황진하·홍문표 두 사람이) 계속 공관위에 불참하면 이미 결정한 경선지역도 발표할 수 없다”며 “본인들 불만보다 김 대표의 불만 같다”고 음모론을 제기했다.

지난 11일 두 사람이 공관위에 복귀하면서 보이콧 사태는 마무리됐다. 그러나 총선일이 30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졸속 처리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비박계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일정이 늦어지는 것도 모자라 총선 일정에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해준 24일까지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러면 경선이 치러져도 떨어진 사람들 사이에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한구·현기환
대화 내용은?

앞으로 더 큰 뇌관이 도사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경선지역 발표가 늦어지는 지역이 대구와 인천이다. 익명의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구는 진박, 인천은 찌라시로 공관위의 모양새가 이상해졌다”며 “상황도 묘하게 찌라시와 맞아 들어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그는 “윤 의원의 통화 내용에 ‘형’이라는 사람이 등장하는데, 이와 관련해 대통령과 가까운 ‘그’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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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