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 끊이지 않는 '야구계 흑역사'

돈 물쓰듯…이 여자 저 여자 ‘찝쩍’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야구계가 시끄럽다. 최근 프로야구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의혹에 휩싸이면서 비상이 걸렸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야구계. 그동안 논란이 됐던 흑역사를 키워드별로 정리했다.  

 
야구계는 선수들의 부적절한 사생활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 많았다. 이번 해외 원정 도박 의혹까지지 터지면서, 야구 선수들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수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사고를 키워드로 정리해 봤다. 도박·여자·폭행·병역·약물·승부조작·음주운전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겁없이 베팅
 [도박]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소속 선수 2명이 최근 마카오에서 각각 수억원대의 도박을 벌였다는 첩보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마카오 원정 도박 조직에 대한 수사 도중 이들이 소위 ‘정킷방’에서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관련 자료를 수집 중이다. 정킷방은 도박꾼들에게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를 통해 이를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실로 드러날 경우 외환관리법 위반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지난 20일 삼성 라이온즈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사실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이미 선수들의 도박 문제는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말 프로야구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인터넷 도박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프로야구 선수 16명이 상습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도박을 벌였다는 혐의를 잡고 수사망을 좁혔다. 이 명단에는 삼성 라이온즈 13명, 한화 이글스 2명, 롯데 자이언츠 1명이 포함돼 사회적으로 큰 무리를 빚었다.  결국 검찰은 삼성 라이온즈 선수 C씨 등 3명을 벌금 1000만원~15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듬해 3월 상벌위원회를 통해 C씨와 카드 도박으로 벌금형을 받은 선수 ㅇ씨에게 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유소년 야구봉사 활동 48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2006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사건 때도 많은 야구 선수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방망이 휘두르듯 [여자]
 
영웅호색이라 했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선수들은 하나같이 여자 문제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 야구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 야구 선수들도 복잡한 여자 관계로 추문을 뿌리고 다녔다. 
 
최근 KT위즈의 포수 ㅈ씨의 전 여자친구가 ㅈ씨의 부적절한 사생활을 평소 주고받았던 메신저를 통해 인터넷에 폭로했다. 그런데 메신저 중에는 ㅈ씨가 여성 치어리더 ㅂ씨를 ‘선수들과 문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자 ㅂ씨는 즉각 ㅈ씨를 명예훼손으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ㅈ씨는 이에 대해 구단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검발’ 해외 원정 도박 의혹 불거져 비상
명문 구단 유명 선수들…파문 일파만파
 
지난 2월에는 넥센 히어로즈의 ㄱ씨는 불륜을 저지르고 변태업소를 다녔다는 게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는 이에 대해 아내에게 반성문 형식의 글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ㄱ씨는 “룸살롱 아가씨와 반년 동안 연애도 했다. 이 생활을 아내와 연애 시절부터 2014년 11월까지 계속해 왔다”면서 “아내 몰래 월급과 보너스를 빼돌렸고, 휴대폰을 두 개 사용하면서 이중생활을 했다”고 공개했다.
 
 

2011년 기아 타이거즈 선수 ㅅ씨의 양다리 사건도 유명하다. ㅅ씨는 현재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다녔지만, ㅅ씨는 또 다른 여성과도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ㅅ씨와 사귀었던 한 여성은 인터넷에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아,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하는 거 아니다”며 “넌 그냥 장난으로 만났는지 몰라도 결혼이라는 건 장난이 아닌거다”라고 토로했다. 이 글은 게시된 지 하루만에 1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구설에 올랐다. 
 
무차별 힘자랑 [폭행]
 
운동한 탓에 야구 선수는 힘도 세다. 그래서 일까. 야구 선수들은 종종 폭행 시비에 휘말리기도 한다. 
 
전 야구선수인 ㅈ씨는 2008년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ㅈ씨는 같은 범죄 전력이 2차례 있었다. 2004년 시민에게 야구 방망이를 휘둘러 벌금 500만원에 무기한 출장 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ㅈ씨는 잦은 폭행시비로 구단으로부터 쫓겨났을 뿐만 아니라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전 야구선수 ㅅ씨는 체벌로 후배들에게 가한 강도 높은 폭행이 논란이 됐다. ㅈ씨는 2군 훈련장에서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후배를 소집했다. 이 과정에서 ㅈ씨는 선배를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후배 선수의 머리를 야구 방망이로 내리쳐 논란을 샀다. 그는 이외에도 선수들 사이에서 폭행을 일삼아 악동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전성기의 유혹 [병역]
 
한창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야구 선수들에게 병역은 가장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다. 이런 탓에 야구선수 병역 비리는 끊이질 않았다. 
 
2004년 당시 경찰은 무려 50여명의 프로야구 선수가 브로커 2명과 짜고 병역 비리에 연루됐거나 시도했으며, 이들 중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2명의 선수가 구속되거나 구속 영장이 신청되었고, 24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KBO에서는 56명 전원에 대해서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흑역사를 꼽힌다. 야구 선수들은 모두 8개 구단 51명이 연루되었는데, 이들 모두 2004년 잔여경기 출장이 금지됐다. 또 이들을 포함하여 총 71명이 재검을 받았고 대부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였다.
 
한편 병역 비리를 주도한 ㅇ씨와 ㄱ씨는 2001년부터 76명에게 병역을 면제시켜주는 조건으로 1인당 최고 7000만원씩 총 4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2004년 11월, 법원에서는 해당 야구선수들에게 징역 8월∼10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며, 수형 후 복무할 것을 명했다.

