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에 닥친 안철수 후폭풍

“나를 따르라!” 눈 맞은 여당의원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안철수 리스크’가 국회를 강타했다. 여파가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당·정·청에까지 미치는 모양이다. 성역 없는 후폭풍에 정부와 청와대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임시국회 체제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설상가상이라는 입장. 반면 여당 내에는 알게 모르게 미소 짓는 자들이 존재한다.

‘일장일단(一長一短)’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것처럼 ‘안철수 사태’도 결국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는 얘기가 새누리당 내에서 들려온다. 최근 정가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후폭풍이 거센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에서는 연일 비주류의 탈당 암시가 쏟아지면서(대부분 암시에 그치고 있지만) 속 시끄러운 한주를 보냈다. 협상 파트너가 없어진 새누리당은 조바심을 내고 있지만, 4·13총선과 관련해서는 은연중에 안 의원의 탈당을 반기는 모습이다.

안철수 탈당
손익계산서

표면적으로 정부여당은 부침을 겪고 있다. 안 의원이 탈당을 밝혔던 지난 13일 후 여의도의 시계는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경제활성화법·노동개혁 5법·테러방지법 등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주요 쟁점법안의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기대했던 청와대는 허탈하다는 반응. 관련 회의는 연일 소회되고 있다.

해당 상임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실 관계자는 “안 의원 탈당으로 국회는 올 스톱”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그는 “총선에 매진해야 될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테러방지법이라는 정부 주요과제를 떠안은 국회 정보위원회(이하 정보위) 소속 새누리당 간사 이철우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총회에서 “정보위는 교섭단체 소속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새정치연합 문병호 의원이 무소속이 되면 협상 상대가 없어진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문 의원은 정보위 법안소위 소속으로 새정치연합의 법안 협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17일, 문 의원은 유성엽·황주홍 의원과 함께 새정치연합을 동반 탈당했고, 이 의원이 우려했던 상황은 현실이 됐다.


가장 애가 타는 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다. 여야는 지난 15일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최를 알렸으나,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열리지 않았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이다. 어느새 국정현안은 2순위로 밀려버렸다.

뿐만 아니라 본회의 이외 다른 국회 일정 또한 대부분 백지화 됐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논의하려고 열린 기획재정위원회는 야당 의원들이 불참해 파행됐다. 기업활력제고법 상정 문제를 논의하려던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여야 간 충돌로 10여분 만에 파행을 맞았다. 대화 시간 부족이 불러온 참극이라는 게 관계자의 견해다.

국회 파행
누구 책임?

마음 급한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정치권을 향해 연일 쓴 소리를 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는 ‘경제관계장관회의’와 ‘국민경제자문회의’ 등을 주재하면서 “정치개혁을 먼 데서 찾지 말고 국민들을 위한 자리에서 찾아야 한다”며 “국회의 존재이유는 국민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은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 15일 국회를 찾아 정의화 의장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이 끝난 후 현 수석은 국회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장이 선거법만 직권상정하겠다고 했는데 안 되겠다는 생각에 면담을 요청했다”라며 “선거법이나 테러방지법·경제활성화법·노동개혁법안도 직권상정을 하기에는 똑같이 미비한데 선거법만 직권상정을 한다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경제위기에 대비하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법, 기업활력제고법, 국민 안전에 필요한 테러방지법을 외면하고 선거법만 처리된다는 것은 정부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상황을 전했다.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한 압박이라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상황일 뿐 안철수 사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부여당의 입장에서 결코 나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새누리당은 앓는 소리하는 겉모습과 달리, 셈법 계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안 탈당 사태 당·정·청 손익계산서는?
안철수 신당 핵심은 교섭단체 구성 유무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 중 한 명은 지금의 상황에 대해 “1~2주의 시간이 경과해봐야 (새누리당의) 득실을 따질 수 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항간에 나도는 ‘여당 180석’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속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여러 갈래의 길이 열린 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 표심은 변화가 심해 (탈당 여파가) 어디로, 어디까지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질문 당시가 안 의원이 탈당의사를 밝힌 직후였던 것을 감안하면, 해당 소식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긍정의 분위기가 새누리당 내부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려는 줄어들고 기대감은 커지는 모양새다. 당장 ‘4·13총선’을 생각한다면 나쁠 것 없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이 생각하는 시나리오와 소속 의원들이 생각하는 시나리오가 달라 괴리감이 느껴진다.

