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적> 새누리 '안철수 프로젝트' 실체

여당서 힘 받는 '포스트 JP론'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 정치 지형도는 일대 지각변동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3당(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체제 구성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복수의 정가관계자 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안 의원을 활용한 정권 재창출 시나리오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해당 설의 출처를 뒤쫓았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을 두고 제2의 김종필(이하 JP)이 될 것이라 전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4·13 총선을 기점으로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국민의당을 중심으로 한 3당 체제 구축이 매듭지어지면, 새누리당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안 의원에게 손을 뻗칠 것이란 구상이다. 해당 시나리오에 대해 안 의원 측도 익히 들어봤다는 반응. 가능성을 묻자 “당의 조직화가 우선”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3당 체제
제2의 JP

YS(김영삼)·DJ(김대중)·JP(김종필)로 대표되는 이른바 3김(金) 시대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분열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에 소통과 화합을 이뤄냈던 당시 정치권의 모습은 최근 YS의 서거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주목받은 바 있다. JP 또한 당시 한 축을 맡아 나름의 정치 역사를 만들었다.

국무총리 2회, 국회의원 9회(최다선) 등 화려한 수식어도 있지만, ‘킹메이커’ ‘2인자’라는 아쉬움도 있다. JP의 행적을 쫓다보면 안 의원과의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안 의원은 지난 2015년 12월13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같은 날 <연합뉴스>는 '거물급 탈당史…安 제2의 DJ·JP 될까, 이인제 전철 밟을까'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닮은 점을 진단했다.


새누리·더민주·국민의당 3당 체제 돌입
승부수 던진 20명…열쇠는 원내교섭단체

JP는 1990년 3당 합당에 참여하여 민주자유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다가 1995년 탈당을 선언, 자유민주연합(이하 자민련)을 창당하고 초대 총재에 올랐다. 지난 1996년 4월12일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조건을 훨씬 웃도는 50석을 획득하고 제3당의 위치를 굳건히 했다.

제1회 지방 선거에서 충청남도지사·충청북도지사·강원도지사·대전광역시장 등 4개 광역자치단체장을 당선시키며 가능성을 보였던 자민련은 이로써 일부 남아있던 비관론마저 단번에 깨버렸다.

이후 JP는 기세를 몰아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념적 차이가 있는 DJ와 손을 잡고 ‘DJP연합’을 구축, DJ가 대통령이 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당시 보수 정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정권교체의 쓴 맛을 봐야 했다.

협상파트너
국민의당

‘제2의 JP설’은 이를 반대로 적용한 시나리오다. 과거 진보 진영과 손을 잡은 JP와 반대로 안 의원은 새누리당과 손을 잡을 것이란 내용이다.

정가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보수 진영과 손잡을 것이란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가진 힘에 주목하며, 둘 모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힘이 되기 때문”이라며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는 양당의 에너지를 뽑아내야 하는데 안 의원 측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의 에너지를 뽑아 오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더민주와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새누리당이 안 의원에게 손 내밀 가능성이 높다”며 “더민주와는 협상이 안 되니까”라고 이유를 제시했다. 즉 새누리당 입장에서 협상 파트너로서 더민주보다 국민의당이 더 매력적이란 얘기다.

단적인 예로 새누리당은 최근 국회선진화법뿐만 아니라 선거구 획정에 있어서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 상태다.

당내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쟁점 사안이 생길 때마다 “더민주에서 반대할 것인데 상임위원회에서 논의가 되겠느냐. 본회의까지 올 수 있겠느냐”란 반응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사안이 시급할 때 안 의원에게 손을 내밀 것이고 국민의당은 그 대상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란 뜻이다.

최근 더민주를 나와 국민의당 측으로 넘어간 인사들이 더민주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추는 것도 하나의 근거라는 주장이다. 중도 정당으로서의 본격적인 이미지 구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중도 정당을 위해서는 국민의당에서 충족해야 할 조건 두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3당 체제 구축’, 다른 하나는 ‘교섭단체 구성’ 여부다.

“새누리당은 3당 체제를 원한다. 비례대표 축소가 결국 정의당 빼기 위한 전략 아니겠냐”는 한 정가 관계자의 의견처럼, 새누리당이 선거법 협상에 나서는 모습을 보면 이를 염두에 뒀다는 주장이 꽤 신빙성 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1월 임시국회가 열리고 여야는 비례 축소·석패율제 도입 등 큰 틀에서 합의점을 찾아가는 중이다.

시간을 되돌려 선거구 무주공산이 우려됐던 지난해 12월 말,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새누리당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비례 축소만 고집하고 있다”며 “정치란 게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인데, 특정 사안에 대해 절대 불가를 외친다면 어떻게 합의점을 찾겠냐”고 볼멘 소리를 한 적 있다.

즉 새누리당은 줄곧 비례 축소라는 한 가지 목소리만 내고 있다는 것이다.

비례 축소는 야당, 특히 소수 정당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복수의 연구 자료를 통해 검증됐다. 심지어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 연구원’에서 지난 2015년 7월6일 발표한 여연정책보고서 ‘그들은 왜 독일식 선거법 도입을 주창하는가?’에도 해당 내용이 실려 있다.

비례성이 높은 독일식 선거 제도를 19대 총선에 도입할 시 보수·진보 정당의 의석 점유율은 어떻게 변하는 지를 연구한 이 보고서에는 가상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포함돼있다.

지역구를 현행 246석으로 하되 2:1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비례대표 의석을 123석으로 증원할 경우,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새누리당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전 정당의 이름을 사용)은 각각 4.43%포인트, 3.89%포인트 의석 점유율이 감소하는 데 반해, 소수 정당인 자유선진당과 통합진보당은 각각 2.10%포인트, 6.42%포인트 상승했다.


