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신화’ 아딸 비리 전말

역시 독실한 크리스천 교회 헌금으로 돈세탁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분식계의 신화 ‘아딸’(아빠 튀김 딸 떡볶이) 대표가 철창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가맹점과 독점계약을 맺게 해주는 대가로 음식재료 공급업체와 인테리어 업자에게 뒷돈 수십억을 받고 회삿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경수 전 아딸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조의연 부장판사)는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경수(46) 아딸 전 대표에게 징역 2년 6월에 추징금 27억3400여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전 대표에게 돈을 준 혐의(배임증재)로 불구속 기소된 식자재업자 박모(47)씨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60억씩이나… 

재판부는 “범행이 오랜 기간 계속됐고 받은 금액이 매우 크며, 이씨의 사익 추구로 인한 피해가 가맹점 회원들에게 전가될 수 있는 점을 보면 실형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상당수 가맹점 회원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이씨가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선 그동안 제대로 된 가맹사업 역량을 갖추기보다는 인테리어 등으로 부가수익을 얻는데 골몰해 온 일부 부실 가맹본부의 치부를 드러낸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식자재 납품업체와 인테리어 시공 업체 2곳으로부터 인테리어 시공과 음식 재료 공급 독점 권한을 주는 대가로 인테리어 업자와 음식재료 공급업체로부터 61억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세무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업자들에게 30여억원은 교회에 헌금으로 송금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 전 대표는 식자재를 납품하고 받은 대금 8억8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뒷돈을 받은 업체들에게 아딸 전국 가맹점에 실내 인테리어 공사 등을 담당하도록 특혜를 줬다. 이 전 대표가 받은 돈은 고스란히 가맹점주 부담으로 전가됐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기소이유였다. 전형적인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갑질’인 셈이다. 

박씨에 대해서는 “부정한 청탁을 하며 금품을 준 기간과 액수로 볼 때 죄질이 가볍지 않으나, 우월적 위치에 있는 이씨(이 전 대표)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판결에 대해 아딸 측은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배임수재 금액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해 그 중 27억만 유죄 인정하고, 나머지는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무죄 판결내렸다”며 “그 결과 1심 판결은 2년6개월로 감형됐다. 또 배임판정 받은 27억 중 20억은 이미 2010년 상대방 식자재 업체 대표에게 되돌려줬다. 고등법원에 항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나머지 금액 역시 배임과 무관한 금액이기 때문에,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언론과 자서전을 통해 착한 경영을 강조해 와 이번 사건은 충격적이다. 

이경수 대표 뒷돈 받고 회삿돈 횡령
상생 강조하더니…결국 갑질로 성장
 


한때 이 전 대표는 아내와 자녀가 함께 누울 수 없을 정도로 좁은 방에서 살만큼 가난했다. 이 전 대표는 2000년 겨울 3000만원을 빌려 8평짜리 떡볶이 가게를 창업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간판을 새로 달 여력이 안 돼 걸려있던 ‘자유시간 호프’ 간판에 ‘자유시간 분식’이라고 덧썼을 정도였다.

다행이 장사가 잘 돼 2년 만에 이화여자대학교 앞으로 가게를 이전할 수 있었다. 가게를 옮긴 이 전 대표는 상호를 아딸로 바꿨다. 이때부터 그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아딸이 본격적으로 체인사업을 시작한 2005년부터 회사가 급성장했다. 3년 차인 2008년에는, 기존 250개 가맹점의 재계약률 98%를 달성하며 중장기적인 성장을 준비했다. 아딸은 이를 바탕으로 체인사업 7년 만인 2012년에 1000호점을 돌파했다. 현재 아딸은 연 매출 1200억원이 넘는 성공적인 프랜차이즈 업체로 성장했다. 

아딸의 성공은 ‘착한 이미지’였다. 이 전 대표는 언론을 통해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딸의 경영철학에 대해 “한 때의 유행아이템을 벤치마킹해 대박을 기대한다면 나 혼자 잘 살겠다고 전 재산을 걸고 창업전선에 뛰어드는 절박한 창업자를 외면하는 행위다”며 “함께 상생하는 것이 결국 성공이란 배에 도달하게 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원·협력업체·가맹점주 모두가 함께 잘 살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시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착한 경영을 바탕으로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며 착한 이미지를 내세웠다. 

