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인재 영입전쟁' 깜짝 카드 대예측

여럿 필요없다…한명만 잡으면 '전세역전'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총선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야의 인재영입 쟁탈전이 과열되고 있다. 각 당이 어떤 인물을 영입하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단숨에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어떤 인물들이 깜짝 카드로 거론되고 있을까?

“누구 추천할 분 없어요?”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의 인재영입 쟁탈전이 과열되고 있다. 요즘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이 ‘혹시 추천할 사람이 없느냐’는 질문이다. 총선까지 채 3달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각 당은 참신한 인재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각 당이 어떤 인물을 영입하느냐에 따라 선거 판세가 단숨에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과 신당 추진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 김종인 위원장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안철수 의원의 멘토였으며, 경제민주화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인재영입 사활
어떻게 꼬실까?

일단 인재영입에 있어서만큼은 더민주가 가장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민주 문재인 대표는 당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인재들을 끌어 모아 국민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런 문 대표의 노력 때문인지 들불처럼 번지던 당내 비노 인사들의 탈당 러시는 일단 진정세로 접어든 모양새다.


최근 인재영입 트렌드는 ‘상대 진영 인사 빼오기’다. 유력 인사가 당을 이적한다면 상대 진영에는 큰 상처를 입힐 수 있고 동시에 중도층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을 도왔던 김종인 위원장의 더민주행은 그래서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었다. 새누리당은 곧장 더민주 조경태 의원을 영입하며 맞불을 놨다. 조 의원은 야권 출신으로는 드물게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3선에 성공한 상징적인 인물이다.

정치권에선 정의화 국회의장이 야권행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정 의장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쟁점 법안의 직권상정을 거부하고 있다. 정 의장은 삼권분립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정 의장이 사실상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이미지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정 의장의 직권상정 거부로 여권 내에서 정 의장은 외톨이가 되다시피했다. 따라서 정 의장이 야권행을 택하는 깜짝 이벤트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정 의장의 최측근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국민의당(안철수신당) 입당 타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 의장의 야권행 소문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물론 정 의장 측은 말도 안 되는 헛소문이라며 펄쩍 뛰고 있다.

상대 진영 빼오기
철새 정치 시작?

정홍원 전 국무총리의 더민주 영입설도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근혜정부 초대 총리이자 최장수 총리인 정 전 총리는 퇴임 후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남몰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행보를 순수하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상 내년 총선 출마 등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삐딱한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 특히 정 전 총리가 하필 더민주 노웅래 의원의 지역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더민주의 깜짝 영입인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 노 의원이 정 전 총리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장면도 종종 목격됐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를 영입하려다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새누리당에는 씨름선수 출신인 이만기씨가 경남 김해을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4월 총선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은 인지도가 높고 건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영입대상으로 제격이다.


"어디 좋은 사람 없나요?"
인재 영입 쟁탈전 과열 양상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는 '태권도 영웅' 문대성 의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최근 체육계 내부의 부조리와 선수들의 복지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스포츠 스타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극 나설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역도선수 장미란의 정치 입문설이 파다하게 번지기도 했다.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나 메이저리거 출신 박찬호도 영입대상으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IMF로 국민들이 시름에 빠져있을 때 희망과 기쁨을 줬던 스포츠 스타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제는 선거 때마다 최대 화두였던 만큼 경제전문가나 기업인 출신 인사들의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더민주는 경제전문가 인재영입에서도 단연 앞서가고 있다. 더민주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제통들이 기존에 출마를 했거나 전직 의원 출신인 것과 비교해 더민주는 정치권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그야말로 신선한 인물들을 영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문 대표는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위원장으로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영입했다. 강 전 위원장은 지난 달 '공정한 경제와 포용적 성장'을 위한 비정규직 제도 4대 개혁안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유능한 경제정당의 면모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김병관 웹젠 의장이 인재영입 2호로 입당하기도 했다. 김 의장은 PDA용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를 창업해 벤처신화의 주인공이 됐고, 40대에는 온라인·모바일 게임을 키워 개발자이자 경영자로 국내 상장주식 100대 부호에 들었다.

