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 끊이지 않는 '야구계 흑역사'

돈 물쓰듯…이 여자 저 여자 ‘찝쩍’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야구계가 시끄럽다.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에 휩싸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야구계. 그동안 논란이 됐던 흑역사를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야구계는 선수들의 부적절한 사생활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 이번 해외 원정 도박 의혹까지지 터지면서, 야구 선수들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수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사고를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도박·여자·폭행·병역·약물·승부조작·음주운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겁없이 베팅
 [도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 2명이 최근 마카오에서 각각 수억원대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마카오 원정 도박 조직에 대한 수사 도중 이들이 소위 ‘정킷방’에서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다. 정킷방은 도박꾼들에게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를 통해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외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이미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말 프로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터넷 도박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프로야구 선수 16명이 상습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망을 좁혔다. 이 명단에는 삼성 라이온즈 13명, 한화 이글스 2명, 롯데 자이언츠 1명이 포함돼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빚었다.  결국 검찰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 C씨 등 3명을 벌금 1000만원~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듬해 3월 상벌위원회를 통해 C씨와 카드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선수 ㅇ씨에게 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유소년 야구봉사 활동 48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2006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 때도 많은 야구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방망이 휘두르듯 [여자]
 
영웅호색이라 했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선수들은 하나같이 여자 문제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 야구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 야구 선수들도 복잡한 여자 관계로 추문을 뿌리고 다녔다. 
 
최근 KT위즈의 포수 ㅈ씨의 전 여자친구가 ㅈ씨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평소 주고받았던 메신저를 통해 인터넷에 폭로했다. 그런데 메신저 중에는 ㅈ씨가 여성 치어리더 ㅂ씨를 ‘선수들과 문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ㅂ씨는 즉각 ㅈ씨를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ㅈ씨는 이에 대해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검발’ 해외 원정 도박 의혹 불거져 비상
명문 구단 유명 선수들…파문 일파만파
 
지난 2월에는 넥센 히어로즈의 ㄱ씨는 불륜을 저지르고 변태업소를 다녔다는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에 대해 아내에게 반성문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ㄱ씨는 “룸살롱 아가씨와 반년 동안 연애도 했다. 이 생활을 아내와 연애 시절부터 2014년 11월까지 계속해 왔다”면서 “아내 몰래 월급과 보너스를 빼돌렸고, 휴대폰을 두 개 사용하면서 이중생활을 했다”고 공개했다.
 
 

2011년 기아 타이거즈 선수 ㅅ씨의 양다리 사건도 유명하다. ㅅ씨는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다녔지만, ㅅ씨는 또 다른 여성과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ㅅ씨와 사귀었던 한 여성은 인터넷에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아,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하는 거 아니다”며 “넌 그냥 장난으로 만났는지 몰라도 결혼이라는 건 장난이 아닌거다”라고 토로했다.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만에 1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구설에 올랐다. 
 
무차별 힘자랑 [폭행]
 
운동한 탓에 야구 선수는 힘도 세다. 그래서 일까. 야구 선수들은 종종 폭행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전 야구선수인 ㅈ씨는 2008년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ㅈ씨는 같은 범죄 전력이 2차례 있었다. 2004년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벌금 500만원에 무기한 출장 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ㅈ씨는 잦은 폭행시비로 구단으로부터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전 야구선수 ㅅ씨는 체벌로 후배들에게 가한 강도 높은 폭행이 논란이 됐다. ㅈ씨는 2군 훈련장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를 소집했다. 이 과정에서 ㅈ씨는 선배를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후배 선수의 머리를 야구 방망이로 내리쳐 논란을 샀다. 그는 이외에도 선수들 사이에서 폭행을 일삼아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성기의 유혹 [병역]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야구 선수들에게 병역은 가장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이런 탓에 야구선수 병역 비리는 끊이질 않았다. 
 
2004년 당시 경찰은 무려 5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브로커 2명과 짜고 병역 비리에 연루됐거나 시도했으며, 이들 중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2명의 선수가 구속되거나 구속 영장이 신청되었고, 2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KBO에서는 56명 전원에 대해서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흑역사를 꼽힌다. 야구 선수들은 모두 8개 구단 51명이 연루되었는데, 이들 모두 2004년 잔여경기 출장이 금지됐다. 또 이들을 포함하여 총 71명이 재검을 받았고 대부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였다.
 
한편 병역 비리를 주도한 ㅇ씨와 ㄱ씨는 2001년부터 76명에게 병역을 면제시켜주는 조건으로 1인당 최고 7000만원씩 총 4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4년 11월, 법원에서는 해당 야구선수들에게 징역 8월∼10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며, 수형 후 복무할 것을 명했다.