이후 이 전 대표는 <착한 성공>이라는 자서전을 통해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2012년 말 발표된 이 자서전을 살펴보면 이 대표는 “기업가는 도덕적이어야 하고 상식과 도리를 알아야 한다. 내가 정한 원칙에 따라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어 판다. 인격적으로 존경받는 기업가가 돼야 한다”며 도덕성을 강조했다. 

하청업체 특혜 

이 전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밝히며, 신앙 중심 사업이 아딸의 성공비결이라고 말해왔다. 이 전 대표는 어려울 때 마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강한의지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앙 중심적인 비즈니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 전 대표는 뒤로 갖은 불법, 탈법 등을 자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딸은? 

아딸은 2002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후 2007년 8월 100호점, 2010년 800호점, 2014년 5월 1000호점을 돌파하는 등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아딸의 매장 수는 직영점을 제외한 642개로 줄었다. 1000호점 돌파이후 300여개 이상 매장이 줄은 것이다.  


가맹점 수익성도 떨어지는 추세다. 아딸의 가맹점 당 연간 평균 매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7818만원이며 이는 전년도 말(8071만원)보다 253만원 가량 떨어진 수치다. 이를 월간 매출액으로 환산한다면 672만원 가량으로 순수익률 25%로 가정했을 때 점주가 한달 평균 손에 쥐는 돈은 168만원 남짓이다. 반면 경쟁업체인 죠스떡볶이의 지난해 기준 가맹점 당 연 평균 매출액은 3억7420만원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됐다. 이는 곧 가맹점 피해로 직결될 것”이라며 아딸이 가맹점과 상생을 위해 진지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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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폴 적색수배’<br> 황하나 근황 포착

