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 물리는’ 일최이황 권력함수

충성경쟁 종막…친박 트로이카 대충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태가 몰고 온 것은 비단 국론분열에 국한되지 않는다. 강행과 책임이라는 파도가 정국을 강타했고, 권력구도에 일대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공생하는 듯 이면에서 갈등을 보였던 3인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일최이황’(一崔二黃, 최경환·황교안·황우여)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이하 국정화)가 지난 3일 전자관보를 통해 확정고시 되면서 국정화 ‘핵심 3인’의 역할론도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잇따른 개각 소식이 들려오면서 파장을 낳고 있다. 한때 박근혜 대통령의 오른팔·왼팔, 그리고 입으로 통했던 사람들 간 불협화음이 들려온다.

최-황 신경전
갈등의 시작

오른팔·왼팔이 따로 놀았다.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교육부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국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엇박자를 보였다. 그러나 책임론은 한 사람에게 쏠려있다.

두 사람의 갈등이 표면으로 부상한 때는 지난 9월23일, 황 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최경환만 없으면 살겠는데”라고 말했다.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팔단)로 불릴 정도로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황 부총리의 그간 모습과는 달리 파격 발언이었다. 기자들은 물론 배석한 교육부 관계자까지 놀랐다는 전언이다.

발단의 원인은 최 부총리의 말 한마디였다. 황 부총리의 파격 발언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 9월22일, 최 부총리는 <제1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10월 중 사회 수요에 맞게 대학 정원을 조정하고…(중략)…교육개혁의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우에 따라서 황 부총리를 압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황 부총리는 이미 부침을 겪고 있던 상황이었다. 지난 9월10일 있었던 교육부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국정화에 대한 야당의 맹공을 받아야했다. 그런 와중에 청와대는 “교육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 부총리가 사석에서 한 “검정 체제를 대폭 강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검정 기준을 높여 서너 개의 교과서만 쓰는 것도 가능하다” 등과 같은 발언들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황 부총리가 최 부총리에 대해 평소 불만을 가지고 있었단 분석이다. 압박이 강했던 반면 지원은 약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 부총리가 교육개혁이 늦다고 지적하자 황 부총리는 예산이 아쉽다고 반격했다. 정부 예산을 쥔 최 부총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전에도 두 사람이 부딪힌 사례가 있다. 지난 2014년 10월경 누리과정 예산을 정부 지원으로 할지 교육청 재량으로 할지를 두고 교육부와 기재부가 파워게임을 벌인 바 있다. 최 부총리는 해당 예산 문제를 교육청 재량으로 해결하라는 내용의 공동기자회견을 강행했는데, 당시 최 부총리가 황 부총리의 멱살을 잡듯 넥타이를 잡고 기자회견장에서 나왔다는 목격담이 정가에 나돌았다.


두 사람의 갈등이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최 부총리의 12월 복귀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당으로 돌아오면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역전되기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최 부총리는 3선 의원이고 황 부총리는 5선 의원이다. 황 부총리는 앞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 부총리에게 “(나중에) 당에 가서 (국회의원으로 돌아가) 보자고 했다”며 여운을 남겼다.

황 vs 황
어부지리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 이번 국정화 사태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와 황 부총리의 손익계산서를 정의할 수 있는 속담이다. 황 부총리는 국정화 사태를 거치면서 개각의 대상이 된 반면, 황 총리는 국정화를 이끈 1등 공신이 됐다.

황 총리가 지난 한 달여간 보여준 모습은 황 부총리와는 확실히 달랐다. 황 총리는 반대여론이 심해질수록 더욱 국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통진당 해산에 이어 국정화 사태까지, 정부의 핵심과제를 해결하는 ‘청부사’로 거듭났다고 내다 봤다.

황 부총리가 주무장관임에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끌었다면, 황 총리는 소위 ‘역사전쟁’에서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결국 박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황 총리는 지난 3일에 있었던 대국민담화를 통해 “현행 검정 발행제도는 실패했다”며 “더 이상 왜곡되고 편향된 역사교과서로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을 가르칠 수는 없다”고 발표했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신임을 쌓은 황 총리는 최근 대선주자로까지 분류된다. 당초 이완구 전 총리가 낙마하는 등 부담스러웠던 자리에 연착륙했다는 평이 정가에서 들려온다. 때문에 황 총리에 대한 보수 측 여론 또한 호의적인 상황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함께 친박계가 고려할 수 있는 차기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급부상 중이다.

전망도 밝은 상황이다. 황 부총리의 교체가 빠르면 이번 주 중으로 이루어 질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정화가 포함된 교육부 정책에 황 총리의 입김이 강해질 공산이 커졌다. 후임 교육부장관이 내정되더라도,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실제 교육부의 일을 맡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황 총리가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교육부 일을 안정감 있게 처리한다면 보수진영으로부터의 인지도는 지금보다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총리는 지난 9월경 있었던 한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여당 내 정치 지형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어 언제든지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최경환] 흔들림 없는 자타공인 권력실세
[황우여] 불의의 일격당해…총선 문제없나
[황교안] 대선후보군 급부상 ‘본인 뜻은?’

