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발 ‘TK 살생부’ 추적

선택받을 ‘진실한 사람’은 누구?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진실한 사람만 선택받게 해 달라.” 최근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에 들썩이는 모습이다. 전후사정 알 길 없는 뜬금발언에도 마치 옥석을 가리는 감정사처럼 ‘진박’이라는 말까지 만들어가며 명단 추리기에 나섰다. 일각에서 돌고 있는 ‘찌라시(사설정보지)’를 가리켜 ‘살생부’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진박’이라고 들어봤는가. ‘진짜친박’의 줄임말이다. “진실한 사람만 선택받게 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중 ‘진실(眞實)’에서 파생됐다. 경우의 차이는 있으나 정치입문 단계부터 지금까지 줄곧 ‘친박’이었던 사람을 일컫는다. 최근 여의도에서는 진박에 대한 설들이 무성하다. 간택 받지 못하면 ‘토사구팽’ 당할 수 있다는 불안함의 발로로 보인다.

여의도 덮은
‘진박’ 논란

‘칭박’도 있다. ‘자칭 친박’이라는 것이다. 친박·비박의 경계선에서 시류에 따라 흔들렸던 사람을 일컫는다. 지난 12일 친박계 핵심으로 분류되는 홍문종 의원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이런 원론적인 말씀만 들어도 제 다리가 저린 사람들이 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가박’이라는 단어가 이와 유사하게 쓰인다. 가짜친박의 줄임말이다).

기존 ‘친박·비박’에 ‘진박·칭박’까지, 박의 자가분열은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이제 ‘탈박·멀박’이라는 단어는 언론보도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야권과는 다르게 ‘박 시리즈’가 새롭게 나타날 때마다 유독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는 이유는, 살아있는 권력과의 거리를 함축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번 진박 사태 또한 다가오는 제20대 총선에 맞춰 공천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선거개입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총선 승리”라는 건배사로 구설수에 올랐던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의 경우처럼 직접적인 개입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게 관련 쪽 사람들의 생각이다. 지난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조선일보>를 통해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논란은 이미 점화된 모습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야권에서는 ‘탄핵’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대응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누가 날 감히 탄핵소추하겠냐는 자신감의 표현이 담겨 있는 것 같다”며 “부디 유신의 밀실에서 나오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비박계에서는 직접적인 반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진 않겠다는 분위기다.

배신·진실 이어
‘은혜론’ 대두

해당 사태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박 대통령의 비박계 죽이기 전략 아니냐는 해석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이른바 국회법 개정안 사태를 통해 ‘배신의 정치’를 언급했고 결국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유 전 원내대표에게 청와대가 ‘근조화환’을 보내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가능성을 높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족 측에서 조화와 부의금을 받지 않는다고 알려왔다”며 “그런 경우 보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익명의 친박계 의원 중 한 명은 지난 11일 <중앙일보>를 통해 “박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6월 말 국회법 파동 당시 유 전 원내대표를 향해 배신의 정치라고 했던 것의 연장선”이라며 “박 대통령의 ‘정치용어 사전’에 진실의 반대말은 배신”이라고 전했다. 즉 박 대통령의 진실 발언은 유 전 원내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다.

박 대통령의 발언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11일 제11차 사회보장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면서 “은혜를 갚는다는 것은 그 은혜를 잊지 않는 것”이라며 “(은혜를) 잊지 않는다는 것이 바로 은혜를 갚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은혜론’은 ‘배신’ ‘진실’과 함께 정가를 강타했다.

그렇다면 소위 ‘진실하다’고 평가받는 친박은 누가 있을까. 중진급 선두에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있다. 7선 의원인 그는 자타공인 친박계 좌장이다. <우정은 변치 않을 때 아름답다>라는 제목으로 평전을 냈을 정도로 ‘의리’를 중시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박 대통령은 서 최고위원의 이런 부분을 특히 신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박’ 솎아내기 본격화, 누가 이름 올렸나?
홍문종 “제 발 저린 사람 있을 것” 시사

3선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박 대통령 뒤를 잇는 권력의 2인자로 통한다. 정부 예산을 쥔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박 대통령과 최 부총리가 쌓아온 관계가 돈독하다는 말이다. 또한 2012년 제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당시 후보자의 비서실장을 맡아 승리로 이끈 능력까지 인정받고 있다.

같은 3선인 홍문종 의원은 ‘박심의 대변인’으로 꼽힌다. 홍 의원은 최근 당내 주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례로 박 대통령의 진실 발언에 ‘제 발 저린 사람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한 바 있으며, 개헌을 언급하면서 ‘반기문 대통령(외치)-친박 총리(내치)’ 시나리오에 대해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는 과감한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의 믿음 없인 불가능한 발언”이라고 정가는 보고 있다.

신박(새로운 친박) 3인방(이인제·원유철·이주영)도 진박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최근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박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외 인사들을 포함하면 중진급에서는 10~15명 정도가 진박으로 통한다.

