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강은희 여성가족부장관 내정자

“일·결혼·출산이 보편적 상황 되는 시스템 마련하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강은희 여성가족부장관 내정자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교사, 여성 CEO, 목전에 둔 청문회까지 통과하면 장관이라는 이력도 추가된다. 도통 연결고리를 찾기 힘든 수준. 세간의 말처럼 이러한 ‘승승장구’가 결국 ‘친박’이기에 가능했던 것일까. <일요시사>는 누구보다 먼저 강 장관 내정자를 찾아 국정화, 그리고 여성 현안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지난 10월경 정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이하 국정화) 방침을 발표한 뒤 강은희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장관 내정자는 전면에 서서 이를 진두지휘해왔다.

“현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라는 그의 말처럼 결코 작지 않은 사안이었다. 찬반을 떠나 초선 비례대표가 이정도 무게감 있는 현안을 혼자 끌고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게 정가의 반응.

두 달여의 시간이 흘러 지난 21일, 청와대는 개각을 발표하면서 그를 차기 여가부 장관으로 내정했다. 다음은 강은희 장관 내정자와의 일문일답. (※ 본 인터뷰는 개각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7일 진행됐다.)

- 국정화에 대한 논쟁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집필 시간 부족에 따른 부실 교과서 의혹이 제기됐는데.
▲시간이 아주 넉넉하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나 검정체제 하에서는 국사교과서가 현장에 보급되기까지 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면, 국정체제에서는 검정기간 6개월과 전시기간 4개월이 절약된다. 적게는 10개월에서 많게는 11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본다.

- 시간적으로 차질이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 시간이 지금보다 많으면 좋기는 하나, 기존 교과서 발행과 비교했을 때 한 두 달의 차이만 있을 뿐 국사교과서 발행에는 문제가 없다. 무엇보다 국정이 되면서 국가의 지원, 집필진 외 인력 지원 등을 기대할 수 있어 시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현 국사교과서에서 세종대왕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는 강 의원의 주장에 야당은 “3~6쪽 분량으로 충분히 서술하고 있다”라며 반박했다. 반론을 제기한다면?
▲역사교과서는 ‘통치사’와 ‘문화사’ 크게 두 파트로 나눠져 있다. 난 세종대왕의 통치사와 관련된 기술이 짧게 돼 있다는 말이었다. 교과서마다 차이는 있지만, 짧게는 두 줄에서 많게는 6~7줄에 그친다. 문화나 과학 부분에 비해 정치적 업적에 대한 할애가 적다는 의미였다.

세종대왕은 정치적 인물이지 않나. ‘통치사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할 필요가 있지 않냐’라는 개인적인 생각에서 나온 말이다. 여당 쪽에서 역사교과서에 대해 말하는 의원들의 수가 적다보니 내가 한 한두마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 유관순에 대한 발언도 개인적인 생각이었나?
▲그건 학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있는 부분이다. 현 교과서에는 대표적인 여성독립가로 유관순과 강주령이 기재돼 있다. 유관순은 남한, 강주령은 북한 쪽 사람인데 유관순에 대한 내용이 일부 교과서에서 빠졌던 건 사실이다. 교육부의 수정 명령으로 사진만, 또는 이름 세 자만이라도 실리게 됐다. 그에 비해 나중에 북한으로 넘어간 강주령은 서술 분량이 상당하다.

해석하기에 강주령이 노동운동가로서 노동 투쟁을 한 분이다보니, 대한민국의 투쟁사적 입장에서 더 강조가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사에 대한 기술은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맞아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우리가 유관순 없는 3·1만세 운동을 상상할 수 없듯 국사 교과서에서 유관순보다 강주령이 강조된 것은 인정할 수 없다. 유관순이 이화학당 출신에 노동운동을 한 사람도 아니니 의도가 있는 서술이 아닌가라는 해석을 하고 있다.

- 그럼에도 국정화를 반대하는 쪽은 친일과 독재미화를 우려한다.
▲난 친일·독재미화·좌편향, 이 3가지를 지양해야 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일련의 과정을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봐보라. 교육부의 국정화 시도는 결코 파쇼적 또는 독재적 행위가 아니다. 국정은 교과서 발행 체제 중 하나일 뿐이다.
 

없는 체제까지 만들어 와 국정화를 시도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엄연히 국정이라는 체제는 존재해왔다. 국정·검인정·자유발행은 선택의 문제다. 교육부에게는 선택의 권한이 있으니 장관 고시로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국정을 독재의 의미로 착각하면 안 된다. 과도한 반대도 이해가 안 된다.

