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뛰는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

“대구도 바뀌고 변할 때 됐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을 판가름 지을 날이 가까워지기 때문. <일요시사>는 지역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네 번째로 대구 수성구갑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얘기를 들어봤다.

도통 쉬운 길을 가려하지 않는다. 이 고집스런 야당의 3선 중진은 적지 한가운데서 밤낮으로 뛰고 있다.

대구행을 선언한 지 4년, ‘낙수가 바위를 뚫는다(滴水穿石, 적수천석)’는 말처럼 서서히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일하고 싶습니다”라는 외침을 멈추지 않는다. 두 번의 실패, 그리고 세 번째 도전. 분명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온전히 도전을 선택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김부겸’이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 수성구갑 지역 현안 중 가장 주목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린벨트 해제, 종 상향, 송전탑 지중화 등 거주자들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들, 그리고 오랜 불황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대책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여기에 대구 전반의 경제 상황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는 일도 큰 과제다.

- 현재 대구민심은 제2의 IMF를 우려할 정도다.
▲경제 문제는 비단 대구뿐만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도시에는 소득을 보전해줄 수 있을 만한 제조업이든 혹은 기타 기반산업이 있는데 반해, 대구에는 그런 것이 없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16개 광역시도 중 최하위를 기록한 게 20년째다. 도시에 생산기반, 즉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는 청년이 1년에 1만 명에 이르는데, 이것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이 있나?
▲수성구 차원의 공약과 대구시 공약을 적절히 결합하겠다. 대구시에는 차세대 먹거리, 즉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수성구에 있는 ‘수성의료지구’, 정보통신 쪽의 ‘아이시티지구’와 대구시의 성장 동력을 잘 연결시키겠다. 또한 정부에서 하는 ‘스타트업’ ‘창조경제’와 어떻게 연계할지도 생각중이다.

수성구는 지적산업과 교육·문화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밖에 없다. 지역의 좋은 인재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문화·관광·예술·체육·의료 등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러일으키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그에 따라 어떤 사회적 인프라를 이곳에 구축할지는 관련 자료들을 모으는 중이다.

- 몇몇 후보자들은 대기업 유치를 해법으로 제시한다.
▲그 얘기는 20년 전부터 했다. 대기업을 유치하면 좋은 건 당연하다. 그러나 입지를 고려했을 때 대기업이 여기 왜 와야 되냐는 문제에 봉착한다. 내륙 도시의 치명적 약점이 물류다. 물류에서 경쟁력이 없는데 계속 대기업 유치 얘기만 하고 있으면 발전이 없다.

지난 대구시장 선거 때 권영진 시장과 논쟁을 벌였던 것도 이 부분이다. 당시 권 시장 후보가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라고 해서 내가 말했다. “(대기업 유치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대구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기계공업, 공구공업과 같은 몇 가지 부분에 집중하자는 말이다. 그렇게 클러스터화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중견기업을 대구에서 몇 개 키워내자”라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이 저절로 크길 바라면 안 된다. 산업 정책적으로 지원,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집적화’하고 동시에 지역의 17개 대학에서 나오는 인력과 결합해 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

- 2017년 조성되는 ‘수성의료지구’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수성의료지구는 의료에 관광이 더해진 ‘체류형 의료관광지구’로 개발된다. 의료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양질의 에이전시, 의료관광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국내 의료기관과 관광유치업체 간의 과도한 경쟁에 따른 가격 덤핑과 불법 브로커를 통한 환자 유치 등을 막고, 차별화된 의료관광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 안경·디자인·미용 등 인프라가 탄탄한 뷰티산업, 그리고 의료지구 주변의 대구 스타디움, 삼성 라이온즈 파크 등 스포츠 산업과 잘 접목시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 소속이 야당이다 보니 과연 대구시, 그리고 다른 대구지역 국회의원들과의 협업에 문제가 없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오히려 정부와 야당을 이어줄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 대구시는 ‘물산업 클러스터’ ‘대구광역권 철도망 구축’ 사업 등 국가적 프로젝트를 위한 예산을 국회에 올렸다. 처음에 야당은 전액 삭감하겠다고 세게 부딪혔다. 그래서 내가 권영진 대구시장과 손잡고 홍의락 의원과 함께 우리당(더민주)을 설득했다. 그 결과 전혀 삭감 없이 통과됐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동안 야당의 도움을 받지 못해 어그러진 프로젝트가 많았지 않나. 이번에는 우리(김부겸·홍의락)가 직접 나서 브릿지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데 여당 의원들은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이런 역할을 못한다. 딱 필요한 타이밍에 누군가는 바로 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오히려 더! 야당 의원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처럼 진영으로 갈라져서는 답이 안 나온다.

야당 간판 달고 여당 안방서 3수
협업에 문제? ‘브릿지’ 역할 자신

-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긍정적인 신호가 보인다. 실제로 그렇게 느껴지나?
▲아무리 여론조사 결과가 좋아도, 여기는 대구다. 이건 실제 지난 시장 선거 끝나고 들은 얘기다. “나는 분명히 김부겸 이름 밑에 찍는다고 찍었는데, 찍고 보니 1번 밑에 찍혀 있더라….” 무슨 말인가 하면 이 분들이 워낙 오랫동안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1번 당을 찍다보니 1번을 안 찍으면 뭔가 이상하달까, 마치 배신했다는 죄책감이 들 정도라고 한다. 거기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있다. 전통적 여당 지지에 박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의리까지 있어서 정말 쉽지 않다.