[단독] ‘인터폴 적색수배’
황하나 근황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은 황하나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월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씨를 형사 입건했다. 앞서 황씨는 2023년 9월, 영화배우 고 이선균을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 김모씨 등과 함께 내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2월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간이시약 검사 등을 통해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했다. 수사를 받던 황씨는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성매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드러나자 태국에 있는 황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현지 영사 조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황씨는 지난 1년 사이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유튜브 채널 ‘크라임넷’을 운영하는 제보자 A씨에 따르면 현재 프놈펜 소재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한국인 남성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해 태국으로 도주한 황씨는 자동차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현지인 N씨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N씨는 태국 상류층을 뜻하는 ‘하이소(High-Society)’로 분류되는 유명인사다. 황씨의 지인이자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했던 여성 Y씨는 “(자신과 함께) N씨가 클럽, 유흥업소 등에서 황씨와 파티를 즐겼다”고 알려왔다. 태국에서 상위 10% 미만에 속하는 재벌인 하이소는 폐쇄적인 공간에서 파티를 즐길 뿐더러, 전관예우 등에 따라 현지 경찰의 수사가 어려운 대상이다. 황씨가 N씨의 비호를 받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왔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Y씨를 비롯한 다수의 제보자는 황씨가 태국, 캄보디아 등을 오가며 성매매,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한국에 있던 Y씨 등을 불러 현지 남성과의 성매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 밖에 황씨는 과거 방송인으로 활동했던 에이미(이윤지) 등 유명인들과 어울리며 여유로운 삶을 이어갔다. 현지 정보망에 따르면 황씨는 하이소들과 함께 했기에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하이소의 권력이 얼만큼인지 나타내는 실제 사례도 있다. 스포츠음료 ‘레드불’ 공동 창업주의 손자 오라윳 유위티야의 뺑소니 사망사건이다. 오라윳은 2012년 9월 방콕 시내에서 술과 마약에 취해 페라리를 과속으로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무하고 있던 경찰관을 치어 숨지게 한 후 도망쳤다. 그러나 경찰은 사고 후 스트레스로 술을 마셨다는 오라윳 측 주장을 인정하고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라윳은 불기소됐고, 이후 마약 복용에 따른 처벌도 면했다. 경찰 추적 중에도 호화 생활 동남아 오가며 ‘환락 파티’ 2022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마약법 개정으로 만료됐다고 현지 검찰총장실 대변인이 밝혔다. 1979년 제정된 마약법을 보면 코카인 불법 복용자는 6개월~3년 징역에 처하고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라윳의 공소시효는 그해 9월3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1년 12월 발효된 새로운 마약법에 따르면, 코카인 복용은 징역 1년에 공소시효는 5년이다. 이에 따라 오라윳의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는 자동 기각됐다는 것이다. 오라윳은 이를 틈타 해외로 도주했다. 불기소 결정 뒤 반정부 집회가 열릴 만큼 반발은 심했다. 결국 총리 지시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 비호가 있었다는 정황도 포착했다. 검·경은 뒤늦게 부주의한 운전에 의한 과실치사에 코카인 불법 복용 혐의도 추가했다. 하지만 오라윳의 행방은 묘연하다. 검찰은 경찰이 오라윳을 체포해 데려오기 전까지는 마약 복용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고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현재 오라윳에게 남은 혐의는 과실치사뿐이며 공소시효는 2027년 9월3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종합하면, 황씨는 동남아로 도주하기 전 마약을 투약한 것과 더불어 지인에게 마약을 권하기도 했다. 황씨의 지인 J씨는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황하나가 나에게 좋은 거 있는데 해볼래?”라며 팔에 주사로 된 약물을 주입했다. 그는 “좋은 거라길래 설마 했는데, 속이 울렁거리면서 구토를 하게 됐다”며 “정신을 차려 보니, 주변에 주사기들이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J씨는 “마약을 투약한 것 같다”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이어 황씨는 지난해 3월19일 취재진과 통화에서 “술은 왜 마셔요? 마약이 더 좋은데”라며 “왜 기자들은 내 기사만 쓰는지 모르겠다. 다른 약쟁이들도 많은데, 좀 취재하고 기사를 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황씨의 아버지 황재필씨는 “딸이 적색수배된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카카오 메시지를 읽었지만, 묵묵부답이다. 태국 재벌 ‘하이소’ 조력 “나 잡아봐라” 수사망 피해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황하나에 대해 출국금지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적색수배가 내려진 황씨가 이번에 귀국하게 되면, 앞으로 1년 이상 태국에 재입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이자,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사람은 2018년 9월부터 2019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황씨는 2019년 11월 항소심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면서 석방됐다. 앞서 여러 차례 마약 투약으로 처벌받은 이력도 있다. 2015년 5~9월 자택 등에서 필로폰을 세 차례 투약했다. 2018년 4월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 없이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21년 7월9일 재차 마약을 투약해 1심 판결로 추징금 40만원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9년에 마약 투약죄로 선고받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기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동종범죄 재범에 이종범죄까지 저지른 대가로 가중처벌을 받은 것이다. 당시 마약 혐의와 함께 2020년 11월, 시가 500만원 상당의 명품 신발 등을 훔친 혐의도 받았다. 기소된 이후 세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28일 2심 판결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황씨는 최후 진술에서 “휴대전화도 없애고 시골로 내려가 열심히 살고 제가 할 수 있는 성취감 느끼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보겠다”면서 “지난 3~4년간 수면제나 마약으로 인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제가 너무 하찮게 다뤘고 죽음도 쉽게 생각하며 저를 막 대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변론했다. 그해 11월15일 2심 판결서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태국서 이동 이후 2023년 이선균 마약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은 황씨를 포함해 총 8명이 마약을 투약한 단서를 포착하고, 일부는 형사 입건해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황씨는 내사자 신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내사 대상에 오른 인물 1명과 성명불상자 1명을 공갈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실도 파악했다. 다수의 제보자들은 “황하나는 이선균이 협박당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선균을 협박해 금품을 뜯은 전직 영화배우 박모씨와 유흥업소 여종업원 김씨의 협박 행각이 검찰 공소장을 통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