즉 비례대표가 늘어날수록 여야의 두 거대정당 점유율은 줄어들지만, 소수 정당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현 상황에 대입해보면, 비례대표 축소 안은 새누리당·더민주에게 유리, 정의당에겐 불리하다는 잠재적 결론을 도추할 수 있다.

특히 5명의 현역의원 중 4명이 비례대표인 정의당에겐 치명적이다.

비례대표 축소
정의당 고사

정의당은 결사반대를 외치며 국회의사당 내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이다. 심상정 대표는 지난 6일에도 더민주 당대표실을 찾아 비례대표 축소 등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문재인 대표와 면담을 가지는 등 해법을 찾고 있지만, 두 거대 정당에 막혀 관철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정의당 관계자에게 ‘3당 체제에 대한 당내 분위기는 어떻냐’고 묻자 “당 내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며 “(당의 생존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 중이다”라고 답했다.

또 하나는 전제조건이자 핵심은 원내교섭단체 구성 유무다. 국민의당이 양 쪽 사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캐스팅보트(Casting Vote)를 쥐려면,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이것이다.


국회법 제5장 교섭단체·위원회와 위원 제33조의1을 보면 ‘국회에 20인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고 나와 있다. 지난 14일 신학용·김승남 의원이 탈당함으로써 안 의원이 더민주를 떠난 후 탈당한 현역 의원은 총 16명으로 늘어난 반면, 더민주는 127석에서 111석으로 줄었다.

교섭단체 구성까지 단 4석만을 남겨둔 가운데 박지원·김영록·이윤석 의원의 탈당이 곧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새+국 최소 180석…일대 지각변동 예고
정가 반응 “충분히 가능성 있는 얘기”

‘여당 180석’ 얘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1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2016 여성중앙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후세대가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만들려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180석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단독 180석은 국민 구성이라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때문에 정가관계자들은 여당에서 목표로 잡은 180석을 국민의당과 합친 수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항간에는 단독 개헌이 가능한 200석 얘기도 있는데,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 얘기가 새누리당은 물론 야권에서도 들리고 있어 4·13 총선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 측은 해당 시나리오에 대해 “출처는 새누리당일 것”이라며 “당의 조직화가 우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제2의 JP설에 대해 들어봤냐는 질문에 의원실 관계자는 “들어봤다”며 “지금 교섭단체를 얘기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전했다.

과연 어느 선에서 나온 시나리오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당 쪽 관계자에게 질문하자 “그건 확답할 수 없다”면서도 “새누리당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안이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라고 답했다.

국회 관계자는 “안 의원 측 입장에서도 굳이 나오는 얘기를 막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해당 시나리오는 정가에서 공공연하게 오가고 있으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모두 손해 볼 게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선진화법 180석
단독 개헌 200석

그러나 학계에서는 안 의원이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의 공조를 ‘하위 동맹’이라고 정의한 진시원 부산대 교수는 “안철수의 정치적 자산은 경륜도, 능력도 아닌 새로운 것”이라며 “헌데 시나리오대로면 새로운 게 하나도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중도라 함은 기존의 양대 정당이 서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 잃는 과정에 형성되는 지역이지, 하나의 정체성을 가진 고정적 집단이 아니다”라며 “중도 정당은 결국 일루전(illusion)”이라고 진단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미니인터뷰' 김인성 북한인권정보센터 국장
“북한 인권침해 심각성 알아야”

정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법이 있다. 북한인권법은 ‘기록보존소 설치’ ‘재단설립’ ‘인권단체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해당 법보다 먼저 기록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고 활동하고 있는 단체가 있어 눈길이 간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이하 NKDB)는 지난 2003년부터 북한 탈주자들을 직접 만나 북한에서의 삶을 기록·저장해왔다. 북한의 수소핵 실험이 자행되면서 북한인권법의 1월 임시국회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지금, 이들 센터의 존재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은 김 국장과의 일문일답.

- 어떤 계기와 취지를 가지고 센터가 설립되었나?
▲북한인권 침해의 심각성에 대해 기록하고 통일 전후 과정에서 올바른 과거사 청산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에 의해 센터가 설립되었다. 설립 취지는 첫 번째 ‘북한의 인권 피해 기록 및 개선 활동’, 두 번째 ‘북한의 과거사 청산’이다.

- 저장된 인권 침해 사례는 몇 건인가?
▲현재 사건 5만5866건, 인물 3만1634명(사건 관련 피해자, 목격자, 득문자, 가해자 포함)이다. 사건은 북한인권 피해 조사와 분석이 계속되고 있으므로 증가 추세다. 단, 증언자 1인당 증언하는 북한인권 피해 사건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 센터가 탈북자들의 적응과도 관련이 있나?
▲NKDB는 ‘정착지원본부’를 설치 운영 중이다. 정착지원본부는 북한이탈주민 상담치료, 국군포로 정착지원, 납북자 정착지원, 비보호탈북자 지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탈북자들 직접 만나 기록·저장
상담치료 등 국내 정착도 지원

 
- 일반 국민들도 인권침해 사례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그 이유가 있다면?
▲북한 인권 피해에 관한 이해 수준을 돕고 관심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단,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이나 지인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사건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 특수자료실과 일반자료실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아는데 차이가 있다면?
▲특수자료실은 대외비로 분류되는 자료로서 인터뷰 자료 등이 해당된다. 이는 자료 공개 시 북한에 관계 되는 사람들의 인권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 북한의 수소핵실험과 관련해 NKDB에서 발표한 공식 코멘트가 있나?
▲센터 운영 방향 상 자료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비정치·비종교 원칙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북한 수소핵 실험과 같은 사안에 대해 공식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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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