박정희 대통령과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서도 공과 과를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고 본다. 폄하할 생각도 없고 미화할 생각도 없다. 아주 객관적으로 서술하면 학생들이 그 당시 우리가 이렇게까지 어려웠음에도 지금처럼 살게 됐다는 사실에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두지휘, 남은 쟁점은?
교사에서 여성 사업가로, 또 여가부 장관으로

- 개인적 질문으로 넘어가서.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 중 존재감이 단연 탑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모르겠다. 다만 난 기업을 경영했었기 때문에 굉장히 현실적인 스타일이고, 국정화를 맡은 것도 내 상임위에 충실하자는 생각에서다. 정말로 그런 평이 있다면, 아마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직분에 충실하자는 게 내 지론이다.

-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친박을 넘어 진박으로 불린다. 세간에 평에 대한 생각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과거 원내대표로 있던 시절, 원내대변인을 했었다. 그때부터 “친박이다”라는 말을 듣다가, 이번에 국정화를 맡은 후부터 ‘진박’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더라. 그렇지만 나는 항상 똑같았다. 우선순위를 꼽자면 개인의 측면에서 ‘대통령’, 그 다음 ‘당 대표’ 순으로, 조직으로 보면 ‘국가’, 다음이 ‘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내 역할을 해왔다고 본다.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그게 맞다고 본다.

-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이 끝난 뒤 송년 오찬에 참석하셨다. 정가에서는 총선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총선 얘기는 없었다. 회장을 맡은 유기준 전 장관이 국회로 돌아오셨으니 오래간만에 모여 식사자리를 가진 것이다. 자리가 나눠져 있어서 다른 곳에선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특별히 선거나 총선 관련해 전체에서 오간 얘기는 없다. 현안에 관한 통상적인 얘기들뿐이었다.
 

- 여가부 장관으로 유력하다. 입각 의사가 있나?
▲말이 나온 지는 꽤 오래됐지만, 사실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국회의원이 될 때처럼 어디를 가든 얼결에 가게 될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기도 하다. 어떤 형태든 일이 주어진다면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다. 지금은 국사교과서와 관련된 여러 가지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나중에 뭐 어떻게 된다는 생각은 별로 안 해봤다.

입각 얘기가 있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의원실 사람들은 차분하게 하던 일에 열중하고 있다. 지금도 법 발의가 시급한 현안들을 보고 있다(인터뷰 이후, 청와대는 차기 여가부장관으로 강 의원을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 여성 문제와 관련해 한 명의 여성으로서 개선돼야 할 점을 꼽는다면?
▲정상적인 가정 내에서 여성의 지위는 과거와 달리 상당히 개선됐다. 그러나 엄마와 아내라는 틀을 벗어나면, 여성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다.

과거 여성 CEO와 'IT여성기업인협회’의 회장을 하면서, 또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지내면서 여성정책에 대해 고민해왔다.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그러면서 느낀 점은 취업·일·경쟁에 있어 아직 여성에게 불리한 상황이 있고, 재취업 문제까지 파고들면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남성에 비해 여성은 경력이 단절되는 일이 잦다.

저 출산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흔히 ‘골드미스’라고 해서 경제적 형편에 여유가 있음에도 결혼과 육아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사회적 불안지수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아무리 출산 장려 정책을 펼쳐도 안 먹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결혼·출산이 보편적인 상황이 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이 마련 돼야 한다고 본다. 질 좋은 보육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과 보편적 보육에서 질을 높이는 방법, 이 두 가지를 병행한다면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 시스템 마련에 초점을 둔다는 뜻인가.
▲시스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편으론 예전 우리 어머니들이 보여줬던 모성애와 희생, 그에 대한 존중도 약해지는 것 같아 아쉽다. 애기를 낳고 돌보는 일은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양육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남녀의 공동 육아가 체득화 되지 않았고, 여성의 몫이 강하다보니 육아는 짐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사회적 차원에서 모성 본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강 장관 내정자는 청와대의 발표가 있은 후 문자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부에서 4대개혁 추진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 여가부 장관으로 내정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면서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평소 저 출산 문제와 여성 고용 활성화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기업인 출신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경력단절 예방과 일·가정 양립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부족하지만 여성과 가족이 편안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chm@ilyosisa.co.kr>



[강은희 장관 내정자는?]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위니텍 대표이사 사장
▲제5대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회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새누리당)
▲제19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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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