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 끊이지 않는 '야구계 흑역사'

돈 물쓰듯…이 여자 저 여자 ‘찝쩍’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야구계가 시끄럽다.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에 휩싸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야구계. 그동안 논란이 됐던 흑역사를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야구계는 선수들의 부적절한 사생활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 이번 해외 원정 도박 의혹까지지 터지면서, 야구 선수들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수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사고를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도박·여자·폭행·병역·약물·승부조작·음주운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겁없이 베팅
 [도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 2명이 최근 마카오에서 각각 수억원대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마카오 원정 도박 조직에 대한 수사 도중 이들이 소위 ‘정킷방’에서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다. 정킷방은 도박꾼들에게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를 통해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외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이미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말 프로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터넷 도박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프로야구 선수 16명이 상습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망을 좁혔다. 이 명단에는 삼성 라이온즈 13명, 한화 이글스 2명, 롯데 자이언츠 1명이 포함돼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빚었다.  결국 검찰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 C씨 등 3명을 벌금 1000만원~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듬해 3월 상벌위원회를 통해 C씨와 카드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선수 ㅇ씨에게 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유소년 야구봉사 활동 48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2006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 때도 많은 야구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방망이 휘두르듯 [여자]
 
영웅호색이라 했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선수들은 하나같이 여자 문제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 야구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 야구 선수들도 복잡한 여자 관계로 추문을 뿌리고 다녔다. 
 
최근 KT위즈의 포수 ㅈ씨의 전 여자친구가 ㅈ씨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평소 주고받았던 메신저를 통해 인터넷에 폭로했다. 그런데 메신저 중에는 ㅈ씨가 여성 치어리더 ㅂ씨를 ‘선수들과 문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ㅂ씨는 즉각 ㅈ씨를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ㅈ씨는 이에 대해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검발’ 해외 원정 도박 의혹 불거져 비상
명문 구단 유명 선수들…파문 일파만파
 
지난 2월에는 넥센 히어로즈의 ㄱ씨는 불륜을 저지르고 변태업소를 다녔다는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에 대해 아내에게 반성문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ㄱ씨는 “룸살롱 아가씨와 반년 동안 연애도 했다. 이 생활을 아내와 연애 시절부터 2014년 11월까지 계속해 왔다”면서 “아내 몰래 월급과 보너스를 빼돌렸고, 휴대폰을 두 개 사용하면서 이중생활을 했다”고 공개했다.
 
 

2011년 기아 타이거즈 선수 ㅅ씨의 양다리 사건도 유명하다. ㅅ씨는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다녔지만, ㅅ씨는 또 다른 여성과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ㅅ씨와 사귀었던 한 여성은 인터넷에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아,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하는 거 아니다”며 “넌 그냥 장난으로 만났는지 몰라도 결혼이라는 건 장난이 아닌거다”라고 토로했다.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만에 1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구설에 올랐다. 
 
무차별 힘자랑 [폭행]
 
운동한 탓에 야구 선수는 힘도 세다. 그래서 일까. 야구 선수들은 종종 폭행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전 야구선수인 ㅈ씨는 2008년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ㅈ씨는 같은 범죄 전력이 2차례 있었다. 2004년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벌금 500만원에 무기한 출장 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ㅈ씨는 잦은 폭행시비로 구단으로부터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전 야구선수 ㅅ씨는 체벌로 후배들에게 가한 강도 높은 폭행이 논란이 됐다. ㅈ씨는 2군 훈련장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를 소집했다. 이 과정에서 ㅈ씨는 선배를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후배 선수의 머리를 야구 방망이로 내리쳐 논란을 샀다. 그는 이외에도 선수들 사이에서 폭행을 일삼아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성기의 유혹 [병역]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야구 선수들에게 병역은 가장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이런 탓에 야구선수 병역 비리는 끊이질 않았다. 
 
2004년 당시 경찰은 무려 5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브로커 2명과 짜고 병역 비리에 연루됐거나 시도했으며, 이들 중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2명의 선수가 구속되거나 구속 영장이 신청되었고, 2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KBO에서는 56명 전원에 대해서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흑역사를 꼽힌다. 야구 선수들은 모두 8개 구단 51명이 연루되었는데, 이들 모두 2004년 잔여경기 출장이 금지됐다. 또 이들을 포함하여 총 71명이 재검을 받았고 대부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였다.
 
한편 병역 비리를 주도한 ㅇ씨와 ㄱ씨는 2001년부터 76명에게 병역을 면제시켜주는 조건으로 1인당 최고 7000만원씩 총 4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4년 11월, 법원에서는 해당 야구선수들에게 징역 8월∼10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며, 수형 후 복무할 것을 명했다.

