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더민주 입당한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정치가 목적? 사람 사는 세상 위해!”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최근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영입 행보는 정치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회 각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이 연이어 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그 중에서도 정춘숙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직능성에 있어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영입리스트에는 또 한 명의 이름이 추가됐다. 지난 24년 간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일해 온 정춘숙 전 상임대표를 영입함으로써 더민주는 ‘복지’와 ‘여성인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법을 하나 발의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통과된 법을 본래 취지에 맞게 살려내는 작업은 그보다 더욱 힘들다. 여기 ‘정춘숙’은 그 어려운 길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는 약자와 소외계층을 위해 살아온 지난 삶이 주는 울림 때문일 테다. 정치가로서 이상(理想)을 꿈꾸겠다고 선언한 정 전 대표의 생각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다음은 정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 더민주에 공식 입당하셨다. 정계 진출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하다.
▲지난 2008년 이명박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일어났을 때 다른 시민사회 단체와 함께 반대 운동을 펼쳤던 적이 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여성가족프로젝트를 정부기관에서 진행한 적 있는데, 우리 기관이 우수 프로젝트로 뽑혔음에도 지원금을 못주겠다고 하더라.

왜냐고 물으니 너희가 촛불집회를 한 단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때 생각했다. ‘아 정치가 잘 안되니까 우리가 다양한 정책을 내도 실천이 안 되는구나’라고.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문제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위원회 위원을 하면서 마음을 굳혔다. 6월부터 9월까지 활동하면서 정치가 얼마나 사람들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됐다. 그리고 정치가 아무리 거지같다고 해도 정치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 국회의원 출마까지 생각하고 있나?
▲비례대표로 출마할 생각이다.

- 1호 법안으로 생각하는 게 있다면?
▲‘스토킹방지법’을 발의할 생각이다. 데이트 폭력을 법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초적인 법안이 될 것이다. 유사한 법안이 이번 국회에 3개나 올라가 있는데도 폐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꼭 하겠다’라는 굳은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데이트 폭력 문제가 너무도 중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에 꼭 1호 법안으로 만들고 싶다.

- 앞서 ‘가정폭력방지법’이 제정되는 데 큰 공헌을 하셨다. 변화를 느끼나?
▲변화는 느끼지만, 아쉬움도 있다. 이 법은 국민청원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당시 8만5000명 모두에게 서명을 받았다. 처음에는 다들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성공했다. 법이 만들어지고 난 후 10개가 안됐던 쉼터가 68개로 늘었고, 상담소도 10개 내외에서 200개가 넘게 생겼다.

개인적으로 이 법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가정 폭력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인정됐다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이 법의 목적조항에 ‘가정의 안전’이 들어가 있는데, 이를 왜곡시켜 적용하는 데 있다. 입법취지대로 하지 않고 대부분 봐주는 식으로 진행돼 안타깝다.
 

- 현 정부가 4대악 근절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도 미흡하다고 생각하나?
▲매우 미흡하다. 연초에 정부가 4대악 근절에 힘을 주면 검·경의 대처가 늘어나지만, 2~3개월이 지나면 이전으로 돌아간다. 앞서 4대악 보상보험을 만든다고 할 때 주체가 누구냐고 계속 질의했다. ‘현대해상’에서 한다고 해서 우리는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왜 민간회사에게 떠 넘기냐’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리고 지금은 또 유야무야됐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홍보하기 좋게 만들지만 실제 국민들이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는 게 우리의 평가다.

개인적으로 4대악 근절을 위해서는 국어·영어·수학처럼 아이들이 배울 수 있게 ‘여성인권과 폭력’ 혹은 ‘인권과 폭력’을 정규교과목으로 설치해 수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폭력이 왜 나쁜지, 인권이 뭔지, 가족을 이루는 게 어떤 것인지를 교육해야한다. 그렇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세상이 안 바뀐다.


