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 망한 정치인 흑역사 추적

배꼽 아래 세치에는 인격이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배꼽 아래 세치에는 인격이 없다.’ 일본의 속담이다. 유래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전해지는 설에 의하면 군대문화에서 기인했다고 한다. 뜻 또한 현재의 부정적 의미 대신 ‘영웅호색’과 맞닿아 있다. 마초는 응당 여자를 밝힌다는 논리다. 그러나 시간적으로 수백년이 흘렀고 공간적으론 현해탄을 건넌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속담을 몸소 실천하다 ‘오욕의 역사’를 남긴 정치인의 이름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 한주, 복수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강용석 도도맘’이 실검 1위에 올랐다. 소송이 제기된 시기는 지난 1월경이었지만, 불륜설의 당사자인 ‘도도맘’ 김미나씨가 <여성중앙>과 인터뷰를 가지면서 회자되는 모습이다.

영웅호색?
“다 옛말”

김씨는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죄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자신이 생각하는 불륜의 기준은 ‘자는 것’이라며 강용석 전 의원과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불륜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불륜의 아이콘’이 되어 대한민국 주부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자녀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강 전 의원은 일찍이 김씨와 스캔들이 터졌지만, 각종 시사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러나 지난 8월18일 <디스패치>를 통해 두 사람이 홍콩 여행을 갔다 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프로그램 하차 압박을 받게 됐다.

두 사람이 나눈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여론은 악화됐다. 강 전 의원은 ‘좀 고난도 없느냐. 더 야한 거’와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김씨에게 보내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 지난달 28일 MBN <생방송 뉴스&이슈>에 출연한 김씨는 김 전 의원과 주고받은 내용에 대해 “명백하게 짜깁기 된 것”이라며 “악의적인 편집으로 왜곡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강 전 의원은 맡고 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고 지금은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으나,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며 “OO여대 이상은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못 하더라”고 말해 제명된 전적이 있다.

최근 심학봉 전 의원도 성추문으로 홍역을 치렀다. 심 전 의원은 지난달 12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고 금배지를 반납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심 전 의원이 보험설계사 A씨를 알게 된 건 지난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북 지역의 한 인터넷언론사 간부를 통해 알게 된 두 사람은 데면데면 지내다가 지난 6월경 대구의 한 횟집에서 재회했고, 이후 관계는 급진전됐다.

그로부터 약 한 달여가 지난 7월24일, 대구지방경찰청에 심 전 의원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A씨의 신고가 접수된다. 내막인 즉, 지난 7월12일 대구의 한 호텔에 머물던 심 전 의원은 A씨를 불러 성관계를 맺고 A씨의 가방에 30만원이 든 돈봉투를 넣는다. 봉투를 본 A씨는 수치심을 느꼈고, 관계 이후 심 전 의원과 연락이 잘 닿지 않는 것에 기분이 상해 신고했다.

강용석-제명·고소
심학봉-의원직 상실

경찰과 검찰 모두 심 전 의원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지난 8월3일 경찰은 심 전 의원을 소환해 조사한 뒤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대구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서영민)는 지난달 20일 혐의 없음으로 결론냈다. 피해자 A씨가 “강제성이 없었다”고 진술을 번복한 점과 폭행·협박 등 강압이 없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A씨가 신고한 지 이틀이 지난 7월26일 심 의원으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 측은 A씨가 받은 금액에 대가성이 없다고 봤다.

돈으로 입막음하려는 행위는 이전에도 있었다. 서장원 전 포천시장은 여성을 성추행한 후 돈을 주고 무마하려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으며, 지난 6월9일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서 전 시장은 지난 2014년 9월경 자신의 사무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을 강제 추행했다. 이 같은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자 서 전 시장은 중개인을 통해 1억8000만원(9000만원 차용증 포함)을 건네며 거짓진술을 요구했다. 서 전 시장에게 실형을 내린 재판부는 또한 피해여성에 대해서도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돈을 받고 거짓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돌발행동으로 실추된 사람도 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강원도 원주에 있는 모 골프장에서 일하는 캐디를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당시 박 전 의장의 해명이 더욱 논란을 키운 바 있다.

지난 2014년 9월경 강원 원주경찰서에는 하나의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여성은 라운드 도중 박 전 의장이 손바닥과 손가락으로 자신의 손목을 잡고 엉덩이를 치거나 가슴을 찔렀다고 진술했다.

‘강용석 도도맘’ 실검 1위, 흑역사 추가
권력 이면에 항상 존재했던 그것 ‘여자’

박 전 의장은 즉각 반박했다. 언론에 알려지자 그는 “손녀 같아서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 번 툭 찔렀다”며 “그것을 ‘만졌다’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반발했고 사태는 확산됐다.

이후 박 전 의장은 지난 2월경 재판부를 향해 “대단히 죄송하고 깊이 반성한다. 관용을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박 전 의장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고, 법원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해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013년 5월경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기간 중 인턴 여대생을 성추행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정가에서는 윤 전 대변인으로 인해 대통령의 방미 성과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첫 정상외교 일정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컸다.