국가재정 전문가로서 발탁된 김정우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기획재정부 국고국 계약제도과장을 역임하고 영국 브리스톨(Bristol) 대학에서 정책학 박사를 받았다. 동북아경제 전문 법률가인 오기형 변호사의 영입도 눈에 띈다. 더민주는 “경제통일, 투자유치, 통상교역 확대를 위한 제도적 틀을 새롭게 디자인할 최적인 인재”이라고 오 변호사를 소개했다.

또 국회에는 그동안 많은 법조계 인사들이 진입했는데 ‘비행 청소년의 대부’ ‘호통판사’로 잘 알려진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부장판사도 정치권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인물이다. 천 판사는 SBS <학교의 눈물>, KBS <두드림>, tvn <리틀 빅 히어로> 등에 출연해 인지도가 비교적 높은 인물이다.

가정법원에서 오랫동안 소년재판을 담당했던 천 판사는 한 방송에서 학교폭력 가해 청소년과 부모에게 호통을 치며 재판하는 모습이 전파를 타 유명인이 됐다. 천 판사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열린 1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대법원장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천 판사는 전국 법관 중 유일하게 표창을 받았으며 대법관들이 만장일치로 천 판사를 표창 수상자로 선정했다.

복지 화두
여성 모시기

아주대 의대 이국종 교수도 영입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교수는 MBC 드라마 <골든타임>의 실제 모델로, 지난 2011년 '아덴만여명 작전' 당시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총을 맞고 생명이 위태로웠던 석해균 선장을 치료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정부에서 석 선장을 살리기 위해 여러 의사들에게 연락을 했지만 응한 것은 이 교수뿐이었다.
 

석 선장 치료 중 석 선장을 한국으로 이송해야했을 때 에어 앰뷸런스의 비용이 무려 40만달러(당시 약4억8000만원)였는데 정부에서 이 돈 때문에 망설일 때 이 교수가 자비를 들여도 좋으니 당장 옮겨야한다고 말해 결국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 낸 일화도 유명하다.


외과는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중요한 분야지만 대부분의 유능한 의사들은 돈이 되는 치과나 성형외과, 안과로 빠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 교수는  한국전쟁 당시 지뢰를 밟아 장애 2급 국가 유공자가 된 부친 같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외과를 선택했다고. 이 교수는 중증외상환자를 위한 전문 인력과 시설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꼬집어 왔다.

송파 세 모녀 사건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 박근혜정부 들어 보건복지부문에서 잇따라 허점을 드러난 만큼 여야는 보건복지 전문가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더민주는 복지전문가인 양봉민 교수 영입에 성공했고, 국민의당도 아동복지 전문가인 천근아 교수를 영입한 상태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야권보다 한 발 앞서기 위해 동물복지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동물복지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특정인 따라 선거 판세 달라진다?
김연아도 영입시도…정책은 없고 인물만?

이제 막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 만큼 새누리당이 동물복지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혁신 이미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 총선 당시 다문화 출신 이자스민 의원을 영입함으로써 야권보다도 오히려 혁신적으로 다문화 이슈 선점에 나섰던 사례와 비슷하다.

정치권에서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전 정책국장을 역임한 이혜원 수의학박사가 적임자라는 평이 나온다. 이 박사는 한국과 독일에서 수의사 면허를 취득했고, 독일에서는 동물복지를 공부했다. 딱히 전문가를 찾기 어려운 국내에서 주목받는 동물복지 전문가다.


문화 관련 정책을 주도할 인물로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전 MBC PD를 영입하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모래시계 연출자로 유명한 박창식 의원을 영입한 바 있다. 김 전 PD는 <양심냉장고> <나는 가수다> 등 실험적인 예능을 주로 연출해왔다. 최근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제작한 예능이 현지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가능성은 낮지만 이부진 신라 호텔 사장도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장녀이고, 오빠는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이다. 이 사장은 재벌가 맏딸답지 않게 소탈한 모습으로 유명하다.
 

