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5월 회담설' 막전막후

한반도 정세 요동 ‘짜여진 각본?’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일본과의 ‘12·28 위안부 합의’ 내용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북한은 갑작스레 4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한·미·일·북·중·러 6개국의 레이더가 바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북한 지뢰도발 이후 남북 간에 불던 훈풍이 어느새 동장군 댓바람이 되어 돌아왔다.

남북관계가 결빙과 해동을 거듭하고 있다. 취임 직후 ‘통일대박론’을 외쳤던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답보를 뚫을 묘책이 필요한 상황. 그러던 중 터진 북한의 4차 핵실험 소식은 국내 여론을 얼어붙게 만들기 충분했다. 난국을 타개할 열쇠로 복수의 외교전문가들은 남북정상회담을 꼽는다. <일요시사>는 핵실험 직후 정가에서 들을 수 있었던 ‘5월 회담설’의 가능성을 타진해봤다.

통일대박론
언제 실현?

시간은 지난 2015년 12월28일로 돌아간다. 당시 한일 외교장관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위안부 문제 타결에 합의했다고 발표한다. 갑작스런 소식에 다들 의아하다는 반응. 지난 24년 동안 해결되지 못한 ‘난제’가 갑자기 타결된 배경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다.

실제 합의문 내용을 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많다. 특히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와 한마디 논의도 없이 협상이 진행됐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 뭔가를 위해 급하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가 가능하다.

단적인 예로 정가는 위안부 합의가 연말에 이루어질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어떠한 귀띔도, 낌새도 없었다는 것. 관련 상임위의 한 관계자는 “(12·28 위안부 합의는) 전혀 예상 못했던 사안”이라며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 이유로 북한을 들고 있다. 즉 집권 4년차를 시작한 박근혜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에 집중하길 원했고 그래서 가지치기에 나선 결과가 12·28 위안부 합의라는 주장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신년사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튼튼한 안보는 국가 발전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면서도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고 평화통일의 한반도 시대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또한 신년사에서 “우리는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면서 “누구와도 마주앉아 민족과 통일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비록 “남조선이 평화통일을 바란다면 6·15 선언을 이행해야 한다” 등 박근혜정부를 비난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남북정상회담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던 지난해만 못하다는 평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놨다. 더욱이 ‘핵’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신년사를 통해 피어오르던 남북 평화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사라졌다.

분위기 깬
4차 핵실험

지난 6일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4.8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북한은 즉시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첫 수소탄 실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남북 2+2 협상을 통한 8·25 합의, 이어진 10월 남북이산가족 상봉으로 피어났던 평화의 분위기가 한순간에 깨진 순간이다.

박 대통령은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우리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는 물론 미국 등 동맹국에게 단호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취한 일련의 조치들을 더 이상 남북 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하기에는 근거가 미약하다. 오히려 갈등이 고조될수록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길 원할 것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때문에 남북 정상의 시계는 여전히 바쁘게 움직일 공산이 크다.

당초 복수의 언론은 박근혜정부가 올해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에 접어들어서는 회담이 의미가 많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최근 박 대통령과 혼연일체로 움직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올해 12월까지라는 점도 연내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였다.

지난 2015년 10월 이후 깜깜 무소식이지만, 반 총장이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이 지난 12월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재 한국 특파원단을 깜짝 방문, 방북설에 대한 질문에 “(북한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과연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의 북한 방문 시기가 언제일지를 두고 말들이 많은 상황이다. 정가에서는 합리적으로 따져봤을 때 빠르면 5월쯤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노동당 대회 맞춰 대화 나설 가능성↑
만난다면 4·13 총선 후 급물살 예상도

알려진 바에 따르면, 오는 2월에는 박 대통령의 첫 아프라카 방문이 예정돼 있다. 우간다·케냐·모잠비크·에티오피아 등 4개국 정상들과 차례로 만날 것으로 보여 일정상 남북정상회담은 맞지 않다. 더군다나 2월부터는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도 예정돼 있어 오히려 남북 긴장감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월15∼16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캘리포니아 남부 휴양지 서니랜드에서 정상회의를 연다는 점도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요소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광폭행보를 보이는 오바마 미 대통령을 두고 중국과 북한에 대한 견제의 목적이 크다는 해석이 중론이다.
 