반면 황 부총리는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들려오는 개각소식에 정가의 해석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국정화가 확정고시 됐기 때문에 황 부총리가 더 이상 정부기관에 머물 이유가 없다는 원론적 반응부터 경질설까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여의도 복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금의환향’이냐 아니면 ‘경질’이냐의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이는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황 부총리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번 국정화 사태로 인해 자칫 ‘박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면 공천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론되고 있는 예상자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최근 여당 내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연수구 출마 예상자는 황 부총리를 제외하고 3명이다(새누리당 민현주 의원, 정승연 인하대 교수, 탤런트 송일국). 최근 김회선·김태호 의원 등 친박계로부터 총선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자칫 세대교체 바람이라도 분다면 황 부총리 입장에선 가장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본인도 직접 밝혀왔듯 황 부총리의 최종목표는 국회의장에 오르는 것이다. 이는 빠르면 20대 국회부터 가능하다. 과연 황 부총리는 뜻을 이룰 수 있을지, 그 첫 번째 관문은 국정화 사태를 털고 공천권을 확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황-최 중심
신 권력구도

정가 일각에서는 황 총리를 ‘대독총리’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최 부총리는 ‘실세’라는 게 중론이다. 대한민국 공식 의전 서열로 본다면 국무총리는 5위, 경제부총리는 12위지만, 실제 권력은 최 부총리가 앞선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연내 ‘4대개혁’ 완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공교롭게 황 총리가 대권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최 부총리와 함께 친박계 대선후보군 두 명이 이들 개혁과제를 이끌게 됐다. 새로운 투톱 체제가 형성된 모습이다.

황 총리에 대한 박 대통령의 신뢰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시정연설을 통해 국정화를 언급했다. 이슈를 띄운 박 대통령은 이후 곧바로 한·일·중 정상회담에 나섰다. 국정화를 맡겨놓고 갈 수 있었던 것은 황 총리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란 게 정가의 중론이다.

최 부총리는 현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개헌해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4일 SBS 생방송 프로그램 <제13차 미래한국리포트: 광복70년-좋은 정부의 조건>에 참석한 최 부총리는 “지금까지 5년 단임 정부에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입장을 전했다.

만약 최 부총리의 발언이 개헌으로까지 이어진다면 대권에 성큼 다가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발언에 대해 기재부는 “좋은 정부의 조건과 관련해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국정화 사태가 불러온 정치권 지각변동
겉으론 공생…이전투구 3인 관계 주목

두 사람은 서로 업무스타일이 다르나, 보수진영으로부터 박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자를 끌어안을 적임자로 평가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황 총리는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대구·경북(이하 TK)에서 보냈다. 그 중 대구고검 검사장으로 1년5개월을 지냈다. 지방생활 중 가장 오래 머문 곳이 대구였다. 때문에 지역 유력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부총리는 알려진 것처럼 경북 경산시·청도군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의원이다. 때문에 지역 유력인사는 물론 고위 공무원들까지 꿰고 있다고 정가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5급 이상의 지역 공무원 모임을 주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결국 최 부총리가 정가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12월까지 투톱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부총리의 경우 내년도 예산안 통과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표를 의식한 예산 책정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4일 <노컷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 부총리의 입김으로 내년도 TK 사회기반시설(SOC) 예산 7000억원이 증액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총선용 예산’이라는 쓴 소리 속에서도 실세 부총리의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있다.

내년도 예산심사
실세 힘 실릴까?

세월호 참사 이후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6월경 최 부총리를 지금의 자리에 임명했다. 한 달여가 지난 7월경에는 황 부총리를 기용했다. 그로부터 1년이 흘러 지난 6월경에는 황 총리가 취임해 지금의 친박 트로이카를 구축했다. 이제 다시 박근혜호는 트로이카에서 투톱으로, 투톱에서 다시 황 총리 중심의 원톱 체제로의 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과연 이 중에서 친박계 대선후보가 나올지, 아니면 ‘반기문’이라는 외부 영입이 이루어질지 친박계 권력구도에 눈길이 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정화 사태 '막말 백태'
“종북·친일은 그나마 낫다” 

국정화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막말 전쟁으로 비화된 모습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지난 5일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검찰에 고발됐다. 법무법인 ‘진솔’의 손훈모 변호사는 같은 날 오전 전남 순천지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자는 데 반대하는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손 변호사의 고발과는 별개로 전남 순천지역에서는 지난 4일부터 ‘이 최고위원 소환 청문회 개최를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순천은 이 최고위원이 지난 재보궐 선거를 통해 당선된 곳이다.

상대 비꼬는 모욕발언
명예훼손 고발 잇달아

막말은 이 최고위원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북한이 쓰는 남남갈등 전술을 돕고 있다”며 쏘아붙였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비밀TF 사무실을 급습한 야권 의원들을 두고 ‘화적떼’에 비유하기도 했다.

야당에서도 막말 릴레이가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달 28일 국정화 저지를 위한 버스투어에서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가”라며 국정화를 추진하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고, 이종걸 원내대표는 같은 날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현 교과서가 전체적으로 부끄러운 역사를 담고 있는 느낌이 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은 무속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