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망 밝힐 7대 횃불

7개 중 4개만 켜져도 대권 청신호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한 통신사가 11월 셋째 주 중으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이 성사될 것이라 보도했다. 아니나 다를까 ‘반기문 대망론’은 공식처럼 불거졌다. 그러나 기대했던 방북 소식은 도통 들려오지 않았다. 이미 지난 5월경 북한으로부터 한차례 퇴짜를 맞은 반 총장이다.

이대로 ‘반기문 대망론’이 가라앉을 것인가. 지난 18일 <연합뉴스>를 통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평양 방문 논의가 사실임을 확인한 복수의 언론은 대망론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차일피일 소식이 미뤄지면서 다시 잠잠해지고 있다. 일찍이 지난해 연말부터 ‘점화(點火)’와 ‘소화(消火)’를 반복하고 있는 대망론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①정치색 명확화

반 총장의 경쟁력은 이미 검증이 끝난 상태다. <머니투데이 더300>의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조사·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반 총장은 김무성·문재인·박원순 등 차기 대선주자 빅3와의 가상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후보로 나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맞붙는다는 시나리오에서 반 총장은 55.1%의 지지율을 차지, 31.7%의 김 대표를 23.4%포인트 차로 이겼다. 또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맞붙는다는 구도에서도 모두 승리했다(반 총장 55.0% VS 문 대표 33.9%, 반 총장 51.0% VS 박 시장 38.1%).

특히 모든 대결에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는 점, ‘지역’ ‘계층’에 관계없이 중도층·무당층의 결집력을 불러왔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그러나 동시에 취약점도 드러났다. 이는 반 총장이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 해두고 있다면, 반드시 극복해야 할 사안이다.


앞선 결과와 달리, 반 총장은 빅3가 아닌 ‘불특정후보’를 상대할 때 모두 패한다고 나왔다.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할 시 반 총장의 지지율은 36.0%를 기록, 46.0%를 얻은 가상의 야당후보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새정치연합 후보로 반 총장이 출마한다고 가정해도 지지율이 33.9%로 나타나, 51.6%인 가상의 여당후보에게 패했다(지난 19~20일, 23~24일 실시.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국내외 산적한 과제들 ‘암초 혹은 등대’
김·문·박 빅3 상대 모두 승리, 변수는?

즉 이미 얼굴이 많이 알려진 빅3와의 대결에서는 정당 지지층에 중도층까지 흡수해 경쟁력을 보였지만, 가상의 상대와의 대결에서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혹여 상대 정당에서 반 총장의 대항마로 새로운 인물을 내세운다면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만약 그 새로운 인물이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처럼 신드롬을 일으킬만한 파급력을 지녔다면, 반 총장은 의외로 부침을 겪을 수 있다. 불특정후보를 상대할 때 반 총장은 수도권·중도층·무당층을 끌어들이는 힘이 약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뚜렷한 정치색 없음이 향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②김정은 만남

국외에서는 반 총장이 극복해야할 두 가지 과제가 존재한다. ‘방북’과 ‘테러리즘’은 최근 반 총장을 괴롭히는 사안이면서, 만약 해결만 한다면 단숨에 대선 길을 열어줄 횃불이 될 수 있다.

앞서 유엔이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밝혔듯, 반 총장은 방북을 오랜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중국 <신화통신>은 지난 17일 반 총장이 23일부터 나흘간 방북한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으나, 현재까지 성사되지 않고 있다.


일찍이 반 총장은 지난 5월경 방북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적 있다. 반 총장은 방한 일정 중 하루를 비워 깜짝 방북을 예고했으나, 갑작스런 북한의 입국 거부로 무산됐다. 당시 반 총장은 서울디지털포럼 연설에서 “북측은 갑작스러운 철회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며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대한민국 정부와 여야 정치권도 잇따라 유감을 표했을 정도로 실망이 컸다.