워싱턴DC 경찰국의 기록에 따르면, 사건 당일 경찰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20대 초반의 여성은 “56세의 남성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고 신고했다. 워싱턴DC 내 한 호텔에서 묵고 있던 윤 전 대변인은 신고를 한 여성을 포함해 지인들과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은 다음날 새벽 추행한 여성을 자신의 방으로 불렀고, 알몸 상태로 맞이했다는 것이다. 결국 윤 전 대변인은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김형태 전 의원은 제수(친동생의 부인)를 성폭행하려고 해 파문을 불러왔다. 지난 2012년 4월경 김 전 의원의 남동생 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1995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후 두 아들과 부산에서 살았는데, 2002년 5월경 아들의 장학금 문제를 의논하자고 불렀다”며 “오피스텔에서 만났는데 (시아주버니가)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서장원-돈으로 무마
윤창중-알몸으로 대기

해당 기자회견 후 김 전 의원은 “10년 전 일을 언급하고 있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으나, 제수의 폭로 열흘 뒤 “(박근혜 전 대표에게) 누가 되고 싶지 않다”며 새누리당을 자진해서 탈당했다.

여기자를 성추행했다는 신고로 곤욕을 치른 사람도 있다. 지난 2006년 2월경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었던 최연희 전 의원은 언론사 기자들과 함께 노래방엘 갔는데, 이때 모 일간지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08년 4월경에는 정몽준 전 의원이 모 방송국 여기자의 볼을 만져 문제가 됐다. 지난 2013년 8월경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연찬회 자리에서 한 일간지 여기자의 허벅지를 만지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김 대표는 <미디어오늘>을 통해 “술에 취해 일어나는 도중에 무릎을 짚었다”며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른 경우도 있다. 지난 2003년 12월경 이경재 전 의원은 한 동료 여성의원에게 “남의 집 여자가 느닷없이 우리 집 안방에 와서 드러누워 있으면 주물러 달라는 얘기”라고 말해 국회의장으로부터 시정권고를 받았다. 송영근 전 의원은 군내 성폭행 피해여성을 ‘하사 아가씨’라고 지칭하는가 하면, 성폭행의 원인을 ‘외박을 못나가서’라고 진단해 문제가 됐다.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서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도 있었다. 지난 1996년 당시 백두사업 응찰업체의 로비스트로 활동한 린다김과 이양호 전 국방장관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대한민국 뒤흔든 ‘섹스게이트’, 지금은?
역대 VIP도 예외 아냐, ‘혼외자·아방궁’

린다김은 지난 1995~1997년까지 군 내부인사로부터 군사기밀을 빼내는가 하면 백두사업 총괄 책임자에게 1000만원을 제공하는 등의 혐의를 받았다. 더군다나 이 전 장관 등 다수의 정·관계 인사들과 서로 연애편지를 교환하는 등 부적절한 로비를 한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린다김은 지난 2004년 불구속기소됐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소위 ‘린다김 사건’이다.

‘신정아 스캔들’도 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위조로 불거진 해당 사건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연루되면서 판이 커졌다. 스캔들은 ‘권력형 게이트’로 변질됐다. 핵심 쟁점은 ▲변 전 실장과의 관계 ▲정 전 총장의 교수직 추천 여부 ▲누드사진 진위 여부 ▲예일대 학위였다.


결국 신씨는 학력 위조를 통해 동국대 교수로 활동하고 미술관 공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 2007년 10월경 구속기소된 후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신씨는 지난 2011년 자서전 <4001>을 출간, 당사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 동안의 설들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전했다.

역대 대통령도 성추문에 자유롭지 못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혼외자 사건이 터지면서 논란이 됐다. 김모씨는 자신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친자라는 것을 확인해달라’며 낸 인지청구소송에서 2011년 2월경 원고 승소판결을 받았다. 서울가정법원은 “김씨를 김 전 대통령의 친생자로 인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혼외자가 있었단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SBS와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5년 4월경 김 전 대통령이 제 7대 국회의원이던 시절, 여비서였던 김모씨와의 사이에 딸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소식은 지난 2005년 12월경 <신동아>를 통해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변론을 맡았던 안동일 변호사는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궁정동 안가를 찾아오는 빈도가 높았고,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며 “상대하는 여자로는 영화배우와 탤런트, 연극배우, 모델 등 연예계 종사가 가장 많았다고 한다. 그 숫자가 200명을 넘었다고 김 전 부장이 말하더라”고 전했다. 호사가들은 언급된 궁정동을 과거 진시황이 세운 ‘아방궁’에 비유했다.

린다김·신정아
권력형 게이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중은 위정자에게 도덕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성에 대한 기준은 시대를 막론하고 가장 기본적인 덕목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는 잇따른 추문이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실정이다. 바야흐로 가장 기본적인 잣대가 가장 높은 수준의 잣대로 변모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해소하는 첫걸음은 이를 바로 잡는 시정에서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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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