비례대표 출마선언 “약자 위한 정치할 것”
24년 여성인권 위해 노력 “아직 부족해”

- 실제 가정 폭력 사례들을 많이 접했을 것 같다.
▲많은 사건들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가정폭력 가해자는 거의 처벌받지 않는 게 현실이다. 구속률이 1%도 안 된다. 얼마 전 11살 소년이 자기 아버지를 죽게 한 사건이 뉴스에 보도됐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력을 쓰다 보니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다.

이런 일들이 최소 1년에 3건 이상 일어난다. 가정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지만, 실제로 작동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대표적인 예다. 한 여성이 이혼 과정 중에 자기 남편에게 죽임을 당한 사건도 있었다. 가정일이라며 쉬쉬해서 발생한 일이다.

부천 중학생이 백골로 발견된 일도 아이가 주변에 SOS를 요청했지만, 집으로 돌려보냈고 결국 죽었다. 아이는 한 명의 엄마가 아닌 나라 전체가 키우는 것이다. 커서 이 나라를 지탱해 줄 아이들이다. 내 마누라 내 자식이라는 이유로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옛날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

- 일각에서는 여성 상위시대를 주장한다.
▲몇몇 분들이 느낌으로 얘기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공무원 중에 여성이 많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왜 여자들은 시험을 보는 곳으로 갈까. 사기업에서 여성을 적게 뽑거나 여성들이 공적으로 시험 보는 곳이 아니면 차별받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보스포럼 등에서 성 격차지수가 나오는 것을 보면, 130개 국 중에 116위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52%인데 반해 남성은 75%가 넘는다. 남성은 OECD 기준에 가까이 가는데 여성은 격차가 크다.

- 저 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해법은 없나?
▲정부가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셋째 낳으면 1500만원 준다는 식의 접근보단 보육·교육·요양같이 삶의 시스템적인 부분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렇게 해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페미니즘이 한국을 구할 것이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스웨덴의 유명한 통계학자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난 여기에 해법이 있다고 본다. 스웨덴에서도 처음에는 저 출산 문제를 인구 정책으로 접근했다.

아이 하나 낳으면 얼마의 돈을 보상으로 주겠다는 식으로. 그래도 효과가 없자 성 평등 정책으로 전환했다. 그러자 인구가 일정한 수준으로 맞춰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지속가능한 사회를 원한다면 성 평등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고 그 통계학자가 말하더라.

성 평등 세상이 오면 남성들도 평안해진다. 나와 친한 남자 사회복지학과 교수님은 “이 가부장적 사회가 얼마나 남성들을 억압하는지 안다면 남성들이 먼저 여성 해방운동을 할 것”이라고 말하더라. 예를 들면 갑작스런 퇴직 권고로 노숙자가 되는 분들이 있는데, 굉장히 잘못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부담도 함께 나누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지 않을까.

- 초선 여성 비례대표는 어려움이 많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인 시선이다. 따로 준비하는 게 있나?
▲책을 많이 읽고 있다(웃음). 웃긴 얘기지만, 정치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니까. 그러나 여성의전화를 24년 동안 하면서 우리나라 여성들과 아이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회복지 석·박사를 하면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실천적·이론적으로 배웠다. 그런 게 나의 자산이라 생각한다.

<절반의 인민주권>이란 책을 보면 ‘정치는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한다’라고 나와 있다. 그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정치는 전쟁이야”라며 비웃는다. 전쟁일 순 있지만, 목표가 무엇일까란 생각을 한다. 입당할 때 말했는데, 여기에 왜 있는지 잊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

당장의 목표는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지만, 국회의원이 되려고 정치를 하거나 정치를 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누구나 사람처럼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내 목표다. 사람들 말로는 나중에 달라진다고 하는데, 그렇더라도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약자들을 위한 정치! 국민의 삶을 좀 더 편안하고 눈물 흘리는 일 없게 하는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



<chm@ilyosisa.co.kr>


[정춘숙은 누구?]

▲강남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 졸업
▲전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전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인권위원장
▲전 서울시성평등위원회 위원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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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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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