재선 의원 중 선두에 선 인물은 청와대 정무특보를 지낸 윤상현·김재원 의원이다. 그 중 윤 의원은 유 전 원내대표의 부친 유수호 전 의원(13·14대) 빈소에 조문을 와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을 언급해 논란을 낳았다. 윤 의원은 당시 자리에 있던 기자들에게 “20대 총선에서 TK 공천을 잘 해야 한다”며 “19대 때 대구에서 (현역) 60%를 바꿔 그 힘이 수도권으로 이어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넘긴 게 아니냐”고 언급해 논란이 됐다.

박근혜키즈
전략공천

그 외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김태호 최고위원, 장관직을 내려놓고 여의도로 돌아온 유일호 의원 등 5~6명 정도의 재선 의원들이 진박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이장우·김태흠·김도읍·정용기·김진태 의원 등 초선의원 10~15명까지 합하면 그 세가 대략 30~35명 정도로 추정된다.

진박·칭박 선별 작업에 들어간 것을 두고 정가전문가들은 친박계의 ‘전략공천 시나리오’가 발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추천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이 그 예라는 지적이다.
 

정가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앞서 언급된 진박 수뇌부 명단은 비박계 의원들에겐 중요치 않다고 한다. 그들에겐 이미 자신의 지역구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청와대와 정부기관에서 내려오는 ‘박근혜키즈’ 명단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시나리오상 진박계 수뇌부가 전략공천을 관철시키면, 박근혜키즈들이 당선에 유리한 자리로 내려올 것이란 예상이다. 키즈들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 의원들은 살생부에 이름을 오린 것과 진배없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30~35명 진짜 중의 진짜, 진박 수뇌부?
TK 겨냥한 살생부, 청와대 출신 ‘주의보’

TK지역에 복수의 청와대·정부 인사들의 출마선언이 가시화되고 있다. 비박계인 박민식 의원은 지난 10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런 지역(TK)에 이른바 청와대 무슨 비서관, 행정부장관 했던 사람, 이런 사람들, 후보를 낙점한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윤상현 의원이 빈소에서 발언한 TK 물갈이론에 대해 “(TK) 정치인들이 기대수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행정자치부에서 나온 정종섭 전 장관은 출마가 확실시 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선 국회가 중요하다”며 “그 길을 가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거론되는 지역구는 대구 ‘동구갑’이다. ‘동구을’이 유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동구을은 현재 류성걸 의원의 지역구다. 류 의원은 정가에서 ‘친유승민계’로 분류된다. 따라서 청와대 의중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 전 장관의 출마 지역으로 고향인 경주 대신 동구을이 예상된다는 측면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지난달 7일 새누리당에 복당하면서 출마가 가시화된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도 친유승민계를 겨냥한 카드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 전 관장은 대구 북구갑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이곳은 비박계이자 친유승민계로 통하는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다.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당초 대구 서구 출마가 유력시됐다. 그러나 최근 중·남구 출마로 바뀐 모습이다. 윤 전 수석 측은 지난 12일 <대구신문>을 통해 “윤 전 수석의 본가가 서구와 인연이 있는 관계로 서구 출마로 이름이 올라 많이 당황하고 있다”며 “나오려면 출신고교가 위치한 중·남구가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구는 김상훈 의원이, 중·남구는 김희국 의원이 맡고 있는 곳이다. 두 사람 모두 정가에서는 유승민계로 불린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또한 최근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직에서 물러나 총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달성군 출마가 유력한 상황이다. 달성군은 이종진 의원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의원 또한 비박계이자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윤상직 산업통산자원부장관의 대구 출마설도 들려오고 있다.

진박에 숨은
변절자들


‘배신의 정치→유승민 사퇴→TK 물갈이론→친·비박 공천전쟁→진박 사태→2차 TK 물갈이론’으로 이어진 일련의 과정은 흡사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 청와대발 TK 장악 시나리오라는 정가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비박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제19대 총선을 통해 TK지역도 얼마든지 권력자에 의해 재편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위 진박이라는 것에 대한 허상도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즉 현재 분류되는 진박 수뇌부 인사 중 MB정부부터 활약하던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것처럼 진박도 결국엔 일시적 현상일 뿐이란 분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열흘간 떠나는 박근혜
또? ‘이슈 투척→순방길’ 패턴 반복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및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참석차 출국한 박 대통령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정치에 이슈를 던진 후 해외순방길에 오르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열흘간 해외일정을 소화한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진실한 사람’ 발언을 정가에 던졌다. “대통령의 총선 개입 아니냐”는 지적이 야권에서 제기됐다. 이전에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선언했고, 이후 한·일·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비록 회담이 국내에서 진행됐지만, 현안에서 멀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4월경에는 ‘성완종 리스트’가 정가를 강타했는데, ‘이완구 전 국무총리 사의’ 문제를 김무성 대표에게 일임하고 떠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정치보다 해외일정을 소화하는데 더욱 힘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출국에 앞서 박 대통령은 위안부문제와 북핵문제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지난 13일 아시아·태평양지역 통신사 기자들과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은 “아베 일본총리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밝혔으며, 북한에 대해 “북핵문제 해결의 물꼬가 트이고 남북관계 개선에 진척이 이뤄진다면, 정상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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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