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홍콩 보내는’ 여성전용 애무방 정체

성감대 집중공략…흥분한 주부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단란주점을 비롯한 각종 유흥업소는 우리나라 성인 남성들의 놀이문화로 정착된 지 오래다. 알다시피 ‘건전’과는 거리가 멀다보니 부작용이 비일비재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지 않았을까. 향락에 빠져 허우적대다 큰돈을 탕진하고 가정까지 풍비박산 났다는 옆집 아저씨 이야기를.

여성전용 퇴폐업소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근래 들어 여성들 사이에서 소위 ‘핫한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는 변종 업소가 있다. 이른바 ‘여성전용 애무방’이라 일컫는 업소다. 한 번 맛 들리면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는 뒷전으로 만든다는 여성전용 애무방의 실체를 파헤쳐 본다.

24시간 영업
100% 예약제

여성이 남성접대부를 통해 성적인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유흥업소가 성행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여성들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성매매가 가능하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니 말이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증기탕에서 속칭 ‘탕돌이’라 일컫는 남성과 뒹굴거나, 호스트바에서 남성접대부를 맘대로 부리고 주무르며 광란의 밤을 만끽하는 시대는 한물간 지 오래다.

이제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애무방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안마 서비스 업소로 가장해 온라인상에서 여성을 유혹하고 있는 애무방은 광고부터 기존에 존재하던 업소들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마디로 남다르다.

여성 만족시키는 변태업소 우후죽순
남편에 만족 못하는 사모님이 찾아

‘여성전용 안마’라고 하면 당연히 여자 관리사가 마사지를 해주는 곳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광고지에는 상의를 벗은 우람한 남자 사진이 떡하니 걸려있다. 어떤 여성도 손사래를 치며 안기지 않겠다고 단언할 수 없는 그런 남자의 모습이다. 성매매를 암시하는 자극적인 광고 문구가 눈에 띈다.

‘키 184㎝, 몸무게 75㎏, 꽃미남 스타일’ 처럼 안마사의 신체조건을 강조한 문구는 약과다. “‘여왕’의 지위가 어떤 건지 느껴 보세요.”, “아름다운 비밀을 간직하세요.”, “명품남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성을 위한 꽃미남 풀서비스” 등 여성들의 눈길을 쏠리게 만드는 각양각색의 문구가 차고 넘친다.

이 정도는 근래 성행하는 애무방의 기본옵션이다. 명품 여성전용 마사지 L카페는 기본옵션에 '남성 2명 마사지'를 밑바탕으로 네일 아티스트와 피부미용 전문가를 고용해 여성들의 미용까지 덤으로 챙겨 준다고 홍보한다. 여성전용 출장마사지 F업소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 여성들에게 1시간 이내에 찾아가는 서비스를 표방한다. 이들 업소는 24시간,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애무방에 종사하는 남성 도우미들의 연령은 보통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가 가장 많다. 호빠처럼 ‘얼굴과 말빨로 먹고사는’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외모는 그다지 중요시 되지 않는다. 다만 고객들이 여성인 것을 감안, 거부감이 들거나 심한 혐오감을 주지 않는 무난한 외모라면 일을 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것.

이곳에서 업무(?)에 투입되기 전 기본적으로 몸을 주무르는 마사지교육은 물론이고 여성고객에게 성적인 쾌락을 맛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특별한 서비스’교육을 추가로 받아야 드디어 이름도 당당한 애무방 도우미가 될 수 있다.

상상속 꽃미남
특별한 서비스

총 1시간 정도의 황홀한 서비스를 받는 조건으로 여성들이 내는 돈은 평균 40만원 안팎. 각종 특별한 서비스를 추가할 경우 100만원을 우습게 넘기기도 한다. 업소의 특성상 누구나 이용할 수 없는 은밀한 틈새업종이라는 점 때문에 서민층이 밀집한 곳보다는 비교적 부유한 지역에서 특정인을 타깃으로 해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동종업계 업주들은 앞을 다투어 애무방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남성전용 성행위 업소나 안마시술소보다 애무방의 수익률이 몇 배나 높고, 골치 썪을 일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청담동에서 애무방을 운영하고 있는 P씨는 “과거에 대딸방도 운영해봤는데 애무방이 훨씬 깨끗하고 귀찮은 문제도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여기서 P씨가 말하는 ‘깨끗하다’는 말의 의미는 이른바 ‘진상손님’이 없다는 얘기다.

