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불법 정치자금 의혹' 안민석 통장내역 공개

공천권 내세워 시·도의원 갈취했나?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이 불법정치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의심되는 통장의 일부 사용내역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안 의원은 차명계좌를 통해 지역구 시·도의원과 당원들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월 고발당한 상태. 검찰이 확보한 통장 사용내역에 따르면 안 의원이 이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은 차명계좌를 통해 지역구 시·도의원과 당원들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지난 9월 검찰에 고발당했다. 안 의원을 고발한 사람은 안 의원의 지역구인 오산시에서 시의장을 지낸 최웅수 전 시의장이다.

공천권 내세워?

최 전 의장은 고발장을 통해 “안 의원이 2011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약 1년 동안 차명계좌를 이용해 시·도 의원에게는 매달 10만∼20만원, 당원과 주민들에게는 5만원 정도씩 걷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 측은 “회식비 등을 매번 따로 걷는 것이 번거로워 회비를 모아 사용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최 전 의장 측은 “안 의원이 오산시 내에서 절대적인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실상 상납금을 걷은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안 의원이 불법정치자금을 모금한 것으로 의심되는 통장의 일부 사용내역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확인했다.

확보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통장은 지난 2010년 10월 개설됐으며 2011년 1월부터 2012년 1월까지 회비를 모았다. 이 기간 한번이라도 돈을 낸 사람은 총 25명이나 된다. 그렇게 모은 돈은 1080만원에 달했으며 현재 통장에 남아 있는 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각보다 돈이 적게 모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최 전 의장은 “회비를 잘 내는 사람도 있고 잘 내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었다. 부당한 갈취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당한 회비라면 고작 10만원이 아까워서 사람들이 내지 않았겠나?”고 말했다.

안 의원 측은 해당 계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최 전 의장은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계좌를 개설했지만 해당 계좌는 안 의원이 직접 관리했다. 회비를 내지 않으면 안 의원이 직접 수차례 전화를 걸어 왜 회비를 내지 않느냐고 다그쳤는데 이제 와서 무슨 딴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해당 통장과 관련해 특이한 점은 출금이 거의 현금으로만 이뤄져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사실상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회비를 모으기 위한 공동통장을 만들면 현금카드도 함께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안 의원 측은 굳이 현금만을 고집했다.

최 전 의장은 “요즘 카드가 안 되는 곳이 거의 없는데 현금 카드를 만들어 사용하면 기록이 남아 따로 영수증을 챙길 필요도 없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뭔가 숨기려는 의도가 없었다면 왜 매번 현금을 출금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 돈을 사용했겠나?”라고 지적했다.

일부 확인 된 통장 지출내역 중에는 당초 모임 목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용도로 사용된 사례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해당 통장에서는 모 통신회사와 꽃집 등에 수십만원이 송금되기도 했고, 한 노인복지센터의 도시락 구입비도 지출됐다.

또 어떤 날은 해당 통장의 돈으로 회식비라며 한 식당에 48만원을 지급했는데 최 전 의장은 정작 그 시기에 어떤 모임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전 의장은 “모임을 갖기 전 문자 등으로 공지를 하는 데 그 시기에 전혀 관련 공지가 없었다. 안 의원이 개인적인 모임을 가지고 해당 통장의 돈으로 결제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지적했다. 

검찰 차명계좌 확보…곳곳에 유용 흔적
꽃 구입비, 통신비 등 수상한 사용 내역 


안 의원 측은 알 수 없는 이유로 해당 통장의 돈을 새정치연합 당직자와 당 소속 도의원 회계 책임자에게도 각각 입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구 시·도의원과 당원들로부터 걷은 돈을 안 의원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된다.

안 의원 측은 고발을 당한 후 차명계좌에 입금한 사람들에게 일일이 찾아가서 ‘이 돈은 우리가 회식비로 쓴 것’이라는 확인서를 받고 있지만 일부 인사들은 확인서에 사인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을 고발한 최 전 의장은 “우린 모임을 할 때마다 밥값을 따로 걷어서 냈는데 왜 그런(밥 먹을 때 쓴 것이라고)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사실상 강압에 의해 매달 돈을 낸 것이고 그 돈은 안 의원이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의원은 문제가 된 돈이 공동으로 쓰고 있는 사무실 경비의 성격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 전 의장은 이 역시 말이 되지 않는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최 전 의장은 “(사무실 비용이라는)돈을 낸 시의원들 중 몇 명은 이미 사무실이 있었고 특히 오산 시장도 돈을 냈다. 잘 아시다시피 시장은 시청에 번듯한 집무실이 있는데 사무실을 왜 따로 쓰나? 말이 안 되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의장은 또 “총선을 3개월 앞두고 안 의원 측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더 이상 돈을 내지 말라고 했는데 떳떳하다면 왜 회비를 더 이상 걷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면 안 의원 측은 모임이 흐지부지되면서 더 이상 회비를 걷지 않은 것뿐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상납?