이 사장은 임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는 편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사장은 현장 직원들과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여 식사하기도 하고, 노래방에도 종종 함께 간다고 한다. 이 사장은 지난 2014년 이른바 ‘택시기사 선처 사건’으로 미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가능성 낮지만
찔러나 볼까?

당시 고령의 택시기사가 신라호텔 출입문을 들이받아 승객과 호텔직원 등 4명이 다치고 회전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택시기사는 4억원이 넘는 금액을 호텔에 변상해야 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사고를 보고받은 후 택시기사의 경제 상황이 어떤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조사 결과 택시기사는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임을 알게 됐고 이 사장은 변상 신청을 철회했다.

한편 이 같은 정치권의 인재영입 경쟁이 정치혁신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책 개발보다는 뜨는 인물을 데려와 표만 얻으려는 저급한 전략이라는 비판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그래도 영입한 인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철저한 계획 하에 인재 영입을 했지만 요새는 그저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거 같으면 무조건 영입하고 보는 것 같다”며 “이래서는 정치 쇼에 불과하고 진정한 정치 혁신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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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김건희 비화폰’ 통화 내역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부인은 통신상 기밀을 요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그저 ‘대통령의 아내’다. 비화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쓸 일도 없다. 김건희씨는 그 어떤 영부인과는 달랐다. 윤석열정부 초부터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정치권을 포함해 이곳저곳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비화폰은 통화 녹음이 불가능하고 내용도 암호화된다. 정부와 대통령실 경호처·안보 담당 고위 관계자, 군·정보기관에 근무 중인 이들이 주로 사용한다.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김건희씨는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비화폰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지켜졌던 관행을 파괴하고 비화폰을 사용하면서 수사기관·정치권 등에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수사 개입 정황 확인 채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씨가 사용했던 비화폰 통신 기록 확보에 나섰다. 정민영 특검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주 대통령실과 국방부 군 관계자 비화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당사자 21명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및 대통령경호처로부터 제출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 외압이 의심되는 기간 비화폰 통신 기록을 분석하며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 특검보는 김씨도 비화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본인에게 지급된 것”이라고 전했다. 특검팀은 지난 2023년 7∼8월 소위 ‘VIP 격노’ 이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 상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에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점으로 한 수사 외압과 구명 로비가 있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윤 전 대통령과 임성근 전 사단장 등 주요 인물의 자택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이들이 당시 보안성이 높은 비화폰을 사용해 연락했던 정황을 포착하고 통신 기록 확보에 추가로 나선 것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일반 휴대전화로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들은 어느 정도 확인됐는데 중간중간 비화폰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누구와 어떤 시기에 수발신이 이뤄졌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채상병 특검, 윤·김 통신 기록 확보 조태용·김태용 등 “VIP 격노 사실” 앞서 특검팀은 대통령경호처에 비화폰 통신 기록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했고, 경호처 측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관련 자료를 특검에 제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비화폰 기록을 모두 넘겨받아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됐던 2023년 7월31일 VIP 격노 회의 전후 기간 이들의 비화폰 통신 기록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내가 VIP(윤 전 대통령)한테 얘기하겠다”고 지인에게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부터 넘겨받아 구명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비화폰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이 전 대표와 어떤 통화 내용을 주고받았는지 등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씨의 비화폰 사용에 의문을 제기한다. 윤석열정부 이전엔 대통령 부인이 비화폰을 상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경호처 출신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영부인이 비화폰을 쓰는 게 불법은 아니지만 여러 입김이 작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에 관행적으로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지급한 이유에 대해 경호처는 “비화폰은 국가정보원의 ‘국가정보보안 기본 지침’ 등을 근거로 한 대통령경호처의 내부 규정에 따라 관리되고 있다”며 “김씨에 대해서는 관련 내부 규정에 따라 제공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씨에게 지급된 비화폰은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은 사용할 수 없고 송수신 통화와 문자메시지 발송만 가능하다. 