대딸방이나 남성전용 안마방의 경우에는 말그대로 ‘더러운 꼴’을 수없이 보게 된다. 밤늦게 술을 마신 후 대딸방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보니 웃지 못할 일들이 수없이 일어난다. P씨는 “사정이 잘 되지 않는 바람에 여성 도우미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자는 대딸방
여자는 대자방

또 술이 취한 상태에서 폭언을 퍼붓거나 조금이라도 기분이 거슬리면 ‘고발하겠다’며 협박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애무방의 경우에는 술에 취해 찾아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진상’들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애무방의 주 고객은 돈있는 40대 가정주부 또는 30대 젊은 아내들이다. 남편과의 원활하지 않은 성관계에 만족이 안되고 도무지 성적 쾌락을 느낄 수 없는 탓에 불만이 쌓인 이들. ‘젊은’오빠들의 손길에 어디서 느껴보지 못했던 설레임과 만족을 느낀다. 실제로 남편이 출근한 낮 시간을 이용해 애무방을 찾는 가정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우리를 더욱 충격속으로 몰아 넣는 것은 이들 중 뱃속에 아이를 가지고 있는 임산부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곳에 오면 펑퍼짐한 아줌마도, 평범한 회사원도 ‘여왕 대접’을 받는다. 나이가 들어도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판타지를 상업적 도구로 삼은 것이다.
 

애무방 단골 여성들은 최면에 걸린 듯 하나같이 똑같은 생각을 한다. “나는 크게 잘못하지 않았다” 대놓고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직접적인 성관계를 하는것도 아니어서 가정을 버리고 타락적 행위를 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은 크게 줄어든다.

자녀 학교 보내고 낮시간 이용
철저한 보안으로 ‘단속 없음’

남성들이 룸살롱, 사창가를 찾는 것처럼 여성들도 애무방을 찾는 것이고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생각을 가진 겁 없는 여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애무방’을 검색하면 수십개의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가 검색된다. 여성전용 퇴폐업소들이 우리 주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 돼 있다. 애무방이 이처럼 성업하고 있지만 단속은 쉽지 않다. 이는 여성전용 애무방 업소들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며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에 위치한 L업소 관계자는 “연락처 관리를 하거나 고객에게 먼저 전화를 드리는 일이 없다”며 “남성전용 업소들과는 다르게 여성전용 업소들은 최대한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영업을 한다”며 자신들의 영업방식을 자랑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신원이 확실한 여성들로만 출입을 제한하고 있고, 카페나 블로그 내용도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달리 홍보를 하지 않고 입소문을 통해서 홍보하거나 친구를 소개시켜주는 고객에게 할인을 적용해주고 있다”고 철저한 보안유지를 강조했다.

이렇듯 대부분 업소가 개인 휴대전화 한 대만으로 은밀히 영업하는 데다 성관계 장면을 직접 포착하기가 쉽지 않아 애무방 퇴폐영업에 대한 단속이 힘든 상황이다. 더 문제가 되는 건 법적인 제도망이 전혀 구축돼있지 않다는 것이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성매매자와 매수자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성을 판 남자가 처벌을 받은 사례는 거의 전무하다.

경찰관계자는 “특정 부위를 마사지해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행위는 단속대상이 아니다”라며 “음란한 광고나 전단은 청소년보호법으로 처벌할 수 있지만, 여성전용 안마는 그런 사례도 없어서 단속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말했다.