마지막으로 최 전 의장은 "안 의원은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지역구 시ㆍ도의원들로부터 1년 동안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뜯어냈다.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라며 "안 의원이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 측은 전체 통장 사용내역에 대한 공개는 거부하고 있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안 의원 측도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일단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며 해명을 거부했다.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최웅수 전 의장 추가폭로
"안 의원이 무릎 꿇리고 갑질했다"

새정치연합 안민석 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고발한 최웅수 전 오산시의회 의장은 지난 10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공천권을 무기로 지역구 시의원들에게 막말을 하거나 무릎을 꿇게 하는 등 갑질을 한 것도 모자라 지역 내 각종 비리에 개입한 정황까지 있다고 폭로했다.

지난 대선 때에는 김두관 후보 캠프의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안 의원이 경선에서 패한 후 지역 시의원들에게 문재인 후보를 돕지 말라고 지시를 하는 등 사실상 해당행위를 했다는 충격적인 폭로도 있었다. 하지만 안 의원 측은 이 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해명을 거부했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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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건진법사·노상원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윤석열정부는 여러 비선 실세가 있었다. ‘V0’ 김건희씨의 최측근인 건진법사 전성배씨, 군 인사를 좌지우지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이들에게는 ‘무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씨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위기일 때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등이 서로 일면식이 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 명씨와 전씨는 김건희씨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직접 만나거나 통화했다. 노 전 사령관만이 김씨와 윤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알았는지가 드러나지 않았다. 김건희 일가를 잘 아는 이들은 위의 인물들이 각자의 존재를 인지해 왔다고 한다. 윤석열정부 초기부터 이른바 ‘비선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출범하자 기웃기웃 윤 전 대통령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절부터 논란을 달았다. 지난 2021년 TV 토론회 당시 그의 손바닥에서 ‘王’ 자가 세 차례 포착됐다. 이는 김씨의 무속 의혹과 겹치면서 지지율 폭락을 가져왔다. 전씨는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에서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월 윤 전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는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의 등에 손을 올리고 사무실을 소개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전씨가 ‘고문’으로 네트워크본부의 실질적인 지휘를 담당했다는 의혹과 함께 ‘무속인’이 캠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거대책본부는 “(전씨는) 고문으로 임명된 바 없다”고 해명한 뒤 네트워크본부를 해산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전씨의 영향력은 위축되지 않았다. 최근 검찰 수사에선 전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소 3명의 공천 청탁을 했고, 비슷한 시기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가 전씨에게 김씨에게 줄 선물용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 등이 확인됐다. 전씨는 당시 ‘윤핵관’으로 꼽혔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선거 운동에 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건진법사 게이트’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박건욱)가 확보한 문자 메시지를 보면 2021년 12월 윤 의원은 전씨에게 ‘권성동 의원과 제가 빠지는 게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묻는다. 전씨는 ‘후보는 끝까지 같이 하길 원하는데 빠진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씨는 “사람들이 제가 힘 있는 줄 안다”며 이런 의혹들을 부인했다. ‘무속인 논란’ 이후 기자 등을 피해 숨어 지냈다고도 했다. 전·노 윤석열 캠프 외곽 그룹서 활동 “정권 초기부터 셌다” 일면식 있었나 검찰 조사에서 한 진술과 달리 전씨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윤 전 대통령 당선 후 더 커졌다. 검찰은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전씨가 받은 경북 영주시장·경북도의원 등의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들을 확보했다. 또 전씨가 경북 봉화군수·경남 합천군수·경기 성남시장 후보 등과 관련해 윤 의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했다. 청탁을 한 사람 중 일부는 실제로 당선됐다. 전씨는 검찰에 “공천 부탁이 아니라 추천”이라고 답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최근 전씨 휴대폰을 포렌식하며 ‘건희2’로 저장된 인물과의 대화 내역 일체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19일 ‘건희2’로 저장된 번호로 8명의 이름과 근무 희망 부서를 적은 명단을 보냈다. 8명은 대부분 윤 전 대통령 대선캠프 내 ‘네트워크 본부’에서 일했다. 전씨는 “사모님께 말씀드렸다. 꼭 해주시라고 당부했다”는 취지의 문자를 이어 보냈다. 그러자 ‘건희2’로 저장된 인물은 다음 날 전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답했다. 김씨 측은 전씨가 ‘건희2’로 저장한 번호의 실제 사용자는 김씨의 ‘문고리 3인방’으로 꼽히는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다. 특검팀은 지난달 25일과 31일 두 차례 정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정 전 행정관을 상대로 전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전씨가 보낸 메시지를 김씨에게 전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팀은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및 김씨와의 친분을 내세워 다수의 공직 희망자로부터 인사 청탁과 공천 청탁을 받고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윤석열 캠프 출신이다. 