새누리당 입장에서 핵심은 안철수계의 교섭단체 구성 유무다. 신당 창당을 예고한 안철수계는 세 불리기에 나서고 있는데, 핵심 측근인 문병호 의원은 줄곧 20~30여명의 합류를 언급해왔다. 문 의원은 지난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많이 나오면 (현역 의원) 30명은 나올 테니 (내년 총선 때) 우리가 기호 3번은 되겠지”라고 말한 바 있다. 30명은 ‘현역의원 20명 이상’이라는 교섭단체 조건을 상회하는 수다.

안철수 신당
늘어난 선택지

안철수 신당이 교섭단체가 되면,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위해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는 줄곧 있어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은 여야의 물리적 충돌을 막는 데는 이바지했지만, 소수 독재가 정당화되고 법안 연계투쟁이 일상화되면서 국정의 발목을 잡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제19대 국회를 기준으로 157석의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과반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법안은 과반수보다 엄격한 재적의원 5분의 3(180명) 이상이 동의해야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다. 당·청이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외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정의화 의장의 직권상정 거부로 그들이 느낄 개정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여다야(一與多野)’ 체제만으로도 새누리당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180석의 관건은 서울지역에서 몇 석을 가져오느냐다”라고 운을 뗀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래저래 180석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새누리+안철수 조합? “꿈 아니다”
합리적 보수와 손? 선진당 선례

새누리당의 관심이 180석을 향해 있다면 소속 정치인들의 셈법은 조금 다르다. 특히 초선·신인들을 중심으로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시각이 많다.

한 초선 의원실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정치 신인들에게 발 디딜 곳 하나가 늘었다는 점”이라며 “내년 2월 (새누리당) 공천 절차가 끝나면 안 의원 쪽으로 넘어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서 그는 “단, 영향력 있는 인사를 원하는 안 의원 측이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전제를 뒀다.


개헌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도 안 의원 측이 새누리당과 손을 잡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권력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해관계가 서로 맞물린다면, 불가능한 그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친박계 쪽에서 고려해볼만한 선택지라는 주장이다.

한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새누리)당 내 개헌을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안철수계가 30명까지 모이고, 여당 150여명에 새정치연합 개헌론자까지 합치면, 얼추 3분의 2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안철수계를 이곳저곳 맞춰보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안 의원은 중도 성향의 신당 창당을 예고했다. 반부패·반이분법·반수구보수라는 인재 영입의 3대 원칙까지 제시했다. 합리적·개혁적 보수 세력과 손을 잡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이라는 큰 여야 정당 사이에서 중도로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의 정치스타일에 대해 중도 보수에 가깝다는 의견이 있어 주목된다. 선진통일당(이하 선진당)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2012년 10월경 충청을 중심으로 한 선진당은 새누리당에 흡수통합된 바 있다. 당시 선진당 또한 중도 보수를 표방했다. 정치적 성향을 고려했을 때 안 의원도 충분히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회의론도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안 의원 측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해 “안 의원에게는 새누리당 확장성 저지가 정체성이다”라며 “먼저 손 내밀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중도 보수
생존법은?


전문가들은 안 의원의 중도 표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진시원 부산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안 의원의 행보에 대해 “제 발로 자멸의 길에 접어든 것”이라며 “(안 의원은) 지역 기반도 약하거니와 대한민국에서 중도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은 이미 여러 선례를 통해 증명됐다”고 내다봤다. 또한 진 교수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지역·이데올로기·세대, 이 3대 요소를 잘 파고 들어야 하는데 (안 의원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오랫동안 국민들은 ‘안철수식 새 정치’를 기다려왔다. 과연 기존 정치를 바꿀 혁신의 모델이 이제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이 또한 신기루에 그칠지, 그것도 아니면 거대 정당에 의해 함몰될지 지켜볼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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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