3월에는 한미일 정상회담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오는 3월31일부터 4월1일까지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핵안보정상회의’에 맞춰 한미일 3개국 정상이 회담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핵심 화두는 12·28 위안부 합의지만, 대북·중에 관한 논의도 함께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이 있고 난 뒤 진행되는 회담이라는 점에서 핵 억제 방안에 대한 논의가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5월 노동당대회
남북회담 성사?

4월은 국내 정세가 바쁘다. 4·13 총선이 예정돼 있어 남북정상회담을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외교전문가는 “총선 전에는 (남북 정상이)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문제는 워낙 민감한 이슈다보니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런 점에서 (총선 전에 만나는 것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원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회담 시기를 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 간 온도차가 있을 수 있어 가능성이 전무 하다고 말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결국 5월이 적기라는 결론. 뿐만 아니라 5월에는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가 예정돼 있어 김 위원장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권영석 <연합뉴스> 논설위원은 지난 6일 <권영석의 통일시대>를 통해 김 위원장이 5월 전후를 기점으로 정상회담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지난 1980년 제6차 노동당 대회에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제시했던 북한이기에 김 위원장도 이번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통일방안을 공표하고 쟁점화 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권 위원은 “김 위원장은 자신을 ‘통일을 이끄는 민족 지도자’로 선전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따라서 오는 5월로 예정된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 전후에 남북정상회담의 분위기가 무르익을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위안부 합의 서두른 이유 북한 때문?
반기문 6월 방한 변수, 7월 성사설도

변수는 있다. 반 총장이 4·13총선이 끝나고 오는 6월에 한국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7월 회담설도 거론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12월22일(현지시간) 뉴욕 특파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한국 방문 계획이 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6월쯤 유엔이 주최한 NGO 회의가 (서울에서) 있다”고 답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방북에 대해 북한과 계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방북이 전격적으로 전행될 수도 있다.

이미 반 총장은 한차례 이런 식의 방북을 추진한 적 있다. 지난 5월경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교육포럼’에 참석한 반 총장은 극비로 방북을 추진, 21일 하루 일정으로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북한이 승낙 하루 만에 방문 허가를 철회하면서 무산됐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도 6월 방한 가능성을 높인다. 유엔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2월15일(현지시간) 공동 명의로 총 193개 회원국에 차기 유엔 사무총장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추천 기한, 청문회 등 일정이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지만, 늦어도 3월까지 추천서를 받은 후 4월쯤 청문회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오는 5월까지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6월부터 반 총장은 훨씬 유동적인 일정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6월 방한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반 총장이 6월에 방북, 또는 김 위원장과의 대화를 성사시킨다면, 남북정상회담은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6월말 또는 7월에 남북 두 정상이 만나는 그림도 가능하다. 한 외교관계자는 “순서상 반 총장이 먼저 김 위원장을 만나고 그 다음 박 대통령이 만나는 게 맞다”며 “반 총장의 방북이 성사되면 빠른 속도로 다음 일정이 논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기문 6월
박근혜 7월

문제는 주변국의 반응이다. 지난 2009년부터 미국정부가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노선을 펼친 이후로 김 위원장은 줄곧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대화를 원해왔다. 이번 핵실험도 결국 남한에 대한 도발 목적보다 협상에 먼저 나서지 않는 미국을 향한 무력시위로 보는 해석이 많다.

최근 한미일 3개국의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어 박근혜정부가 오바마정부와 다른 외교 노선, 즉 북한과의 협상을 먼저 꺼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외교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대목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미국의 전략적 인내란?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영향은 비단 대한민국에만 머물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2009년부터 북한의 핵 또는 미사일 등 군사적 변화가 없으면 먼저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는 내용의 ‘전략적 인내’전략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최근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비판의 핵심은 북한이 더욱 중무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는 것이다.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전략적 인내’를 대북 유화정책으로 규정한 뒤 폐기를 주장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바마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 궁지에 빠졌다고 설명한 뒤, 최근 작고한 스티븐 보스워스 전 대북특사가 살아생전 “이란·쿠바와도 대화하는 이 행정부가 유독 북한에 대해서만은 거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한 발언을 소개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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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