걸림돌이 있다. 설사 방북이 성사되더라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만남까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김 위원장이 정상급 인사와의 만남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그러나 총장 임기가 끝나는 2016년 12월31일까지 방북을 성사시킬 수 있다면, ‘평화의 아이콘’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반 총장의 방북 추진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5월경 방북 추진 당시에는 청와대·정부가 적극 협조했지만, 최근 청와대는 방북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미국·중국 등 강대국과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선임 유엔사무총장 중 북한 방문을 통해 대통령이 된 사례가 있어 주목된다.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은 지난 1979년 5월경 북한을 전격 방문,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과 만났고 그렇게 평화의 상징이 된 그는 지난 1986년 오스트리아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③테러 종식

‘테러리즘’ 또한 반 총장이 2016년까지 해결해야 될 과제다. 지금 세계는 이슬람국가(IS)의 무차별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에서 테러를 자행한 IS는 얼마 뒤 튀니지에서 일어난 자폭테러 또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반 총장은 IS에 맞서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의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반(反)IS전선’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결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반 총장이 언급한 반IS전선에 대해 러시아의 역할을 언급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최근 러시아-터키 간 갈등이 발발하면서 변수가 많아졌다.

더군다나 일각에서는 반 총장의 테러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는 상황이다. 주요 20개국(G20)이 테러 대응 공조를 천명한 데 비해 유엔의 대응이 늦었다는 데서 나오는 지적이다. 방북 추진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테러리즘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반 총장 측이 느낄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④지지세력 결집

국내로 눈을 돌리면 교통정리가 시급한 부분이 있다. 최근 반 총장을 지지하는 군소정당들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호재’로 작용할지 ‘악재’가 될지 알 수 없다.

지난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제출한 12개 단체 중 ‘친반연대’가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친박연대’처럼 지지자의 성을 붙였음에도 해당 단체가 비난받은 이유는 당사자인 반 총장이 해당 단체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이다.

소식이 전해진 후 반 총장 측근은 “반 총장이 모르는 분들 같다. 그분들이 설마 반 총장과 교감을 갖고 그런 모임을 만들었겠느냐”고 반문했고,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상씨는 지난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친반연대를 결성한) 사람 자체도 모르고 황당한 얘기”라며 “(결성한 분들이) 연세도 드셨는데 자중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게 제 희망”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명확한 정치색 없어…모호함이 무기될까
국외완 다른 국내 정치판, 세 결집 필수

그러나 친반연대를 제외하더라도 반 총장을 지지하는 단체는 많은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살아생전에 충청포럼을 만들어 반 총장의 대통령 추대를 위해 움직였다. 그 외에도 충청정가를 대표하는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랑들의 모임(반사모)’, 충청권 명사들의 모임인 ‘백소회’ ‘충청향우회’ 등이 존재한다. 반 총장이 대선을 계획하고 있다면, 이들의 열의를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⑤국내 접촉 확대

국내 접촉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대망론이 있지만 충청권은 여전히 정치의 변두리에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영·호남과 수도권 접촉을 늘려갈 것이란 예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20대 총선이 있는 4월이 지나면, 5월부터 차기 유엔사무총장 선출과정이 진행된다”며 “반 총장의 일정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차기 총장 인선이 완료될 시점을 전후로 국내 방문 횟수가 늘어날 수 있다.

#⑥친인척 비리

사적인 부분에서 넘어야 할 산도 있다. 지난 5월28일 JTBC는 경남기업이 카타르 투자청에 ‘랜드마크72’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반 총장의 조카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당시 세간의 큰 관심을 받은 이유는 반 총장의 친인척이 반 총장의 이름을 활용했다는 정황증거 때문이다. 보도 이후 반씨 집안 가계도가 집중적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당사자인 조카 반주현씨는 JTBC의 보도가 있던 당일 <연합뉴스>를 통해 “결단코 (반 총장에게) 부탁하지 않았다”며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서 반씨는 “(반 총장에게) 경남기업 문제를 부탁했다면 성사됐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가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국외에 있기 때문에 친인척 관리가 힘들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공직자와 그 가족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피해갈 수 없다는 측면에서 향후 대선길을 좌우할 요소로 꼽힌다.

#⑦차별화 전략

반 총장은 세계정상급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정치력을 선보인 적은 전무하다. 따라서 주변 인물들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정치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지금의 인기는 한낱 ‘일장춘몽’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충청권 신예들의 약진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반 총장만의 차별화된 모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제는 누가 뭐래도 반 총장의 출마 여부다. 수차례 대망론에 오르내렸지만, 반 총장은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한 모습이 반 총장의 출마에 힘을 싣는 부분이라고 정가는 보고 있다. “차기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없다”는 말은 끝내 꺼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친박계와의 교감설이 언론을 통해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을지, 반 총장을 바라보는 시선은 내년 4월13일로 예정된 제20대 총선 이후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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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