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내홍’ YMCA 스캔들 막후

“그분은 그러고도 남을 사람”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YMCA(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하면 떠오르는 건 젊음과 기독교다. 그런데 서울YMCA 내부는 젊지도 않고, 기독교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집행부의 비리 의혹이 연달아 터져 나오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YMCA가 내홍을 겪고 있다. 집행부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특정 인사들의 비리 의혹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그 중심엔 표용은 명예이사장이 있다. 원로들은 풍파의 근원으로 표 명예이사장을 지목했다.

표 명예이사장은 1988년부터 서울YMCA에서 이사직 1989년, 이사장직 16년 등을 지내며 장기 집권했다. 1933년생인 표 명예이사장은 1959년 감리교 신학대학교를 졸업했고, 1960년에 현재까지 시무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중앙교회(아들 표순환 목사 승계) 담임목사로 목회를 시작했다. 평범한 목사였지만 표 명예이사장은 교계정치에 능했다. 당시 가장 손쉬운 세력 확대 방법은 감리교 내 계파 장악이었다.

1988년부터…
지금까지 군림
 

1960년대 이후 주요 계파로는 월남한 교인들이 주축이 된 성화파와 서울 정동교회를 중심으로 한 정동파, 충청 지역 출신들로 구성된 호헌파를 꼽을 수 있는데, 얼마 뒤 호헌파가 주도권을 잡게 된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호헌파에 속했던 표 명예이사장은 1970년대 호헌파가 구파와 신파로 분열되고 1980년대초 신파 김창희 전 감독이 세상을 뜨면서 신파의 좌장으로 부상한다.

이렇게 세력을 형성한 그는 이미 1970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운영위원, 1971년 KNCC 실행위원 부회장, 1973년 기독교 대한감리회 중부연회 실행위원, CBS(기독교방송) 이사장 등이 됨으로써 교계정치를 위한 든든한 기반을 마련한다.


표 명예이사장은 국내 교단의 주요 요직을 섭렵했다. 그리고 서울YMCA에 눈을 돌렸다. 1988년 서울YMCA 이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서울YMCA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자신들의 측근을 이사회에 앉혔다. 측근들은 서울YMCA 재단 이사회(9명)와 운영이사회(24명) 이사를 겸직하며 장기 연임했다.

심규성 감사는 “재단이사회와 운영이사회 대부분 명예이사장(표용은)에게 충성한 측근들로 채워졌다”며 “대부분 수십년째 서울YMCA이사로 지내고 있다. 새로운 인물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점입가경’ 집행부간 갈등 심화
특정인사 비리의혹 연달아 터져

심 감사는 사실상 표 명예이사장이 측근들을 통해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이사 연임 제한도 없어 사실상 종신이사가 가능한 체제다. 때문에 이사회는 상당히 노후화 됐다. 서울YMCA 이사들의 나이를 보면, 표 명예이사장 84세 조모 이사장 84세, 양모(73)·이모(71)·조모(80)·강모(73)·조모(61)·안모(60)·박모(82·사퇴) 이사 등 평균 연령이 70대 이상이다.

문제는 표 명예이사장과 이들 8명의 재단 이사가 서울YMCA 운영이사회가 관리해야 할 자산운영과 인사 등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표 명예이사장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자기 밑에 사람은 확실히 챙겨주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표 명예이사장의 사람 관리 방식은 철저한 논공행상이다. 20여년동안 집권할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서울YMCA의 일감을 몰아주거나, 측근의 지인들을 서울YMCA에 취직 시켜주는 방법이 대표적인 예다. 서울YMCA의 관계자는 “표 명예이사장 측근 이사들의 친인척들이 직원들로 많이 들어와 있다”며 “현 서울YMCA 회장도 표 명예이사장 조카”라고 말했다.

안창원 서울YMCA 회장은 표 명예이사장 여동생의 셋째 아들이다. 표 명예이사장이 안 회장의 외삼촌인 셈이다. 안 회장은 30여년 전 표 명예이사장을 통해 서울YMCA에 취직한 이후, 지난 2009년까지 기획행정국장으로 일하다 그해 9월 서울YMCA 회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안 회장은 자질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요직에 핏줄들
조직 쥐락펴락

2008년 안 회장이 기획행정국장으로 있을 당시 서울YMCA는 고위험투자상품인 ELS(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상품에 30억원을 투자해 11억원을 날렸고,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잔액을 다시 고위험 선물옵션에 투자해 지난해 말 기준, 원금을 완전히 탕진해 통장 잔액은 18만983원밖에 남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안 회장은 그의 측근과 함께 자금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3차례 이상 모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동산 투자로 위장하거나 분식하는 방안을 강구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일 서울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재단 재산의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30억원대 손실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심 감사는 “재단법인이 기본자산을 고유목적 사업 이외의 곳에 지출하려면 주무관청에 신고해 허가받아야 하지만, 이런 과정이 없었고 내부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불법으로 투자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안 회장은 법인 소유의 대형승용차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도 있다. 안 회장은 시민단체 책임자로서 어울리지 않게 에쿠스를 타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부 인사들의 이 같은 지적으로 타고 다니지 못했지만, 이 차는 아들이 물려받았다고 한다.

이 외에도 안 회장 부인이 법인카드로 선물용품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등 직원들의 제보가 상당하다. 이에 대해 서울YMCA는 “해줄 말이 없다”며 이렇다 할 해명을 하지 않았다. 안 회장은 일본 출장 중인 탓에 연락이 닿지 않았다. 표 명예이사장은 안 회장뿐만 아니라 자신의 고종조카인 고모씨를 서울YMCA 부설사회복지법인 삼동소년촌의 사무국장에 앉히기도 했다.