위험한 선택 [약물]
 
금지 약물 복용한 스포츠 선수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더 이상 프로야구도 ‘도핑 청정지대’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짧은 순간 많은 힘을 내야 하는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는 참기 어려운 유혹이다. 스테로이드는 체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해 단기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지난 8월 한화 이글스의 ㅊ씨는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졸롤이 검출돼,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47일 만에 복귀했다. 스타노졸롤은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목록에 해당한다. 이 약물은 근육량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일종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ㅇ씨도 금지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받았다. ㅇ씨는 도핑테스트 결과 소변에서 경기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글루코코티코스테로이드인 베타메타손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ㅇ씨는 “해당 약물을 경기력 향상 의도가 아닌 피부과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 처방을 따른 것”이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KBO는 규정상 경기기간 중 사용해서는 안 될 약물이라는 이유로 출장 제재를 부과했다.  
 
돈에 눈멀어 [승부조작]
 
이른바 큰 손들이 승부 조작을 해 승률을 높여 거액을 챙기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프로야구도 이런 승부 조작에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 유망주였던 ㄱ씨와 ㅂ씨가 승부 조작에 가담해 처벌과 함께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 ㄱ씨는 넥센 시절이던 2011시즌 4∼5월 브로커와 짜고 두 차례에 걸쳐 일부러 ‘1회 첫 볼넷’을 던져 승부를 조작하고 이에 따른 사례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툭하면 사건·사고

도넘은 사생활 눈살
 
ㄱ씨는 모두 3차례의 경기를 조작해 700만원을 받았고, ㅂ씨는 2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해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ㄱ씨와 ㅂ씨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실형을 면했고, 추징금으로는 ㄱ씨에게 700만원, ㅂ에게 500만원을 선고했다. KBO는 두 선수의 위법행위가 인정받으면서 규약 위반으로 두 선수를 영구실격 처분을 내려 평생 프로 및 아마추어 경기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허술한 자기관리 [음주운전]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고가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형편없는 자기 관리를 공개하는 행태다. 또 선수를 보기 위해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에게 최상의 서비스(경기력)를 제공해야 한다는 프로 정신을 망각한 행위다.
 
LG트윈스는 선수들의 잇따른 음주운전으로 시끄럽다. 선수 ㅈ씨는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ㅈ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26%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음주 사고를 낸 LG 불펜 투수 ㅈ씨는 구단에게 3개월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 받았고, KBO는 ㅈ씨에게 올 시즌 잔여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룻밤 150만원’ 황제 성매매 파문 
전직 걸그룹·모델 ‘부르면 콜’
 
특급 호텔을 빌려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하룻밤을 보내는데, 무려 수백만원에 달한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과 전직 걸그룹 출신 등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소 업주 박모(31)씨를 구속하고 다른 업주 10명과 업소 실장 5명, 성매매 여성 11명, 성매수남 1명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상에 광고를 올려 연락해 오는 남성들과 가격을 흥정한 뒤 미리 빌려 둔 강남 일대 호텔 객실로 안내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9월부터 수차례 단속을 벌여 서울 강남지역 고급 호텔에서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8월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 객실 2개를 하루 동안 빌려 놓고, ‘전 걸그룹 멤버’ ‘인터넷 쇼핑몰 모델’ ‘연예인 지망생’등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낸 뒤, 이 광고를 보고 찾아 온 성매수 희망 남성들에게 1회 6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또 1시간에 최고 90만원까지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연예인 지망생 고용 조직 적발
강남 일대 호텔서 은밀한 만남
 
또 다른 일당인 김모(31)씨도 박모씨와 마찬가지로 패션 모델, 걸그룹 출신 연예인, 대기업 비서 출신 등을 고용한 뒤 인터넷 광고를 통해 성매수 남성 고객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객실 3개를 빌려 1회당 15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박씨 등 업주 11명은 강남 지역의 S호텔, R호텔, C호텔, M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유흥업소 등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유흥주점에서 파악한 단골들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성매수 남성들을 관리했다. 또 매일 다른 호텔 객실로 바꾸면서 경찰의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 왔다. 
 
경찰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11명 중 8명이 30대로 예전에도 유흥업소 계통에서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성매수 남성들을 멤버십 회원제로 관리하고 매일 호텔 객실을 달리하면서 경찰의 단속망을 피했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알선한 성매매 중에는 여성이 2박3일 동안 비서처럼 함께 지내며 성접대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11명 중 9명은 20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의 전 구성원, 연예인 지망생, 전직 대기업 비서, 쇼핑몰과 잡지 모델 출신, 전 무용단원, 여대생 등으로 부정기적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수 남성들은 대부분 고소득자나 사업가, 전문직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성매수 남성 중 신원이 확보된 10여 명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유형의 성매매를 지속적으로 단속하면서 카지노 고객 유치를 위해 성접대를 하는 일명 ‘카지노 성매매’에 대해서도 집중단속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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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