그는 윤석열 캠프서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담당하는 특보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 전 사령관은 주로 출근하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제의로 캠프에 몸담기 시작했다.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이 국방·안보 정책 자문을 뛰어넘었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 5월 단독으로 보도했던 노 전 사령관 기사를 보면 그는 2020년~2021년 사이 ‘식목일행사계획’ ‘YP(윤 전 대통령 추정)작전계획’ ‘YR(와이알)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압수한 노씨의 유에스비(USB)에 있던 문건으로,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가 주된 내용이다. 공천 청탁 금품 수수? 식목일행사계획 파일에는 ‘분노와 정의’라는 제목 아래 ▲(검찰총장) 퇴임 시 행동 ▲퇴임 후 동력 유지 방안(예) ▲퇴임 이후 정치 참여 방안(2~3개월 야인 생활 후) ▲대선 카드 준비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퇴임 시기에 대해 “자의로 퇴임 시 지금의 몸값을 최대한 유지하여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 직전이 유리, 기자회견은 ‘더 이상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퇴임합니다’라고 간명하게 함”이라고 적었다. 2021년 4월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전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뜻인데,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서울시장 선거 한 달여 전인 3월4일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이후 행보와 관련해서 노 전 사령관은 문건에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현 시국 상황에 대한 우려와 인식을 공유하여 지도자급으로서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고 “재래시장, 청계천, 남대문, 지하철 등에서 몰래카메라의 형식으로 소박하고 인간적인 냄새를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깜짝 행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 또 “현 정치체제와 일정 기간 거리 두기를 하다가 내년 9월을 목표로 국민의힘에서 모셔가는 형식으로 영입” “AN(안철수 추정) 등 여타의 후보군을 모두 참여시켜서 경선을 하고 여타의 후보군이 꼼짝없이 경선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게 사전에 정리 작업”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사퇴 4개월 뒤인 2021년 7월 영입 제안을 받고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YP작전계획’ 문건에는 ‘정의로운 법조인’이라는 ‘Y의 현재의 모습’을 바탕으로 “연예인, 중도좌파도 끌어들이는 과감한 인물 영입”을 통해 “후원 지지 그룹 구성”을 하는 방안이 담겼다. 이어 “친박, 비박을 포용하는 탕평책”을 사용하고 “좌파 중량급을 영입”해서 “당권 장악”을 한 뒤 “대선 성공”을 하는 단계를 순서도 형식으로 그렸다. 막강한 영향력 아울러 “좌파 정권이 추진한 경제정책을 좌파 적폐 척결 차원에서 폐지”하고 “한미일 안보 축을 기본으로 하고 한일관계를 적폐 청산과 국민적 인기 영합 차원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고 미래지향적인 전략적 관점”에서 다룬다는 정책적 내용이 적시됐다. ‘YR계획’에는 “국립묘지 참배,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두루 참배” 등 내용이 적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박정희·김대중·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순서로 묘소에 참배했다. 이어 같은 해 11월11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찾았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 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 ‘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 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책·현안 모두 비선 실세 말대로 실현 김·노 라인 물적 증거 없어 수사 필요 전씨와 노 전 사령관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의외로 ‘일본’과 무속이다. 김건희 특검팀 관계자 4~5명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진법사 전씨의 법당으로 들이닥쳤을 당시 ‘일본 신상’의 존재가 처음 드러났다. 전씨의 법당은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면적만 279㎡(약 84.4평)에 이르는 단독 주택 2층에 있다. 2층(90.18㎡)엔 거실과 큰방, 작은방, 화장실이 있고, 1층(134.02㎡)은 일반 가정집 형태 생활공간으로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2층 법당으로 올라가는 내부 계단이 설치돼 있다. 2층 거실과 큰방에 각각 부처상과 일본 신화에 나오는 아마테라스상을 모신 불당과 신당이 한 개씩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가 일본 천황가의 조상신이자 신도(神道)의 주신으로 일컫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건 한국 전통 무속이 일제 시대 신사 참배 등 일본 신도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은방은 테이블과 방석이 깔려 있는 응접실 형태의 손님 대기실인데, 전씨는 이 방에서 공천 헌금 의혹이 제기된 2018년 자유한국당 영천시장 예비후보와 사업가 이모씨, 축구선수 이천수 등을 만났다. 복수의 정보사 간부들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일본어를 매우 잘한다. 육사 졸업 후 일본에서 수년간 거주한 까닭이다. 노 전 사령관이 일본 동북대 석사 위탁교육을 받는 동안 그의 딸들은 현지 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사령관과 같이 근무했던 한 군 관계자는 “노 전 사령관이 일본에 오래 거주하지는 않았다. 일본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신사에도 자주 갔었다”고 전했다. 주변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2019년부터 경기도 안산 본오동 ‘아기보살’ 점집에 얹혀살았다. 등기부 등본에는 이 점집의 소유주가 아기보살 윤모씨로 돼 있다. 왜 하필 일본? 윤씨와 노 전 사령관을 잘 안다는 한 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기보살 점집에 가보면 노씨가 트레이닝복이나 잠옷 차림으로 있기도 했다. 점 보러 오는 손님이 많은 집이라 노씨가 손님들 줄도 세우고 그랬다. 1년쯤 지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노씨가 실은 자기가 장성 출신이라고 그러기에 ‘웃기지 마라, 나도 군대 ‘장’ 출신’이라고 대꾸해 줬다, 병장. 그런데 몸집도 탄탄하고 해서 장군 출신이 무슨 사연이 있어 이런 데 사는구나 짐작했다. 노씨는 후배 군인들을 데려와 점을 보게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