그의 비화폰 기록이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의 비화폰 기록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도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해 7월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사건으로 검찰 출장 조사를 받기 전 김주현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30분 넘게 비화폰으로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부 맞다” 줄줄이 실토 또,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의혹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김 전 수석이 당시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비화폰으로 2차례 통화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한 김씨의 비화폰 기록이 추가로 확인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특검팀은 최근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7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원장은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쯤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해병대수사단 수사 결과 보고를 받을 당시 배석한 것으로 알려진 7명 중 한 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육군 중장·현 국방대학교 총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해 대통령실 내선전화(02-800-7070)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이어 다섯 번째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로만 보면 4번째다. 정 특검보는 “해병대수사단이 이첩한 수사 기록의 회수와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확인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경북경찰청으로 순직 사건 기록을 이첩한 당일 임 전 비서관,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과 연락하며 수사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이 전 비서관 등 대통령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이 대통령실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경북경찰청 사이에 다리를 놓아 이첩 기록 회수 과정에 관여한 정황을 파악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6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파견 근무하던 박모 총경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이 전 비서관이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박 총경은 대통령실과 국수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23년 8월2일 이모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에게 전화해 유 전 관리관의 연락처를 전달하고 경북청이 연결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과장도 특검에 출석해 박 총경이 이 전 비서관 이름을 언급하며 기록 반환을 검토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비서관은 해병대수사단이 기록을 이첩한 직후 2023년 8월2일 오후 1시21분 이 전 비서관과 통화하고 뒤이어 오후 1시42분 유 전 관리관에게 전화했다. 누구와 통화했나 유 전 관리관은 지난해 6월 국회에서 임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북청에서 전화를 걸어올 것이란 말을 들었고, 경북청 관계자와 통화하며 수사 기록 회수를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관리관은 노모 당시 경북청 수사부장과의 통화에 대해 “경북청에서 ‘아직 사건을 접수하지 않았다. 회수해 갈 것인가’라고 물었고, 판단하기론 ‘항명에 따른 무단 이첩이라 회수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유 전 관리관과 경북청의 통화 이후 해병대수사단에서 이첩한 수사 기록은 같은 날 오후 7시 20분쯤 국방부검찰단에서 회수했다.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해 8명으로 혐의자가 적시된 해병대 수사 기록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를 거쳐 2명으로 축소돼 경북청에 다시 보내졌다. 특검팀은 수사의 초점을 점차 국방부검찰단의 수사 기록 회수와 국방부조사본부의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 확인으로 옮기고 있다. 정 특검보는 “기록 회수와 재검토 등과 관련해 국방부 관계자들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면서 “수사 초반에 비해 기록 회수나 (조사본부) 재조사 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김진락 전 국방부조사본부 수사단장(육군 대령)의 2023년 8월 수사 기록 재검토 과정에서 자필로 작성한 20여쪽 분량의 수첩을 확보해 국방부의 외압 정황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해 아닌 2023년 초부터 사용 “문제 생기거나 위기 때마다 애용” 국방부조사본부는 2023년 8월9일 이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해병대수사단 수사 기록 재검토에 들어갔고 닷새 후 임 전 사단장 등 6명을 혐의자로 판단한 중간보고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국방부조사본부는 총 6차례에 걸친 보고서 수정을 거쳐 대대장 2명만 혐의자로 적시한 재검토 결과를 경북청에 재이첩했다. 김씨와 비화폰으로 통화한 인물들은 모두 사건 핵심 관계자들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에 김씨가 윤 전 대통령이나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비화폰으로 김 전 수석과 조 전 원장 등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한 인물은 윤석열정부 초대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김씨에게 비화폰을 제공했다고 한다. 김씨가 비화폰을 많이 사용하던 시기는 2023년 초부터다. 특검팀도 2023년 3월부터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지난해 9월부터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사 안팎에서는 노 전 사령관과 김씨가 비화폰으로 통화하기 직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연남 역할은? 한 정보사 관계자는 “김씨의 어머니인 최은순씨의 내연남 의혹을 받는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노상원을 후원하던 사람이라는 풍문은 많이 알려진 얘기”라며 “노상원과 내연남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사실이지만 내연남이 노상원에게 돈을 퍼줬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내연남이 노상원과 비화폰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무속과 고민 상담 등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