실제 투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당지지율이다. 지금 조사에서 대개 새누리당은 50% 이상, 더민주는 10% 선이다. 이런 점 때문에 절대 여론조사 수치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 더 겸손하게 진심으로 다가가 설득하고 호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 어르신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사람은 괜찮은데 당이 별로다”라는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인물이 아닌 정당 대결로 가면 불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는데...
▲그렇다. 상대 후보 측도 그걸 알고 ‘당 대 당’ 대결로 몰아가려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무조건 이기는 곳이 대구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엄청나게 네거티브를 한다. 선거가 아직 80여일 남았음에도 벌써 공격을 해대는 건 인물은 지우고 정당만 남기자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 사투리로는 ‘사람은 좋은데 마, 당이 영 파이다’라고 한다. 그런 어르신들한테는 이렇게 호소한다. “물건이 좋으마 일단 한 번 써 보이소, 공장 나쁘다고 좋은 물건을 버릴 낍니까?”라고. 그리고 언젠가 때가 되면 내가 속한 ‘공장’에 대해서도 나의 구상을 밝힐 생각이다. 공장의 기계나 기술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면 과감히 폐기 처분하고 신기술을 도입해야 한다. 하여간 그 문제는 좀 더 지금 당의 변화 노력을 지켜본 뒤 입장을 밝힐 것이다.

제 지지층 중에 1/3은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분들이다. 난 그 분들이 왜 더민주를 싫어하면서도 저를 지지할까 곰곰이 생각한다. 생각할수록 어깨가 무겁다. 우리 당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더 겸손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대구 사람들은 쉽게 말을 바꾸거나, 자기가 뱉은 말에 대해 책임을 안 지거나, 소위 ‘싸가지’ 없이 함부로 말 하는 사람을 절대 안 믿는다. 딱 그 부분이 우리 당이 지금까지 제일 잘못해온 지점이다. 우리 당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도 그런 태도는 당장 고쳐야 한다.

- 불편한 질문 하나 드리겠다. 새누리당의 고정 지지자 중에는 “에이 설마”라고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하다. 대구는 30년 동안 여당의 텃밭이었다. 30년이면 관성이 있다. 그렇지만 호소한다. 지금 새누리당을 계속 도와주고 짝사랑한 결과가 대구에 무엇으로 돌아왔냐고.

경제 침체, 섬유·자동차 산업이 몰락했고, 지금 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공업은 부가가치가 너무 적다. 1차 밴드들의 마진폭이 5% 정도고, 2차 밴드까지 가면 2~3%에 그친다. 열심히 일했는데, 자산가치는 서울의 1/3이다. 대구에서 열심히 애 키워서 경북대·영남대 보냈는데, 지방대라는 이유로 취업전선에서 얼마나 고생하나. 경북대·영남대는 괜찮은 대학이다.

1년에 1만명이 떠난다. 한 도시에 젊은 두뇌들이 1만명이 떠난다고 생각해봐라. 10년이면 10만명이다. 도시가 확 늙어졌다. 저녁에 밖으로 나가보면 안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보기가 힘들다. 그 사람들이 경제·사회 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 아닌가.


여론조사에서 나에 대한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은 김부겸 개인에 대한 호감이라기 보다 대구 시민들이 분노한 것이다. 특히 30·40·50대는 대구가 가진 환경에 대한 분노가 있다.

- 요즘 야권에서는 탈당이 최대 이슈다. 김 전 의원도 탈당을 예상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면?
▲나는 정치도 경쟁을 해야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대구에 왔다. 즉 정치적 지역주의, 싹쓸이 투표 행태를 극복해보자는 명분을 갖고 나의 고향인 대구로 온 것이다. 하나의 당만 있으면 경쟁 할 필요가 없다.

정치인들이 그냥 특권층 행세를 하고 군림하려 든다. 그런데 두 개 이상의 당이 서로 경쟁하면 절대 그렇게 못 한다. 정당 간 경쟁을 주장하는 내가, 지금 와서 득표에 도움이 안 된다고 탈당을 하고 무소속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민주를 떠나 신당으로 가는 것 또한 명분이 없다고 봤다. 아주 냉철하게 보면 지금 탈당 러시는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 간 불신이 원인이다. 그 불신 때문에 수많은 야당 지지자들까지 편이 갈려 서로 비난하고 막말을 하도록 만들었다. 문·안 두 사람은 이번 탈당 사태를 빚은 당사자로서 국민 앞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그런 판에 내가 휩쓸릴 이유가 어디 있는가?

- 문재인 대표가 사퇴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야권으로서는 마지막 절박한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몰렸던 지난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자신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 하에 이루어진 정치 행위니 문 대표가 앞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야당의 정치 문법과 다를 것 아닌가. 그런 사람에게 프리핸드(재량권)를 준 것이니 앞으로 어떻게 할지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 더민주 박용진 전 대변인이 이번 총선에서 주목해야 될 두 곳으로 자신이 출마하는 강북구을과 김 전 의원의 수성구갑을 꼽았다. 김 전 의원도 한 번 꼽아본다면?
▲역시 순천·곡성이다. 호남민들이 이정현 의원의 정치적 태도와 일하는 자세, 이 두 가지 각기 다른 면에 어떤 평가를 내리실지 궁금하다. 그 다음 대구 동구을이다. 박 대통령과 소위 진박, 그리고 대구에 뿌리가 있는 유승민 의원 간의 갈등을 대구 시민들이 어떻게 풀어낼지, 그 결과는 향후 대구 정치의 갈림길이 될 것이다.

<chm@ilyosisa.co.kr>



[김부겸은 누구?]

▲경북 상주 출생
▲경북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제16·17·18대 국회의원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전 대구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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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