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전위대 새울림 실체 해부

총선 앞두고 탈당 "믿는 구석 있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시간은 고작 50일가량. 안 의원이 고작 50일 안에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고 호언장담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 바로 ‘새울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 구상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이날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남은 시간은 고작 50일 가량이다.

안 의원이 창당을 서두르는 이유는 2월 초 설날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설날 여론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이 기간에 어떤 여론이 형성되느냐에 따라 다가오는 4월 총선의 판세까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은 설날 민심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고작 50일안에 신당 창당을 완료하겠다는 안 의원의 호언장담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이미 오래 전부터 신당 창당을 준비해온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조직이 바로 ‘새울림’이다. 새울림이 사실상 안철수 신당 창당의 전위대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신당 전위대?
실체는?

‘새울림’은 표면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안철수 현상’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개혁정치의 길을 열어가려는 정치 활동가들의 단합을 위한 네트워크 조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새울림이 사실상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준비 조직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새울림에는 안 의원의 최측근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새울림은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이었던 이계안 전 의원이 서울지부 대표를 맡고 있으며 경기지부 대표는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네트워크 내일의 기획위원이었던 오창훈 변호사가 맡고 있다.

새울림의 대변인도 겸하고 있는 오 변호사는 과거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새울림의 명시적인 목적이 창당은 아니지만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새울림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직후 발족해 꾸준히 정례모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보도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안 의원의 측근들이 당 밖에서 신당 추진 모임을 가지고 있다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만도 한데 이상하게도 그동안 별다른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움직였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아직 새정치연합에서 탈당 선언도 하지 않았다. 당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 안 의원의 최측근이 외곽에서 사실상 창당 작업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이 전 의원과 안 의원을 싸잡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

신당 설계사 이계안 전 의원이 주도
각 지부 설립, 창당 기초공사 끝내

이 전 의원 외에도 새울림에 참여하고 있는 인사들 중 상당수는 아직 새정치연합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울림은 창립 후 초기에는 보도자료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을 홍보하기도 했지만 당내 시선들을 의식해서인지 어느 시점 이후로는 활동을 전혀 외부에 알리지 않고 물밑에서 조용히 움직여 왔다.

새울림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 이 전 의원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 전 의원은 현대자동차 사장과 현대카드 회장을 지낸 전문경영인 출신 정치인이다. 이 전 의원은 전문경영인 출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4년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추진할 때 주도적으로 안철수 신당의 밑그림을 그렸던 인사였다. 그런 이 전 의원이 새울림을 운영해왔으니 새울림을 통해 신당의 밑그림을 어느 정도 완성해놓지 않았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의원과 새울림 회원들은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후 이미 신당 창당 작업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울림이 구축해놓은 지역 기반은 그대로 안철수 신당에 흡수될 전망이다. 새울림 회원들 중 아직 새정치연합의 당적을 가진 이들은 현재 탈당 시기를 조율 중이다.

당내 비판 의식
물밑에서 움직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이 새울림을 통해 외곽에서 은밀히 세력을 모으다가 당내 상황에 따라 신당 창당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고, 당에 계속 남을 생각이라면 이들을 입당시켜 당내 조직화할 수도 있었다. 한 마디로 안 의원의 비밀 하부조직이었던 셈”이라고 평가했다.

새울림에 참여하고 있는 강동호 전 내일 기획위원, 오창훈 변호사,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지난 2월 새정치연합의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대선비망록인 <안철수는 왜?>라는 책을 출간해 정치권을 뒤흔들기도 했다. 이 책에는 당시 당권 출사표를 던진 문재인 대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들이 잔뜩 담겨져 있었다.

책에는 안 의원이 “다시 2012년으로 돌아가면 문재인 의원과 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거나 “나를 지지한 사람들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문재인 측에서는 이것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실렸다.
 

심지어 저자들은 책에서 “민주당에서 처음에는 ‘안철수가 사퇴할 거다’라는 설을 퍼뜨리더니 안 먹히니까 ‘현실 대통령은 문재인, 미래 대통령은 안철수’라는 설을 퍼뜨렸다”며 일종의 민주당 대선 공작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안 의원은 자신과 논의하고 출간한 책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지금도 안철수 신당 창당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새울림 멤버들이 안 의원의 동의 없이 이 같은 책을 출간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안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의 책을 출간하라고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최소한 암묵적인 동의는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 당시부터 안 의원이 문 대표 흔들기에 나섰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해당 책 출간에 참여했으며 새울림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강동호 전 내일 기획위원은 안 의원의 탈당 직후 새정치연합 권리당원 2000여명과 동반 탈당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다.

신당 준비 끝?
준비된 탈당?

새울림 운영에 안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은 또 있다. 안 의원의 또 다른 측근들이 만든 신당창당 준비조직인 ‘신당 추진을 위한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갑자기 대거 새울림으로 옮겨온 것이다.

새정치추진위원회 윤석규 전 전략기획팀장이 주도하고 있는 원탁회의는 당시 17개 시·도 권역별 지역 모임을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신당 창당 준비를 상당부분 진행해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원탁회의에서 집행위원을 맡고 있던 강연재 전 새정치연합 부대변인과 강동호 전 정책네트워크 내일 기획위원 등이 원탁회의와 결별하고 새울림에 참여했다.

그들이 원탁회의와 결별한 이유는 원탁회의가 안 의원과 거리를 두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탁회의가 한때 안 의원과 한배를 탔었지만 안 의원에게 실망하고 안 의원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저버린 사람들의 모임이라면, 새울림은 한때 안 의원과 한배를 탔었고 여전히 안 의원을 지지하며 외곽에서 안 의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친안계(친안철수)가 원탁회의와 새울림으로 나뉜 것에 대해 내부 알력다툼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관계없다더니…안철수 신당 참여
당원 배지 달고 남몰래 신당 추진?

또 새울림은 전국 조직화와 함께 천정배 의원, 박영선 의원, 김부겸 전 의원, 오거돈 전 장관 등과 강연 초청 형식으로 접촉하며 교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정치권에서 탈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라 눈길을 끈다. 오거돈 전 장관은 부산시장 선거 당시 무소속을 고집했고 박영선 의원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직접적으로 탈당가능성을 거론했다.
 

새울림의 한 지부 발족식에 참여한 천 의원은 ‘개혁정치의 미래’라 는 내용으로 강연을 하면서 “최근 정치권 안팎에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 새로운 비전을 갖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어쩌면 국민과 역사에 대한 의무”라며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하다”는 의미심장을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들이 그저 안 의원의 이름을 팔아 외부에서 세력화하려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강연재 전 부대변인은 한 언론인터뷰에서 “안 의원도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내부의 자극을 위해서라도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안 의원도 새울림의) 움직임을 다 알고 있고 향후 워크샵도 함께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뭉치는 안 사람들
신당 속도 붙나?

안 의원이 새울림을 통해 오래 전부터 신당 창당 작업을 진행한 것이 사실이라면 도덕적으로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이 문 대표에게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도 결국 탈당 명분을 쌓기 위한 요식행위가 아니었냐는 비판도 가능해진다.


새울림 경기지부 대표이자 대변인격인 오창훈 변호사는 “새울림이 신당 창당을 준비했던 것은 맞지만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전위대라는 평가는 과하다”며 “우리는 안 의원과 관계없이 밖에서 따로 조직을 꾸려나가다가 안 의원이 탈당하게 되면서 안 의원 측에 합류하게 된 것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과연 새울림은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전위대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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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