단체로 혼자서
푹 빠진 중년들

상당수의 ‘틈새시장’이 있는 만큼 애무방은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것이 업주들의 추측이다. 역삼동에서 안마업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과거와 비교해볼 때 여성들은 분명 변했다. 여성들이 갈수록 성에 대해 개방적이고 대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잠재된 여성고객들을 감안해 볼 때 애무방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 사법당국에서는 대딸방의 유사성교행위를 놓고도 서로 엇갈리는 판결을 하는 등 다소 혼란한 법적 잣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애무방은 독버섯처럼 번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참담한 결말’ 아내 외도사건 전말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아내를 흉기로 찌르고 손가락을 자른 60대 남성이 법의 철퇴를 피하지 못했다. A(68)씨는 별거 중인 부인의 외도를 의심했다. 부인이 자신과 만나지 않으려고 하자 외도를 확신한 A씨는 부인이 일하는 가게로 찾아갔다. 범행은 끔찍했다. 부인을 흉기로 찔렀을 뿐 아니라 손가락을 두개나 자르는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난 16일 울산지법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계획하고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며 “범행 사유에 참작할 점이 없으며, 자칫하면 피해자가 생명을 잃을 수도 있었던 사정에 비춰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다른 남편은 아내의 불륜사실에 격분해 목숨까지 빼앗았다. B(43)씨는 내연의 남자와 교제 중인 아내에 대해 평소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아들을 심하게 때리며 혼내는 모습을 보고 순간 화가 나 “4년 전부터 다른 남자를 만난 것을 알고 있는데 무슨 자격으로 애를 때리느냐”라고 소리치며 몸싸움을 하던 중 아내를 살해했다.