위험한 선택 [약물]
 
금지 약물 복용한 스포츠 선수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더 이상 프로야구도 ‘도핑 청정지대’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짧은 순간 많은 힘을 내야 하는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는 참기 어려운 유혹이다. 스테로이드는 체내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해 단기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지난 8월 한화 이글스의 ㅊ씨는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졸롤이 검출돼,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47일 만에 복귀했다. 스타노졸롤은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목록에 해당한다. 이 약물은 근육량을 늘리는 데 효과가 있는 스테로이드 일종이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의 ㅇ씨도 금지 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 금지 처분을 받았다. ㅇ씨는 도핑테스트 결과 소변에서 경기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글루코코티코스테로이드인 베타메타손이 검출됐다. 이에 대해 ㅇ씨는 “해당 약물을 경기력 향상 의도가 아닌 피부과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 처방을 따른 것”이라고 소명했다. 하지만 KBO는 규정상 경기기간 중 사용해서는 안 될 약물이라는 이유로 출장 제재를 부과했다.  
 
돈에 눈멀어 [승부조작]
 
이른바 큰 손들이 승부 조작을 해 승률을 높여 거액을 챙기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프로야구도 이런 승부 조작에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12년 LG 트윈스 유망주였던 ㄱ씨와 ㅂ씨가 승부 조작에 가담해 처벌과 함께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 ㄱ씨는 넥센 시절이던 2011시즌 4∼5월 브로커와 짜고 두 차례에 걸쳐 일부러 ‘1회 첫 볼넷’을 던져 승부를 조작하고 이에 따른 사례금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툭하면 사건·사고

도넘은 사생활 눈살
 
ㄱ씨는 모두 3차례의 경기를 조작해 700만원을 받았고, ㅂ씨는 2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에 가담해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ㄱ씨와 ㅂ씨 모두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실형을 면했고, 추징금으로는 ㄱ씨에게 700만원, ㅂ에게 500만원을 선고했다. KBO는 두 선수의 위법행위가 인정받으면서 규약 위반으로 두 선수를 영구실격 처분을 내려 평생 프로 및 아마추어 경기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허술한 자기관리 [음주운전]
 
프로야구 선수의 음주운전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고가 아니다. 프로선수로서 형편없는 자기 관리를 공개하는 행태다. 또 선수를 보기 위해 입장료를 내고 경기장을 찾는 팬에게 최상의 서비스(경기력)를 제공해야 한다는 프로 정신을 망각한 행위다.
 
LG트윈스는 선수들의 잇따른 음주운전으로 시끄럽다. 선수 ㅈ씨는 지난 9월 서울 송파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술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 경찰서에 따르면 당시 ㅈ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126%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음주 사고를 낸 LG 불펜 투수 ㅈ씨는 구단에게 3개월 출장정지와 벌금 1000만원을 부과 받았고, KBO는 ㅈ씨에게 올 시즌 잔여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룻밤 150만원’ 황제 성매매 파문 
전직 걸그룹·모델 ‘부르면 콜’
 
특급 호텔을 빌려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하룻밤을 보내는데, 무려 수백만원에 달한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과 전직 걸그룹 출신 등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단속수사팀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소 업주 박모(31)씨를 구속하고 다른 업주 10명과 업소 실장 5명, 성매매 여성 11명, 성매수남 1명 등 2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상에 광고를 올려 연락해 오는 남성들과 가격을 흥정한 뒤 미리 빌려 둔 강남 일대 호텔 객실로 안내해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9월부터 수차례 단속을 벌여 서울 강남지역 고급 호텔에서 고액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8월 초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호텔에 객실 2개를 하루 동안 빌려 놓고, ‘전 걸그룹 멤버’ ‘인터넷 쇼핑몰 모델’ ‘연예인 지망생’등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낸 뒤, 이 광고를 보고 찾아 온 성매수 희망 남성들에게 1회 6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또 1시간에 최고 90만원까지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연예인 지망생 고용 조직 적발
강남 일대 호텔서 은밀한 만남
 
또 다른 일당인 김모(31)씨도 박모씨와 마찬가지로 패션 모델, 걸그룹 출신 연예인, 대기업 비서 출신 등을 고용한 뒤 인터넷 광고를 통해 성매수 남성 고객을 모집했다. 이들은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 객실 3개를 빌려 1회당 150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알선했다.
 
박씨 등 업주 11명은 강남 지역의 S호텔, R호텔, C호텔, M호텔 등 특급 호텔에서 성매매를 알선했다. 유흥업소 등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는 이들은 유흥주점에서 파악한 단골들의 전화번호를 바탕으로 성매수 남성들을 관리했다. 또 매일 다른 호텔 객실로 바꾸면서 경찰의 단속을 교묘하게 피해 왔다. 
 
경찰은 “성매매를 알선한 업주 11명 중 8명이 30대로 예전에도 유흥업소 계통에서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은 성매수 남성들을 멤버십 회원제로 관리하고 매일 호텔 객실을 달리하면서 경찰의 단속망을 피했다”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이 알선한 성매매 중에는 여성이 2박3일 동안 비서처럼 함께 지내며 성접대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도 있었다. 
 
붙잡힌 성매매 여성 11명 중 9명은 20대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의 전 구성원, 연예인 지망생, 전직 대기업 비서, 쇼핑몰과 잡지 모델 출신, 전 무용단원, 여대생 등으로 부정기적으로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수 남성들은 대부분 고소득자나 사업가, 전문직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 성매수 남성 중 신원이 확보된 10여 명에 대해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유형의 성매매를 지속적으로 단속하면서 카지노 고객 유치를 위해 성접대를 하는 일명 ‘카지노 성매매’에 대해서도 집중단속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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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