서울YMCA는 안 회장의 첫째 형 안태원 미환서비스 대표에게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환서비스는 청소용역 관리회사로 2007년 서울YMCA와 청소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전까지 서울YMCA는 CBS미환이라는 업체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해왔으며, 이 계약기간 중임에도 계약을 해지했다. 이 자리를 표 명예이사장의 조카 회사인 미환서비스가 꽤찼다. 이 계약과 관련해 당시 이사장들이 서울YMCA에 2860여만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일감 밀어줘”
친인척 챙기기

서울YMCA는 미환서비스 산업에 매년 책정하는 용역비를 과대 계상한 의혹도 있다. 서울YMCA 내부 문서인 ‘2006∼2008년 용역현황비고’를 보면 CBS미환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계약금액이 상감됐다. 서울YMCA 종로 본관만 관리했다.

2007년부터 미환서비스는 종로 본관, 종로 별관, 강남·잠원스포츠 등 서울YMCA 시설등을 관리했다. 연간 시설 관리 계약금도 대폭 올랐다. 2007년 종로 본관 계약금액이 5921만원이었다면, 2008년 계약금액은 1억3605만원으로 2배 이상 인상됐다. 다른 시설 계약금도 배 이상 올랐다.

서울YMCA에서 근무 중인 한 관계자는 “여전히 미환서비스에서 청소용역을 도맡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 당시 미환서비스의 이사를 보면 ‘가족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이사에는 안 대표의 부인과 표 명예이사장의 친동생인 표모씨, 또 다른 종친인 표모씨가 있었다.

<일요시사>는 미환서비스를 통해 안 대표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회사 관계자는 “잘 모르는 일”이라며 답변을 피했다.


표 명예이사장은 절친한 친구로 알려진 김모 전 YMCA 이사의 처조카 회사인 도량기업에 수년간 일감을 몰아준 의혹도 있다. 페인트 전문 업체로 설립된 도량기업은 표 명예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20여년 가까이 서울YMCA 도색 및 리모델링, 기타 공사를 독점했다.

장기 집권 명예이사장 풍파 중심에
측근들 낙하산 인사…이상한 거래도

서울YMCA가 도량기업에 공사를 발주하는 과정에서 공사 대금을 과대 계상한 의혹이 있다. 2007년 서울YMCA 본관 옥상방수 비용으로 도량기업이 1억2320만원을 지출했지만, 당시 관련 업체에서 최고가격으로 견적을 받아본 결과 3384만원으로 책정됐다.

최근 고양시와 서울YMCA 뒷거래 의혹이 있는 일산풍동 수련원부지 골프장 공사도 도량기업이 수주했는데, 당시 공사비용이 부풀려졌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서울YMCA는 골프장 비용으로 142억원을 책정해 공사를 진행했지만, 시민들의 반발로 2010년 9월 고양시는 골프장 사업을 직권 취소했다. 그런데 이미 공사비의 60%인 80억원 이상 도량기업에 집행된 상태였다.

고양시는 ‘직권취소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대비해 이 공사에 대한 감정을 했지만, 공정률은 37%에 불가했다. 심 감사는 “공정률 20∼30% 수준의 공사에서 아무리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30억∼40억원 이상 투입될 이유가 없다”며 “하지만 이미 도량기업에 지출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도량기업 대표는 “김 전 이사의 조카가 맞다. 그동안 서울YMCA 공사를 많이 한 것도 맞다”며 “하지만 이 과정 불법적인 것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표 명예이사장의 측근인 전현직 이사들의 비리 의혹도 상당하다. 이중 이석하 이사는 표 명예이사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 이사는 원래 1980년대 서울YMCA 지하에서 파친코 사업을 했었다. 표 명예이사장을 통해 서울YMCA에 발을 들여 놓은 후 1991년부터 24년째 서울YMCA 이사로 지내고 있다. 2008년 개인비리 혐의로 이사회에서 사임했으나, 다시 일산 골프장 공사 건축위원장직을 맡으면서 복귀했다.

이 이사는 여성참정권문제(2005년 서울YMCA가 총회 투표권을 여성에게 주지 않자 소송까지 이어진 사건) 현안대책위원장직을 수행하며 성공사례비 1000만원도 받았다. 변호사도 아닌 그가 어떻게 성공사례비를 받았을까. 당시 이 이사는 “소송이 2년6개월 장기화되면서, 승소하면 변호사에게 성공사례비를 줘야한다”고 제안했지만, 2007년 9월 이사회에서 이 이사가 성공사례비를 횡령한 사실이 폭로됐다.

변호사 아닌데
성공보수 챙겨

2006년 이 이사가 마포구에 있는 강변한신코아 오피스텔의 대표회장으로 있을 당시 서울YMCA 이사들을 끌어와 대표회의를 장악하기도 했다. 이때 서울YMCA이사 7명이 총 14채의 오피스텔를 각각 소유했다. 이 이사는 당시 5채, 표 명예이사장은 2채를 부인 명의로 소유했다. 이 건물에는 현재 도량기업과 미환서비스가 입주해 있다.

서울YMCA는 1903년 설립돼 일제강점기 독립·계몽운동을 이끄는 등 11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민사회단체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정상 이유로 직원 급여 및 4대 보험금까지 내지 못해 고발 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이사들의 횡령, 배임, 일감몰아주기, 비자금 등 운영상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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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