B씨는 사건 발생 이틀 전 아내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던 문자메시지를 우연히 보고 아내가 중국에 있는 한 남자와 내연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혼을 고민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강영수)는 B씨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내에게 내연남이 있다는 사실을 안 후 아무리 큰 배신감과 고통을 느꼈다고 해도 이로 인해 순식간에 생명을 허망하게 빼앗긴 망인의 고통과 억울함에 비할 수 없다”며 “다만 B씨가 가족들에게 헌신해 왔기에 외도 사실로 받은 충격이 더 컸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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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br>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단독] ‘아나운서 강제 마약’
적색수배 피의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김나정에게 강제로 마약을 투약한 한국인 사업가 권모씨에게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권씨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일대에 서버를 두고 투자 사기, 마약 유통 등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년간 수사망을 피하며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24일 경기북부경찰청 마약수사계는 아나운서 김나정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지만, 경찰은 해당 증거로는 강제성을 증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해외 도주 대담한 행적 김씨는 지난해 11월12일 마닐라에서 자신의 SNS에 “제가 필리핀에서 마약 투약한 것을 자수한다”며 “죽어서 갈 것 같아서 비행기를 못 타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후 그는 마닐라에서 여객기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해 인천국제공항경찰대의 조사를 받았다. 사건은 주소지 등을 고려해 경기북부경찰청으로 넘어왔다. 이후 김씨 측은 필리핀 현지에서 강제로 마약 흡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던 법무법인 충정은 “김나정은 뷰티 제품 홍보 및 속옷 브랜드 출시를 위해 필리핀을 찾았다가 젊은 사업가 A씨(권씨)를 소개받았다. 젊은 사업가가 김나정의 사업을 적극 도와주겠다고 해 시간을 할애해 방문했을 뿐이다. 항간에 도는 소위 ‘스폰’의 존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취재를 종합하면, 김씨가 필리핀에서 만난 1995년 8월5일생의 사업가 권씨는 SNS에 ‘투자 리딩방’을 개설해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범죄자다. 업계에서 일명 ‘재림’으로 불리는 그가 리딩방 총책으로 활동하며 발생시킨 투자 사기 피해액만 약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 8월4일 필리핀으로 간 권씨는 이후 국내로 입국한 적이 없다. 유튜버 크라임넷 등 제보에 따르면 권씨는 드라마 의 주인공 차무식의 실존 인물인 이상태씨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보호받아왔다고 한다. 검찰은 21년간 필리핀에서 도주 행각을 이어가던 이씨를 현지 교민 정보망을 활용해 검거했다. 법원에서 실형이 선고됐으나, 광주지검 목포지청(곽영환 지청장)은 해외 도주를 이어가던 이씨를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했다고 지난해 8월23일 밝혔다. 사업가로 변신, 김나정 앞에 나타난 권씨 취재 결과 70억대 사기단 우두머리로 확인 이씨는 2014년 공범과 함께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무실을 운영하겠다며 투자금 1억10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2월 징역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속 기소된 공범은 실형을 살았지만, 해외에 있던 이씨는 공소시효 임박에 따라 궐석재판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자유형 미집행자’ 신분이 됐다. 자유형 미집행자는 징역·금고 등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한 사람을 뜻한다. 이씨는 2003년 필리핀으로 출국한 뒤 세부섬에서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21년간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서 공갈·사기 범행을 11건(피해액 약 8000만원) 저질러 지명수배·지명 통보 조치가 내려진 인물이다. 목포지청은 검거팀을 꾸려 이씨 검거에 나섰는데, 필리핀 현지 교민 사이트에서 이씨 거주지를 특정하는 단서를 확보해 검거에 성공했다. 현지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씨에 대한 제보를 받아 검거에 필요한 핵심 정보를 획득했다. 결국 법무부, 필리핀 파견 검찰 수사관, 필리핀 이민청 수배자 검거팀과 국제공조로 클락시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검찰은 “7000여개 섬으로 이뤄진 필리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본섬인 루손섬이 아닌 곳에서 범인을 검거한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실판 차무식의 비호를 받고 유유자적한 삶을 살아온 범죄자가 바로 권씨인 것이다. 권씨의 이름은 다른 사건에서도 언급된다. 2022년 SNS에 ‘투자 리딩방’을 만든 뒤 대체 코인 거래 사이트로 이용자 130명을 유인해 70억원대 투자 사기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일당도 권씨가 총책이라고 진술했다. 그해 6월30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혐의로 투자 사기 일당 16명을 검거해 총판 관리팀장 20대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도주한 조직 총책인 권씨 등 핵심 간부 5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나머지 조직원 1명은 지명수배해 뒤를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SNS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서 전문 투자 상담사를 사칭해 투자자 130명을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게 한 뒤 투자금 약 7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제 투약 진실은? 총책인 권씨는 필리핀에 본사를 두고, 본사 운영팀과 총판 관리팀, 회원 모집책 등 역할을 나눠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했다. 우선, 인터넷에서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를 활용해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에게 무작위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뒤 SNS에 개설한 오픈 채팅방인 투자 리딩방에 초대했다. 