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울리는' 영화쿠폰 사기주의보

‘반값 티켓’ 꼬셔놓고 증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영업자들을 울리는 영화쿠폰 사기주의보가 발령됐다. 마케팅 회사 지오플랜이 영화 쿠폰을 미끼로 전국에 있는 자영업자를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폐업했으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자영업자들은 수백명에 달한다. 그런데 지오플랜 사업자는 고고플랜이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똑같은 사업을 또 벌이고 있다.

    
“진심으로 다들 힘들게 고생하며, 푼돈 버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조금이나마 매출 올리고 싶은 자영업자들 마음을 이용한 사기꾼입니다.”
 
지오플랜은 보증금 150만원에 반값 영화 티켓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다고 자영업자들에게 접근했다. 지오플랜은 매달 가입자에게 반값 티켓 300∼500장을 지급한다고 했다.
 
믿었는데…
 
의무사용 기간 8개월 이후에는 보증금 전액을 환급해주며, 보증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시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지오플랜은 자신들이 홍보 및 광고 대행사라고 소개하며, 무료로 매장 홍보도 해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태헌씨는 지난 6월 가입했다. 지오플랜과 ‘매월 300장 반값 영화 티켓 무료 제공’ ‘의무사용기간 8개월 보증금 100% 환급(8, 16, 24개월 회차)’ ‘동종업 중복 계약 불가’ ‘검색어 키워드 : 부산대 카페, 빙수, 와플’  등으로 계약을 맺었다. 김씨는 “보증금도 돌려준다고 했으며, 매출 상승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했다”고 가입 이유를 설명했다. 
 

반신반의했던 자영업자도 많았다. 그런데도 지오플랜에 가입한 이유는 잘 만든 홈페이지와 지역 내 독점 계약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4년 9월 가입해 충남 천안시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 중인 현지호씨는 “3km 이내 지역 독점계약이라는 말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에 가입한 조아라씨는 “홈페이지가 마음에 들었고, 유명 업체들도 가입 돼 있어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지오플랜은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주요 극장과 계약을 했다며 자영업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오플랜 홈페이지에도 주요 극장 마크가 있어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한눈에 봐도 관계사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걸로도 의심이 가지 않은 몇몇 가입자는 직접 영화 쿠폰을 사용하기까지 했다. 절차가 까다롭긴 했지만, 영화 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  
 
가입한 지 몇 달 지나지 않아 지오플랜의 행보는 수상했다. 가입자들과 했던 계약을 제대로 이행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의무 사용 기간인 8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보증금 환급이 대부분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 폐업한 가입자에게 보증금 전액을 환급해준다고 했지만, 이 역시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오플랜 관계자는 “보증금은 2년 동안 나눠서 준다고 계약서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그 단서 조항으로 대부분 가입자 계약서에 적시한 ‘(8, 16, 24 회차)’ 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입자들은 이 문구가 당시 ‘연장 계약’을 의미했다고 한다. 지오플랜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봐도 의무 사용 기간보다 보증금 환급 기간이 더 긴 계약을 누가 할지 선 듯 이해가지 않는다.
 
지오플랜은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결제하면 24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결제 첫 달부터 이자가 붙었다. 가입자들은 24개월 무이자 할부라는 말에 대부분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결제했다. 이런 탓에 평균 10만원 이상의 카드 이자가 나왔다. 이에 대해 가입자들이 항의하자 지오플랜은 “이자까지 같이 환급해주겠다”고 한 채 답변을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까지 가입자들은 카드 할부이자는커녕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확인한 결과 지오플랜은 앞에서 언급한 영화사들과 그 어떤 계약관계도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지오플랜이라는 업체는 처음 들어봤으며, 메가박스와 전혀 무관한 업체다”라고 말했다. 이 외에 다른 영화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지오플랜 홈페이지에 나온 영화관 중에는 이미 합병되거나 사라진 영화관들도 있었다. 이 사실은 인터넷으로 검색 한 번만 해봐도 알 수 있다. 제대로 된 회사가 사라진 영화관을 버젓이 협력사라고 놔두는지 의문이다. 
 
지오플랜 ‘사장님’ 상대로 사기 의혹

1년도 안돼 폐업…사명 바꿔 또 사업
 
지오플랜 관계자들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항의 전화를 한 가입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한 채 바쁘다는 이유로 답변을 회피하거나 돈이 없다는 이유로 보증금을 나눠서 주겠다고 답했다. 나중에는 아예 전화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오플랜은 올해 6월23일 돌연 폐업했다. 대부분 가입자는 지오플랜이 폐업한 사실도 몰랐다.  그런데도 지오플랜은 마치 아직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속이고 다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25일 한 가입자와 지오플랜 관계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지오플랜 관계자는 “경찰에 가맹관련 신고하셨죠? (중략) 법적분쟁 끝날 때까지 이용제한입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미 사라진 회사가 어떻게 가입자에게 이용 제한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상식적인 회사라면 폐업한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고, 보증금을 돌려주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지오플랜을 폐업한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마음대로 계약을 파기하거나, 나를 사기꾼으로 몰아가서 도저히 영업할 수 없게 됐다”며 “현재 가입자들에게 환급금을 돌려주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바른가정경제실천을 위한 시민연대(이하 바실련)는 이번 사건에 대해 “법망을 피하려는 전형적인 사기꾼이다”고 말했다. 바실련은 더 나아가 지오플랜이 유사수신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실련은 “지오플랜은 8개월 안에 보증금을 줘야 하는데, 그걸 안 주고 있다. 어쨌든 지오플랜 입장에서 그건 ‘수익’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거나 마찬가지다”며 “더 나아가 과대광고로 소비자보허법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은 서울 중랑경찰서로 입건됐다. 중랑경찰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지오플랜이 가입자들을  기망한 행위가 더 강한지 민사 성이 강한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중랑경찰서에 들어온 것은 단 두 뿐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입자들은 현재 고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에서는 피해가 소액으로 단순 사기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어서다. 또 가입자들이 자영업자인 탓에 가게를 비우고 경찰서를 다녀갈 시간이 없어 신고가 미진한 상태다. 가입자 박미리씨는 “열심히 하루 벌어 일하는 자영업자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의욕상실이 아닐 수 없다”며 “한 달 동안 수익이 200만원도 안 된 업체도 한둘이 아니다. 자영업자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오플랜 관계자들은 현재 고고플랜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만 새로 설립했을 뿐, 지오플랜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홈페이지만 봐도 지오플랜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보증금 날려
 
지난 5일 서울시 중랑구 용마산로에 있는 고고플랜 사무실을 찾았다. 회사 간판이 없는 탓에 한참을 헤맸다. 사무실은 20∼30평 남짓 됐으며, 여직원 둘만 있었다. 이들은 텔레마케팅으로 영업을 한다고 밝혔다. 고고플랜 직원은 “지오플랜은 폐업됐으며, 가입자들에게 보상이 다 끝난 줄 알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지오플랜과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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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