위험한 선택 [약물]
 
금지 약물 복용한 스포츠 선수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더 이상 프로야구도 ‘도핑 청정지대’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짧은 순간 많은 힘을 내야 하는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는 참기 어려운 유혹이다. 스테로이드는 체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해 단기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지난 8월 한화 이글스의 ㅊ씨는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졸롤이 검출돼,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47일 만에 복귀했다. 스타노졸롤은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목록에 해당한다. 이 약물은 근육량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일종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ㅇ씨도 금지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받았다. ㅇ씨는 도핑테스트 결과 소변에서 경기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글루코코티코스테로이드인 베타메타손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ㅇ씨는 “해당 약물을 경기력 향상 의도가 아닌 피부과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 처방을 따른 것”이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KBO는 규정상 경기기간 중 사용해서는 안 될 약물이라는 이유로 출장 제재를 부과했다.  
 
돈에 눈멀어 [승부조작]
 
이른바 큰 손들이 승부 조작을 해 승률을 높여 거액을 챙기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프로야구도 이런 승부 조작에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 유망주였던 ㄱ씨와 ㅂ씨가 승부 조작에 가담해 처벌과 함께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 ㄱ씨는 넥센 시절이던 2011시즌 4∼5월 브로커와 짜고 두 차례에 걸쳐 일부러 ‘1회 첫 볼넷’을 던져 승부를 조작하고 이에 따른 사례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툭하면 사건·사고

도넘은 사생활 눈살
 
ㄱ씨는 모두 3차례의 경기를 조작해 700만원을 받았고, ㅂ씨는 2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해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ㄱ씨와 ㅂ씨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실형을 면했고, 추징금으로는 ㄱ씨에게 700만원, ㅂ에게 500만원을 선고했다. KBO는 두 선수의 위법행위가 인정받으면서 규약 위반으로 두 선수를 영구실격 처분을 내려 평생 프로 및 아마추어 경기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허술한 자기관리 [음주운전]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고가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형편없는 자기 관리를 공개하는 행태다. 또 선수를 보기 위해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에게 최상의 서비스(경기력)를 제공해야 한다는 프로 정신을 망각한 행위다.
 
LG트윈스는 선수들의 잇따른 음주운전으로 시끄럽다. 선수 ㅈ씨는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ㅈ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26%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음주 사고를 낸 LG 불펜 투수 ㅈ씨는 구단에게 3개월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 받았고, KBO는 ㅈ씨에게 올 시즌 잔여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룻밤 150만원’ 황제 성매매 파문 
전직 걸그룹·모델 ‘부르면 콜’
 
특급 호텔을 빌려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하룻밤을 보내는데, 무려 수백만원에 달한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과 전직 걸그룹 출신 등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소 업주 박모(31)씨를 구속하고 다른 업주 10명과 업소 실장 5명, 성매매 여성 11명, 성매수남 1명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상에 광고를 올려 연락해 오는 남성들과 가격을 흥정한 뒤 미리 빌려 둔 강남 일대 호텔 객실로 안내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9월부터 수차례 단속을 벌여 서울 강남지역 고급 호텔에서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8월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 객실 2개를 하루 동안 빌려 놓고, ‘전 걸그룹 멤버’ ‘인터넷 쇼핑몰 모델’ ‘연예인 지망생’등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낸 뒤, 이 광고를 보고 찾아 온 성매수 희망 남성들에게 1회 6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또 1시간에 최고 90만원까지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연예인 지망생 고용 조직 적발
강남 일대 호텔서 은밀한 만남
 
또 다른 일당인 김모(31)씨도 박모씨와 마찬가지로 패션 모델, 걸그룹 출신 연예인, 대기업 비서 출신 등을 고용한 뒤 인터넷 광고를 통해 성매수 남성 고객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객실 3개를 빌려 1회당 15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박씨 등 업주 11명은 강남 지역의 S호텔, R호텔, C호텔, M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유흥업소 등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유흥주점에서 파악한 단골들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성매수 남성들을 관리했다. 또 매일 다른 호텔 객실로 바꾸면서 경찰의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 왔다. 
 
경찰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11명 중 8명이 30대로 예전에도 유흥업소 계통에서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성매수 남성들을 멤버십 회원제로 관리하고 매일 호텔 객실을 달리하면서 경찰의 단속망을 피했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알선한 성매매 중에는 여성이 2박3일 동안 비서처럼 함께 지내며 성접대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11명 중 9명은 20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의 전 구성원, 연예인 지망생, 전직 대기업 비서, 쇼핑몰과 잡지 모델 출신, 전 무용단원, 여대생 등으로 부정기적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수 남성들은 대부분 고소득자나 사업가, 전문직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성매수 남성 중 신원이 확보된 10여 명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유형의 성매매를 지속적으로 단속하면서 카지노 고객 유치를 위해 성접대를 하는 일명 ‘카지노 성매매’에 대해서도 집중단속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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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