이들 일당은 “대체 코인 투자로 300~40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라거나 “VIP에게만 제공하는 투자 리딩이 진행된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회원 모집책 20대 C씨 등 13명은 투자 리딩방에서 대체 코인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전문가인 것처럼 1인 다역 행세를 했고, 이에 속은 투자자들이 허위 가상 자산 사이트에 가입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C씨 등은 가짜 투자 전문가 자격증과 사업자 등록증을 소셜미디어 프로필에 게시하거나 피해자에게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이들의 속임수에 넘어간 가입자 중에는 노후 자금 1억5000만원을 날린 60대 남성과 최대 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날린 50대 남성도 있었다. 또 가상 자산인 코인 시장에 처음 들어가 재테크를 해보려고 나선 대학생과 주부 피해자들도 포함됐다. 피해자는 모두 130명에 달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1000만원에서부터 2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처음 한두 차례는 소액으로 투자한 수익금을 그대로 돌려줘 신뢰를 쌓은 뒤, 큰 투자금을 받는 수법으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일당이 범행에 사용한 계좌 28개를 지급 정지하고, 1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법원 결정을 받아 추징·보전 조치한 상태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받는 권씨는 필리핀에서 가장 부유하고 발전된 보니파시오 지역 등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제보자에 따르면, “필리핀, 태국 등지에 권씨의 차명 부동산이 여럿 있고, 일부 한국 영사들이 지내는 집도 사실상 권씨의 소유”라고 한다. 현실판 차무식 돈이 곧 권력이자, 신분인 동남아에서 권씨가 경찰을 매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권씨는 수사망을 피해 사업가로 위장했고 다수의 여성과 향락을 즐겼다. 김씨도 부유한 사업가로 위장한 권씨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충정 측은 “김나정은 술자리를 가져 다소 취했던 상황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손이 묶이고 안대가 씌워졌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김나정이 연기를 흡입하게 했다. 김나정이 이를 피하는 모습을 보이자 급기야 어떤 관 같은 것을 이용해 김나정이 강제로 연기를 흡입할 수밖에 없도록 했다”며 “김나정의 핸드폰에 손이 묶이고 안대를 가리고 있는 영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나정에게 문제가 된 마약을 강제 흡입시키기 전, 총을 보여주고 사람을 쉽게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증명할 자료는 따로 없으나 경찰 조사 과정에서 권씨는 다수의 범죄를 범해 수배 중인 자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자”라면서, “김나정은 권씨의 정체를 알게 됐고 후술하는 권씨의 협박이 허풍이 아니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나정이 귀국 전 소셜미디어에 올린 마약 자수 관련 게시물은 ‘긴급 구조 요청’을 위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약은 이번 단 한 번만 있었던 것이고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강제로 행해진 것”이라며 “김나정이 경찰과 본인의 신변보호를 요청하는 영상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권씨의 관계자로 보이는 자가 권씨와 통화하며 김나정을 추적하는 영상을 녹화했다. 즉 김나정은 긴급히 구조 요청을 하기 위해 마약 투약 사실을 자수한 것이지, 자의로 마약을 투약했음을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료를 제출받은 경찰은 약 3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했다. 또 경기북부경찰청은 김씨 측이 강제성을 주장하며 언급한 권씨에 대해 경찰청 본청 국제 관련 사건 담당 부서에 수사를 요청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 필리핀 국가수사청과 초국가적 범죄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22년부터 검찰수사관 2명을 현지에 파견해 국제공조·도피 사범 검거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필리핀 본사···치밀한 조직 운영 추정 범죄 수익만 3000억원 이상 다만, 지난해 경기북부경찰청은 권씨에 대해 “수배 중인 자라 한국에 귀국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경찰단에서 2회 정도 조사를 받았고, (사건은) 주거지 관할인 경기북부경찰청으로 인계됐다”며 “사전 조사 후 1~2회 정도 소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법에서 마약을 다른 사람에게 강제로 투약하는 행위에 대해서 가중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마약 강제 투약도 일반적인 마약 관련 행위와 마찬가지로 마약 관리법 위반으로만 처벌된다. 지난 2019년 국회에서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임시 마약류를 다른 사람 의사에 반해 투약하거나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 발의가 이어졌지만 모두 폐기됐다. 법무부가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한 이후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다. 한편,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투자 리딩방 범죄조직들은 대부분 마약 유통에도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김미영 팀장’으로 불린 보이스피싱 총책 박모씨와 함께 필리핀 구치소에서 탈옥한 조직원들도 ‘비쿠탄 이민국 수용소’서 보이스피싱과 마약 유통을 결합한 신종 범죄조직을 꾸렸다. 이른바 ‘비쿠탄 마약왕’으로 알려진 송모씨는 2022년 수원에서 필로폰을 소지한 채 붙잡힌 김모씨의 상선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대포폰 판매, 마약 유통 사업으로 수감 생활을 이어갔다. 박씨와 함께 탈옥한 송씨 등은 비쿠탄 교도소 내에서 대포 유심칩으로 신분을 숨겨 텔레그램 ‘마약방’을 개설했다. 평소 이들은 주식 및 코인 리딩방 등을 운영해오면서 모은 수만명의 회원들을 마약방으로 초대해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했다. 이들은 수억원의 범죄수익을 비트코인으로 환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지 제보자는 “리딩방,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권씨도 똑같은 수법으로 마약 유통에 가담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김나정에게 마약을 쉽게 투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명 ‘재림’ 그러면서 “지난해 탈옥한 송씨도 필리핀 파사이 등에 있는 마약 공급책을 통해 한 달에 5kg 정도의 필로폰 유통을 지시했다”며 “송씨는 비쿠탄에서 만난 중국 마피아로부터 싸게 구입한 필로폰 등을 드로퍼(전달책)에게 전달해 한국으로 수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송씨가 드로퍼에게 준 배달료는 한화 약 1000만원가량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